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응형


아이와 함께 나선 동네 산책 길~
오랫만에 비가 그쳐 보송보송 기분도 좋고 아이와 함께라 더 좋았던 그 날 저녁,
아이가 제 등 뒤를 바라 보며 크게 소리를 칩니다.


엄마!! 쟤가 나한테 인사를 해~
응? 뭐라고??
쟤가 나한테 안녕하고 인사를 한다고~
(동네니까 어린이집 친구를 만났겠거니 생각하고 무심코 고개를 돌리며)
누가?
쟤! 쟤가!!
...


저는 사람 좋은 웃음을 허허허 웃으며 다솔이를 향해 손을 흔드
경비원 할아버지와 눈이 딱 마주치고 말았답니다.
!!!!!!!!!!!!!!!!!!!!!!!!


다솔이 대신 고개를 꾸벅 숙여 인사를 하면서,
일부러 크게 다시금 (몇 번을 반복해서 가르쳤던 건데도 아직 개념 이해가 안 되나봐요~) 설명을 해 주었어요.
'너, 얘, 쟤'는 친구나 동생한테만 말하는 거고,
엄마, 아빠, 할머니, 할아버지, 선생님, 아저씨, 아줌마한테는 쓰면 안 된다고
.
그냥 이름(지칭어를 이름이라고 생각하고 있거든요~ 유일하게 아빠와 삼촌, 다인이 이름은 압니다만...)으로 부르라고 말예요.




또 이런 일도 있었어요.
다솔이가 재밌게 알콩달콩 얘기를 하는 중이랍니다.


나 오늘 너 집에 가고 싶어.
왜???
니가 예쁘니까.
하하하하하~~


하하하하하~~ 웃는 '너'는 바로 다솔이의 외할머니,
다솔이가 외갓집에 가고 싶다는 표현을 하고 있는 중이었어요.
아직 서툴어서 우리말을 배운지 얼마 안 돼 자꾸만 실수를 하는 외국 사람처럼
다솔이는 아직 높임말이나 언어의 체계를 완벽하게 이해하지는 못하고 있지만, 그래서 난처한 경우도 종종 있지만,
제가 느끼기에는 다솔이의 언어 발달이 엄청난 수준이라서
저는 거의 매일 감동의 도가니에 빠져 있는데요~


<언어 관련 다른 글 보기>
28개월 다솔이는 언어 폭발 중! '아이가 말을 더듬어'도 염려 마세요.
http://hotsuda.com/1027


우리가 왜 자기의 이름을 부르며 말을 하는 어른을 유치하다고 말하는 줄 아세요?
예를 들면, 다 큰 어른이 '예슬이 배 고파, 예슬이 오늘 피곤해, 예슬이는 오빠를 좋아해'라는 말에
왜 손발이 오그라들고 머리카락이 쭈뼛 설까요?
아이들이 '나'의 개념을 가지기 전에 다른 사람이 이름으로 부르니까 당연히 자신을 지칭하는 말이 이름인 줄 알고,
다솔이 배고파, 다솔이 피곤해, 다솔이는 엄마를 좋아해~ 라고 하는 말을, 알 거 다 알아야 하는 어른이 따라 쓰고 있기 때문이지요.


다솔이도 말이 많이 늘면서, 하루에도 몇 번씩 다솔이가~ 다솔이는~ 다솔이~ 다솔이....하더니
어느 순간 부터 '나'라는 말을 하기 시작하더라고요!!
저는 깜짝 놀라서 칭찬을 해 주고, 다솔이가 '나'를 어떻게 사용하는지 가만히 들어 봤었는데요~
한참 동안이나 '할머니 나 집에 와, 나 장난감...' 등으로 '나'를 사용하던 다솔이가
'내 집'에서 '우리집'으로 점점 더 언어(모국어인 한국어)의 발달을 이룰 때 와우... 어찌나 신통방통한지 감탄이 절로 나왔어요.


그 뿐인가요?
외국인들이 머리카락을 쥐어 뜯어며 어려워 하는 조사의 사용도 다솔이는 자유자재예요.


엄마, 나 먹고 싶어.
엄마, 다인이는 말고 나 안아 줬으면 좋겠어.
엄마, 자고 일어났더니 침대에 다인이랑 나랑 둘이 있었어.
... 거의 환상적이니 않나요?
(국문과 나온 엄마의 엉뚱한 환호.)


아이의 키가 자라고 몸무게가 늘고 발달이 일어나는 순간도 감동적이지만,
언어가 자라고 어휘력이 늘어서 저를 깜짝깜짝 놀라게 하는 순간도 정말 감동적인 것 같아요.
최근 다솔이에게서 들은 가장 완벽했던 한 문장은요~
나는 세상에서 엄마가 제일 좋아! ---캬~~ 기가 막힙니다.
기술 점수 100점에 예술 점수도 100점이에요.




한 편, 21개월 3살인 우리 다인이는요~
'엄마, 물 줘~' 3음절의 문장을 구사할 줄 아는데요~
(다른 말을 3음절로 말하는 것은 아직 한 번도 듣지 못했다는 것이 함정.)


보통 아이들이 돌이 지나면
엄마, 밥, 물, 집...등등 한 음절의 말을
두 돌이 지니면
'엄마, 물', '집 가', '맘마 줘' 등등의 두 음절의 말을,
세 돌이 지나야 3음절의 문장을 말할 줄 알게 된대요.


아이가 말이 늦다고 걱정할 필요는 별로 없는 것 같아요.
인내심을 가지고 기다려 주면,
곧 조잘조잘 귀가 따갑도록 엄마를 불러 대며 말을 쏟아 낼 때가 오겠죠.
둘째들은 그 날이 조금 더 빠를게 분명하니 너무 조급해하지 마시고,
느긋하게 기다렸다가, 아이가 만들어내는 환상적인 언어 조합에 감탄을 하시고,
아이가 하는 참으로 듣기 좋은 말에 감동을 하시면 된답니다.



 
 
 

 
반응형
반응형



아마 그 때도 저는 침대에 '잠시... 아주 잠시...' 누워서 잠깐 쉬고 있었던 것 같아요.
거실에는 남편이 아이들과 함께 놀아주면서 텔레비전을 켜 두었었는데,
저는 안방 침대에 누워 있었으므로 정확하게 어떤 내용이었는지는 알 수 없으나
텔레비전 속 영상을 보고 다솔이가 한 마디 합니다.


'엄마랑 똑같네!'
그 뒤 남편의 웃음 섞인 목소리...
'엄마랑 똑같지~ 엄마처럼 코~자고 있지?'
'응... 엄마는 잠만 자'
'아빠는?'
'아빠는 일 해~'
.
.
.

예전에 어떤 교육 프로그램에서
아이에게 그림을 그려서 마음 속에 있는 엄마, 아빠의 이미지가 어떠한지를 알아 보는 시간을 가졌어요.
아이는 천진난만하게 그림을 그렸고
그림 속 엄마의 얼굴은 화만 내는 마녀, 아빠의 모습은 소파에서 자고 있는 모습이었죠.
그 방송을 본 후 '나는 저러지 말아야지~ 아이와 조금 더 많은 시간을 보내야지...' 다짐 했었는데
몇 년이 지난 후
아이에게서 엄마는 잠만 잔다는 말을 듣고야 말았습니다.


뭐... 솔직히 말해서 억울한 구석이 전혀 없는 건 아니에요.
아이와 책도 읽고, 같이 블록 쌓기도 한 다음(조금 시늉만 했을지라도...그래도...)
애들 아빠와 교대를 하고 잠시 침대에 누운 것이었는데...... . 
억울, 억울, 억울, 억울, 억울.
그러고 보니 아침에도 저는 잠을 쿨쿨 자는, 침대형 엄마였네요~~


아침에 저를 깨우는 것은 다인, 아니면 다솔인데요,
다인이는 아직 말을 잘 못하니 제 배 위에 털썩 엎드려 충격을 주는 것으로 저를 깨우고,
다솔이는 '엄마, 일어나~ 저것 봐. 아침이 왔어~' 하며 저를 흔드는데,
저는 게슴츠레 눈을 떠 시계를 확인해 보고 제가 생각했던 시간 보다 조금이라도 이르면
고래고래 소리를 쳐서 남편을 부릅니다.
우리 중 가장 먼저 일어나, 다른 방에서 일을 하고 있는 남편에게 아이들을 떠넘기기 위해서죠.

 

'아이들이 깨어 있는 시간에는 되도록 아이들과 많이 놀아 주자.
아이들이 잠을 자면 그 때 내 할 일(블로그 등등...)을 하자'는 것이 제가 정해 놓은 규칙이라
어떨 땐 밤 늦도록 컴퓨터 앞에 앉아 있게 될 때도 있어요.
그러다 보니 자연스레 아침 시간엔 굼벵이가 되고 침대 속에서 꿈틀꿈틀 못 일어 날 때가 많은데,
그 모습이 다솔이의 마음 속에는 잠만 자는 엄마로 각인되었나 봐요.


예전에 아동 심리 전문가 선생님이 하루에 30분 정도만 아이와 신나게 놀아 주면
아이는 더 이상 보채지 않을 거라고 하셨었는데~ 그 말을 전적으로 믿었었는데...
우리 아이에게는 고작 30분은 짧은가 봅니다.


허거걱~ 갑자기 드는 생각!
백 번 잘 해도 한 번 잘못하면 미운 털이 박히는게 시집살이라더니,
시집살이 보다 더 무서운게 자식살이(?)인가요?


하긴, 결혼 전 밥을 너무 천천히 먹어서 다 먹는 데 20분 이상 걸리는 저에게
아빠께서 그러다 시집 가서 시어른과 밥 먹을 때 어쩌려고 그러느냐고 걱정 겸 잔소리를 하셨었는데~
저는 며느리가 되고 나서도 너무나도 당당히 제가 먹고 싶은 속도대로 밥을 천천히 먹었었어요.
그러다 첫 아이를 낳고부터는 대접에 밥, 반찬, 심지어 국까지 한 데 섞어
밥을 마시듯 헤치우기 시작했으니,
시어머니 보다 더 무서운게 자식이 맞긴 맞네요.


잠만 자는 엄마를 면해 보고자 오늘은 감기는 눈을 억지로 뜨고 일찍 일어나
아침부터 같이 놀아 주었고, 저녁에 놀이터도 한 번 다녀 왔는데요~
얼마나 오래 갈른 지는 저도 잘 모르겠습니다.






반응형
반응형


4살 반에 어린이집에 보냈으니 이제 어린이집에 보낸지 일 년 정도가 지난 5살 다솔입니다.
느즈막히 어린이집에 보내 어느 정도 면역체계를 갖춘 다음에 단체 생활을 하게 돼
다솔이는 어린이집에 다니기 시작하면서도 별로 아프지 않고 건강을 유지할 수가 있었어요.
대신 다른 아이들보다 늦게 제대로 된 생활 습관을 배우고, 학습 태도를 익히느라 스트레스는 있었을 거예요.


뭐든지 천천히 시간을 두고 진행을 해야 만족하는 아이의 성격상
어린이집에 적응을 하는 데에도 오래 걸렸을 것 같아요.
다른 친구들은 어린이집의 수업 방식에 이미 적응이 잘 돼 있기에 선생님 말씀도 재깍재깍 알아 듣고
참여 시간에는 손도 척척 잘 들고 발표도 씩씩하게 잘 했는데
다솔이는 이제야 슬슬 친구들 앞에서 노래도 부를 줄 알게 되었고, 수업 시간에 적극적으로 참여할 줄도 알게 되었어요.


어린이집에 일찍 혹은 늦게 보내는 것이 장단점이 다 있는데,
어쨌든 어린이집에서 생각보다 많은 것들을 (꼭 지식적인 측면이 아니더라도) 배워 오는 것은 사실이에요.


어린이집 선생님께서 (기분 좋으라고 하신 말씀이겠지만~) 친구들이 다솔이를 좋아한다며,
여자 친구 중 누구누구가 다솔이가 등원 하기만을 기다리고,
남자 친구 중 누구누구는 서로 다솔이 옆자리에 앉겠다고 작은 다툼이 있었다고 말씀해 주셨는데요~
내 아이가 친구들에게 인기가 있는 것은 정말 기분 좋은 일이잖아요?


아이에게 여자 친구 이름을 대면서 '별이(가칭)가 다솔이를 좋아하는 것 같은데~' 했더니
다솔이가 펄쩍 뛰며 아니라고 아니라고 손사레를 치는 거예요~
그러더니 남자 친구 이름들을 대면서,
'아니야, 나는 달이(가칭)가 제일 좋아~, 철수도 좋고, 영수도 좋아(모두 가칭)' 하는게 아니겠어요?


뭐지 이 녀석?? 벌써 성별을 구별할 줄 알게 되었잖아~
여자 아이를 좋아하는 것이 수줍은 일이라는 걸
도대체 5살 (40개월이 지났을 무렵부터) 아이가 어떻게 깨닫게 되었을까요?




이 파파라치 컷은 다솔이가 여러 친구들과 함께 놀다가
여자 친구 한 명이랑 둘이서만 조용히(?) 밀담을 나누고 있는 게 귀여워서 멀리서 찍은 것인데요,
사진이 찍히는 걸 눈치챈 아이들이 화들짝 놀라며 도망을 갑니다.
!!!!!!!!!!!!!!!!!!!!!!!!!!!!!!!!!!!!
뭐라고 한 것도 아닌데...


저는 아이들이 엄마, 아빠...가족들 말고도 친구들을 좋아하는 마음이 생기고 깨닫는 것이 무척 신기했는데
그 마음들과 구별해서, 벌써부터 동성 친구를 좋아하는 것은 당당하고, 이성 친구를 좋아하는 것은 비밀인 것이 너무너무 놀라워요.


사실 다솔이 또래의 아이들에게는 이성 친구(특별히 한 명만 콕 찍어 사귀는) 보다는
두루두루 많은 친구들과 다양하게 사귀는 것이 사회성 발달에 훨씬 더 좋거든요?
어른들이 장난삼아서 꼬꼬마 아이들에게 우리 사위입네~ 누구랑 누가 사귀네~ 얘네들은 나중에 결혼할 것이네~ 하는 것이
결코 아이들의 정서 발달에 긍정적이지 않다는 말씀이에요.
초등학생에게 너 여자친구(혹은 남자친구) 있냐고 묻는것도 별로 좋지 않은 행동이랍니다.
두루두루 여러 친구들과 사귀고, 싸우고, 화해하고, 또 새로운 친구를 만나고, 관계가 소원해지고, 다시 친해지고...
하는 모든 과정을 거치면서 아이들의 생각이, 마음이 깊어지고 넓어지는 것이거든요.


그래서 저는 아이에게 남자 친구의 이름을 대면서 그 친구를 좋아하는 구나~ 물어 보기도 하고,
여자 친구의 이름을 대면서 그 친구랑 친하구나, 좋아하는 구나~ 물어 보기도 하는데요,
다솔이는 남자 친구와의 관계를 물었을 때는 호불호가 분명해서 "좋아! 싫어!!" 분명하게 잘 대답하는데,
여자 친구의 이름만 나오면 대답하기 싫고 민망해서 실눈을 뜨고 고개를 도리도리 흔들면서 무조건 싫다고 하더라고요.


그동안에는 아이들이 유치원에서부터 특별한 남자 친구, 여자 친구를 정해 두고 그 아이하고만 노는 것이 (마치 연애하듯)
어른들의 부추김에 의한 거라고 생각을 했었거든요?
그런데 아이를 키워 보니,
이성에 대한 호기심, 좋아하는 마음도 선천적으로 타고 나는 것 같아요.
일부러 가르쳐 주지 않아도 이성 친구를 보면 마음이 설레고 좋아하는 마음이 생기는 게 아닐까요?


5살 아이들의 '마음' 성장 속도, '감성' 발달 상황
짐작보다 훨씬 더 성숙하네요.


+++덧붙임... 3살 아이의 상황은 어떠할까요?




일찍 어린이집에 보내서 벌써 어린이집에 다닌지 육개월이 된 둘째 다인이는요,
(현재 세 살, 20개월)
어린이집에 일찍 보냈기에 잔병치레가 많았어요.
대신 적응은 무척이나 빨랐고(특히나 오빠랑 같은 어린이집에 보냈기에 더더욱) 수업 태도도 벌써 좋으며
어린이집에서 배워 온 노래와 율동을 집에서도 신나게 잘 따라한답니다.


요즘 아이들은 뭐든 다 빠른 것 같아요.
다인이는요~~
.
.
.
.
.
.
.
.


 
 
벌써 화장을 시작했어요.
틈만 나면 제 화장품들을 노리는 하이애나 다인 양.
샤워 후 보습 로션 바르는 것도 정말 좋아하고 세수 후 꼭 얼굴에 로션을 바르는데요,
제가 화장을 할 땐 아이들은 방해가 되니 주로 거실에서 놀게 하거든요?
그런데 어떻게 알았는지 화장대를 습격해서는 라텍스로 얼굴에 파운데이션을 바르는 시늉을,
립스틱을 입술에 콕콕콕 바르는 시늉을
아이섀도우를 눈에 바르는 시늉을...... . 그렇게도 정확하게 잘 하는지 신기할 따름입니다.
 
 
3살 아이, 벌써 여자가 되었네요. 



 

반응형
반응형
 
 
 
다솔이가 이렇게 의젓하게 자랐어요.
태어난지 벌써 39개월째, 4살, 14.5kg, 97cm 다른 사람들이 보기엔 아직 작지만
다솔이가 태어났을 때의 모습을 생생하기 기억하고 있는 제 눈엔 벌써 소년같아 보입니다.
다솔이는 두 번의 언어 폭발의 시기(각 시기별로 더듬는 과정이 있었어요.)를 거치더니,
 
 
관련 글 : 28개월 다솔이는 언어 폭발 중, '아이가 말을 더듬어'도 염려 마세요.
http://hotsuda.com/1027
 
 
요즘엔 재잘재잘 자기 의사도 표현 잘 하고
가끔은 저를 위로하기도 하며
종종 아빠의 운전 습관(?)과 안위를 걱정하기도 합니다.
 
 
아이가 말을 알아듣고 어렴풋이 이치를 깨달아 가니(그러면서도 순진무구하니!!!)
아이를 기르고 가르치기가 무척 수월해졌는데요,
예전같았음 훈육을 해도 못 알아 듣고 징징거리고 떼만 썼을 아이에게
'하얀(???)' 거짓말 공법을 사용하니
잘 조련된 말처럼 몇 가지 명령어에도 참 말을 잘 들어요. 
 
 
아이가 조금 더 자라 꾀가 들면 더 이상은 안 통하겠지만
지금은 저에게 강력한 무기가 되어 주는 하얀(하얗다고 우기는 중!!) 거짓말 몇 가지를 공개합니다.
 
 
 
 
텔레비전을 많이 보면 '당나귀'로 변해요.
 
저와 남편을 닮아 당연히 텔레비전 보는 것을 좋아하는 다솔 군.
요즘엔 세월이 좋아 원하는 만화를 원하는 때에 무한정 볼 수 있기 때문에
텔레비전을 더 많이 보겠다고 떼를 쓰는 경우가 있어요.
저녁 준비를 하거나, 설거지 및 집안 일을 할 때 텔레비전을 틀어 주고
일정 시간이 지나면 그만 보게 하고 싶은데 계속계속계속...계속계속...더 보겠다고 떼를 쓰는 경우가 많았어요.
 
 
동화 '피노키오'에서 힌트를 얻어서,
피노키오가 공연을 보고 아이들과 노는 장면의 그림책을 보여 주면서
피노키오가 텔레비전을 많이 봤더니 당나귀로(동화 내용중 변하는 모습이 있잖아요?) 변했다고 말을 해 주곤,
텔레비전에 한창 몰두하고 있는 아이에게 당나귀로 변하고 있다고 살짝 겁을 줬습니다.
당나귀로 변화하는 중이라 다리가 딱딱해지고(원래 다리뼈는 딱딱하죠)
귀가 쫑긋해지고 색깔이 갈색으로 변하는 것 같은데 어떡하냐며...걱정스러운 표정을 지으면
 
 
다솔이는 무서워져서 얼른 텔레비전을 끕니다.
그리고 책을 한아름 가져 와서 읽어 달라고 하지요.
아이들은 원래부터 엄마가 책을 읽어 주는 걸 좋아하잖아요?
책도 좋아하지만 텔레비전을 더 좋아할 뿐이거든요.
 



일단 텔레비전을 끄고 책에 빠져들기 시작하면 정말 재미있게 책을 잘 읽습니다.
이제는 자기가 스스로 텔레비전을 많이 봤다고 생각하면
다리를 은근슬쩍 만져 보고 무릎이 딱딱하니까 책을 얼른 꺼내서 읽더라고요.


아빠가 텔레비전을 너무 많이 본다며,
아빠가 당나귀로 변하면 어떡하냐며 책을 가져다 주는 다솔 군.
텔레비전 끄기 참 쉽죠잉~

 



우유를 마시면 '벌레'가 죽고 튼튼해져요.


다솔이는 모유 수유를 18개월까지 했기 때문인지 우유를 잘 먹지 않으려고 했었어요.
보통 아이들은 우유를 하루에 500ml 정도는 마시던데
우리 아이는 하루에 한 모금도 안 먹이는게 걱정이 되던차에
그동안에는 우유를 마실 수밖에 없는 환경 (놀이터에서 신나게 뛰어논 후 물대신 우유주기)을 만들었었어요.
하얀(이건 정말 하얀) 거짓말을 써 보기로 했습니다.


초코렛 등을 먹은 후 이 색깔이 변했을 때
거울을 보여 주고는 입 속에 벌레가 살게 되었다고 이럴 땐 우유를 먹어야 벌레가 죽는다고
우유 한 컵을 마시게 해 봤어요.
액체가 들어가니 자연스레 이 색깔은 돌아 왔고, 다솔이는 우유의 힘을 믿게 됐습니다.
조금 멍이들거나 살깣이 살짝 까졌을 때도 우유를 먹으면 낫는다고 우유를 마시게 했지요.


그랬더니 요즘엔 스스로 우유를 잘 마시는데요,
한 가지 부작용은 '약'은 절대 안 먹고 아플 때도 무조건 우유만 고집하는게 조금 흠이긴 해요.
이마가 찢어져서 꿰맨 후 항생제를 먹어야 했는데도,
우유 마시면 된다고 우유만 ......
다행히 항생제를 안 먹었지만 염증이 생기거나 하진 않았답니다.

 


울고 떼 쓰는 아이는 '딸랑딸랑' 아저씨가 데려 가요.



장난감을 가지고 동생과 싸울 때, 이유 없이 울고 칭얼거릴 때는
가장 무서운 사람이 바로 '딸랑딸랑'아저씨입니다.


실은 저희 동네에 주기적으로 '딸랑딸랑' 종을 치며 두부를 팔러 오시는 분이 있는데,
그 소리가 저희 집까지 매우 선명하게 들리기에
그 아저씨를 울고, 떼쓰고, 엄마 말씀 안 듣는 아이들을 데리러 온
딸랑딸랑 아저씨라고 하얀(?) 거짓말을 했거든요.


딸랑딸랑 소리가 안 들려도 그 아저씨한테 전화를 하겠다고 엄포를 놓으면
다솔이는 어쩔 수 없이 울음을 멈추고
다시는 안 그렇겠다고 엄마 말씀 잘 듣겠다고 약속을 하는데요,


아이가 말 귀를 잘 알아들으면서도 순진무구하기에, 이런 제 하얀 무기들이 잘 통하는 것 같아요.
세 가지 무기를 갖춘 저는 요즘 아이를 기르는 것이 무척 쉽답니다.
반응형
반응형



예비 엄마, 아빠들은 누구나 아이를 낳은 후 어떤 엄마(아빠)가 될 것인지, 자신의 아이를 어떤 방향으로 길러낼 것인지에 대한 청사진을 그리게 됩니다. 막상 닥치면 어떻게 될 지 장담할 수는 없지만, 이 다음에 아이들에게 '공부' 보다는 '건강'과 '행복'을 더 강조하는 부모가 되리라 다짐하기도 하지요.


저도 그랬어요. 학교 다닐 때 공부를 잘 하지 못해서 저는 고등학교에 다니는 삼 년 내내 주눅이 들어 있었고 특히 시험기간만 되면 극심한 스트레스 때문에 무척이나 힘들어 했었거든요. 그래서 내 아이에게는 공부를 열심히 하는 '노력'은 가르치되, 성적 때문에 우울해 하도록 만들지는 말자! 고 결심을 했지요.


또 어린 아이들이 너무 일찍 어린이집, 학원, 외국어 공부를 하느라 스트레스가 심하고 어떤 경우엔 그 스트레스로 인해 뇌손상까지 생긴다는 교육 방송을 본 후, 저는 되도록 늦게 아이를 교육기간에 보내기로 맘 먹었어요. (게다가 저는 전업 주부니까요.)


특히나 외국어 공부에 관해서는 가능한한 늦게(요즘엔 외국어를 늦게 가르치고 싶어도 유치원에만 입학해도 외국어 수업이 있고, 초등학교에서야 말할 것도 없잖아요.) 가르치자는 것이 제 주관이에요.


제가 국어국문학과 국어교육학을 차례로 전공한 까닭에 가치관이 그렇게 잡혀 있기도 하지만, 모국어에 대한 인식이 잡히기도 전에 너무 일찍 외국어를 가르치게 되면, 아이들은 두 언어 사이에서 긿을 잃고 헤매기 쉽고 언어를 배우며 자연스레 배우게 되는 한국 문화와 주체의식도 흐리멍텅해지기 쉬우니까요.





다솔이를 낳아서 기른지 어느새 31개월.
다솔이는 그동안 엄마 이외의 다른 사람(선생님)과 공부를 해 본 경험이 없고, 다른 아이들이 놀이삼아 배우는 영어 노래, 알파벳 공부도 해 본 적이 없어요. 그래도 30개월이 된 후부터는 문화센터에서 음악 놀이와 미술 놀이를 한 과목씩 배우고 있는데, 다솔이 친구들이 돌 지나자마자 문화센터에서(생후 3개월부터 문화센터 강의가 시작돼요.) 무언가를 배우기 시작한 것에 비해선 늦게 시작한 편이지요.


다솔이를 다른 아이들보다 늦게 가르치고 있는, 요즘의 제 마음은 어떨까요?



엄마들끼리의 모임에서 누구누구는 어떤 학습지를 시작했다, 어떤 아이는 놀이학교에 보낸다, 또 어떤 아이는 가베를 시작했고, 어린이집은 기본일 뿐 부족한 생각이 들어 미술, 피아노도 슬슬 추가할 생각이다...... 라는 얘기를 들으면 솔직히 가슴이 조마조마할 때가 한 두 번이 아니에요.


엄마들끼리의 정보 교류가 대부분 그렇듯 무엇무엇을 시작한 이후 '놀랄만한' 아이의 변화에 대한 자랑 반, 놀람 반인 '간증'을 순서대로 쭉~ 듣고 나면(저는 시키는 것이 없으니까 할 말도 없어요.) 우리애만 너무 뒤쳐지나? 하는 생각이 씁쓸한 파도가 되어 물밀 듯 밀려 오거든요.





남편도 학습지에 관해선 별로 관심이 없었는데 다솔이와 동갑인 이웃집 아이가 한다니까 솔깃한 반응을 보이더라고요. 제가 그렇게 확고했던 영어 교육에 관해서도 다솔이 또래 아이가 영어로 줄줄줄(까지는 아니었겠고, 그냥 단어 정도였지만.) 이야기를 하는 걸 들으니 속으로 내심 '우와~' 싶은거에요! 대략 낭패...... .


문화센터에도 처음 다니니까 능숙하게 참여하는 다른 아이들과는 달리, 다솔이는 수업 시간에 잘 적응하지 못하고 엄마 다리만 붙잡고 늘어지기 일쑤거든요.(조~금씩, 조~금씩 나아지기는 해요.)


내 생각이 틀렸나, 이 시대를 경쟁력 있게 살아가려면 무엇이든 일찌감치 가르치는게 맞는 것일까... 또한번 생각을 해 보았는데요, 진지하게 생각해 보면 역시나 제 결론은 같더라고요. 옆집 아줌마가 어떤 학원을 보내든, 옆집 아이가 얼마나 우수하든, 저는 정신을 똑바로 차리고 처음에 제가 세워 놓은 육아 계획대로 아이들을 키워야 할 것 같아요.


반응형
반응형



예전에 텔레비전 방송에서 이제는 엄마가 된 모 여자 연예인이 나와서 아이에 관한 일화를 하나 소개했어요. 아이가 다니는 유치원에서는 매일 아이들의 사진을 홈페이지에 올려 주는데, 뻔히 누구누구의 아이라는 걸 다른 엄마들이 알기에 유치원에 매일 등원시킬 때 옷을 신경쓰지 않을 수 없다고 먼저 서두를 꺼냈지요.


그러다 아이와 함께 식사를 하러 백화점 식당가로 갔던 날, 아이가 덥다며 겉옷을 벗었는데 어쩐지 목이 휑해보이더래요. 재빨리 자신이 하고 있던 스카프를 벗어서 반을 휘리릭 뜯어내(!!) 아이에게 둘러 주었는데 때마침 아이가 신고 있던 신발과 스카프의 색상이 절묘하게 맞아 떨어져서 정말 다행이었다며 웃더라고요.


또 다른 방송에서는 '내 아이 기죽지 않게 옷 입히기'라는 주제로 어떻게 하면 아이를 귀티나게 보일까를 신경쓰면서 아이들에게 값비싼 옷, 신발, 가방, 소품 등을 골라 코디해주는 장면이 나왔어요.


아이의 옷을 선배 언니에게 한창 물려 입히던 때라서 문득 속상해지더라고요. 옷을 한가득 얻어 왔을 땐 진심으로 기뻐했었는데, 그리고 아주 잘 입혔었는데,  갑자기 다른 집 아이들은 목도리 하나도 코디에 맡게 하는데, 우리 아이 옷장엔 죄다 색이 바래고 낡아빠진 것들로만 가득차 있구나 하는 생각에 우울해졌습니다.


분노의 검색질의 결과로 며칠 후 다솔이에게는 꽤 많은 새 옷들이 배달돼 왔답니다.




아이에게 새 옷을 입히면서 남편에게, 텔레비전에 누구누구가 나와서 이러이러한 얘기를 하더라. 갑자기 다솔이도 근사한(이 때는 아직 다인이는 없던 시절이었답니다. 글의 내용과는 상관없는 다인이의 사진을 보여 드려서 죄송해요. 너무 귀엽게 나왔기에 자랑하고 싶은 마음에 그만~ 히힛~) 옷이며 가방이며 모자며 신발을 사 주고 싶은 마음이 폭발했다. 그리고 이왕이면 좋은 것, 좋은 먹거리 등등도 해 주고 싶어지는데 왜 이럴까? 했더니,


남편이 웃으며 얘기를 합니다. 바로 엄마들의 허영심과 욕심 때문이라고요. ('명품 육아'라는 말은 제가 만들어 낸 것인데 아이를 명품으로 보이고 싶어 하는 엄마들의 육아방식 정도로 생각하시면 될 것 같아요. )


????
뭐? 허영심과 욕심 때문이라곳!!??


저는 약간 발끈하는 맘이 있었는데요, 남편의 얘기로는 외국에도 이러한 사례가 많은데, 저처럼 평범한 엄마가 연예인들의 육아 방식을 모방하느라 파산하는 경우가 많더랍니다. 외국의 연예인들은 어마어마하게 돈이 많기에 아이들 파티 등에 수 천만원을 쓰는데, 그것을 보고 일반인들의 마음에 허영심이 생겨 무작정 따라하다가 결국엔 쫄딱 망하게 된다는 뭐 그러한 얘기였는데요, 과연 그게 허영심 때문만일까요?




제가 고등학생이었을 때, 길을 걷다가 우연히 유모차를 끌고 제 옆을 지나가던 어떤 엄마들의 얘기를 듣게 되었는데요, 마침 그 주위에는 고가의 운동화를 파는 매장이 있었어요. 쇼윈도를 보며 유모차를 끌던 아이 엄마가 '앞으로 우리 OO에게는 **운동화만 신길거야.' 했었는데,


꽤 오랜 시간이 지난 지금 그 엄마의 마음을 어렴풋 이해할 것 같아요. 말로써 똑부러지게 설명할 수는 없지만 나는 못 누려 본 것을 아이에게는 누릴 수 있도록 해 주고 싶은... '어머니는 자장면이 싫다고 하셨어~'와 비슷한 종류의 마음 아닐까요?


결코 허영심 때문이라고 단정 지을 수는 없죠.




아이에게는 아까운 것이 없는 게 부모의 마음이잖아요?
하고 싶다는 거 다 하게 해 주고 싶고, 먹고 싶다는 거 다 먹게 해 주고 싶고, 갖고 싶다는 거 다 갖게 해 주고 싶겠지만, 그래도 원칙은 있어야 될 것 같아요. 다인이까지 낳고 보니 저도 우리 아이들이 어디 나가서 예쁘고 멋지게 보이길 원하고, 아이들에게 부족함 없이 좋은 건 무조건 다 해 주고 싶은 마음이 점점 더 커지지만 무작정 그렇게 기를 수는 없으니까요.


아이를 훌륭하게 기르기 위해 먼저 엄마가 훌륭해야 할텐데, 육아엔 정답이 없기에 어떻게 해야 아이를 잘 기를 수 있을지 저도 잘 모르겠어요. 아마 앞으로도 끊임없이 원칙을 세우고, 지키고, 또 어쩔 수 없이 슬쩍 어기면서 살아가게 될 것 같은데요, 그래도 우리 아이들이 엄마의 바람처럼 어디에 내 놓아도 손색 없을 인성을 갖춘 사람으로 자라 주기를 희망해 봅니다.


반응형
반응형



이제 막 두 돌을 넘긴 친구네 딸아이가 얼마 전 문화센터에서 발레 수업을 시작했다는 소리를 들었어요. 마침 오늘 전화할 일이 있어서, '그래, 아무게가 발레 수업은 잘 하고 있느냐'고 물었더니 친구는 뜻밖의 대답을 합니다. 선생님과 엄마들의 회의 끝에 결국 수업을 폐강하기로 결론을 냈다는...... .


사실 조금만 더 생각해 보면 뜻밖의 대답도 아니지요. 한창 귀여운 그 또래의 여자 아이들에게 발레 복을 입혀 놓으면 인형처럼 예쁘기야 하겠지만, 두 돌을 갓 넘긴 아이들이 선생님의 지시를 따라서 발레 동작을 할 리가 없으니까요. 그렇다고 마구 뛰어 놀게만 하자니 명색이 발레 수업인데 영 엉뚱하기도 하고, 선생님이 앞에서 아무리 열심히 가르쳐도 수업이 진행되지 않았기에 어쩔 수 없이 수업 자체를 폐강시키게 됐나 보더라고요.


아이들이 돌이 지나 걷기 시작하고, 말귀를 조금씩 알아 듣게 되면 엄마(아빠)들은 슬슬 예체능 교육에도 욕심이 생기게 되는데요, 저는 무조건 '교육'이라는 것은 천천히 시키자는 주의라서 되도록 아무것도 시키지 않고 집에서 제가 데리고 있으려고 하지만, 다솔 아빠는 지금부터 아이가 뒤쳐지기 시작하면 안된다고 하면서 약간씩 성화를 부리기도 한답니다. 이제 26개월 세 살인 다솔이에게 네 살이 되는 2012년부터는 태권도를 시키겠노라고 선언하기도 했지요.





예체능 교육 중 가장 흔하게 시키는 것이 음악 교육이죠?
남자 아이, 여자 아이 할 것 없이 요즘에는 피아노 정도는 누구나 다 배우는 추세인데요, 피아노는 왼손과 오른손을 동시에 골고루 사용하는 악기라 두뇌 발달에 도움이 된다고 익히 알려져 있잖아요? 물론 검증된 사실이고요. 그렇다 보니 다른 아이들 보다 조금 더 일찍 시키고 싶어서 서두르는 경우가 종종 있어요.


피아노 뿐만 아니라 바이올린, 첼로 등의 악기들도 아주 어릴 때부터 가르치기를 원하는 부모님들이 있는데, 아이들은 배우는 속도가 빠르니까 조금이라도 더 빨리 시키는 것이 아이의 재능을 계발시키기에 좋다고 생각하기 때문이지요. 그래서 (경제적으로) 무리를 해서라도 피아노를 기본으로 해서 여러 악기들을 가르치게 되죠.






그런데 전문가의 의견에 따르면 특히 유아기 때는 학원에 가서 악기를 배우는 것 보다는 엄마와 함께 집에서 음악 교육의 기본을 다지는 것이 더 중요하다고 해요. 이 시기에는 엄마와 함께 쿵짝쿵짝 무언가를 두드리면서 리듬감을 익히고 엄마를 따라 동요를 부르면서 놀이처럼 음감을 익히는 것이 훨씬 더 도움이 된다고 해요.


어린 아이들은 아직 관절이 약하고 손가락 근육이 덜 발달 되었기 때문에 피아노 등의 무거운 악기를 다루기에는 무리가 있고, 스스로 악보를 보면서 연주를 할 수 있으려면 적어도 7살은 넘기는 것이 좋다고 하니까 너무 일찍부터 서두르지는 않는 것이 바람직할 것 같아요.





다솔 아빠도 무지무지 욕심내는 태권도를 포함한 체육 교육은,
아이들의 스트레스를 풀어 주기에 무척 효과적이잖아요? 성장판을 자극하여 키도 쑥쑥, 땀흘리며 배우게 되니 몸매도 쭉쭉. 그래서 태권도, 수영, 축구 등등의 학원을 보낼 땐 엄마도 어깨를 펴고 의기양양하게 이건 순전히 널 위해 보낸다고 자신할 수도 있고 말예요.


그러나 전문가들은 선수로 키울 것이 아니면 조금 천천히 시키는 것이 좋다고 조언을 하더라고요. 일찍 운동을 시작하면 그 운동에 맞게 체형이 변화하므로 전문적인 선수로 길러내고 싶다면 3~4세부터 체육 교육을 시작하는 것도 괜찮으나, 그게 아니라면 적어도 7세 이후에, 발레나 검도는 10세 이후에 시작하는 것이 좋다고 해요.


학원에  보내서 체육 교육을 시키는 것 보다는 역시나 엄마, 아빠와 함께 야외 활동을 하면서 마구 뛰어 노는 환경을 만들어 주는 것이 중요하다고 하니 일부러 돈 들여서 학원에 보내지는 마세요.






미술 교육조금 일찍 시작해도 괜찮아서 4세 때부터 시작해도 괜찮은데, 제 생각으로는 어린 아이가 그리기나 만들기를 놀이처럼 시작할 때도 다른 예체능 교육과 마찬가지로 부모와 함께 하는 것을 가장 즐거워 할 것 같아요. 미술 활동을 하고 나면 뒷처리가 만만치 않아 너무 귀찮겠지만 집에서 미술 놀이를 해 보시길 권해드려요. 


다만 이 때 아이의 미술품이 부모의 성에 차지 않는다고 임의로 수정을 해서는 안 되겠지요. 아이가 그림을 그리거나 무언가를 만들 때 주인공은 당연히 아이이고 부모는 방청객이에요. 미술품을 완성하는 것은 온전하게 아이의 몫으로 남겨 두시고 부모님들은 그 장면을 흥미있게 바라 봐 주면서 때때로 호응해 주시는 것이 올바른 역할이랍니다.


학원에 보내는 전문적인 예체능 교육은 7살 이후부터 시작하셔도 충분해요.








반응형
반응형



다솔이가 25개월이 되니 돈 아까운 일들이 참 많이도 생깁니다. 사실은 우리가 무언가 혜택들 받을 때 돈을 지불하는 것이 당연하고 생후 24개월까지는 특별히 비용을 면제 해 주는 배려를 받은 것임에도, 이제 생후 24개월이 지나 무엇을 하든, 어디를 가든 유아용 요금이 발생하는데에 불편함을 느끼게 된 것이지요.


그동안에는 어린이 소극장에서 뮤지컬을 볼 때에도 다솔이는 공짜, 저만 관람료를 냈고 해외여행을 갈 때에도 단돈 20만원이면 가능했으며, 대부분의 키즈카페에도 다솔이는 무사 통과였었어요. 그런데 (뷔폐 식당 등 아직 혜택을 받을 곳이 몇 군데 남아 있긴 하지만) 이제는 다솔이도 어엿한 1인분(?)의 자격을 얻어 어디서 무엇을 하든 돈을 내야 된다는 것이 좀 싫었습니다.


그럴 때 마다 의료보험증(24개월 미만임을 증명하는 서류가 필요하거든요.)을 위조해서 다솔이의 개월 수를 좀 속일까...? 하는 못된 생각이 제 머리속을 휘리릭 지나가곤 하는데, 도덕 교육이 아이들을 올바르게 가르치는데 근본이 됨을 잘 알기에 재빨리 못된 생각을 고쳐 먹게 돼요.



요즘 유행하는 광고 중에 어떤 남자 분이 '환경을 보호하면, 밥이 나옵니까, 차비가 나옵니까??' 하고 볼멘 소리를 하면, 귀여운 소녀 캐릭터가 '나옵니다~~' 하고 대답하는 것이 있는데... 아시죠?
그 광고를 조금 패러디해서...'아이들에게 도덕 교육을 시키면 성적이 오릅니까?, 점수가 오릅니까? 하시는 분들께 '오릅니다~~'라고 말씀해 드리고 싶네요.


이미 알고 계시는 분들도 많으실 텐데, 실제로 아이들을 대상으로 한 연구 결과에서,
도덕성이 높은 아이들일 수록 학업 성적이 높이며 또래 집단에서 리더의 역할을 한다는 것이 증명이 됐어요. 사회적인 규율을 잘 지키고 자기 스스로를 통제 & 조절할 줄 아이들이 곧 공부도 잘한다는 것인데요,


실험 내용은 이러해요. (으~~ 기억력이 나빠져서 정확하게는 생각나지가 않네요. 그냥 비슷하게만 쓸게요.) 초등학교 아이들에게 선생님 등의 감독하는 사람이 없는 방에서 혼자(혹은 팀별로) 과제를 해결하라는 주문이 주어지는데요, 아이들에게 주어진 과제는 멀리서 공을 던져 골대에 넣기나. 팀별로 공을 제빨리 바구니에 옮기거나... 뭐 그런 신체 활동이었어요. 누구나 경쟁에서 이기고 싶어하는 본능이 있고, 이기면 상품까지 준다고 하니 아이들도 엄청 이기고 싶었을 거예요.


이 실험의 내용은 숨겨져 있던 카메라를 통해 고스란히 드러나게 됐는데, 어떤 아이들은 누가 보지 않아도 정해진 규칙을 지키면서 과제를 해결한 반면, 또 어떤 아이들은 슬쩍슬쩍 반칙을 쓰기도 하고, (어차피 보는 사람이 없으니) 대 놓고 규율을 어기기도 했어요.




연구자는 아이들을 위의 과제를 수행한 것을 바탕으로 도덕성이 높은 아이와 그렇지 못한 아이로 나누고, 이번에는 집중력, 또래문제, 과잉행동, 공격성, 자제력 등등을 평가해 보았지요. 그리고 학업 성취 능력도 평가를 했고요. 결과는 이미 앞에서 말씀드린 것 처럼 도덕성이 높은 아이들이 모든 지표에서 긍정적인 결과를 얻었고 성적도 뛰어나다는 결론이 내려졌습니다. 즉 도덕성이 아이의 인격과 학습에 중요한 요소라고 할 수 있는 것이지요.


참 무섭(!!)게도 아이들은 생후 10개월이면 선과 악을 구별할 줄 알게 된다네요. 7정도가 되면 도덕성이 거의 완성이 되고 말예요. 어린 아이일수록 하루 중 가장 많은 시간을 같이 보내고, 또 가장 좋아하는 사람인 엄마, 그리고 아빠에게서 뭐든 영향을 받게 되잖아요. 다솔이가 뭘 알겠어, 싶어 쓰레기를 차 창문 밖으로 휙휙 던져 버리고, 유모차 끌고 무단 횡단을 했던 것을 깊이 반성하게 됩니다.


돈 몇 푼 아끼고자 아이에게 나이를 속이는 연습을 시키고, 아이 손을 잡고 무단 횡단을 하면서 너 혼자 다닐 땐 꼭 신호등을 보고 건너라는 엄마, 운전할 때 신호위반을 밥 먹듯 하고 생각 없이 거친 말을 툭툭 내뱉는 아빠, 주변 사람들에게 이유 없이 쌀쌀맞게 대하면서도 자기 아이는 예의 바르게 커 주길 기대하는 엄마, 이 정도야 어겨도 괜찮지, 남들이 안 보는데 뭐 어때? 하는 생각을 함부로 드러내는 아빠...... .


우리 아이가 공부도 잘 하고 모든 면에서 뿌듯하게 자라 주길 바란다면, 아이의 도덕성을 우선적으로 길러 주시길 바라요. 저도 꼭 그럴게요.





반응형
반응형


국학진흥원이라고 들어보셨나요?
인터넷에서 자료를 찾아보니 한국학 자료를 수집해서 보존과 연구, 그리고 보급을 통합적으로 수행하기 위해 설립한 한국학 전문 연구기관이라고 해요. 간략한 설명만 들어도 우리나라의 전통과 문화를 지키기 위해 아주 중요한 기관인 것 같은데요, 국학진흥원이 어디에 있는지, 어떤 역할을 해 오고 있는지, 대체 어떤 곳인지 아시는 분들은 별로 없을 것 같아요. 사실 저에게도 생소한 곳이었으니까요.

친정에 내려 갔다가 아버지께서 다음달에 있을 1박 2일 동창회 행사 때 묵을 숙소와 부대 시설을 보러 가신다기에 따라 나섰더니, 그 곳이 바로 국학진흥원이었어요. 고로 국학진흥원은 경북 안동시에 위치해 있답니다. 저도 이번에 처음 알았으니 해도해도 너무 하죠? 안동시 '--리'로 이사한 저희 집에서는 약 40분 정도 떨어져 있고요, 안동 시내에서는 차로 10분만 가면 되지 않을까 싶어요.


국학진흥원에는 '홍익의집, 유교문화박물관, 장판각, 국학문화회관' 등의 건물이 있는데요, 그 규모가 어찌나 큰지 웬만한 대학교 정도의 크기더라고요. 높은 곳에 위치해 있어서 전망도 좋고 안동시 전체를 눈 아래로 내려다 볼 수 있어서 정말 멋져요.

홍익의집은 행정적인 역할을 하는 곳인 것 같고요, 연구실, 대강당 세미나실 등으로 이루어져 있답니다. 유교문화박물관은 가장 볼거리가 많은 곳인데, 이름 그대로 유교문화와 유물을 체계적으로 보존하고 전시도 하고 있답니다. 장판각은 유교 목판 10만여장을 보관하고 있는 곳이고요, 국학문화회관은 교육연수생들의 생활공간인데 300여명을 수용할 수 있는 규모라고 해요. 일반인들에게도 방을 대여해 주고 있어서 작은 단위의 가족에서부터 저희 아버지처럼 큰 단위의 동창회 모임까지 비교적 저렴한 가격에 대여할 수가 있어요.


주차장 바로 앞에 있는 국학진흥원 현판앞에서 기념 촬영.


아버지께서 예약해 놓은 숙소와 부대시설을 둘러 보시는 동안 저는 유교문화박물관을 구경하기로 했답니다. 안내해주시는 분의 말씀에 의하면 한번 다녀가신 분들은 다른 가족이나 지인들과 함께 꼭 다시 오신대요. 그만큼 볼거리가 많은 박물관이라는 말일텐데요, 타 지역 분들이 많이 오시는 반면 오히려 안동에서 오는 손님이 없다고 해요. 안동시민들에게 더 많은 홍보를 할 필요가 있는 것 같아요.

유교문화박물관이라고 써 있는 곳으로 들어가면 다시 어마어마하게 넓은 마당과 큰 건물이 나와요. 진짜 잘 지어놓은 것 같은데 평일이라서 그런지 너무나 한산한 모습이라 안타까운 느낌도 들었어요. 해외에도 이만큼 좋은 관광지는 없을 것 같은데, 별로 볼거리가 없는 곳에도 비싼 돈을 들여 여행을 가시잖아요. 가깝고 저렴한 안동으로 많이들 놀러 오시면 정말 좋을 것 같아요!

뒤늦게 안동 홍보대사가 다 됐네요. 사실 저는 하회마을도 겨우 두 번밖에 못 가 봤어요.


이렇게 마당이 넓은데 사람은 한 명도 없고......
너무 썰렁했어요.
저 혼자서 사진 한 장 또 찍어 봤어요.


여긴 또 어디?
곳곳에 사진찍기 좋은 곳, 앉아 쉬기 좋은 곳이 참 많답니다.
햇살이 좋은 날 다녀와서 저절로 뽀샤시한 효과도 나고, 분위기 있게 나온 사진을 여러 장 얻을 수 있었어요.


사진이 맘에 들어서 자꾸만 보여드리고 싶어요. 히힛!


국학진흥원은 자유로이 구경하실 수 있는데요, 딱 한 곳 유교문화박물관만 돈을 내고 입장하셔야 돼요.
어른은 1,500원 어린이는 700원, 청소년과 군경은 1,000원이에요.
결혼 전 부모님과 함께 다닐 때 항상 청소년 표를 샀던 기억이 새삼 부끄럽네요.
심지어 대학원때에도 어른 둘, 청소년 둘(2살 아래 동생과 함께)이라고 했던 것 같아요. 반성합니다.


드디어 실내에 들어 왔는데요, 최고급 풍산 한지를 이용한 스탠실체험 공간이 있었어요. 아이들이 주로 해 볼텐데 최고급 한지를 쓰는 것은 너무 무리가 아닌가 싶었어요. 하다가 망칠 수도 있으니 그냥 저렴한 한지를 가져다 놨으면 부담없이 체험해 볼텐데 하는 마음에 조금 아쉬웠답니다. 풍산 한지는 정말 고급이거든요.


유교박물관을 둘러 본 전체적인 느낌은 정말 최고!
학창시절 도덕, 국사, 윤리 시간에 배웠던 내용들이 정말 자세하고 재미있게 잘 정리 돼 있었어요.


이황 선생님도 보이네요. 국학진흥원 근처에 도산서원이 있으니 겸사겸사 둘러 보셔도 좋을 듯해요.


사진은 제가 좋아하는 것, 신기하게 느껴지는 것으로 마구잡이로 찍어 왔어요.


국사 시험에 자주 나오는 임신서기석이에요.


붓으로 쓴 깨알같은 명필.


폼나게 멋있었던 경의검.


매 맞는 사람 옆에 똑같은 자세로 뉘여있는 호랑이 가죽이 우스운 모형.



무서운 이야기들이 가득 담긴 괴담책과 최초의 태교책으로 소개된 태교신기.


호패와 일일이 자수를 놓은 병풍.


제가 보여 드리는 것은 빙산의 일각이에요.
어찌나 볼거리가 많은지 정말 놀랐고요, 저와 남편 외에는 관람객이 아무도 없었다는 것에 더 놀랐답니다.
이렇게 좋은 박물관을 어떻게 하면 널리널리 알릴 수 있을까요?
1박 2일팀이라도 다시한번 불러야 할까요?
아님 무한도전팀에게 유교 문화에 관한 미션을 던져 주어야 할까요?


경치도 좋고 아이들 교육에도 좋은 국학진흥원이 부디 왁자지껄 시끌시끌 유명해지길 소망해 봅니다.
반응형
반응형

담임 선생님과의 약속은 오전 11시, 나는 10시 30분부터 차가웠던, 몸 보다 마음이 훨씬 더 추웠던 교실 안에서 선생님을 기다리고 있었다. 어젯밤부터 준비했던 말들을 처음부터 다시 연습해보면서 하도 많이 봐서 너덜너덜해진 종이 쪽지 한 장을 쥐고 있었다. 12월의 교실 안에는 나 말고도 몇 명의 친구들이 군데군데 떨어져 앉아서 자신의 점수로 안전하게, 혹은 아슬아슬하게라도 들어갈 수 있을 만한 대학들을 표시하고 있다. 색색깔 형광펜이 요란하게 그어진 대학별 전형표. 내가 조금 전까지 뚫어져라 보고 있던 것도 바로 그 전형표이다.

드디어 약속했던 11시가 되었고 담임 선생님이 교실 문을 열고 들어오시는 모습이 보였다. 선생님과 상담을 한 후에 최종적으로 대학 입시 원서를 쓰기로 했던 것이었다. 과연 어떤 대학에 원서를 넣게 될까, 잦아들었던 심박동수가 다시 빨라지기 시작했고 나는 속으로 다시한번 어젯밤에 미리 점찍어 두었던 대학의 이름들을 하나하나 되새겨보았다.

그런데 내 쪽으로 걸어오는 줄 알았던 담임 선생님이 갑자기 방향을 홱 트시더니 다른 친구 쪽으로 가시는 것이 아닌가? 11시는 내 시간인데...... . 선생님은 어색한 미소를 지으시고는 그 친구의 원서가 좀 급하니 나에게 잠시만 기다려 달라고 하셨다. 수능 점수가 형편 없는, 이른바 우등생이 아니었던 나는 사실 다른 친구들 앞에서 선생님하고 대학 진학 상담을 하기도 부끄러웠던지라 오히려 잘 됐다고 생각했다.

사실 더 볼 것도 없었지만 나는 다시한번 대학 전형표를 보는 척 하면서 귀는 그 친구와 선생님께로 활짝 열어 놓은 채, 기다리고, 기다리고, 또 기다렸다. 한 시간 쯤 기다리니 선생님이 미안하다고 하시며 내 앞으로 오신다. 나는 또 떨렸다.

Iqra: Read
Iqra: Read by Swamibu 저작자 표시비영리


그래, 어느 대학에 가고 싶니? 과는?

공부 못하는게 죄는 아니었을텐데, 왜 그리 움츠려졌는지 잔뜩 주눅이 들어서는 더듬거리며 대학명을 하나씩 이야기 했다. 과는 국문과로요. 전부 다 국문과로 쓰고 싶어요.

그래? 안전하게 A대학에는 꼭 써야 된다. 국문과도 괜찮겠다. A대학에는 꼭 써야 돼. 알았지? 네?......아, 네. 그리곤 끝이었다. 내 형편없는 수능 점수로는 입시 전략을 짜고 자시고 할 것도 없다는 듯, 선생님은 A대학만을 강조하시곤 가셨고 나는 참 부끄러웠다. 성적 좋은 친구와 한 시간 동안 머리를 맞대고 고민하시던 선생님의 모습을 내 초라한 성적표 앞에서는 볼 수 없음이 참 비참하게 느껴졌던 순간이었다. 십 년도 더 된 일이다.

학창시절 나는 공부를  잘 하지 못했다. 그렇다고 잘 놀지도 못했으니 선생님의 눈에 잘 띌 리 없는 '병풍' 중 하나였을 것이다. 그래서 그랬을까? 나는 학교 가는 일이 참 재미가 없었고 매일 아침 피곤했으며 성적도 나쁘면서 시험 기간마다 스트레스가 극에 달했다. 나만 그랬을까?? 내 생각으로는 성적이 부진한 대부분의 학생들이 우울한 학창시절을 보냈을 것 같다. 나는 공부 잘하는 학생들만 대우받는 더러운(?) 학교, 이 치사한 굴레에서 얼른 벗어나리라 결심을 했었다.

그런데 꼴찌도 행복한 교실이 독일에는 있단다. 아니, 그 곳은 아예 자신이 꼴찌인지 일등인지 알지 못하는 천국과도 같은 곳이란다. 시험 스트레스 때문에 학생들이 힘들까봐 시험 일정을 미리 이야기하지 않는 믿을 수 없는 곳이 바로 그 곳이란다. 어떻게 그럴 수가 있는지 의아해 하는 나에게 블로그 '독일 교육 이야기'운영하는 박성숙(무터킨더) 님은 아무렇지도 않다는 듯 천천히 말씀해주신다.

지금처럼 성적에 목숨 걸지 않아도 예쁜 우리 아이들을 삭막한 경쟁 속으로 내몰지 않아도 밤 열시가 넘도록 학원을 전전하지 않아도 꿈꿀 수 있는 행복한 세상이 있다('꼴찌도 행복한 교실' 머리말 중. 21세기 북스 박성숙 저)고 말이다. 


지난 주에 저자 박성숙 님이 직접 말씀해 주시는 독일 교육 이야기가 궁금해서 '꼴찌도 행복한 교실' 책 간담회에 다녀왔다. 간담회에서 우리와는 너무나도 다른 독일 학교의 얘기를 듣고는(박성숙 씨는 현재 독일에서 거주하면서 초등학교와 김나지움에 다니고 있는 두 아이를 기르고 있는 엄마이자 블로그 '독일 교육 이야기'를 운영하고 있는 블로거이다.) 내내 갸우뚱했다.

달라도 너무 다르기에 내가 직접 겪어보지 않고는 믿기도 이해하기도 힘든 학교의 이야기가 끊임없이 쏟아져 나왔기 때문이다. 우리나라의 실정은 초등학교 때부터 밤 늦도록 이 학원 저 학원으로 뺑뺑이 도는 것이 자연스러운데 독일에는 낙제생이 아니면 학원에 다니는 것을 상상도 하지 못하고, 우리나라는 중학생만 돼도 잠이 부족해서 다크서클이 무릎까지 내려올 지경인데, 독일에서는 놀면서 운동하면서 공부해도 부족하지 않기에 8시면 아이들이 잠자리에 든다고 한다.

대신 어릴 때부터 문제 해결 학습과 실습 위주로 수업을 진행하기 때문에 조를 짜서 학생들이 주도적으로 수업을 이끌어 가고, 아이디어를 짜내어 결과물도 만들어 낸단다. 실 예를 들어보니 우리가 대학에 가서야 하게 될 과제들을 독일 학생들은 초등학교때부터 하고 있었다. 일류대라는 개념도 없으니 꼭 대학에 가지 않아도 그만이고 자신이 원한다면 우리나라로 치면 고등학교를 졸업함과 동시에 바로 일터로 뛰어들 수도 있단다.

삶의 다양성이 존중되는 독일 내 분위기 덕에 자신이 꿈꾸는 삶의 방식에 따라 다양한 모습으로 살아가는 것이 독일에서는 가능하다는 것이다. 경쟁이라는 단어의 의미 자체가 다르게 인식되고 있단다.

Skipping Schoolgirls outside Victoria Station, London
Skipping Schoolgirls outside Victoria Station, London by UGArdener 저작자 표시비영리

대부분의 학생들이 치열하게 공부하지 않고 학교에서도 배워야 할 기본 교육과정을 느슨하게 마련해 두고 있기 때문에, 어떻게 보면 전체적으로 하향 평준화가 되지는 않을지 궁금해지기도 했다. 내가 우리나라 교육 방식에 너무 익숙해져 있기 때문에 이런 생각이 들었을까? 다 소화할 수도 없으면서 우리나라처럼 꼭 그렇게 많은 것들쏟아 부을 필요가 있을까 하는 생각이 들면서도 공부해야 할 시기에 바짝 집중해서 하면 좋을텐데 하는 생각도 들고...... . 독일과 우리나라의 딱 중간이면 좋을텐데...... .

그러나 분명한 것은 경쟁보다는 협동을 강조하는 독일의 학교에는 스트레스가 없다는 것이다. 내가 학교를 다니던 20년(!!) 동안 시험 기간만 되면 극심한 스트레스에 시달려 무척 힘들었던 것과는 달리 독일의 학생들은 매일 신나고 재미있게 등교를 할 수 있을 것 같다.

반응형
반응형



임신 사실을 알았을 때부터 나는 '좋은 엄마 되기' 공부를 시작했다. 임신&육아관련 책을 기본으로 하여 EBS나 기타 방송국에서 보여 준 육아 관련 방송을 참고서 삼아 하나하나 배워나갔다. 필수 과목이었던 '우리 아이가 달라졌어요'를 통해 문제아의 뒤에는 반드시 문제 부모가 있다는 사실을 알게 된 후, 우리 아이를 행복하게 잘 기르기 위해서는 더더욱 공부가 필요하다는 것을 깨달았다.

아기가 태어난지 얼마되지 않았을 때는 무조건적인 사랑을 많이 해 줘서 부모와 바람직한 애착 관계를 맺는 것이 중요하고, 어린 시절부터 되도록 자주 엄마가 아이에게 노래를 불러주거나 알아 듣든 그렇지 않든 말을 많이 걸어 주는 것도 중요하다는 것을 알게 됐다.

사용자 삽입 이미지


'우리 아이가 달라졌어요'를 보면 몇 년 동안 계속 됐던 아이의 문제적 행동이 전문가의 진단 후 단 며칠, 심할 경우 몇 주 만에 해결됐다. 정말 감탄이 절로 나왔다. 세상에 자기 자식을 제대로 기르고 싶지 않은 부모가 어디 있겠냐만 여러 가지 상황이 따라주지 않고 자녀 교육에 대한 지식이 부족하다보니 뜻하지 않게 자녀를 제대로 기르지 못하는 경우가 있다. 육아 공부를 해 보니 엄마는 그냥 되는 것이 아니라 준비와 공부가 필요했다.

다솔이를 낳고 산후조리를 어느 정도 끝마친 다음에는 임신 기간 내내 공부했던 것을 실천에 옮겼는데, 늘 웃음을 잃지 않으려고 재미있는 이야기를 많이 들려 주려고 몸짓을 동반한 노래를 자주 해 주려고 특히 노력했다.

얼마 전 친정에 갔을 때, 엄마께 다솔이를 맡겨 두고 거실에서 소설을 읽으며 뒹굴거리고 있었다. 오랫만에 나 혼자서 간식으로 군고구마와 우유까지 먹으면서 자유(?)를 만끽하니 그렇게 편할 수가 없었다. 소설의 내용에 푹 빠져서 시간 가는 줄 모르고 있는데, 방에서 엄마가 다솔이와 놀아주시는 소리가 들렸다.

사용자 삽입 이미지


띵. 뒤통수를 한 대 맞은 듯 멍했다.

다솔아, 이것은 뭐지? '해', '둥근 해가 떴습니다, 자리에서 일어나서 제일 먼저 이를 닦자...... .', 다솔아, 이것은 누구일까? '엄마', '엄마 앞에서 짝짝꿍, 아빠 앞에서 짝짝꿍...... .

엄마는 내가 가져간 아기용 그림책, '무엇일까, 누구일까'를 가지고서 다솔이와 놀아주시는 중이셨는데 그림책을 보고 거기에 나오는 대상을 먼저 읽어 주신 후 그것과 관련해서 이야기를 꾸며서 해 주시거나 그림과 관련된 노래를 찾아서 노래를 같이 불러 주시는 방법으로 놀아주고 계신 것이었다.

내가 뒤통수를 맞은 듯 멍해졌던 이유는 엄마께서 다솔이에게 해 주시는 방법 그대로, 어쩌면 노래까지 똑같이 내가 다솔이에게 해 주고 있었기 때문이다. 그림과 이야기와 노래를 엮어서 놀아주는 방법이라 내가 개발하고도 참 기특하다고 하던 참이었다. 엄마께서 보시는 앞에서 다솔이와 내가 논 적이 없는데 엄마는 어떻게 나와 똑같은 방법으로 다솔이와 놀아주시는 것일까?

사용자 삽입 이미지


나는 지난 시간 동안 내가 책이나 텔레비전을 통해서 배운대로 다솔이를 교육시키고 있었다고 굳게 믿었었는데, 알고보니 어린 시절 엄마가 나를 교육시켰던 그것이 잠재돼 있다가 나온 것이었다. 그것도 나는 1절 밖에 모르는 동요들을 엄마는 2절 3절까지 다 꿰고 있으셨으니 당연히 엄마가 나보다 한 수 위셨다.

나를 포함한 요즘 젊은 엄마들은 일찍부터 자녀 교육에 열을 올리면서 열성적으로 교육 관련 자료들을 찾아 따라하기 바쁘다. 그런 자료들이 부족했던 시기에 자녀를 기르셨던 우리 윗세대 어른들의 교육 방침을 못 미더워 하면서 말이다. 그러나 알고보면 우리를 지금의 모습으로 길러 내신 분들은 우리 부모님들이시고 지혜는 말할 것도 없으니와 경험까지 풍부한 분들도 우리 부모님들이시다. 우리가 아무리 똑똑한 척 해 봐야 부모님의 연륜을 따라갈 수는 없는 것이다.

나중에 내가 엄마는 어떻게 동요를 그렇게 많이 아시느냐고 언지시 여쭤봤더니, 내가 어렸을 때 엄마는 초등학교 음악책을 얻어다가 나에게 노래를 가르쳐 주셨단다. 우리가 아는 것을 이미 부모님들은 다 알고 계시니, 젊은 엄마들 할머니를 우습게 보지 말자.



반응형
반응형

봄이 됨과 동시에 여기 저기에서 청첩장이 쏟아지더니 5월이 되니까 아예 들이 붓기 시작했다. 다들 친한 사람들이기에 축하를 해 주어야 하는 것은 당연하지만 한꺼번에 여러 장의 청첩장이 손에 들어오니 머릿속에는 한가지 생각밖에 나지 않는다. '축,의,금' 늘 고놈의 돈이 문제다. 가장 기쁘게 축하해 주어야 할 날에 돈 걱정이 왠말이냐 말이다. 그래도 5월의 신부가 가장 아름답다는 망언을 한 사람을 찾아내어 따지듯 묻고 싶다. 신부는 다 예쁘지 왜 유독 5월이냐고 말이다. 이왕 이렇게 된 것, 5월을 몸 보신의 달로 지정하고 매주 한 차례 이상의 뷔폐음식을 아주 즐겁게 먹어 주기로 했다.(5월을 축하의 달로 지정하지 못한 나는 역시 속물!)

어제도 결혼식장에 다녀 왔는데 특이하게도 이 결혼식에는 들러리가 있었다. 신부가 입장하기 전에 귀엽게 정장을 차려 입은 앙증맞은 꼬마들이 먼저 등장해서 신부가 사뿐히 즈려밟을 꽃길을 만들어 주었다. 결혼식이 무엇인지, 자기들의 역할이 무엇인지 아는지 모르는지 신랑 신부의 미니어쳐 같았던 두 꼬마 아이들은 꽃을 뿌리면서 자기들끼리 신이 났다. 연신 헤헤거리면서 결혼식장을 한결 밝게 만들어 주었던 꼬마 아이들. 주변 사람들의 이야기를 들으니 7살짜리 사내 아이가 신부의 조카라고 했다. 은근히 길게 느껴졌던 주례사가 끝나고 덩달아 눈시울을 적셨던 부모님을 향한 인사도 끝났다. 신부 측에 서서 배시시 웃으며 사진 촬영까지 끝내니 이제 본격적인 식사시간(??).

이 때만을 기다렸다는 듯이 식당으로 향해서 결혼식의 어느 순서보다도 더 엄숙한 자세로 음식을 뜨고 있는데, 어디선가 찢어지는 듯한 아이의 울음 소리가 들려 온다. 그냥 우는 정도가 아니라 숨이 넘어가는 정도였기에 나도 모르게 미간이 찌푸려졌다. 이렇게 중요한 순간 내 경건한 식사 의식을 방해하는 자가 누구인지 보기 위해 나는 식당 내부를 천천히 살피기 시작했다. 고개를 뒤로 젖히고 엄마에게 잡힌 팔과 다리를 버둥거리면서 온몸으로 울고 있는 아이가 이내 눈에 들어왔다. 더웠던지 정장 자켓은 벗겨지고 없었지만 아까 들러리를 섰던 그 남자 아이가 틀림없었다. 그렇게도 해맑게 웃더니만 뭐가 맘에 안 들어서 온 식당을 소란스럽게 만드는지 내 신경이 온통 그 쪽으로 쏠렸다.

그럼에도 음식을 한가득 먹음직스럽게 담아 와서 자리에 앉는데, 같이 갔던 동료가 한 마디 한다. '정말 웃기지 않니? 아까 울던 남자애 말야. 같이 들러리 했던 여자애하고 사귀는 사이인데 여자애가 먼저 집에 간다고 그렇게도 서럽게 울었단다. 듣자하니 걔네 엄마들끼리 벌써부터 사돈 맺자고 약속까지 하고 유치원에서도 다른 애들은 쳐다보지도 않고 둘이서만 논다네' 일곱살 짜리 꼬마가 밥을 마다하고 사랑 때문에 그토록 서럽게 울었다니, 문득 그득한 내 뷔폐 접시가 부끄러워졌다.

요즘에는 아이들이 참 빨리도 성숙해서 유치원에만 들어가도 사귀는 사람이 있고 초등학생들은 자기의 여자친구에게 반지며 각종 선물들을 기념일마다 사 준단다. 요즘 신세대 엄마들은 자녀들의 이성 교제에 관대해서 어린 자식들이 그들의 이성친구와 어떻게 지내는지 늘 궁금해 하고 적극적으로 밀어주는 분위기란다. 이미 짝이 맺어진 아이들은 유치원이나 학교에서 놀 때도 자신의 상대와 놀기를 좋아하기 때문에 두루두루 친구를 사귈 기회를 놓치게 된다. 중,고등학교에 다니면서도 남자 친구의 'ㄴ'도 겪어보지 못한 나와는 정말 세대 차이가 나는 아이들인 것이다.

그런데 아동전문가들은 아이들이 너무 일찍부터 이성 교제를 시작하는 것에 대한 우려를 표한다. 내가 생각해도 아이들은 동성끼리의 우정을 먼저 쌓으면서 사회성을 길러야 하고 다양한 또래 아이들과 교류하면서 자라야 할 시기가 있는데, 이성 교제를 하느라 그 기간을 놓치는 것이 좋은 현상은 아닌 것 같다. 요즘 아이들은 너무 똑소리가 나서 애인지 어른인지 구분이 안 가는 경우도 있다. 나는 너무 똑똑한 아이들에겐 왠지 거부감마저 드는데, 아이는 아이다운 것이 더 예뻐보이기 때문이다. 텔레비전에서 어른처럼 섹시 댄스를 추거나 트로트를 구성지게 부르는 아이들이 거북한 것도 같은 이유에서다. 내가 그 아이들의 엄마가 아니기에 뭐라고 말할 수 있는 처지는 아니지만, 다른 아이들보다 다소 모자란 듯 보여도 순수하고 아이답게 길러주셨으면 좋겠다.

반응형

+ Recent post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