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잉어찜 드셔 보신 분?
???
손 드신 분들은 안동 분, 고개를 갸우뚱 하신 분들은 다른 지역 분.


찜닭과 마찬가지로 잉어찜도 안동 지역에서만 해 먹는 토속 음식이라고 하더라고요.
찜닭은 이제 전국적으로 퍼져서 누구나 즐겨 먹는 음식이 되었는데,
잉어찜은 '잉어'라는 재료의 희귀성 때문에 전국적으로 흔해질 것 같지는 않고
그래서 안동이나 인근 지역에서만 맛볼 수 있는 특별한 음식일 것 같아요.


음식으로서 '잉어', 하면 가장 먼저 떠오르는 것이
갓 출산한 산모에게 푹 고아 마시게 하는 뽀얀 국물이잖아요?
사실 너무 고지방에 고단백에 고칼로리라 요즘에는 잉어(가물치, 사골 등등)탕을 안 먹는 게 더 낫다는데,
저는 다솔이를 낳았을 때 아빠께서 밤새워 잉어를 고아 주셔서
큰 솥으로 한 솥을 저 혼자 다 먹었던 기억이 납니다. 


곰탕을 별로 좋아하지 않아서 뽀얀 국물을 보면 살짝 미간이 찡그려지는데요,
잉어찜은 좀 달라요. 매콤달콤 쫄깃, 부들부들 정말 맛있거든요.
저는 다른 지역분들도 잉어찜을 즐겨 드시는 줄 알았는데 그게 아니었더라고요.





콩나물과 각종 채소(데친 것)를 양념장에 얹어 같이 먹으면
몇 곱절 더 맛있는 잉어찜을 처음으로 집에서 만들어 먹어 봤어요.
잉어는 어디서 샀냐고요?




여기서요.


저희 친정집에 있는 연못에 잉어를 키우거든요.
이로써, 저희는 닭, 토끼, 오리에 이어 잉어까지 잡아 먹는 무서운 사람들이 되었네요.
아빠께서 뭐든 잘 키우시는 마법의 손을 가지셔서
잉어가 새끼를 너무 많이 낳아 처리가 필요했다는 부족한 변명을 좀 남기면서..... .



이런 빨간색 비단 잉어 말고요,




제가 표시해 드린 부분에
아래 쪽 검은 색의 크고 미끈한 잉어가 바로 식용 잉어예요.




잉어가 어찌나 힘이 좋은지 잉어 잡기(결국 맨손으로)를 시작했을 땐 해가 있었는데,
거의 포기할 뻔 하다가 겨우 잉어를 잡았을 땐 이미 어두컴컴했어요.


자, 그럼 잉어찜 만드는 법을 알려 드립니다.


<재료>
잉어, 콩나물, 미나리, 파, 깻잎, 고추(기호에 따라 양 조절)
(양념장) 고춧가루 3큰술, 고추장 3큰술, 다진 마늘 2큰술, 된장 2큰술, 물엿 2큰술, 생강, 후추, 참기름 약간씩.
 


콩나물은 손질해서 살짝 삶아 건져 준비합니다.




비늘과 내장을 제거한 잉어를 마른 면보로 닦아 낸 후
(징그러운 모든 것들은 아빠의 몫.)



사선으로 칼집을 내어




기름을 넉넉히 두른 팬에 튀깁니다.
(잉어가 너무 큰 나머지 팬이 모자라 어쩔 수 없이 잉어를 반으로 잘랐어요.)
이 때 살짝만 튀겨 줘도 괜찮아요.




면보를 깔고 (저희는 은박지를 깔았었는데 은박이 몸에 안 좋다는 얘길 들었어요.)
중불에서 잉어의 크기에 따라 30~40분 찝니다.
저희는 잉어가 아주 컸기에 40분 동안 쪘어요.



40분 동안 찐 잉어 위에 만들어 놓은 양념장을 듬뿍 얹고
깻잎, 파 등의 채소를 넣어 10분 정도 더 찌면 끝.




그릇에 담고




콩나물을 잉어찜 위에 얹어 먹어도 좋고
그냥 먹어도 좋고,
정말 맛있는 잉어찜 완성.

 

쫄깃쫄깃하면서도 부드러운 잉어찜 맛을 어떻게 설명할 길이 없네요.
비린내 전혀 없고요,
다른 생선찜과는 차원이 다른 맛인데요,
저희 집도 이번에 처음 집에서 만들어 먹어 본 것이었는데 생각보다 더 맛있었어요.
집에서 만드니 매운맛도 조절할 수 있고 푸짐하고 여유롭게 먹을 수 있어서 대만족이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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