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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편에게는 아주 재미있는 일화가 있다. 남편이 꼬맹이였던 때의 일이다. 당시 태권도 도장에 다니고 있던 초등학생 꼬맹이 남편은 어느 날 부터인가 하루에 두 번씩 태권도 도장에 나가기 시작했단다. 아침에 한 번, 저녁에 한 번. 아침에 나갈 수 있었던 걸 보면 아마도 방학 때였나 보다.

어머님께서는 다른 아이들은 태권도 도장에 한 번만 가는데, 꼬맹이 남편만 하루에 두 번씩 가는 것이 이상하다고 생각하셨지만 그저 운동하는 것이 재미있고 좋아서겠거니 하셨단다. 그러던 어느날 그 날도 아침에 한 번, 저녁에 한 번 태권도를 하고 와서는 신이 난 꼬맹이 남편이 어머님께 활짝 웃으면서 이야기를 했단다.

'엄마, 나는 태권도 도장에 공짜로 다니고 있어!'
'???'

무슨 말인가 했더니 도장비를 내고 한 번만 가면 돈을 내고 다니는 것이지만 두 번 가니까 공짜인 셈이라는 거였다. 게다가 사범님께서 여러 번 와도 괜찮다고 하셨기에 마음껏 공짜로 다닐 수 있게 됐다며 해맑게 웃더라는 것이다. 그 모습이 귀여워 보여서 허허 웃고 마셨다는데,

어느 날 공짜로 다니는 것에 재미가 들린 꼬맹이 신랑이 돈을 벌어야겠다며 무리를 하기 시작했다. 공짜로 도장에 다니는 것에 성이 안 찬 나머지 아침에 한 번, 점심에 한 번, 저녁에 한 번, 이렇게 세 번 도장에 나가서 돈을 벌어 와야겠다는 것이었다.

태권도를 하는 것을 좋아했기에 가능한 일이었겠지만 온종일 태권도를 하러 가서 매번 땀을 흘리며 운동을 했으니 어린 것(??)이 얼마나 피곤했을까? 역시나 일주일 하더니 몸살이 나서 역시 제 나이에 돈을 번는 것은 너무 힘든 일이라는 것을 스스로 깨닫고 그 이후부턴 공짜로 도장에 다니는 것에 만족을 했단다.

UAE Emarati emarat امارات اماراتي
UAE Emarati emarat امارات اماراتي by Bu_Saif 저작자 표시


그랬던 꼬맹이 신랑이 어엿한 직장인이 됐다.

퇴근 후 집에서 같이 저녁 식사를 하는데 남편이 예의 귀여운 웃음을 지으며 좋아한다.

'여보, 나 오늘 6천원 벌었어!'
'???'

무슨 말인가 했더니 회사에 00도너츠에서 쓰는 것과 똑같은 커피 기계와 커피가 선물로 들어왔단다. 아침에 한 잔, 점심 먹고 한 잔, 일하다가 졸러서 한 잔 마셨으니 도합 6천원을 번 셈이란다. 오늘은 회사가 너무 바빠서 누구도 우유를 못 사왔는데, 우유만 더 넣어서 먹으면 커피값이 올라가니 다음부턴 더 돈을 많이 벌 수 있겠다며 좋아했다. 말하는 것도 참 귀여운 우리 다솔이 아빠다. 잠시 생각에 잠긴 듯 하더니,

하루에 백 잔 마시면??? 커피를 하루에 백 잔 마시면 대체 얼마를 아낀 셈이야? 고액 연봉자 부럽지 않겠다고 하는 다솔이 아빠.

당연히 우스개소리지만 고액 연봉자 되기 참 쉽다.

Happy President's Day
Happy President's Day by Cayusa 저작자 표시비영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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