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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방항공의 비행기를 타고 북경에 다녀왔습니다. 아이들을 데리고 비행기를 타는 것은 조금 걱정스럽기도 하지만, 겨우 한 시간 조금 더 걸리니까요. 몇 가지만 주의하시면 아이들을 데리고 까짓(?) 중국 쯤은 기분 좋게 다녀올 수 있답니다. 7월 초에 33개월 8개월 된 아이들 둘을 데리고 다녀 왔던 중국 여행 이야기. 그 중에서 공항이야기를 먼저 전해 드립니다.


비행기가 인천 공항을 뜨는 시각은 아침 8시. 저희는 패키지 비슷한 여행을 '단체로' 다녀 왔기 때문에 일반 여행객들보다 시간이 더 오래 걸릴 것을 감안해, 인천 공항에 6시까지 도착하기로 약속을 했었어요. 그러려면 집에서는 4시 정도에 나가야 했는데 언제부터인가 여행가기 직전까지 짐정리를 다 해 놓지 않는 요상한 게으름이 발동해서 짐 싸고, 준비하고 그러다 보니 잠을 거의 못 자고 출발하게 되었답니다.


아침 일찍 출발해서 좋은 점은 아이들이 공항으로 오는 동안 푹~ 자 준다는 것, 나쁜 점은 부모는 잠이 모자라 약간 몽롱한 상태에서 여행을 시작해야 한다는 점이에요. 



일행 중 1등으로 도착해서 공항에서 기념 사진도 찍고 약간 들뜬 상태에서 여행을 준비했어요.
아이를 데리고 여행할 때 8개월 다인이 처럼 어린 아기가 있다면 아기띠와 휴대용 유모차(휴대용이지만 견고한 것으로 준비해야 되고요, 당연히 등받이 조절이 가능해야 합니다.)를 둘 다 준비해야 되고요, 다솔이처럼 잘 걸을 수 있는 아이라면 저렴한 휴대용 유모차를 챙겨 가세요. 저희는 곰팡이가 슬어 당장 내다 버려도 전혀 아깝지 않은 3만 5천원 주고 샀던 유모차를 하나 더 가져 갔어요.




단체 비자를 받았을 경우에는 입국 수속을 할 때 일행이 늘 다 같이 있어야 되고요, 짐을 부칠 때는 단체 여행객 창구가 따로 마련 돼 있으니 애먼한 데 줄을 서는 일이 없도록 해야 합니다.





남편이 짐을 부치는 사이, 저는 눈깜짝 할 사이에 시야에서 사라져 머리는, 순간이동의 달인 이다솔 선생을 지켜야만 했었는데요, 여럿이 여행가면 아이를 돌봐줄 손들이 많기에 정말 편안하게 잘 다녀올 수 있었어요. 어찌나 고맙던지, 이 글을 기회로 다시 한 번 인사를 드립니다.


날쌘돌이 다솔이의 발을 묶어 놓을 계획을 세우다가, 차라리 어디엔가 늘 태우는 방법으로 아이를 보호하기로 했어요. '타는 것'을 좋아하니까 다솔이에게도 유혹적이었죠.


그래서 다솔이는,




에스컬레이터를 타거나, (여행가기 전날에 안면도에서 돌아왔는데요, 바다에서 모래장난을 치다가 눈 부위을 좀 다쳐서 부어있지만 큰 문제는 없으니 걱정 마세요.)




각종 카트(?)를 타거나,




종국에는 가방에까지 타는 재미를 누렸어요.




유모차는 택을 붙이고 비행기 탑승 직전까지 가지고 있다가 비행기 앞에서 승무원에게 맡기면 돼요. 정말 편리하죠? 남방 항공은 이유식을 가지고 탈 수 있어서 편리한데요, 인천에서 북경으로 갈 때엔 무사통과였던 진공 포장된 레토르트 이유식이 북경에서 인천으로 올 때는 반입 금지 물품으로 분류 돼 (아무리 이유식이라고, 아기가 먹는 거라고 설명을 해도 못 알아 듣는 척 했어요. 에잇~) 아깝게도 버려졌답니다.

 



출국 심사도 마치고,




화기애애한 모습으로 약간의 두근거림을 안고 비행기 타러 가는 중, 남방 항공은 비행기를 타러 가는 길이 멀어서 중간에 기차도 한 번 타야 되거든요? 단체라 생각 보다 훨씬 더 시간이 많이 소요 되었어요. 일정상으로는 햄버거를 먹고 출발하는 거였는데, 햄버거는 커녕 면세점을 힐끔거릴 시간도 부족하더라고요. 공항은 무조건 일찍가는 게 진리인 것으로...... .



탑승구도 멀어서 빠른 걸음으로 걸었는데, 얼른 타라는 재촉 방송이 계속 나오고,




저희는 단체 사진을 찍은 후 북경으로 드디어 출발했습니다.




이른 시각에 출발하느라 잠이 부족했던 저희 부부는 비행기에서 푹 쉴 수 있을 거란 기대를 조금 했었는데요, 그건 저희의 착각에 불과했어요. 아이들 챙기느라 그럴 시간이 있나요? 겨우 한 시간 남짓이면 도착했다는 방송이 나오는 걸요. 눈 한 번 못 감아 보고 중국땅에 도착을 했어요.

 



여기는 중국이에요.
예전에 중국에 왔을 때는 비행기에서 내리면 샹차이(고수) 비슷한 냄새가 났었던 것 같는데요, 여기가 북경이 맞나 싶을 정도로 상쾌했어요. 2008년 이전에 북경에 가 보신 분들은 다 아시죠?


북경은 뿌옇고 공기가 더럽고 지독하게 덥고....그랬었잖아요? 그런데 2008년 올림픽을 맞이하면서 대대적으로 노력을 해서 쾌청한 북경을 만들게 되었다고 해요. 나무도 많이 심고, 하늘의 도우심으로 비도 많이 내리고, 거리도 공기도 사람들도 깨끗해지고...... 진짜 놀라웠어요.

 



입국 심사를 하는데,
공항 직원이 저에게 자꾸만 중국인들이 줄 서는 곳에 가서 줄을 서라고 하기에, 내가 그렇게 중국인처럼 생겼나? 싶었는데, 그게 아니었고요, 외국인들이 갑자기 많이 올 경우엔 외국인, 내국인(중국인) 상관 없이 줄을 설 수 있도록 융통성을 발휘한 거였어요.


웹캠으로 얼굴 사진을 찍어 두던데요? 항상 기분 좋은 미소를 방긋방긋 날리던 다인이는 그 사진 속에서 조차 함박 웃음을 웃고 있어요. 비행이 힘들지가 않았다는 거죠. 33개월 이다솔, 8개월 이다인 비행 후 컨디션 이상 무.




유모차의 또 다른 쓰임은 짐을 싣는 건데요, 아기를 아기 띠에 매고, 가방 등 무거운 것은 유모차에 넣고 끌고 가면 되니까 여러모로 편리해요. 유모차는 필수!




아이들을 데리고 여행할 때, 아빠에게 요구되는 또 하나가 있는데요,
그건 바로 체력이에요. 온 가족을 다 책임져야 되니 어깨가 무거운 건 당연한데 대부분의 짐을 아빠가 주로 챙겨야 하니(두 아이를 챙기는 건 보통 엄마의 몫, 그러나 이번 여행에선 다른 분들이 많이 도와 주셨어요. 고로 저는 알고보면 엄청 편안하게 여행을 다녀 왔다는~) 


저희 짐 좀 보세요. 어디 이민가나요? 커다란 가방 두 개에 다가(남편이 여행지에서도 일을 해야 돼서-진짜 체력이 필요하죠?- 노트북이며 각종 전자 기기를 가져 갔었고요, 중국을 얕잡아 본 실수로 아기 의자까지 챙겨갔었네요. 아기 의자 필요 없습니다. 인정하기 어렵지만 북경이 서울 보다 잘 사니까요.) 유모차, 아기 의자까지 있어서 자유 여행이었으면 짐에 파묻혀 여행은 하지도 못했을 것 같아요.



이제 공항에서 나가는 중인데요,
어찌나 행복하던지...... 저희 부부는 유난히 중국을 좋아하기에 그저 중국에 왔다는 자체만으로도 좋았어요. 마음이 편안해지고, 제 2의 고향 같기도 하고.




비록 중국어는 여전히 그림처럼 느껴지지만 공항에 내리자마자 들리는 중국어가 (알아 들을 순 없었어도)정겹게 느껴졌답니다. 반갑다, 중국아! 오고 싶었다. 북경아!!


저희 가족의 중국 여행이야기는 다음에 계속 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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