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응형



말 그대로 곱디 고운 아기 피부를 자랑하던 다인이의 얼굴에 오돌토돌 붉은 것들이 올라 오기 시작했어요. 보니까 태열인 것 같았습니다. 예전 어르신들은 아랫목에서 아기를 꽁꽁 싸매 키웠다던데 그래서 그 당시 아기들은 대부분 온 몸에 울긋불긋한 태열들이 가득했다고 해요. 


막 출산을 한 산모들은 산후조리기간 동안 뜨끈뜨끈 한 곳에서 지내는 것이 좋잖아요? 아무리 더워도 창문을 꽁꽁 절대 바깥 바람을 직접 쐬지 않도록 주의 하면서 말예요. 산후조리 때 냉한 곳에 잘못 있다간 평생 산후풍 등으로 고생할 수 있다는 얘기를 수도 없이 들어 왔기에, 저도 되도록이면 땀띠가 날 정도로 후끈한 곳에서만 지내려고 노력을 했어요.


반면 아기는 22도~25도 정도 온도가 적당하다고 해요.  큰아이를 낳았을 때는 그 때가 9월이었음에도 신생아실에서 에어컨을 켜 두었던 것으로 기억을 하는데, 그 당시 저는 얼굴에 땀띠가 났었어요. 그 만큼 산모에게 좋은 온도와 아기에게 좋은 온도에는 차이가  있다는 말씀이지요.


산후조리원에 있을 때 제 방은 늘 30도를 웃도는 후끈한 곳이었어요. 그래서 아기를 제 방으로 데려올 땐 창문을 활짝 열어 환기를 시키고 온도를 급히 내려 놓은 후 신생아실로 아기를 데리러 갔었는데(아기를 데려 와서는 창문을 금방 닫았지요.), 집으로 돌아와서는 아기와 같은 방을 써야 해서 온도 조절이 좀 어려웠어요.





일반 주택인 친정에 있을 땐 다인이 얼굴이 괜찮았었는데, 아파트인 저희집으로 돌아온지 5일만에 아기 얼굴은 최악의 상황까지 나빠졌어요. 보통 아파트가 주택보다 더 따뜻하잖아요? 


집으로 돌아온지 이틀 째 되던 날, 다인이의 얼굴에 태열기가 있기에 다인이를 저와 다른 방에다 재우려고 했어요. 온도를 좀 낮게 해 두고 말예요. 그런데 어쩐지 너무 추울 것 같은 걱정이 들어서 큰아이 여름 반바지를 입히고 발도 좀 차가운 듯 하여 양말을 신겼는데 그 다음 날 태열이 더 악화가 됐더라고요.


너무 놀라서 다시 배냇저고리만 입혀 아이를 시원하게 해 주었더니 금방 괜찮아지는 듯 했지요. 다시 밤이 되어 다른 방에 다인이를 눕혀 두었는데 그 날은 특히 추운 날이어서 도저히 배냇저고리만 입혀서 재울 수는 없겠더라고요. 속싸개를 꽁꽁 싸매니 갑갑해 하고, 속싸개를 이불 삼아 덮어 주었더니 얼마 안 돼 다 차 버리고...... 이번에는 큰아이 면 스타킹을 입혀서 재웠어요. 


자다 보니 밤에 다인이가 앙앙거리며 너무 심하게 울어서 다인이에게로 가 젖을 먹이고, 안아 주었건만, 한참을 달래도 칭얼거리는 것을 멈추지 않는 거예요. 잠결에 제 방으로 데려와 다인이와 같이 잤는데, 아뿔싸!!! 스타킹도안 벗기고 제가 덮는 이불까지 다인이에게 덮어 주는 엄청난 실수를 저지르고 말았습니다!!


다음 날 결국 다인이는 오돌토돌 올라 온 것들의 하나 하나에 고름까지 다 생겨서 차마 눈 뜨고 보기 미안할 정도로 태열이 악화돼 있었어요. 너무 심한 모습은 사진으로 찍기도 싫어서 없는데요, 마치 화농성 여드름처럼 보였어요. 그래서 태열을 신생아 여드름이라고 부르기도 하나봐요. 


이제 정신을 바짝 차리고 무조건 시원하게!! 제가 생각하기에 너무 추운 것 아닌가 싶을 정도로 서늘하게 해 두고 다인이를 돌보기로 했지요. 저는 내복과 수면 양말을 입고 신고 두툼한 이불을 덮으면 되니까요. 딸아이 얼굴이라 더 속상했지만 조급하게 생각하지 않고 5일 동안 생긴 태열이니 5일 동안 없애 보기로 했어요.





짜잔~~
되도록 시원하게 해 주었더니 5일도 되지 않아 다인이 얼굴이 다시 깨끗해졌어요.


화농성 여드름처럼 생겼던 고름들도 싹 사라졌고(사실은 고름들을 짜 내고 싶어서 손이 근질근질했었는데 꾹꾹 참았었거든요. 신기하게도 고름도 싹 사라졌고 흉도 없어요.) 아직 완전히 붉은 것들이 사라지지는 않았지만 이만하면 다시 예전의 꿀피부로 돌아가는 것은 시간 문제예요. 





응? 그런데 다인이가 갑자기 이렇게 커 버렸나 싶으시죠?
다인이가 10월 21일에 태어났는데 그동안 산후조리 일기나 다인이 성장 일기를 뒤늦게 올리다 보니 실제의 모습과는 조금 차이가 있어요. 밀린 일기들을 얼른얼른 몰아서 써야겠습니다.(꼭 방학 숙제 같네요.)


2.77kg으로 태어났던 다인이가 벌써 이렇게 많이 자랐어요. 현재 체중을 정확하게 잘 알지는 못하지마나 많이 자란 것은 분명하지요. 






살이 없어서 쭈글쭈글하던 다리 피부가 꽤 오동통해지고 피부도 많이 뽀얗게 변했어요. 앞으로 50일, 100일 지나면 또 달라져 있겠지요. 그 때 또 비교 사진 보여드릴게요.


앗! 오늘 태열에 대해 얘기하고 있었죠? 이야기가 산으로 갔네요.
암튼 아기들을 건강하게 잘 기르기 위해서는 약간 서늘한 방을 마련해 주는 것이 좋고요, 태열이 생겼을 땐 태열이 아토피로 발전하지 않도록 주의 깊게 관리를 해 주셔야 해요. 목욕을 너무 자주 시키지는 마시되, 보습을 잘 해 주세요.(비싼 로션이 꼭 좋은 것은 아니랍니다~) 


모유를 먹이시는 분들은 모유를 아기 얼굴에 발라 주시는 것도 좋아요. 모유 비누가 아토피에 좋고 보습력이 좋다고들 하잖아요? 저도 젖먹일 때 마다 다인이 얼굴에 조금씩 발라주는데 모유야 말로 천연 보습제 아니겠어요? 다인이 사진 몇 장을 더 보여드리는 것으로 글을 마칩니다.






반응형

+ Recent post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