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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I.S.C.O!!

요즘 대한민국은 때 아닌 디스코 열풍에 휩싸였다. 디스코는 손을 하늘 위로 삐죽삐죽 찌르며 엉덩이를 좌우로 살짝 살짝 흔들어주는 쉬운 춤이라, 누구나 신나게 출 수 있는 춤이다. 아이들은 리듬에 신나고 어른들은 옛 추억에 신나는 그야말로 국민댄스이다.

디스코를 그녀만큼 멋지게 소화해낼 수 있는 사람이 있을까? 신나는 디스코 리듬에 맞추어 요염한 몸짓과 함께 그녀 특유의 귀여움을 동시에 보여주고 있는 엄정화. 요즘 각종 음악프로그램을 종횡무진하며 어느 여가수보다 더 섹시함을 뽐내고 있는 그녀가 나는 정말 멋있다.

현재 활동하고 있는 다른 여가수들에 비해 다소(?) 나이가 많은 그녀이기에, 나는 그녀가 '섹시'를 컨셉트로 한 댄스 음악을 가지고 가요계에 컴백한다는 소식을 처음 들었을 땐 솔직히 걱정부터 했었다. 요즘 가요계의 형편이 어떤가? 이효리마저 나이가 많다는 소리를 들을 만큼 10대후반~ 20대 초반의 미모 절정기 여가수들이 장악하고 있는 곳이 바로 가요계이다. 게다가 요즘 트렌드는 노래보다는 비주얼이므로 파릇파릇하고 물오른(?) 20대 어린 여가수들을 미모로 제압할 수 있어야만 자신의 노래를 살릴 수 있다. 그렇기에 나는 엄정화의 컴백 무대를 아슬아슬한 심정으로 봤다.

나는 얼마 전에 모 토크쇼에서 그녀가 사랑에 관해 얘기하는 것을 들은 적이 있다. 그 프로그램의 MC가 연애 상대로 연하남은 어떻냐고 엄정화에게 물었고, 그녀의 대답은 왠지 모르게 슬프다. 그녀 자신의 또래는 이미 결혼 적령기를 한참이나 넘겨버렸으므로 이제 자신의 연애 상대는 연하남 밖에 없단다. 엄정화 그녀 또한 자신의 나이가 현재 활동 중인 후배 여가수들보다 한참이나 많다는 것을 이미 알고 있는 것이다.

이번주 뮤직뱅크에는 섹시 3인방 엄정화&이효리&서인영이 모두 출연해서 화제가 됐다. 매년 여름이면 늘 그렇듯, 올 여름에도 여가수들은 시청자들의 무더위를 날려버릴 만큼 시원스런(?) 의상을 입고 신나는 춤과 노래를 경쟁하듯 선보이고 있다. 그날 뮤직뱅크에는 아직 앳된 원더걸스부터 왕언니 엄정화까지 저마다의 섹시미를 한껏 발산했다. 그런데 그 가운데 엄정화가 가장 멋지고 꽉 찬 무대를 보여주었다고 생각한다면, 나만의 착각일까?

엄정화는 뮤직뱅크에 출연한 모든 여가수들을 상대로 가장 여유로우면서도 아름다운 무대를 만들었다. 30대 후반이라고는 믿을 수 없을 정도로 매혹적이고도 귀여운 무대를 선보인 그녀. 그녀가 그 자리에 서기까지 얼마나 많은 노력을 했는지 짐작할 수 있었다. 나이는 숫자에 불과하다는 것을 몸소보여준 그녀, 2008년 여름은 엄정화의 것이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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