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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기는 다시 남해 예술촌입니다.
(관련 글 : 남해 원예 예술촌 '아이와 함께'라면 이렇게 즐겨 보세요~ http://hotsuda.com/1234)


오랫만에 떠났던 여행이라 작은 꽃 하나, 시든 나뭇잎 하나라도 더 보겠다며 걷고 걷고 또 걷는 저와 남편 뒤에서 '배고파~'를 연발하는 꼬맹이 하나. 늦잠을 자서 아침을 굶은 다솔 군의 볼멘 목소리가 십 여분째 계속 됩니다. 저를 닮아 기상과 동시에 치즈라도 먹어야 울음을 그치는 다인이와 달리 다솔이는 신경 써서 챙기지 않으면 시간이 없을 땐 끼니를 놓치기 일쑤. 아침 일찍 떠나와야 했던 이번 여행을 서두르느라 다솔이는 아침을 먹이지 못했었거든요.


원래 일정은 남해 예술촌에서 밥을 먹는 것이 아니었으나 아이가 배고프다고 발을 동동 구르는데 시간을 더 지체할 수가 없었어요.




저희는 남해 예술촌 안에 있는 식당인 '음식이 있는 정원'에서 밥을 먹고 배를 든든히 한 후 나머지 꽃구경을 하기로 했습니다.




근사해 보이지는 않지만 남해라는 지역색에 맞게 멸치쌈밥도 있고, 멍게 비빔밥도 눈에 띄네요. 아이들이 좋아할 만한 메뉴도 몇 가지 있습니다. 5분 거리에 독일 마을이 있어서인지 독일소시지 정식도 판매를 하고 있었어요.




생각보다 훨씬 더 넓고 꽤 괜찮은 원예예술촌 안 식당. 규모에 비해 손님이 적은 편이어서인지 실내가 조금 어둡고 조금 추운 것이 흠이었어요. 그래도 주인 아주머니께서 무척 친절하셨답니다.




추울까봐 내내 유모차에 태워 꽁꽁 싸매 두었던 다인 양도 탈출 시키고, 본격적으로 먹을 준비를 해 봅시다.




제가 주문한 새싹 비빔밥과,




남편이 주문한 멍게 비빔밥이에요. 멍게 비빔밥은 거제도에서 한 번 먹어 봤었는데, 그 땐 네모 모양으로 냉동된 멍게가 나왔었는데, 원예 예술촌에서는 생멍게를 양념장에 무쳐서 갖가지 채소와 함께 비벼 먹는 방식이었어요.




이만하면 꽤 정갈한 밑반찬에 따뜻한 된장국까지. 아이들은 밑반찬과 밥을 먹이면 되지요.
비빔밥도 그렇고 반찬도 그렇고 맛있던데요? 배고팠는데 이 안에서 먹길 잘했다 싶었습니다.




식욕이 왕성한 다인 양은 비빔밥이 맛있게 비벼지는 과정을 아주 흥미롭게 지켜 보고 있습니다. 잘 먹는 아기가 예쁘죠? 절 닮아서 밥도 잘 먹고 아주 효녀가 따로 없습니다.




쓱쓱 잘 비벼서 한 입 크게 먹는 아빠의 모습을 꼴까닥 침을 삼키며 보고 있는 다인이에요. 다인이는 시금치, 콩나물, 된장과 함께 밥을 먹었고요,




다솔이는 다솔이가 좋아하는 반찬 중 하나인 멸치(다솔이는 멸치를 좋아해서 생멸치도 과자처럼 잘 먹거든요.)랑 나물이랑 해서 밥을 먹었어요.




남냠냠~ 아이들이 먹는 모습만 봐도 엄마는 배가 부르다는 말이 있던데, 정말 그런가요? 아직 전 진정한 엄마가 되려면 멀었나 봐요~


배고프다고 징징대던 다솔이가 몇 숟가락 먹지 않고 딴청을 피우자 제가 다솔이 몫의 밥까지 다 먹어 버렸는데요, 밥이 제 앞에 있을 땐 먹지도 않고 다른 거 하고 놀더니 막상 제가 밥을 다 먹어 버리자 어찌나 서글프게 울던지...... 급 미안해지더라고요. 앞서서 올린 원예 예술촌 관련 글에서 다솔이가 운 이유는 바로 제가 다솔 군의 밥을 다 먹어 버렸기 때문이었답니다.




남해 원예 예술촌은 입장료가 어른은 5천원, 36개월 이상 어린이는 2천원이에요.  어떤 볼거리가 마련 돼 있는지 안내문에서 살짝 미리 볼 수 있는데, 사진보다 실물이 훨씬 더 예뻤어요.




실제로 원예 예술촌에서 거주하시는 분들도 계시고, 보여주기 위한 건물도 있어요.




입구에서부터 예쁜 조형물이 다양해서 아기자기한 볼거리가 많았어요.




남해 원예 예술촌의 관람 시간은 아침 9시부터 오후 6시까지.
천천히 보려면 2시간 이상 걸리고, 안에서 식사까지 하신다면 더 여유롭게 들르셔야 해요.

 

 



계단 없는 길을 선택해서 갈 수가 있기에 저희 처럼 아이가 있거나 유모차를 가져 간 경우에도 편하게 원예 예술촌을 둘러 볼 수 있어요.




정말 예쁘죠? 프랑스식 정원이었는데, 자세히 들여다 봤더니 그 속은 중견 배우 맹호림 씨가 운영하는 카페였어요. 커피와 함께 달콤하고 달달한 단팥죽도 판매하고 있으니 잠시 추위를 녹이기에도 좋을 것 같았답니다.




이국적인 의상과 소품을 파는 작은 가게도 있었어요.




핀란드식 정원과 집도 예뻤고,




저 눈꽃 무늬는 어느 나라였더라? 지금은 잘 생각이 나지 않지만 모든 집과 정원의 테마는 각각 표지판을 세워 자세히 설명해 두고 있어요. 아이들과 이야기를 나누면서 하나하나 보기에 좋아요.




눈에 익어 단번에 알아 봤던 일본식 정원.




이 곳은 원예 예술촌의 명소가 돼 버린 박원숙 씨의 린궁인데요, 카페베네예요. 카페베네르르 이런식으로도 지을 수 있구나 잠시 감탄을 했었답니다.

 



모든 집들이 너무나도 예뻐서 남편과 함께 구경을 하면서 이 다음에 우리집은 어떤 모습이면 좋을까? 행복한 고민에도 빠져 보고... 다솔이는 풍차를 무척 좋아했어요.




이런 근사한 우체통이 있다면, 남편에게 연애편지를 써서 슬쩍 넣어 두고 싶네요. (지금은 우체통이 없어서 편지를 안 쓴다는 얘기??)




저희 가족이 원예 예술촌에 갔던 때가 늦가을 이른 겨울이라 더 많은 꽃들을 보지 못한 게 너무 아쉬웠는데요, 그래도 또 다른 매력을 느낄 수 있어서 정말  좋았습니다. 아직 원예 예술촌에 들러 보지 못한 분이라면 그림같은 집과 예쁜 정원을 보러 한 번 가 보시는 것도 좋을 것 같아요. 눈과 가슴을 흐뭇해지거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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