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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을!
하늘은 높고 ''는 살찌는 天高의 계절이라고,
어릴 적 읽었던 만화책 '오추매의 빵점일기' 속 오추매가 말했었는데,
정말 10월이 되니 하늘은 끝없이 높아지고 '나'는 한정 없이 살이 푹푹 퍼지네요.

가을을 맞아 통통하게 살이 찐 것이 또 있었으니
바로 친정집에 있는 대추들이 그래요.
아직 덜 익은 것들도 보이긴 하지만 대부분의 대추들이 발긋발긋 색깔도 참 고와졌고
오동통 살도 올라서 딸 때가 된 듯 보였어요.

따서 바로 씻어 먹으면 아삭거리는 맛이 사과보다 더 좋고요
잘 말려두면 겨울 내내 몸에 좋은 대추차도 끓여 먹을 수 있지요.


햇살이 들어와서 잘 익은 대추들이 더 탐스럽게 보이네요.
약간 덜 익은 대추도 따 놓으면 색이 붉어진다고 해요.
저희 집에는 대추 나무가 한 그루 밖에 없었기 때문에 준비물은 별로 없었어요.

대추를 딸 때 필요한 것은 사다리와 목장갑 그리고 바구니가 전부이고요,
대추알이 생각보다 잘 떨어지기 때문에
후두둑 후두둑 땅바닥에 떨어뜨리지 않으려면
가지 끝에 달린 대추알을 잡고 살짝살짝 따 주어야  한답니다.


서울에서 나고 자라 농삿일이 마냥 신기하고 재미있는 다솔 아빠가 사다리에 올라가서 주도적으로 대추를 땄고요, 저와 친정 엄마는 손이 닿는 부분까지만 돕기로 했어요.

사실 저도 대추를 따 본 것은 이번이 처음이어서 대추알을 바닥에 많이 흘리기도 했고
어떤 대추가 다 익은 것인지 잘 몰라서 붉은 기가 절반 이상이면 그냥 따버렸어요.


다솔 아빠는 대추를 따면서 씻지도 않은 대추를 옷자락에 쓱쓱 대충 닦은 뒤
야금야금 먹어 가면서
재미있게 일을 잘도 했어요.


아버지의 농사 솜씨가 좋은지, 땅이 보배인지
대추알이 크기도 참 커요.


맛도 달달하니 좋고요.



삼십 분 정도 집중해서 땄더니 커다란 대야에 하나 가득이에요.
씻어서 간식으로 곁에 두고 심심할 때 마다 몇 개씩 먹고 있는데 사과 보다 더 맛있어요.




유모차에서 조용히 엄마, 아빠를 기다려 준 다솔이에게도 대추 맛을 보여 주었어요.
처음에는 이게 뭔가 자세히 보기만 하던 다솔이도
한 입 덥썩 물어 보더니
아삭아삭 맛있게 대추를 잘 먹더라고요.

대추 나무에서 바로 딴 대추를 먹을 수 있는 다솔이는 참 복받은 아이지요?

덤으로 가을 하늘을 한 번 더 보여드릴게요.
높고 푸른 하늘 보시러 이번 주말에는 가까운 공원에라도 나들이 다녀 오심이 어떠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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