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명랑히어로가 저녁시간대로 이동함하면서, 시사프로그램으로서의 역할이 더욱 강조될 것으로 기대된다. 그리고 이번주의 방영에서 역시 여러 무게있는 주제들을 거침없이 태클을 걸게 됨으로 시원한 재미를 주었다. 특히 독도문제에 있어서 청와대를 비꼬아서 이야기하는 모습은 최근 쇠고기 파문으로 인해 불편한 시민의 마음을 긁어주었다. 보통 사람들이 생각하고 있고, 말하고 싶어하는 것을 대언해줌으로 가려운 곳을 긁어주려 노력하는 모습이 보인다. 시민들의 말을 대표하여 대언해주는 사람이 국회의원일텐데, 명랑히어로의 멤버들은 국회의원의 역할을 제대로 보여주는 것 같다.

그 중에서도 최근들어 눈에 띄는 게스트가 있었으니 바로 김장훈이다. 지난번에 이하늘 땜빵으로 들어와서 활약을 하고 갔는데, 이번 회에도 지나가다 갑자기 들러서 독도문제에 대해 박식한 식견을 내놓고 갔다. 명랑히어로 멤버들은 김장훈의 등장에 서로의 자리를 빼앗길까봐 그를 의식하는 모습이 역력했다. 김장훈이라는 캐릭터는 명랑히어로에 꼭 필요한 캐릭터가 아닌가 생각해보았다.

김장훈은 김구라를 견제할 수 있는 유일한 사람이다. 현재 명랑히어로에서 김구라를 견제할 수 있는 사람은 아무도 없다. 그나마 박미선이 김구라의 공격을 받지 않고 있지만, 박미선은 진행과 정리를 해가며 김구라의 공격을 피해가고 있는 실정이다. 어디에서나 독제 혹은 독점체제는 흥미를 유발시키지 못하고 메너리즘을 만들어낸다. 하지만, 경쟁구도로 갈 때 그 맛과 재미는 더해져간다. 또한 경쟁구도로 갈 때에야 발전이 있고, 깊이와 넓이가 더해진다. 김장훈은 현재 김구라의 독점체제, 독제체재를 견제하고 경쟁구도를 만들 수 있는 유일한 캐릭터인 것 같다.

시사적인 박식함은 김구라와 다른 각도에서 조명할만한 식견을 가지고 있고, 또한 일반적으로도 김구라는 악역을 담당하고 있고, 동료들을 밟아서 성공한 캐릭터로 거침없고 직설적인 발언으로 이미지가 형성되어 있다. 반면, 김장훈은 기부천사의 이미지가 가장 크고, 청소년들을 선도하는 대장의 역할과 참가하면 체포한다는 으름장에도 촛불문화제에 참여하여 국민의 한사람으로서 목소리를 내었다. 선한 이미지와 더불어 사회를 향해 역시 거침없이 내뱉는 발언으로 이미지가 형성되어있다.

때문에 김구라와 김장훈은 명랑히어로의 양대축으로 경쟁구도를 만들 수 있다. 프로그램에서도 김장훈이 나오기 전과 후에 내용의 무게와 생산성이 급격히 증가하였고, 시사예능프로인 명랑히어로의 맛과 재미를 더욱 풍성히 즐길 수 있게 하였다.

현재 명랑히어로에는 무게있는 캐릭터가 별로 없다. 반면 가볍게 웃기기만 하는 캐릭터들로 이루어져있다. 워낙이 라디오스타 멤버들이 그런 캐릭터로 밀고 나갔기 때문에 어쩔 수 없었겠지만, 중심을 잡아줄 수 있는 무게감 또한 필요할 것이다. 예능이기 때문에 가벼운 모습이 더욱 필요하긴 하지만, 시사로서의 의미를 갖기 위해서는 무게도 필요하다. 그 역할을 김구라 혼자 맡아왔지만, 게스트로서의 김장훈은 그 그림을 보다 완성도 있게 만들었던 것 같다.

김구라의 특이한 시선이 무게를 한쪽으로 치우치게 했다면, 김장훈의 다른 시선은 무게중심을 잡게 해 주는 것이다. 명랑히어로에서 김장훈을 2번이나 참여하게 한 것은 새로운 시도로 볼 수 있을 것이고 이런 계산이 깔려 있을 수도 있다. 시청자의 한사람으로 김장훈의 투입을 긍정적으로 바라보고 있고, 꼭 김장훈이 아니더라도, 비슷한 무게를 잡을 수 있는 캐릭터가 필요한 것 같다.

김구라를 견제하는 듯한 윤종신과 신정환은 견제가 아닌 깐죽에 가깝다. 어떤 의견을 심도있게 해학적으로 다가서는 것이 아니라 말꼬투리를 잡아서 주제를 희석시키는 역할에 치중하는 것 같다. 그들의 캐릭터가 그러하기에 어쩔 수 없고 그런 역할도 분명 필요하다. 하지만 좀 더 풍성하고 시사적인 그리고 풍자적인 무게와 재미가 함께 있는 프로로 성장하기 위해서는 김장훈과 같은 캐릭터가 있어야 할 것 같다.

요즘 시사적인 문제에 대해 사람들의 관심이 집중되어 있다. 그래서 단순한 예능은 시청자의 외면을 받기도 하는 것 같다. 사람들의 꽉 막힌 가슴과 억울하고 속상한 마음을 명랑히어로가 풀어주었으면 한다. 그냥 농담 따먹기 같은 말장난이 아닌 그 와중에도 뼈가 있고 의미와 깊이가 있는 해학적이고 풍자적인 이야기로 막힌 가슴을 뻥 뚫어주어 대한민국의 명랑히어로가 되길 바란다. 지금이 명랑히어로가 가장 필요한 때인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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