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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후 1일]
2011년 10월 21일 오전 10시 40분 (38주+1일)
키 : 48cm
몸무게 : 2.77kg
 
 
다인이가 건강하게 태어났어요.
너무 작고 귀여운 모습에 꼭 인형을 보는 것 같았답니다.
수술 과정이 너무너무 힘들어서 절대절대 더이상의 임신은 없다고, 속으로 외치고 있었는데
다인이를 보는 순간 '어머낫' 정말 정말 말로 설명할 수 없을 정도로 귀여워서,
와...... 이렇게 예쁘면 또 낳을 수도 있겠다는 생각이 절로 들었어요.
(잠시 제가 정신이 나갔었나봐요. 이 말은 취소입니다.)

수술 후에 제가 다시 입원실에서 쉬고 있을 때
다인이가 신생아실에 있다가 잠시 저에게 인사를 하러 왔어요.
세상으로 나오느라 좀 힘들었는지 '응애~ 응애~' 울었는데,
제가 '다인아~'하고 부르니
신기하게도 울음을 뚝 그쳤어요.

남편과 부모님은 다인이가 저를 많이 닮았다고 하는데,
제가 보기에는 다솔이를 참 많이 닮았어요.

제왕절개 수술로 다인이를 낳아서 아직 회복이 덜 되어
다인이를 많이 안아주지는 못했는데요,
저도 수술하느라 힘들었지만,
다인이를 본 순간 얼른 회복해야 겠다는 의지가 마구 마구 생겼답니다.

다인아 엄마에게 와 줘서 고마워! 사랑해!!
엄마가 귀하게 길러줄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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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 잡고 높이 뛰기

다솔이와 같이 길을 걷다 보면, 엄마 손! 하면서 고사리 손을 내밉니다. 그러면 저는 얼른 팔짱을 끼고 종종걸음으로 도망을 가지요. 엥? 아이의 스킨십을 거부한 무심한 엄마라고요? 실은 그게 아니라 요즘 다솔이가 가장 좋아하는 놀이가 바로 손 잡고 높이 뛰기(????)이기 때문에 한 번 시작하면 무한반복을 해 줘야 돼서 해 주는 사람도 힘들고, 다솔이도 팔에 무리가 갈까봐 걱정스럽기 때문이에요.


아빠 손을 먼저 잡고 있던 다솔이가 제 손까지 잡으면 우리 부부가 해 주지 않아도 제 스스로 다리를 들고 매달리는 영악한 다솔이! 자기 손을 잡은 사람이 두 명이어야 이 놀이가 가능하다는 것을 알기에 꼭 다정하게 셋이서 손을 잡고 가기를 원하지요.

 


재미있게 해 주기 위해서는 어른들이 아이 손을 꼭 잡고 빠르게 몇 걸음 걷는데, 그 때의 기분이 꼭 하늘을 나는 것 같은 가봐요. 다솔이의 얼굴이 완전히 신이 나 있습니다.




이렇게 재미있으니, 한 번 시작하면 또또또!!! 계속계속계속!! 무한 반복할 수밖에요.





제가 어렸을 때 팔목이 자주 빠져서 고생이었다는 엄마의 말씀을 들으니 더더욱 걱정스러워서 해 주기 싫은 하늘 날기 놀이. 한 번 탈골이 되면 습관성이 될 수도 있기에 정말 조심해야만 하는데,




이렇게 좋아하니 가끔씩은 해 주게 되더라고요. 몇 번 반복 후, 다솔이의 한껏 신난 표정과 할머니 할아버지의 힘든 표정이 정말 대조적이네요. 에궁, 손자가 뭔지...... .



고마해라~ 마이 했다 아이가~~


우산과 업기 놀이




비가 오든 안 오든 다솔이는 우산을 꺼내 듭니다. 싱가포르 여행을 갔을 때부터 우산을 좋아하기 시작했는데요, 이리저리 휘두르다가 멀쩡한 우산을 꼭 망가뜨리기 때문에 왠만해서는 가장 낡은 것으로 주고 있어요.


다솔이가 좋아하는 우산은 무조건 큰 것! 자기 키 만큼 길어야만 우산 좀 들었다고 생각하는지, 2단 우산, 3단 우산을 주면 휙 던져 버리고 꼭 1단 우산만 가지고 놀려고 해요.




토끼 인형을 업고 외출을 하겠다며 맑은 날씨에 우산을 쓰고 집을 나서는 다솔 군. 매듭이 헐거워져서 토끼 인형이 자꾸 내려와 바닥에 닿기에 다시 해 주려고 잠시 업은 것을 풀었는데, 얼른 되돌려 놓으라고 소리를 꽥꽥 질렀어요. 저는 다솔이를 자주 업어주지는 않는데, 할머니에게 자주 업혀 등맛(?)을 본 이후 자신도 업히는 걸 좋아하고 인형을 업어 주는 것도 좋아하게 됐답니다.




우산이 하도 커서 아이가 우산 속에 쏙 파묻히네요. 다치면 안 되느니라~~



떼 쓰기




잘 웃고 잘 놀아서 귀엽기만 하던 다솔이도 별다른 이유도 없어 보이는데(아이 마음을 잘 못 읽어서 그런가요?) 떼를 쓸 때가 있어요. 다솔 아빠는 아이가 믿는 구석(할머니, 할아버지) 생겨서 버릇 없어졌다고, 잘못을 하면 눈물이 쏙 빠지도록 혼쭐을 내야 된다고 하는데, 저는 어떻게 해야 될 지 몰라서 고민을 하다가,


아동 심리의 대가 '오은영' 선생님(<우리 아이가 달라졌어요>에 나오는 그 선생님에요. 똑소리나고 믿음직 스러운!!)의 책 두 권을 주문해 놓은 상태랍니다. 읽을 시간이 날 지는 의문이지만 좋은 엄마가 되기 위해서는 공부가 필요하잖아요. 둘째 나오기 전에 얼른 책을 읽어 두어야 저와 아이들 모두 행복하게 잘 지낼 수 있을 것 같아서 부랴부랴 주문을 했어요.


책 읽어 보고 도움 되는 것들은 모아서 포스팅 할게요.

 

 

 



어머낫! 저기 길 바닥에 있는 점은 뭐지?? 실컷 놀았는데, 집에 가자고 하니 더 놀고 싶어서 다솔이가 길 바닥에 엎드려 버렸어요. 따라 오겠지 싶어 한참 걸어 갔다가 뒤를 돌아 봤는데, 저렇게 엎드려서 꼼짝 않고 있더라고요.




사진을 잘라서 표정을 보니, 울고 있었네요. 저는 모른 척 앞서서 걸어 갔고요, 다솔 아빠가 아이를 데리러(사실은 저 모습이 귀여워서 가까이에서 사진을 찍으러) 갔는데, 아빠는 무서웠는지 가까이 가기도 전에 벌떡 일어나서 걸어 왔답니다. 뭐, 그러다가 또 무서움이 사라졌는지 아빠와 걸어 오는 중간에 흙을 만지고, 하수구에 손가락을 넣고 그랬다네요. 얼른 책이 도착하기를 바랄 뿐입니다.


외갓집에서 꽤 오랫동안 지내면서 할머니, 할아버지의 사랑을 듬뿍 받더니 다솔이가 떼쟁이로 변했는데요, 집으로 돌아가서 착한 다솔 군으로 바꿔 놓고야 말 거에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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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도 나무에 포도가 주렁주렁 열렸어요.
다솔이는 포도 따 먹는 재미에 푹 빠져서, 익기도 전에 새파란 포도알을 오물오물 잘도 따 먹었었는데
며칠 사이에 제법 많이 익었더라고요.


포도는 씻어서 먹어야 해.
껍질과 씨는 퉤! 뱉어야 하고...... .
아이들은 한 번 가르쳐 주면 잘도 따라 하잖아요?




포도 한 알을 톡 따서





수돗가에서 씻어서 포도를 먹습니다.




그 모습이 귀엽고 대견해서 아빠가 사진이랑 동영상을 찍어 주었어요.
한 번만 가르쳐 주면 곧잘 따라하는 다솔 군,
서, 설마... 천재는 아니겠지?






고슴도치 아빠가 찍은 다솔이가 포도 따 먹는 동영상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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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솔이는 수줍음이 많습니다.
엄마, 아빠 앞에서는 조잘조잘 말도 참 잘 하는데,
낯선 사람이 한 사람만 있어도 입을 꾹 다물고 얌전을 떠는 내숭쟁이지요.
어떨 땐 가족들 앞에서도 쑥스러워서 숨을 때가 있어요.


외갓집에 있는 동안 외할머니께서 다솔이에게 동요와 율동을 가르치셨는데요,
옆 방에 있다가 소리를 듣고 엄마 아빠는 숨어서 몰래 지켜 보기로 했어요.


외할머니께서 최근에 가르쳐 주신 노래는
텔레비전에 내가 나왔으면 정말 좋겠네~ 정말 좋겠네~
산 중 호걸이라 하는 호랑님의 생일날이래요~~
둥글게 둥글게, 둥글게 둥글게 빙글빙글 돌아가며 춤을 춥시다~~
즐겁게 춤을 추다가 그대로 멈춰라~
인데


다솔이는 이 중 즐겁게~~를 가장 좋아한답니다.




신나게 춤을 추다가 노래에 맞추어서 딱 멈추는 것이 무척 재미있나 봐요.
이 날 엄마 아빠가 몰래 숨어서 지켜보다가 같은 방에서 함께 노래를 부르며 즐길 때까지
빙글빙글 돌면서 이 노래를 다섯 번 이상은 부른 것 같아요.


다른 노래도 좀 해 보자니까,
싫다고 도리도리 고개를 흔들며, 또 다시 '즐겁게'를 주문하는 다솔이.
눈도 감지 말고 웃지도 말고, 울지도 말고 움직이지마!--- 할 때는 눈을 가리는 율동을 하고요,




나머지 춤은 모조리 빙글뱅글 돌면서 손뼉을 치는데,
다행인 것은 오른쪽, 왼쪽 번갈아 가며 돈다는 것.




그대로 멈춰라!!!
우리 다솔이가 얼마나 잘 하는지 한 번 보실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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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치를 본 건, 저도 정말 오랫만이었어요.
사실 저는 날개 달리고 큰 곤충들을 좀 무서워 하는 편이거든요. 어렸을 때 외갓집에 갔을 때 방에 혼자 있는데, 갑자기 메뚜기와 여치와 방아깨비와 사마귀가 한꺼번에 나타난 것이에요! 도망을 가고 싶은데, 메뚜기는 날아다니지(어린 제 눈에는 위협적으로 보였었어요.) 여치는 자꾸 제 쪽으로 오지, 방아깨비와 사마기의 동태까지 살펴야 되지...... 다른 사람이 방으로 들어와 절 구출해 주기 전까지 정말 진땀 꽤나 흘렸답니다.


그리고 시간이 흘러 다시 여치와 만났는데, 뭐 별로 무섭지 않네요.
여치와 메뚜기가 어떻게 다른지 구별할 수 있으신가요? 저는 어릴 때 가까이에서 본 기억이 있어서 얼굴과 몸집의 특성을 잘 아는데, 도시에서만 생활하신 분들은 잘 모르실 수도 있을 것 같아요. 할아버지가 다솔이에게 여치를 보여 주시려고 집 안으로 여치를 들여 오셨습니다.




할아버지의 옷 소매에 붙어 있는 여치를 보고 다솔이는 급격한 관심을 보였어요.
호기심 많은 아이의 눈에 처음보는 곤충이 얼마나 신기하겠어요?

 

 

상 위에 여치를 올려 두고 다솔이에게 만져 보라고 했더니, 조금 무서웠는지 저만치 멀리서 여치를 관찰하는 23개월 다솔 군. 여치가 움직일 때마다 꺅꺅 소리를 지르면서 무서워했어요.


다솔아, 괜찮아.
한 번 만져 봐!


꼬마 다솔이가 용기를 내 봅니다.



손에 쥐고 좀 버티는 듯 하더니 꺅 소리를 지르며 여치를 내동댕이 친 다솔이.
여치는 바깥으로 안전하게 보내졌답니다.


다솔 아빠가 캐나다에 여행을 간 동안 다솔이는 꽤 오랜 기간 외갓집에서 생활하게 됐는데요, 그래도 장난감을 하나도 챙기지 않았어요. 외갓집에 오면 장난감을 가지고 와 봤자 쳐다도 보지 않을 게 뻔하니까요. 농촌 체험학습을 100배 즐기고 있는 다솔 군의 모습을 좀 보여드릴게요.
 

 



아침에 일어나자마자 다솔이가 가는 곳은 거실에 있는 마사지 기계 앞이에요. 조그마한 녀석이 몸이 뻐근할리 있겠느냐마는 덜덜덜 마사지 기계의 떨림이 재미있고, 그네 대용으로 생각하기 때문인 것 같은데요,
능숙하게 마사지 밸트를 엉덩이 쪽에 척 걸치고, 손을 뻗어 전원을 켠 후,




재미있게 그네를 탑니다. 혹시나 위험할까 싶어서 코드를 빼 두었는데, 이미 원리를 알아 버린 다솔 군은 전원이 켜지지 않으면 콘센트에 코드까지 꼽을 줄 알게 되었어요.




충분히 탔다 싶으면 자기가 알아서 전원을 다시 끄고는 다른 놀거리를 찾아 다니지요.




다솔이가 또 좋아하는 것 중 하나가 하모니카 불기인데요, 할아버지가 다솔이에게 딱 한 번 시범을 보여줬는데, 그 이후엔 하모니카는 다솔이 전용 악기가 돼 버렸어요. 할아버지의 하모니카지만 다솔이의 허락 없이는 할아버지도 불지 못한답니다. 녹색으로 가득 한 창밖을 바라 보며 멋진 곡조를 연주하는 다솔 군.




다솔이가 창밖으로 보는 풍경은 집 앞 마당이에요.
마당에는 다솔이가 태어난 달에 묘목을 사서 심은 다솔이 나무가 서 있고, 색깔이 예쁜 우체통도 있어요.




오후에 햇살이 조금 약해지면 다솔이는 할머니, 엄마와 함께 산책을 나가는데요,
할아버지가 가꾸시는 밭으로 가서 호박, 포도, 대추, 가지 등등이 얼마나 잘 익었나를 살피고(포도는 아직 익지도 않았는데 많이도 따 먹었어요. 다솔이는 신 맛을 좋아하거든요.)




꽃과 나비도 구경하고,




배와 사과가 얼른얼른 잘 익기를 바라 봅니다.


 

차가 별로 없어서 아이들이 뛰어 놀기에 참 좋아요.
다솔이는 걷는 것 보다 뛰는 것을 좋아해서 몸이 무거운 제가 다솔이의 속도에 맞출 수 없는 경우도 종종 있는데요, 다솔이는 이미 이 산책 코스가 익숙해져서인지 자꾸만 혼자서 앞서가기 때문에 저는 꼭 할머니와 함께 산책을 나가고 있어요.


그리고 다솔이와 다솔 아빠가 외갓집에 올 때마다 한 마리씩 줄어 드는 닭장.
토종닭이라 꼬들꼬들 맛이 좋아요. 다른 반찬 없이 김치랑 닭고기랑 닭죽만 먹어도 속이 든든하지요.
 



값비싼 귀족 놀이학교가 부럽지 않은, 다솔 군의 농촌 체험!! 다솔이가 매일 매일 좋은 것들을 많이 보고, 건강한 음식들을 많이 먹고, 생각의 깊이가 많이 깊어지길 엄마는 바라 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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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난히 과일을 좋아하는 22개월 된 다솔 군.
새콤한 맛을 좋아해서 그런지 과일 중에서도 오렌지나 자두 같은 것들을 좋아하는데요,
과일 앞에서는 없던 욕심도 생기는지, 엄마에게도 절대 단 한 입도 안 준답니다.
어느 날은 혼자서 자두 네 개를 한 번에 다 먹은 적도 있어요.
어른들도 그만큼 먹으면 배부르지 않을까요?


다솔이에게 과일이 일단 바쳐진(?) 이상 제가 먹으면 싫어한다는 것을 알기에,
과일 접시를 다솔이 앞에 놔 주고 저는 다시 가져 와서 먹거나 어떨 땐 다솔이에게만 과일을 주는데요,
욕심꾸러기 다솔 군의 만행을 널리 알리고자 오늘은 장난을 좀 쳐 봤어요.

 


큼지막한 자두 세 개가 담긴 접시를 다솔이 앞에 놔 주었습니다.
욕심꾸러기 다솔이는 늘 양손에 과일을 쥐고 먹는데요,
손은 두 개요, 과일은 세 개라 남은 하나가 접시에 남아 있지요.
평소 같았음 그냥 자기가 먹고 싶은 속도대로 자두 세 개를 냠냠냠 잘 먹었었을 거예요.


그런데 오늘은 엄마가 장난을 치기로 맘 먹은 날이지요.




새콤한 자두를 한 입 베어 물자 너무나도 맛있어서 저절로 어깨춤이 춰 지는 다솔 군.
정말 맛있나 봅니다.





자, 이제 슬슬 엄마의 장난이 시작되는데요,
장난이라고 할 것도 없이 그냥 접시 위에 남아 있던 자두를 먹으려는 척 쥐는 것이 다예요.
 


엄마가 자두 하나를 집어 들자,
화들짝! 놀란 다솔이가 얼른 자기가 먹던 것을 접시에 내려 놓습니다.



그리곤 엄마 손에 있는 자두를 가져다가,




자기가 앙~ 깨물어 먹어 버려요.
안돼, 엄마! 이건 내 자두야!!
다솔이의 눈에서 자두를 지키려는 결연한 의지가 보입니다.


 

그리고 다른 손으로는 자두를 맡아 두는 다솔이. 
 


엄마가 또 자두를 집어 들자 얼른 손을 뻗어 엄마 손에 있는 자두를 가져 갑니다.
이로써 자두 세 개에 모두 다솔이의 이 자국이 났습니다.
모든 자두에다가 다솔이만의 영역 표시를 해두는 것이지요.
 
 


이제부터는 전쟁입니다.
자두를 절대 한 입도 빼앗길 수 없는 다솔이와, 오늘만은 한 입 얻어 먹어 보겠다는 엄마.
 다솔이는 제대로 과일 맛도 느끼지 못하면서 자두를 한 입씩 베어 물었다가
제가 자두를 잡으면 제 손에 있는 걸 내려 놓고는 또 제 걸 가져가는 일을 계속 반복했어요.
시선은 제 손에, 입은 오물오물...... 이럴 땐 손이 두 개인 게 참 아쉽지요.
 
 


이 모습을 움직이는 사진으로 보면 아래와 같습니다.



한참 엄마와 자두 전쟁을 벌인 다솔이가, 멀찌감치 떨어져 소파에 기대더니
베시시 귀엽게 웃으며 한쪽 발바닥을 엄마에게 보여 줍니다.
 

엇, 뭐지? 저 발바닥은??
나를 도발하는 것인가? 잠시 어리둥절해 있는데,
...... 아니었네요.

 
 
자두 두 개를 남기고 하나만을 가져간 다솔이가
사랑해.....하며 항복합니다.

귀여운 다솔이.
어차피 네가 침 묻혀 찜해 놓은 자두 세 개, 모두 다 맛있게 천천히 먹으렴.
앞으론 엄마에게도 꼭 나누어 주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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엄마랑 둘이서 일찌감치 저녁을 먹은 다솔이는
아빠가 식사를 하시는 모습에 또다시 군침을 흘리기 시작합니다.
그러나 아빠의 저녁 메뉴는 생선초밥과 라면.
매콤한 고추냉이 위에 날 생선이 올려져 있는 초밥과,
꼬불꼬불 라면은 다솔이가 먹을 수 있는 음식이 아니지요.
살짝 고민을 하다가 엄마는 다솔이에게 면만 조금 삶아 헹궈서 줘 보기로 합니다.
이미 밥도 먹었겠다 맛만 보라는 의미로 말이에요.


예나 지금이나, 아이에게나 어른에게나, 몸에 좋지 않다고 알려진 음식들은
하나같이 어쩜 그리 맛있게 느껴질까요?
다솔이는 아무 양념도 없는 라면 가락을 오물오물 잘도 먹네요.
어느 정도 먹다가 손으로 주물거리며 장난을 치기에 물렁한 자두를 하나 주었더니
손이며 옷이며 얼굴이며 하나같이 찐득찐득합니다.




손가락 사이사이에 찐득한 걸 다 묻힌 다솔이는 손을 내밀어 엄마에게 도움을 청하고,
엄마는 그 모습이 귀여워서 닦아주기 전에 먼저 사진에 담기로 했는데요,
카메라 렌즈를 통해 다솔이를 보던 엄마가 문득 찡~해집니다.




어떤 생각에서였는지는 잘 모르겠지만,
다솔이가 엄마를 보고 웃으며 '사랑해'를 해 주었기 때문이에요.
아직은 어눌한 발음으로 '사랑해' 하며 머리 위로 하트를 그려 주는 다솔이.
그 모습이 어찌 감동스럽지 않을 수 있겠어요?


사실 다솔이가 '사랑'의 의미를 어렴풋하게나마 알게 된 것은 얼마 되지 않아요.
지금보다 더 어렸을 때에는 사랑해는 커녕 순식간에 엄마를 때리고 할퀴는 다솔 군이었습니다.
돌이켜 보니 그것도 자연스러운 성장 과정 중 하나였던 것 같은데요,
아이가 점점 자라나면서 욕구는 점점 많아지는데, 그것을 제대로 설명할 길이 없으니까
때리고 할퀴는(가끔은 박치기까지) 행동으로 표현됐던 것 같아요.


한동안 다솔이에게 어찌나 많이 맞았던지 다솔이가 제 얼굴 가까이에 손을 올리기라도 하면
저절로 눈이 질끈 감기고, 고개를 홱홱 돌리게 되더라고요.
저는 아이가 공격적인 행동을 할 때마다 잘 타이르고 상황을 설명해 줬어요.
그 대신 안아주고, 뽀뽀하고, 사랑하며 사는 것이라고 가르쳐 줬지요.


이제는 다솔이가 엄마를 때리고 할퀴는 경우가 전혀 없고요,
예전에는 인형이나, 책 속 주인공에게만 해 주어 치사하게 느껴졌던 값비쌌던 뽀뽀도
자기가 먼저 '뽀뽀!'하면서 엄마의 눈, 코, 입 할 것 없이 퍼붓고 있답니다.
뽀뽀가 사랑을 표현하는 방법인 것을 깨닫게 된 것이지요.


혹시나 남자 아이를 기르면서 아이의 폭력적인 행동 때문에 고민하셨던 엄마들이라면
조금 더 기다리면서 잘 타일러 주세요.
언제 그랬냐는 듯 다정다감한 아이로 자라 나 엄마를 감동시킬 겁니다.


식사 후 난장판이 된 식판과 거실을 치우고 다솔이는 아예 목욕을 시켰어요.
한참 물속에서 놀리다가 꺼내 놓으니 다솔이는 또 장난기가 발동해 제대로 닦지도 않고 도망을 갑니다.
 
 

 
 
꺅꺅거리면서 손을 들고 침대 위를 이리저리 뛰어 다니고,
일부러 쓰러졌다 다시 일어나서 뱅글뱅글 돌고, 꺄르르 웃으며 누웠다가 다시 일어났다가
볼록 나온 자기 배를 보고 또 한 번 웃었다가......를 반복하며 한참을 놀더니
 
 
 
 
마무리는 '사랑해'
다솔아, 엄마도 다솔이를 사랑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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귀여운 다솔이와 함께 집 근처 키즈카페에 놀러갔다 왔어요.
근처이긴 하지만 저희 동네는 아니고요,
다솔이를 유모차에 태우고 운동 삼아, 걸어서 40분 걸리는 옆 동네 '안데르센' 키즈카페를 다녀왔답니다.
지난 번 다른 엄마들 따라서 놀러 갔다가 좋아서 이번에는 저희 가족끼리만 간 것이었어요.




이 곳이 좋은 까닭은,
아이들 놀이 시설은 그리 많지 않지만, 엄마들이 앉아서 쉴 수 있는 공간이 넓고
음식을 싸 오거나 배달 시켜서 먹을 수 있다는 점이에요.
또 어른 입장료 4천원 속에는 카페라떼, 모카 등등 여러 종류의 커피와 차 값이 포함되어 있답니다.
제가 평일에 가긴 했지만 그리 유명한 곳이 아니라
꽤 한산하게 즐길 수(?) 있어서 더 좋아요.


부대시설로는,




책과 노트북을 사용할 수 있는 공간이 있고요,




기저귀를 갈거나 수유를 할 수 있는 공간이 있어요.




들어가면 이용 요금(어른 4천원, 돌 이후 아이 6천원)을 선불로 내고
신발장에 신발을 넣은 후, 두 시간 동안 맘껏 노시면 돼요.
음료도 저기서 주문해요.(아이들은 음료를 따로 주문하거나 가져 가셔야 돼요.)




저희 부부는 따뜻한 음료를 주문하고
다솔이 간식은 우유, 빵, 과자, 치즈를 집에서 준비해 갔어요.


다솔이는 두 번째 간 곳이라 익숙한지
입장과 동시에 놀이터로 뛰어갔고, 저희는 모처럼 커피숍에 온 기분을 낼 수 있었답니다.
야호!!! 해방!


키즈카페가 그리 크지 않아서
아이가 엄마를 금세 찾을 수 있는 점도 좋은 것 같아요.
눈을 돌리면 엄마가 보이니까 안심하고 저 혼자서 놀 수 있거든요.





사진 속에서 작은 점으로 다솔이가 발견됐는데,
엄마인지라 그냥 넘어가지 못하고 표시를 해 봅니다.
다솔 아빠는 열심히 업무를 보는 중이고요, 다솔이는 노는 중, 저는 사진찍는 중이지요.



남자 아이라서 그런지, 아직 놀 줄 몰라서 그런지
다솔이는 자동차에만 관심이 있어서 다른 것들은 거들떠 보지도 않고
계속해서 자동차만 타고 있어요.
밑이 뚫여 있어서 발로 움직이는 자동차인데요,
오늘은 한산해서 여러 대가 남아 있었는데, 지난 번에 주말에 왔을 땐 좀 모자랐었거든요?
그랬더니 다솔이는 자동차를 지키느라 다른 놀이기구를 거의 못 탔었답니다.
이번에는 혼자서 자동차를 독차지 해서 정말 신났을 거예요.

 




동화의 나라처럼 꾸며 둔 작은 방이 있고
그 속에는 폭신한 재질로 만들어진 나무, 무당벌레, 쥐 등등이 있어요.
그 옆에는 잡지가 있어서 엄마들이 심심하지 않아요.

 

 



자동차를 고르고 있는 다솔 군




내내 자동차만 타더니,
다른 아이가 부엌 놀이를 하고 있는 것을 발견했어요.


곁에서 꼼지락거리며 그 아이 노는 것을 지켜 보다가
그 아이가 집으로 갈 시간이었는지 엄마와 함께 사라지자, 자기도 부엌 놀이를 해 봅니다.




집에서는 만지면 혼나는 것들인데,
키즈 카페에서는 마음껏 만지며 놀 수 있어서 재밌겠어요.

 



작은 모형으로 싱크대, 전자렌지, 냉장고가 만들어져 있고
플라스틱으로 된 냄비, 그릇, 컵도 있어요.
이것 저것 열어 보고 이것 저것 만지면서 노는 다솔 군.




실컷 놀았는지 다시 차를 타러 갑니다.




역시 운전이 제일 재밌죠.




다솔이가 아직 노는 방법을 잘 모르는데,
다른 친구들이 있어서 배우면서 놀게 되는 것 같아요.




암벽타기도 혼자있을 땐 눈길도 안 주더니
형들이 올라가는 것을 보자, 그 곁에 바짝 붙어서 쳐다보더라고요.
그러나 아직은 올라갈 용기가 없습니다.




그 옆에 있는 타잔처럼 봉 잡고 내려 오는 놀이기구와
미끄럼 타는 놀이기구에서 놀게 하고 싶어서
제가 다솔이를 불렀어요.




넘어질까봐 조심조심 목을 움츠리며 올라가고 있는 다솔 군.




아직 손아귀에 힘이 없어서 타잔 손잡이는 잡을 수 없지만,
이 쪽으로 올라가서 그 옆에 있는 미끄럼들로 내려 올 수는 있게 됐어요.
다솔이는 조심성이 많아서 적응기간이 좀 필요하지요.




몇 번 뛰어 내려 와 보더니
점점 자신이 생기나 봅니다. 제법 즐길 줄 알게 됐어요.




이제 미끄럼 탈 준비는 마쳤고,
본격적으로 놀아 봅시다.




완전 신이 나서 몇 번을 반복했는지 모르겠어요.
타는 다솔이도 즐겁고,
보는 저도 즐겁고...... .



한참을 놀다 보니 어느새 두 시간이 다 돼가요.
아쉽지만 이제는 집으로 돌아갈 정리를 해야 할 때.
시간이 모자라면면 아이만 10분당 500원을 내시면 더 놀 수 있어요.




어린 아이를 데리고 커피숍에 가는 것은 거의 불가능한 일이잖아요?
조용히 남편과 함께 차를 마시고 싶을 때 키즈카페를 이용하는 것도 괜찮을 것 같아요.
이 날 키즈카페에서 다솔이가 신나게 노는 동안
남편은 집에서 가져 간 경제 잡지를, 저는 키즈카페에 있던 패션 잡지를 봤고요,
 둘이 얘기도 많이 나눴고요,
번갈아 가며 다솔이와 조금씩 놀아 주기도 했으니 1석 몇 조에요?



다솔이에게 자동차를 마지막으로 조금 더 타게 하고
다시 걸어서 집으로 돌아왔답니다.
많이 피곤했던지 우유와 빵을 먹고 유모차에 탑승한 다솔 군은 금세 곯아떨어졌어요.




아, 키즈카페 한 쪽에는 큰 방, 작은 방이 각각 하나씩 있어서
방 사용료를 추가로 내시면 생일 파티나 엄마들 모임 등도 할 수 있는데요,
포장되는 음식 사 와서 작은 방 빌리면
어른들 모시고 가족 외식을 해도 괜찮을 것 같아요.
후식으로 차도 마실 수 있으니까 말예요.


앞으로도 남편과 커피숍 대신 자주 오게 될 것 같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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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1개월 다솔이는 하루가 다르게 장난꾸러기로 돌변하고 있어요.
하루 종일 온 집안을 휘젓고 다니는 통에 따라 다니며 수습(?)을 하기에 버거울 때가 많은데요,
부끄러움이 많아서 다른 사람만 있으면 내숭을 떨고 얌전, 의젓한 척 하는 다솔이가,
사실 집에서는 이렇게 장난을 많이 친답니다.
오늘은 다솔이의 장난 3종 세트를 보여드릴게요.
엄마들이라면 다 아시죠? 사진으로 찍어 놓지 않은 장난 + 사고들이 100만배 더 많다는 것을!


첫 번째 장난
  



엄마, 엄마 저를 부르는 다솔이의 소리에 뒤를 돌아 보니,
다솔이가 실내 정원으로 통하는 문을 열고, 문과 방충망 사이에 쏙 들어가 있었어요.
참 얄미운 것이,
다솔이는 자기가 해야 할 일과 하지 말아야 할 일을 기가 막히게 잘 알고 있다는 것이지요.
알면서도 장난이 치고 싶어서, 굳이 저를 부르고 일(?)을 시작한답니다.


 

(실내에서 사진을 찍어 사진이 어둡게 나왔기에 사진을 좀 밝혔더니 상태가 좀 안 좋네요.)
다솔이는 문을 꼭 닫고 눈을 동그랗게 뜬 후 저를 쳐다 봅니다.
도발을 하는 것이지요.
저 속이야 높지 않은 곳이라 크게 위험하지 않아 그냥 두었지만,
아파트 베란다 문을 열고 문과 방충망 사이에 들어가는 것은 상황이 좀 다르지요.
방충망이 별로 힘이 없는 경우가 대부분이므로,
자칫 돌이킬 수 없는 사고가 일어날 수 있어요
.




그러니 어린 자녀가 있으신 분은 조금 덥더라도 아파트 베란다 문은 닫아 놓으셔야만 해요.
베란다 문은 도둑 방지 때문에 무거운 손잡이가 달려 있으니
어른들이 열어 두지 않으면 분별력 없는 아이 스스로는 문을 열 수 없게 돼 있습니다.
꼭 주의 하셔야 해요!!




다솔이가 이런 장난을 자주 치지 않도록
다솔 아빠는 문을 잠가 버렸답니다.
결국 다솔이가 징징 울며 문을 탕탕탕 두드린 후에야 문 사이에서 탈출할 수 있었지요.


두 번째 장난




예배를 드린 후 집으로 돌아 오려는데,
차 안이 너무 뜨거워서 차 문을 열고 열기를 조금 식히기로 했어요.
그러는 사이 장난꾸러기 다솔군이 냉큼 운전석으로 올라 탑니다.
???
그러더니 우리를 보고는,

 



'안녕~'
여유있게 손까지 흔들더니,




핸들을 왼쪽 오른쪽으로 마구 돌리며 아빠를 흉내내고 있네요.
만날 뒷자석에만 탔었는데, 언제 아빠가 운전하는 것을 본 것일까요?
아이들의 관찰력과 기억력에 새삼 놀라고 있는 요즘입니다.
꽤 진지하게 운전에 몰두하고 있는 모습이 귀여워요.


세 번째 장난



맛있는 된장찌개에 상추쌈을 싸 먹으려고 텃밭에 상추를 뜯으러 갔어요.
한참 상추를 뜯고 있는데 또 어디선가 장난꾸러기 다솔 님이 등장했답니다.
손에는 실내에서만 쓰는 청소 도구를 들고 말예요.




자기도 상추를 뜯고 싶었는지 이파리만 툭툭 뜯어서 상추를 못 쓰게 만들더니,




이번엔 상추를 마구 짓밟고 이리저리 지나다닙니다.
저는 둘째를 임신 중이라 몸이 무거워서
야외에서는 다솔이를 당해 낼 재간이 없어요.
이럴 때 다솔이는 다솔 아빠 차지인데, 남자들은 꼭 아이를 놓치고 말지요.




실내에서만 쓰는 청소도구를 휘두르며, 아빠를 피해 도망갔던 다솔이가,



오후에 낳은 달걀을 가지러 가셨던 외할아버지와 함께 닭장에서 발견이 되었답니다!
그 속에는 또 언제 들어간 것일까요?




닭들이 커서 엄청 무서웠을 텐데 닭장 안에서 '꼬꼬~ 꼬꼬~'하면서
닭을 가리키던 다솔이, 정말 못 말린다니까요.




한참을 장난 치며 놀던 다솔이가 또다시 발견된 곳은, 집 앞 정원이었어요.
다솔 아빠와 함께 자전거를 타고 있었는데,
응??? 어딘가 조금 이상한데요?




역시나 자전거 위에서 곯아 떨어진 것이었군요~
하루종일 이렇게 정신없이 노는데, 기운 넘치는 다솔이라고 버틸 수 있겠어요?




가까이에 가서 보니 피곤했던지 콜콜콜 완전히 잠에 빠져 있었습니다.


 
 
조심스럽게 다솔아~ 불러 보니 슬며시 눈을 뜨다가 다시금 잠이 든 다솔 군.
다솔아, 이대로 아침까지 푹 자 줄거지???
 
 
 

혹시나 깰까봐 더 깊게 잘 때까지 담요를 덮어 재운 후에
깊은 잠에 빠진 것을 확인 한 후,
아이를 방에다 눕히는 심정을 아이 키우는 엄마들은 다 아실 거라 믿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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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제 생후 21개월 째로 접어 든 다솔이는, 요즘 간식으로 생오이를 즐겨 먹는답니다.
참 희안한 것은 똑같은 오이라도 집 안에서는 싫어싫어 도리질을 하는데요,
외할아버지와 함께 밭에서 먹는 오이는 저리도 잘 먹으니,
아삭아삭 시원한 오이맛을 결정하는 8할은 분위기인가 봅니다.




이 날도 농기구 차를 타고 덜커덩덜커덩 밭으로 출근(?)한 할아버지와 다솔 군.
균형도 어찌나 잘 잡는지 약간 기울어진다 싶으면 알아서 엉덩이를 쪽 빼고 몸을 낮추더라고요.
할아버지께서 다른 일을 하시는 동안,
다솔이는 강아지(묶여 있는)를 쓰다듬으며 놀거나 밭 여기저기를 뛰어 다니며 논답니다.




다 왔다!
저기가 농기구 차를 주차해 놓는 곳이에요.
이제 다솔이의 본격적인 놀이가 시작됩니다.
원래 다솔이는 피부가 하얀 편이었는데, 요즘에 어찌나 탔는지 새카맣게 변했어요.
어쩌다 선크림을 발라 주기도 하지만 그냥 모자만 씌우는데,
어떨 땐 이래도 되나 싶습니다.




작년에 산 창 모자가 너무 작아져 버려 얼굴이 조금 눌렸네요.
한 해 사이에 머리둘레도 많이 커졌나 봐요.
(아이들 옷이나 모자는 너무 비싼 건 사지 마세요. 대부분 한 해밖에 사용하지 못한답니다.)




다솔이가 여기 저기 다니며 자유롭게 노는 동안
저는 평상에 앉아서 다솔이를 지켜 보는 안전 요원 역할을 합니다.
문제가 생기지 않는 범위에서 자유롭게 놀도록 놔 두는 편이에요.




자갈 던지기를 하며 한참 놀던 다솔이는 갑자기 어느 한 곳으로 시선이 고정됩니다.
집중하는 모양이 무언가 자기가 좋아하는 것을 발견했나 보지요?
다솔이의 시선이 닿은 곳에는, 외할아버지가... 가지고 오신 '오이'가 있었답니다.




수돗가에서 싹싹 씻어 툭 잘라낸 오이예요.
외할머니는 늘 깎아서 주셨지만, 외할아버지는 그냥 싹싹 씻어 껍질째 주셨네요.




받아 들자마자 아삭아삭 정말 맛있게 먹습니다.



 
오물오물 귀여운 표정 좀 보세요.
냠냠냠 정말 맛있나 봐요.




다솔이는 간식으로 하루에 오이 한 개는 거뜬히 먹는 것 같아요.
엄마 입장에서는 밭에서 금방 딴 신선한 오이를 많이 먹일 수 있어서 정말 좋지요.




오이를 다 먹은 후에는 커다란 돌 의자 위에 앉아서 잠시 휴식.
다솔이 옆으로 보이는 나무는 포도 나무예요.
아직은 열매가 열리지 않았지만 곧 따먹을 수 있게 되겠지요?




오이 밭을 자랑합니다!
어찌나 잘 자라는지 자고 나면 또 튼실한 오이들이 주렁주렁 달려 있어요.
친정 농작물은 모두 '먹기 위해' 농사 짓는 것이기 때문에
지인들에게 나누어 주거나 부지런히 먹고 먹고 또 먹어야 해요.
그러나 아무리 먹어도 절대 다 못 먹을 양이라는 사실...... .




아랫 쪽에 오이가 주렁주렁 달렸어요.




저는 오이가 자라는 것을 이번에 처음 봤는데요,
멀리서 봤을 땐 호박인 줄 알았어요. 잎이 호박잎처럼 넓쩍하고 꽃도 호박꽃과 많이 닮았거든요.
가시가 삐죽삐죽 따갑게 나와 있어서 맨손으로는 따지 못하고 가위로 잘라 내야 한답니다.



 
오이가 넘쳐 나서 저는 오이로 팩도 하고요,
큼직하게 잘라서 물과 함께 담아 두고는 오이향이 은근하게 배 있는 오이물도 마신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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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록이 풍성한 이 곳은, 다솔이의 외갓집 경북 안동입니다.
다솔이와 자꾸만 외갓집으로 오고 싶은 이유는 이 곳에 오면 다솔이가 여러모로 건강해지기 때문이에요.
역시나 시골이라 공기부터 다른지, 안동에 내려 오기만 하면 감기도 뚝, 피부도 매끈매끈이거든요.
그리고 집에 있을 땐 종일 뽀로로~를 외치던 녀석이 외갓집에선 '뽀~' 자를 꺼낼 겨를이 없습니다.
뽀로로를 볼 틈이 어디있어요?
바깥에 나가서 강아지들이랑 놀아야죠, 풀도 뽑아야죠, 돌멩이도 신나게 던져야 되니까요.




아침을 먹자마자 외할아버지를 졸졸졸 따라 다니는, 다솔이의 농촌 체험이 시작됩니다.




외할아버지께서 일 하시는 모습을 이미 봤던 다솔이는 자기도 삽질이 하고 싶은 모양이에요.




삽 무게가 만만치 않을 텐데도, 꽤 안정적인 자세로 열심히 땅을 파는 다솔 군.




외할아버지의 도움으로 요령을 터득합니다.
한참을 삽질하고 흙 만지고 잘 놀았어요.




제가 잠시 물을 마시러 집 안으로 들어 갔다 온 사이,
다솔이는 할아버지가 벗어 놓은 모자를 냉큼 집어 쓰고 기우뚱기우뚱 걸어 오네요.
할아버지의 모자가 멋져 보였던 모양이에요.




모자가 너무 커서,
가까이에서 보면 목에 잔뜩 힘을 주고, 벗겨질까봐 조심조심 걸어 오고 있어요.
자기 모자는 잘 쓰지 않으려고 하는데, 외할아버지 밀집 모자는 끝까지 쓰고 옵니다.




응?? 다솔이가 사라졌네요.




모자 때문에 계단 오르는 것이 버거웠던지, 계단을 기어 올라 오는 중이었어요.
이런 모습 하나하나가 어찌나 귀여운지 모르겠어요.




영차영차~!




다 왔네요.




모자를 벗어 놓고 이제 안으로 들어 가야 되는데,
할아버지의 모습이 보이자 또다시 내려 가 버린 다솔이에요.




외할아버지께 가면 무언가 재미있는 일이 있다는 것을 알기 때문이겠죠?
농기구로 보드를 타고 밭 아래까지 다녀 온 후에야 다솔이는 집으로 돌아왔답니다. 
외갓집에 오면 하루가 너무 신나는 다솔 군.
다솔이가 흙을 만지며 건강하게 놀 수 있는 곳이 있어서 저는 정말정말 좋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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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를 기르면서 깨달은 것이
조바심 낼 필요가 전혀 없다는 거예요.
엄마들은 우리 아이가 다른 아이보다 조금 늦을 까봐, 뒤쳐질 까봐
전전긍긍 하나라도 더 많이
하루라도 더 일찍 가르치려고 애쓰잖아요?
그런데 무심히 있어도 때가 되면 저절로 싹 틔우고 꽃 피우는 나무처럼
우리 아이들도 때가 되니 스스로 하나씩 깨우치게 되더라고요.


젖을 오래 먹은 아이일 수록 젖떼기가 힘들다기에
다솔이가 젖을 못 뗄까봐 걱정을 했었는데
다솔이는 18개월 먹은 후, 별 어려움 없이 딱 하루만에 젖을 뗐고요,
밥 먹는 것도 연습이 필요하다기에 돌 지나서부터 숟가락 쥐는 연습을 시켰었다가
너무 많이 흘리고 뒤엎어서 중도 포기했었는데,
20개월이 되니 알아서 척척 밥을 떠 먹게 되었어요.



 

물론 아직은 익숙치가 않아서
밥을 많이 흘리기도 하고, 숟가락질이 잘  안 될 땐 손으로도 집어 먹어요.




밥 먹다 말고 다른 데 정신이 팔리거나
먹다 말고 노래를 부르고 장난이 시작되는 일도 있지만



 

그래도 용케 밥 숟가락이 입을 찾아 쏙 들어가는 모습으르 보면
대견하기 그지 없습니다.
벌써 이만큼 컸나 싶기도 하고 말예요.
아이와 밥을 먹을 때 아이 한 술, 나 한 술 하다 보면
밥을 먹고 나서도 허기가 지고 정신이 하나도 없을 때가 너무 많지요.
이제 다솔이가 스스로 먹기 시작했으니
식사를 시작할 때는 엄마부터 편히 밥을 먹다가
어느 정도 식사가 진행이 되었을 때(혹은 엄마는 다 먹었을 때) 아이의 밥 먹기를 도와 주면 될 것 같아요.
끝까지 저 혼자 먹겠다고 떼를 쓰지만 아직 혼자서 다 먹기는 무리라서
다솔이랑 숟가락을 하나씩 쥐고
다솔이가 한 번 떠 먹고 제가 한 번 떠 먹여 주고 있어요.


사진을 찍지 않을 땐 훨씬 더 예쁘게 잘 먹었었는데
멍석을 까니까 실력 발휘가 덜 됐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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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솔이가 증조할머니와 만났어요.
다솔이는 세 살
증조할머니는 백 살!!!!
(정확히는 아흔 여덟? 아홉? 다솔 아빠의 할머니라서 다솔아빠에게 물어보니,
어느 순간부터 할머니의 나이를 모르게 됐다는 구차한 변명을...... .)


다솔이가 조금 더 어렸을 때 증조 할머니를 한 두번 더 뵀었지만
아이들은 금방 잊어버리잖아요.
증조할머니는 다솔이와의 만남이 한없이 행복하고 소중했지만
다솔이의 눈엔 그저 낯선 할머니일 뿐이었지요.


어린 다솔이의 눈에는 연로하신 할머니가 이상한지
1박 2일 동안 단 한번도 할머니에게 다가가지 않았어요.
할머니가 안아 보려고 하시면
낑낑대면서 몸을 뒤로 뺐었거든요.




그러나 다솔이가 낑낑대도 피해도
할머니의 시선은 늘 다솔이를 향해 있습니다.
식사를 하실 때도,




사진을 찍을 때도,
할머니는 계속 다솔이만 바라 보시지만,
다솔이는 그런 할머니의 마음을 아는지 모르는지
도망가기 일쑤였어요.




도망간 다솔이를 겨우 잡아 다 앉혀
사진을 찍는데,
다솔이는 어색한지 괜히 귀를 만지작 거리고,




멍하니 딴 데만 보더니,




드디어
증조할머니와 눈이 마주쳤습니다.
그 짧은 시간 할머니는 참 많은 뜻을 전했을 테고
어린 다솔이도 할머니의 마음을 알아차렸지 싶습니다.
할머니와 눈빛이 통하고
마음이 통한 다솔이.
다솔이도 그 순간 할머니께 더 건강하시라고, 오래오래 사시라고
말을 하지 않았을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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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솔이는 한국 나이로 세 살, 태어난 지는 이제 19개월이 되었어요.
요즘 아이들은 참 빠르기도 하다더니, 다솔이도 슬슬 외모에 신경을 쓰기 시작(??)을 했답니다.
엄마의 화장대를 호시탐탐 엿보던 다솔이가 며칠 전엔 파운데이션에 슬쩍 손을 대서
한 듯 안 한 듯 자연스러운 피부를 연출해 보더니,
어제는 봄철 건조한 날씨엔 보습이 중요하다며, 엄마가 선물 받아 애지중지 아끼던,
그 비싼 영양크림을 절반이나 덜어 내 얼굴에 바르는 만행을 저질렀지요.





힝힝, 흐흐흐
어차피 얼굴에 바르라고 있는 화장품이기에,
엄마는 그저 웃을 수밖에 없지만, 다솔아! 엄마가 웃는게 웃는게 아니야...... .





다솔이는 생후 19개월이지만 머리숱은 생후 1일이나 뭐 별반 다르지 않은데요,
모르는 사람들은 머리를 한 번 밀어줬겠거니 하시지만
사실은 단 한 번도 다솔이는 머리카락을 깎은 적이 없었어요.
그냥 그대로 뒀지만 아직 덜 자란 것이지요.





어른이나 아이나 머리 모양은 스타일을 완성하는데 참 중요한 요소잖아요.
외모에 신경을 쓰기 시작한 다솔이도 그 점을 인지했는지, 가발을 쓰고서 2% 부족한 머리숱을 보완했답니다.





~~~~





짜잔~~
우리 다솔 군이 한결 더 멋있어졌어요.
풍성한 머리숱과 살짝 말린 웨이브 컬이 다솔이를 훨씬 더 귀엽게 만들어 주었습니다.
자신도 변한 모습이 마음에 드는지 연신 웃음을 짓네요.



불과 5개월 전만해도 다솔이는 가발을 아주 싫어했었거든요.
작년 11월에 쓴 포스팅을 '다솔이를 울린 폭소만발 가발 사건의 전모(http://hotsuda.com/649)'를 보면
아이의 민둥 머리가 맘에 안 든 엄마가 다솔이에게 가발을 씌우자,




다솔이는 처음에는 의아한 듯 가발을 쓰고 있다가,







뭐가 맘에 안 들었는지,
가발의 까끌까끌한 감촉이 싫었는지, 자신의 머리카락이 치렁치렁해진 것이 싫었는지
으아앙!! 서럽게 울음을 터뜨렸었거든요.
어른들이 보기엔 우는 모습마저 귀여웠기에 깔깔깔댔더니
다솔이는 서러움이 분노로까지 변해서는









스스로 가발을 벗어 던져 버렸었어요. 

그랬던 다솔이가 5개월이 지난 지금은 가발을 무척이나 즐기고 있는 듯 해요.


 



함박 웃음을 짓고 집안 여기저기를 뛰어 다니다가
카메라 앞에 서서 자세까지 잡아 주는 다솔이.
역시나 외모에 신경을 쓰기 시작한 것이 분명합니다.
그나저나 우리 다솔이는 언제쯤 머리카락이 풍성해질까요?
두 돌이 지나면 좀 나아질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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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실 저도 어릴 때 엄마 화장품에 몰래 손을 댄 적이 있지만,
요즘 아이들은 정말 빠르네요.
이제 곧 태어난지 19개월이 되는 다솔 군, 슬슬 화장을 즐기기(?) 시작했답니다.
저는 초등학교 들어간 이후에야 파운데이션을 처음 발라 봤던 것 같은데 말예요.


제가 늘 다솔이가 보는 앞에서 화장을 해서 그런지
다솔이는 로션을 볼에다가 톡톡 두드려서 바르는 것도 좋아하고
어떨 땐 파우더 퍼프를 꺼내서 얼굴에 화장하는 시늉을 하기도 했는데요,
 이번에는 좀 사고를 크게 쳤어요.


네, 다솔이 얼굴에 덕지덕지 발라져 있는 저것은 바로바로 파운데이션이랍니다.



 

엄마도 하는데 나는 왜 안돼?
다솔이의 얼굴을 보고 놀라서 다솔아! 불렀지만,
다솔이는 눈도 깜짝 안 하고 여상스럽게 파운데이션을 열어 스폰지를 꺼냅니다.
이미 온 얼굴과 머리에는 손가락으로 덕지덕지 바른 파운데이션이 가득하고,
고체 파운데이션엔 온통 다솔이가 손으로 쑤셔 놓은 자국이지만
그나마 잘 쓰지 않고 몇 달째 그냥 두고 있었던 파운데이션이라 크게 화가 나지는 않았어요.
옳지, 이참에 포스팅이나 쓰자, 라는 생각이 먼저 들었다면
저는 전문 블로거인가요?




 

맞아, 파운데이션은 손으로 바르는 것 보다 스폰지로 바르는 것이 더 자연스럽지!
다솔이는 이제야 깨달았다는 듯, 눈을 동그랗게 뜨고
파운데이션을 열면 바로 나오는 전용 스폰지를 꺼냈어요.
손가락에도 파운데이션이 덩어리 져 있었던 걸 보면 좀 전에는 손가락으로 마구 발랐던 것 같은데,
제가 스폰지로 슥슥 파운데이션을 바르던 게 생각났나봐요.


그래그래, 어디 맘 대로 해 보렴.


스폰지에 파운데이션을 톡톡 묻히더니,
분노의 화장질(??)이 시작되었어요.
손이 어찌나 빠른지 저도 재빨리 셔터를 눌렀음에도
스폰지가 얼굴에 닿는 모습은 포착할 수가 없었지요.




눈을 질끈감고 고개를 도리도리 흔들면서 스폰지로 얼굴을 마구 두드리는 다솔 군,
제가 화장하는 모습을 유심히도 봤나봐요.
내 손이 그렇게 빨랐었나?


제가 피부 화장을 할 때 오래오래 두드리는 습관이 있거든요.
적은 양의 파운데이션을 지루할 정도로 톡톡톡 오래 두드리는 것이
자연스러운 피부표현의 비법이라는 것을 어디서 들은 적이 있어서.
다솔 군 파운데이션을 처음 발라보는 것 치고는 꽤 그럴싸한데?
그러나 엄마는 화장하는 남자는 별론데...... .



 

화장 끝!
분노의 화장질을 끝낸 다솔이가 해맑게 반응을 기다립니다.
다솔아, 예쁘긴 하다만 스킨, 로션에서 끝내렴.
파운데이션은 이제 그만 그만,
색조는 절대 안 되느니라!


다솔이의 손이 빨라서 제대로 사진을 찍지는 못했지만
모습이 귀여워 움직이는 사진으로도 보여 드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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능숙하게 스마트폰을 터치하면서 자기가 원하는 어플을 보고 있는 다솔 군.
왠지 모를 의젓함에 다시금 얼굴을 드려다 보니,
엥?!!?????


어쩐지 좀 늙어(?) 보인다 했더니
이마에는 머리카락이, 턱에는 수염 자국이 가득합니다.
침이 흥건히 흘러 나와 거뭇한 자국이 살짝 흐려지긴 했지만 이건 틀림없는 싸인펜 자국이지요.


요즘 색깔별로 싸인펜을 가져다가 손등에, 손바닥에, 얼굴에
그리고 집안 곳곳에
그림을 그려 대는 통에 싸인펜을 책상 위에다 감춰 놨는데


저 혼자 몰래 방에 들어와
의자에 올라 가서 책상 위에 둔 싸인펜을 찾아 냈나 봅니다.



의자에서 내려 오더니 방바닥에 떨어져 있던 싸인펜 뚜껑을 찾아서
역시나 능숙하게 탁 소리나게 뚜껑을 닫습니다.
전에는 잘 끼우지 못했었는데 며칠 사이에 일취월장 했네요.


그러곤 마치 자기 것이라는 듯이 제 휴대폰을 가지고
이것저것 터치하는 다솔이.





할 말이 없게 만드는 장면이었어요.
정신을 차리고 방을 보니 싸인펜을 찾으라 엎질렀는지
메모지가 온 바닥에 흩어져 있고, 얼굴 뿐만 아니라 팔과 손에도 싸인펜 자국이 무성했어요.
야단을 쳐야 되나 말아야 되나 잠시 고민을 하다가
야단을 치는 척하면서 동영상을 찍었는데,
눈치빠른 다솔이가 모를 리 없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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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솔이는 여전히 목욕하는 것을 무척 좋아해요.
팔꿈치를 대 보아서 따뜻할 정도의 온도가 아기에게는 적당한데요,
육아 서적에는 38도~40도 정도가 알맞다고 나와 있어요.


저는 다솔이가 더 어렸을 때부터 만약에 사태에 대비하기 위해
다솔이에게 스스로 수도를 틀고 잠그는 걸 가르쳐주었었어요.
물이 너무 많이 차 올라 힘들 때 스스로 수도를 잠글 수 있게 하기 위함이었으나
다솔이는 물이 많으면 많을 수록 좋다고 생각하는지
제가 잠그면 또 틀고 잠그면 또 틀어서 언제나 졸졸졸 물 소리를 들으며 목욕을 하고 싶어 한답니다.


그런 다솔이의 관심을 다른 곳으로 돌리기 위해 목욕탕에 장난감을 가져 다 주기로 했어요.
장난감? 어디? 이유식기 뿐인데?


네, 맞아요.
다솔엄마는 쓰지 않아 애물단지가 돼 버린 이유식기를 목욕용 장난감으로 사용하고 있어요.
시중에는 정말 갖고 싶은 목욕놀이세트가 판매되고 있지만
저는 그냥 안 쓰는 것을 활용해 봤어요.




다솔이는 국그릇에 물을 담아서 욕조 밖으로 쏟아 붓기도 하고
물을 자기 몸에다 뿌려 보기도 하며 신나게 노는데요,
저는 수영장에 있는 안전 요원처럼 욕실 밖에 의자를 가져다 놓고 좀 쉬면서
다솔이가 놀이를 끝날 때까지 지켜보며 기다리고 있어요.


물을 무척이나 좋아해서 한 번 들어가면 꽤 오랫동안 있으려고 하거든요.
그래도 아기들은 쉽게 감기에 걸릴 수도 있고 장시간 목욕은 힘이 빠지게 할 수도 있으니까
20분을 넘기지 않으려고 해요.




한참을 놀다가 제가 사진을 찍는걸 유심히 보는 다솔 군이에요.
아이들은 전자기기에 너무 관심이 많아서
잘 놀다가도 휴대전화나 카메라가 보이면 그걸 가지고 놀고 싶어하지요.
엄마는 귀여운 목욕 장면을 사진으로 남기고 싶은데,
다솔이는 카메라를 가지고 놀고 싶어합니다.




물이 꽤 깊은 데도 다솔이는 혼자서 잘 놀아요.
저 정도로 물이 차지 않으면 재미가 없는지 자꾸 물을 틀려고 해서
아예 저 정도는 받아 주지요.
지난 번에 욕조에서 미끄러지면서 거의 잠수가 돼 버린 적이 있었는데
재빨리 꺼내긴 했지만 좀 놀랐을 거예요.
그럼에도 불구하고 다솔이는 절대로 목욕을 중단하지는 않겠다고 고집을 부렸답니다.
진짜 대단한 물 사랑이에요.




국그릇에 물을 가득 담아서 마시는 시늉을 해 보는데요,
마실 물과 마시면 안 되는 물을 이미 구분을 하는지
진짜로 들이키지는 않아요.


가끔씩 얼굴을 물에 가까이 대고 잠수하는 듯 하며 한 모금씩
물을 마셔 보기도 하긴 하지만 꺄르르 웃는 걸 보면 그게 안 되는 행동인 걸 알고 있는 듯 했어요.


다솔이의 목욕 장면을 보여드립니다.
아, 다솔이의 얼굴과 손등에 있는 빨간색은 싸인펜으로 그린 자국이니 놀라지 마세요.
요즘 싸인펜으로 그림 그리기 놀이에 한창이거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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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제나 그렇듯 꺄르르 꺄르르 참 잘도 웃는 다솔 군!
오늘은 또 어떤 재밌는 일이 있기에
목젖이 보이도록 저리도 큰 웃음을 웃고 있을까요?


어라? 그런데 자세히 들여다 보면
다솔이의 눈 속에 물이 고여 있어요. 그럼 눈물?


뭐야, 다솔아 너 지금 울면서 동시에 웃고 있는거니?
얼레꼴레 얼레꼴레......
그러나 사진에만 없었지 그 옆에 있던 저도 엄청 울었답니다.
매서운 칼바람 때문이었는데요, 꽃샘추위라는 일기예보는 들었지만 이정도로 추울 줄은 정말 몰랐어요.




다솔이와 제가 하염없이 눈물을 흘리고 있는 이 곳은 어린이대공원이에요.
3월인데 제 까짓 꽃샘추위가 추워 봤자지! 흥!
코웃음을 웃고 계획했던 대로 어린이대공원에 갔는데,
구경꾼이라고는 우리 일행들 뿐, 사람이 없어서 더 휑하니 춥더라고요.




추위를 잊고자 더 발랄한 척을 하면서 북극곰과 물개, 물범을 구경하고
그 뒤에 있는 다솔이와 비슷한 또래로 보이는 에스키모 소년(아이들이 낙서를 해서 불쌍해 보이는)과
사진도 찍었지만 추운 것은 어쩔 수 없더라고요.


동물원에 들어 온지 겨우 몇 분 밖에 안 됐는데 어떻게 하지,
살짝 걱정스러웠던 찰나, 반가운(?) 문구가 보였어요.




동물들이 조류 독감에 걸릴 위험이 있어서
당분간 동물원을 닫아 놓겠다
는 안내문이었는데, 어찌나 반갑던지!
(맹수 우리는 관람이 허용되어서 사자, 호랑이 등은 볼 수 있어요.)
밖에서 동물을 구경하는 대신 팔각정(어린이대공원 안)에 있는 실내 놀이센터
캐릭터월드에 놀러가는 것으로 계획을 바꾸었어요.


그러나 캐릭터월드가 있는 팔각정까지 걸어가는 것도 만만치 않았지요.




너무 추워서 가만히 있어도 눈물 콧물이 줄줄줄 흐를 지경이었어요.
그래도 다솔이는 좋다고 깔깔댑니다.





이럴 때 딱 떠오르는 노래가 있죠?
아아, 웃고 있어도 눈물이 난다~~ 그대 나의 사랑아!!




결국 한 줄기 눈물을 떨구고 만 다솔 군.
추울 땐 실내로 놀러 다니시길 바라요!




다솔이 네가 고생이 많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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캬~~~!
고소한 우유 한 모금에 절로 감탄사가 나오는 다솔 군이에요.
물 마신 후 캬~ 하는 것을 가르쳐 준 이후에
주스든, 우유든, 때론 국이든
액체로 된 음식만 먹으면 자동으로 캬~ 합니다.


다솔이는 걱정했던 것과는 달리 젖을 뗀 후 밥을 잘 먹어서
오히려 살이 오동통 귀엽게 올랐어요.
젖을 먹을 땐 밥을 잘 먹지 않으려 해서 늘 배가 고파있는 상태였는데요,
허기를 젖으로만 채우려고 하니
엄마 젖은 점점 더 줄어 들고, 다솔이의 배는 점점 더 커져서
엄마와 다솔이 모두 힘들었었걱든요.


밤에도 배가 빵빵하게 부르지 않아서
계속해서 젖을 찾는 경우가 많았었는데, 젖을 뗀 이후에 잠도 잘 자네요.
여러모로 정말 다행이에요.


아, 그렇다고 젖을 빨리 떼실 필요는 전혀 없으니
엄마와 아이가 원하는 만큼 충분히 충분히 아시죠?




음식점에 갔다가 밥을 맛있게 냠냠 먹고서
후식을 먹을 때인데요,
어른들은 커피를 마시고 다솔이에게는 우유를 줬어요.


아직 다솔이는 우유가 익숙치 않은데도
예쁜 컵이 마음에 들었는지, 식당의 분위기가 좋았는지
꺄르르 웃으면서 우유를 한 잔 다 먹더라고요.
귀엽게 하얀 우유 수염까지 그리고 말예요.




다솔이는 이제 혼자서도 척척 손잡이를 잘도 잡고
맛있게 우유를 마실 줄도 압니다.
점점 사람이(??) 되어가고 있어요.




젖을 떼고 더 의젓해진 다솔 군,
앞으로도 밥, 고기, 채소, 우유 골고루 다 잘 먹고
키도 쑥쑥 몸도 튼튼, 건강하게 잘 자라주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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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솔이는 동물들을 참 좋아합니다.
처음으로 어린이대공원에 가서 사자며 원숭이를 구경할 때도
다솔이의 눈빛은 반짝반짝 호기심으로 빛났었었죠.


다솔이가 외갓집을 좋아하는 이유 중 하나도 바로 동물 친구들 때문인데요,
가까이에서 보고 만질 수도 있는 강아지들이 많은 외갓집에 오면
다솔이는 멍멍멍 강아지를 부르며 함께 놀고 싶어 어쩔 줄을 몰라요.


그래서 집으로 돌아가면 한참동안 멍멍이 후유증에
(데려 오라고 손짓하며 멍멍거려요.) 시달리기도 하는 다솔이가
다시 강아지와 만났습니다.


약 3개월 전, 멍멍군과 다솔이의 첫 만남


어미 젖도 못 뗀 강아지 멍멍군과 다솔이의 첫 만남이 있었던 작년 11월
작년 겨울은 유난히 추웠기에
갓 태어난 강아지들을 어미 개와 함께 집 안 현관에서 잠시 길렀었어요.
어미 개가 정성껏 핥아 줘서 깨끗했던 강아지를 다솔이에게도 안아 보게 했었는데요,
혹시나 다솔이가 강아지를 떨어뜨리지는 않을까
우리는 모두 여차하면 강아지를 구출(?)할 태세를 갖추고 매의 눈으로 지켜보고 있었답니다.




다솔이는 매일 멍멍군과 놀았는데요,
강아지가 너무너무 귀여워서 다솔이는 잠시도 가만히 있을 수 없었어요.
껴안고 소파 위에다 강아지를 눕히고 살살 쓰다듬기도 하고
꼬리를 만져 보기도 하면서 엄청 예뻐해 주었지요.




침이 줄줄 흐르는 줄도 모르고 강아지 안아 올리고
강아지 흉내도 내 보는 다솔군 때문에 강아지가 스트레스를 받을 지도 모를다는 생각에
일정한 시간이 지나면 다솔이에게서 강아지를 떼어놓았는데요,




그러면 다솔이는
멍멍이를 부르며 한참동안 목 놓아 울었었답니다.


2011. 2.  멍멍군과 다솔이의 재회


이제는 날씨가 풀리고 강아지들이 어느 정도 자라서
밖에다 풀어 놓고 멍멍군을 기르고 있는데요, 새끼 강아지 중 한마리를 목욕시켜서 집 안으로 데려왔어요.
젖은 털을 말리는 동안 다솔이는 얌전히 강아지를 기다려 줍니다.




드라이가 끝나자 마자  얼싸 안고 강아지에 대한 사랑을 표현하는 다솔이
지난 번에 같이 놀았던 그 강아지는 아니지만(새끼 강아지는 모두 4마리)
이 강아지도 그냥 멍멍군이라고 해요.




까맣고 촉촉한 코도 한 번 콕 만져 보고
털도 쓱쓱 쓰다듬으면서 예쁘다 예쁘다를 해 주는데,
헛! 강아지의 표정은 다솔이와 전혀 다르네요.


멍멍군의 속마음


네 마리의 새끼 강아지 중 가장 예쁜 강아지로 데려와
씻기고 말렸는데, 원래는 강아지의 표정이 저렇지 않았었어요.
장난기 넘치고 활발하고 생기있는 표정이었었는데
다솔이에게 붙잡히자 걱정이 한 가득인 슬픈 표정의 강아지로 바뀌어 버렸네요.




주변의 만류에도 불구하고
다솔이는 기어이 강아지를 한 번 안아 보겠다고 해서 시도해 봤다가
3개월 동안 다솔이는 겨우 1kg 남짓 늘었는데,
멍멍군은 몸집이 세 배로 커졌기에 안아 올리는 것은 포기했어요.
휴--- 살았다!
한 숨 돌린 멍멍군입니다.




다솔아, 부탁인데 나를 조금 덜 사랑해주면 안 되겠니?
나 지금 몹시 긴장한 상태거든?





이크! 설마 지금 날 깨물려고 하는 것은 아니겠지?
이것 봐, 다솔!
깨무는 것은 내 전문이라고, 그러나 우린 친구니까 난 널 물지 않을거야.
그러니 다솔이 너도 나를 깨물면 안돼!

사실 멍멍군의 걱정과는 달리 다솔이는 뽀뽀를 하려는 것이었어요.




뽀뽀였단 말이지?
그러나 다솔군, 나는 뽀뽀 조차도 달갑지 않다네.
그저 나를 저기 저 어른들이나, 우리 엄마에게 얼른 데려다 줬으면 좋겠어.





계속되는 다솔이의 애정공세에 자신을 놓아 버린 멍멍군.
될 대로 돼라는 표정이네요.




보다못한 제가 다솔이에게 강아지를 쓰다듬는 법을 다시 가르쳤어요.
바닥에 가만히 둔 채 살살 쓰다듬어야 하는거야.
이렇게, 이렇게 살살 알았지?




그리고 나서 맘 졸였을 강아지를 안아 올려 토닥토닥 달래줬는데
다솔이는 강아지를 빼앗긴 것이 서러워서
또다시 대성통곡합니다.


그런 다솔이를 애써 외면하는 멍멍군.
멍멍군은 제 손을 떠나 다솔이 할아버지의 품으로 옮겨갔는데
그제서야 안심을 했는지 콜콜콜 금세 잠이 들었어요.
강아지야 미안해.


다솔이도 귀하지만 강아지들도 귀하기에
이제는 다솔이가 강아지를 보고 싶다고 하면
다솔이를 바깥으로 데리고 가서 어미 곁에 있는 강아지들을 보여 준답니다.
밖에서 다시 만난 멍멍군의 표정은 이 날과 전혀 딴판, 날쌘돌이였어요.




날씨가 조금 더 풀리고 다솔이도 조금 더 자라면
강아지와 다솔이가 더 좋은 친구가 될 수 있을 것 같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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