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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치수 작은 청바지를 울며 겨자 먹기로 구입하게 되었다. 내겐 너무 작은 청바지이지만 너무 예뻐서 결코 포기할 수 없기에 나는 매일 집에서 그 청바지를 입고 있다. 텔레비전을 볼 때도 컴퓨터를 할 때도 심지어 밥을 먹을 때도 낑낑대면서 그것을 늘리고 있다 보니 요즘 온통 신경이 다이어트에 쏠려 있다.

서점에서 책을 봐도 다이어트, 길거리에 뿌려지는 광고지 속에서도 다이어트, 눈만 돌리면 다이어트라는 글자만 매직 아이처럼 보인다. 그러다 보니 현대 사람들의 염원이 다이어트가 아닌가 하는 생각도 드는데, 영원한 내 친구 인터넷에서 최신 다이어트 동향을 살펴 보면서 뭐니뭐니 해도 운동이 최고라는 것은 또 한 번 깨닫게 됐다.

그렇지만 운동 못지 않게 중요한 것이 바로 식이요법. 무조건 적게 먹으면서 단기간에 살을 빼게 되면 그것이 요요로 돌아와서 더 뚱뚱해지는 지름길이 된다. 음식을 불규칙적으로 먹거나 전혀 안 먹게 되면 몸은 본능적으로 비상사태에 돌입하게 되고 언제 필요한 영양소를 얻을 지 모르기 때문에 음식을 먹는 족족 흡수하고 저장하게 되는 것이다. 영양의 균형이 깨지게 되는 원푸드 다이어트가 100% 실패하는 요인도 그것이고 금식이나 초절정 소식이 결국에는 더욱 나쁜 결과를 초래하는 까닭도 그러하다. 그리고 무엇보다 내가 끼니를 '굶는다'는 것은 상상조차 할 수 없다.

보통 1200kcal 정도의 열량은 먹어 주되 그것보다 훨씬 더 많은 에너지를 소비하고 근육 운동과 유산소를 병행해야 제대로 된 다이어트를 할 수가 있다. 근육이 없으면 기초대사량이 낮아져서 운동의 효과를 내기가 힘드며 유산소를 함께 할 때 지방을 더 빨리 태워버릴 수 있다. 그리고 이제 비키니 입을 시기도 지났으니 너무 마음을 급하게 먹지도 말며 한 달에 2~3Kg 정도도 체중을 줄이는 것을 목표로 천천히 인내심을 가지고 다이어트에 임해야 한다. 아, 하루에 물을 8잔 이상 마셔주는 것도 잊지 말자. 너무 유식한가? 그런데 왜 나는 기초대사량이 평균 이하이고, 근육량이 거의 없으며, 왜 한 방에 날씬해질 수는 없는지를 고민하는가? 역시 이론과 실제는 다르다.

허벅지에 꽉 끼어서 옴짝달싹 하지 않고 있는 고가의 청바지를 보니 마음을 느긋하게 먹을래야 먹을 수가 없다. 인터넷에서 알게 된 방법 중 솔깃한 것이 있었는데 바로 야채수프 다이어트. 몸에 비타민과 미네랄이 충분해야 다이어트가 더 잘 된단다. 적게 먹고 나물류만 먹어도 살이 안 빠지는 이유가 바로 비타민과 미네랄 부족 때문이라고.

특히나 내가 신봉하고 있는 방송 '생로병사의 비밀'에서 소개한 내용이라고 하니 더욱 믿음이 갔다. 별로 어렵지도 않았다. 양파, 단호박, 당근, 양배추 각 50g에 물 800g만 있으면 재료 준비 끝! 모든 야채들을 아주 잘게 썰어 준 다음, 물을 넣고 센 불에 5분, 끓기 시작하면 약한 불로 20분 끓여 주기만 하면 된단다. 끓인 수프 중 맑은 국물만을 하루에 한 잔 200ml씩 먹으면 살이 쏙쏙 빠진다니 얼마나 간단한가.


바로 이거다 싶었다. 그런데 막상 하려니 망설여 지는 것이 한 두개가 아니다. 야채 값이야 날씬해 진다는데 그 정도 투자를 못 할까마는 그 딱딱한 단호박을 잘게 썰 용기가 나지 않았고, 채소의 무게를 정확하게 잴 저울이 없다는 것이 또 걸렸다. 게다가 자주 야채 수프를 끓여 줘야 할 텐데 그만한 부지런함이 내게 있었던가? 역시 게으른 여자는 예뻐질 자격이 없는 것이었다.

인터넷에서 야채 수프를 먹고 성공한 사례를 찾아 보려고 했으나 많은 사람들이 시작만 했을 뿐 과정과 결과를 소개해 준 글은 하나도 없었다. 아, 이걸 해야 하나 말아야 하나. 아직도 고민중이다. 야채 수프를 드시고 다이어트에 성공하신 분들은 꼭 그 성공담을 널리 알리셔서 나 처럼 갈림길에서 고민하고 있는 사람들에게 희망을 주시기를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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