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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말 뛰어난 연기력과 그간의 경력에 비해 인지도가 낮은 것이 사실입니다. 자신을 더 홍보할 필요가 있을 것 같은데요, 앞으로 어떻게 진구씨를 홍보할 계획이십니까?


지금 생각하면 정말 바보 같은 이 질문이 내가 배우 진구를 만나서 처음 한 말이다. 진구가 데뷔한 이래로 계속 그를 지켜 본 사람 중 한 명으로서 나는 그가 '뜨지 않음'이 너무 의아했다. 좀 더 활발히 자신을 내세우기만 한다면, 이미 많은 영화와 드라마에서 그의 얼굴을 익히 알고 있는 사람들에게 '진구'라는 이름을 새길 수가 있을 것이라고 생각했고 나는 그런 내 마음을 고스란히 그에게 전했다. 그런데, 우문에 현답을 하는 그의 모습에서 나는 진지한 배우의 얼굴을 봤다.



저는 저를 홍보할 생각은 없어요. 그저 맡은 배역에 열심히 노력하는 것이 더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지금까지 제가 온 길에는 운이 많았어요. 제 자리에서 더 열심히 할 생각입니다.

솔직히 나는 지금 그의 말을 정확하게 전사할 수 없다. 진구가 그 특유의 깊은 눈으로 나를 쳐다보며 얘기하는데, 의연하게 들으려는 내 생각과는 달리 몸은 사시나무 떨리듯 떨렸기 때문이다. 그저 그의 정제된 대답 속에서 내가 어리석었음을 어렴풋이 깨달았을 뿐. 그는 이미 알고 있었다. 좋은 배우를 선별할 줄 아는 안목이 있는 사람에게 이미 진구는 같이 일하고 싶은 배우임을 말이다. 어느새 연기 내공이 가득한 진구는 맡은 역할에 늘 최선을 다했기에 당당할 수 있는 것이다. 듣고 보니 정말 맞는 말이다. 연기자가 자기를 대중에게 알리고자 아우성치게 되면 연기 이외의 것에 더 많은 신경을 써야만 한다. 그렇게 해서 반짝 인기를 얻는 것 보다 자신의 자리에서 묵묵히 곧은 길을 가는 것이 더 현명한 대처였다. 대중들도 식견이 있기에 어제보다 오늘 더, 오늘 보다 내일 더 연기 내공이 깊어가는 그를 발견할 수 있을 것이다.


누구누구의 아역으로 우리에게 알려지기 시작한 그는, 영화 '달콤한 인생, 비열한 거리, 기담' 등을 통해 차곡차곡 실력을 쌓았다. 갓 데뷔했을 때부터 리얼한 연기로 대중들에게 호평을 받았지만 어찌된 일인 지 그를 각인시키는 데에는 실패. 그러나 얼마 전 종영한 드라마 스포트라이트를 통해 시청자들에게 확실히 눈도장은 찍은 상태이다. 다가오는 9월에 개봉하는 데드라인 스릴러 영화 '트럭'에 유해진과 함께 당당히 주연을 맡았다고 하니 앞으로 그의 행보가 더욱 기대가 된다.



제가 맡은 역은 연쇄 살인범입니다. 저는 다른 배우들의 영향을 받지 않고 저 만의 독특한 캐릭터를 연기하기 위해 영화를 준비하는 시간 동안 저 혼자만의 시간을 보내며 외롭게 마음을 다져갔습니다. 관련 영화도 보지 않고 일체 다른 사람들도 만나지 않으며 스스로 살인범을 이해하기 위해 노력했습니다.

'트럭'은 한국형 스릴러를 표방하고 있다. 스릴러면 스릴러지 한국형 스릴러는 또 무엇인가라고 물으니, 이 영화의 감독인 권형진은 웃으며 이렇게 말한다.' 서양에서 유행하고 있는 스릴러물에서는 온갖 건물과 차들이 마구 폭발하고, 쫒는 사람이나 쫓기는 사람이나 다 멋있는 양복을 입고 등장한다. 그러나 우리 영화에는 주인공이 트럭 운전수니 할 말 다했지 않느냐?' 나는 권감독의 말에 '트럭'이 볼거리 위주의 영화가 아닌 누구나 정서적으로 공감할 수 있는 개연성 있는 영화일 것이라 짐작했다.  


진구는 영화 '트럭'에서 연쇄살인범 역을 맡았다. 선한 눈매의 그가 무시무시한 살인범 역을 맡다니, 얼핏 연결이 되지 않은 듯 했다. 그러나 순하게 생긴 사람이 흉악한 일을 저질렀을 때 그 사건이 더 무시무시하게 느껴지는 것 처럼 웃는 살인마가 더 잔인할 것도 같다. 진구는 웃을 줄 아는 살인범, 무언가 이유가 있는 살인범을 연기하고자 숱한 날을 고민했단다. 비슷한 장르의 영화 '추격자' 하정우의 성공으로 많은 사람들이 그와 하정우를 비교할 것을 이미 예견하고 있었던 그는, 부담스럽긴 하지만 자신만의 색깔로 연기했으니 기대해 달라는 당부도 잊지 않았다.

아직은 백짓장 같아서 모든 배역을 소화시킬 수 있을 만큼 순수한 진구. 그러나 자신의 배역만큼은 너무나 철저하게 분석하고 그 역을 해 내기 위해 고민하고 연구하는 진지한 진구. 내가 만난 진구는 스타이기 보다는 진정한 배우이고 싶어했다. 그의 앞에서 횡설수설하며 실수 투성이었던 나에게 소탈하게 웃어주었던 인간미 넘치는 배우 진구, 그는 이미 진정한 배우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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