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누구나 이름만 들어면 척하니 알아차리는 유명한 사람들, 그들에 관해 더 알고 싶을 때 쓰는 가장 손쉬운 방법은 인터넷 검색창에 알고 싶은 사람의 이름을 치는 것이다. 인터넷은 우리가 이름만 써 넣으면 생년월일에서부터 최근의 근황까지 친절하게 알려준다. 그런데 인터넷 세상 속에는 정말 유명한 사람들만 존재할까?


내가 근무하는 곳에서 동료와 함께 컴퓨터를 하다가 쉬는 시간에 자신의 이름을 검색하고 있는 그녀의 모습을 봤다. 좀 의아한 생각이 들어서 무엇을 하느냐고 물어봤더니 1년에 몇 번씩은 검색창을 통해 자신의 아이디와 이름을 검색해서 혹시나 남아 있을지 모르는 부끄러운 흔적들을 지워줘야만 한단다. 응? 무슨 말인지 잘 몰라서 자세히 얘기해 달라고 했더니 그녀는 대뜸 자주쓰는 아이디가 뭐냐고 묻는다. 검색창에 내가 즐겨쓰는 아이디를 써 넣고 검색해 봤더니, 정말 많은 자료들이 꾸역꾸역 나오는 것이 아닌가?


나는 유명인사도 아니고 그동안 별로 드러내고픈 성과를 거둔 것도 없어서 과연 어떤 내용들이 인터넷에 남아 있을지 걱정부터 됐다. 대학생때부터 몇 개 안 되는 아이디를 가지고 각종 사이트나 게시판에 글을 남기고, 카페에 가입해서 활동을 했던 모든 내용들이 적나라하게 드러나는 순간이었다. 대학원 재학시절 학교로 아침마다 샐러드를 배달시켜 먹었는데 배달 오류가 있었던지 그것에 관한 내용을 문의하는 글에서부터 각종 이벤트에 응모 및 당첨 된 내용들과 카페에 호기심으로 올려두었던 지난날의 기막힌 사진까지 부끄러운 흔적들이 가득했다.

예전에 그런 글들을 쓸 때야 다 이유가 있었겠지만, 밤에 쓴 편지를 아침에 읽기가 힘들 듯 몇 년 묵은 옛 게시물들은 얼굴이 달아오르게 만들었다. 나는 오랜 시간을 들여서 없애고 싶은 나의 흔적들을 하나하나 다 지웠다. 그럴 일은 드물겠지만 누군가 내 아이디를 검색창에 쳐 봤다면 그동안 인터넷을 통한 나의 행적들을 다 보았을 것이 아닌가. 정말 난감한 생각이 들었다. 나도 1년에 한 번씩은 검색창에서 나를 검색해 볼 필요가 있다는 것을 절감했다. 나처럼 오랫동안 인터넷을 사용해 오면서 여기 저기 많은 흔적들을 남겨 두신 분들은 지금 검색창에 자신의 아이디아 이름을 쳐 보시길 권해드린다. 어쩌면 얼른 지워야할 게시물이 있을지도 모르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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