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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기가 정말 '아기'인 시간은 무척 짧아요.
물론, 다 큰 연인에게도 아기라고 부르거나 (좀 민망했던지 '애기'라고 부르기도...)
어린이 티가 팍팍 나는 초등학교에 다니는 아이에게도 아기라고 부르는 엄마가 종종 있긴 하지만요~
실제로는 태어난지 한 달까지는 '신생아'
태어난지 일 년이 될 때까지를 '아기'라고 부르는게 맞는 표현이랍니다.
그 후로는 아이, 어린이가 맞는 거죠.


아무튼 2009년 9월 생 다솔 군이 아기였을 때의 모습이 새록새록 떠오릅니다.
모유도 잘 먹고, 이유식도 잘 먹어서
오동통 살이 오를 데로 올라, 보기도 좋고 건강한 아기 때...... .




'아기'가 '아기'였던 시간은 너무나도 짧아서,
태어난지 얼마되지 않은 것 같은데 (실제로는 만4년도 채 되지 않았어요!!)
벌써 아무거다 다~ 먹고 청년 티를 폴폴 풍기며 제 앞에 서 있네요.


다솔이가 우리 나이로 세 살 (태어난지 2년이 약간 넘었을 때)이 되던 해에
동생 다인이가 태어났잖아요~




이제는 다인이도 훌쩍 자라, 오동통 했던 아기티를 모두 벗고
제 오빠와 둘이서 온 동네를 누비고 다니는데요~


다솔이는 어느 순간, 우리집에 걸려 있는 액자들이 모두 동생 '다인'이 사진이라는 걸 느끼게 됩니다.
그러고 보니, 앨범들 속에 있는 사진들도 모두 동생 사진들뿐...... .
왜 엄마, 아빠가 다인이 사진들만 골라서 액자로 만들었는지, 왜 다인이 사진들이 가득한 앨범이 이렇게 많은지
다솔이는 질투도 나고 부럽기도 하고 속상하기도 했습니다.


그러나,,,





다솔이가 다인이라고 생각했던 사진들은, 실제로는 다솔이의 어린 시절... 아기 때의 모습이었어요.
물론 그 중에는 다인이의 사진도 섞여 있지만 말예요.


제가 다솔이에게 이건 다솔이가 아기였을 때 사진이야.
다솔이도 예전에는 이렇게 머리카락도 없었고, 기어 다녔고, 아기 카시트에 앉아 있었어...


아무리 설명을 해도,
아니야, 이건 다인이야. 동생이야. 아기야...라고 하며 속상해 하기에,
제 마음도 덩달아 속상하고 안타까웠었지요.
다솔이가 계속 오해를 하니, 더 이상 아기 사진을 가지고는 얘기를 하지 말자며 잊고 있었는데,


어느 날부턴가 다솔이가 무수한 아기 사진들 틈에서 자기를 콕콕 골라내며
'내가 아기였을 때~~' 과거 얘기를 하기 시작했습니다.


아직 어린 다솔이가 이해하기에는 어려운 개념이었을텐데,
밥 먹고, 우유 먹고, 고기 먹고, 과자 먹고, 사탕 먹고... 성장을 하면서 생각도 같이 깊어진 것 같았습니다.
그리고 어린이집 선생님들의 놀랍고 존경스러운 가르침도 있었을 테죠.


내가 아기였을 때는 엄마 뱃속에 들어 있었어. 내가 아기였을 때는 말을 못했었어.
내가 아기였을 때는 머리카락이 없었어. 내가 아기였을 때는 이렇게 이렇게 기어서 다녔어....
다솔이는 하루에도 몇 번씩 자기가 아기였을 때의 이야기를 해 주는데요~
우리 아이들의 몸이 훌쩍 자라듯,
마음도, 생각도 (엄마가 알아채지 못하는 동안) 쑥쑥 자라는 것이
정말 신기하고 고맙습니다.


 

다솔이가 아기였을 때도,
어엿하게 자라난 지금도 엄마는 다솔이를 (그리고 다인이를) 변함없이 사랑하고 있다는 걸
그 영원불변의 마음도 아이들이 깨닫게 되길 바라 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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