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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5 ISU 사대륙 피겨스케이팅 선수권대회

2015. 2. 10. ~ 15.목동 아이스링크

 

2월 10일 목요일 경기 다녀왔어요.

 

 

 

 

 

사진을 찍어 목걸이에 거는 입장권으로 바꾸고

2월 10일에 진행되는 모든 연습 & 경기를 볼 수 있는 목걸이 입장권.

 

 

 

 

 

경기장으로 들어갔는데!!!

와우. 사진으로 보는 것보다 실제로 느끼는 거리감이 상당히 가까워요.

 

 

저는 피겨스케이팅 경기를 김연아 경기 말고는 재미있게 본 적이 별로 없었어요.

피겨에 대해 잘 모르기도 하고,

모르는 사람들이 다 그렇듯, 그게 그거 아닌가? 싶기도 하고 ㅋㅋ

그래서 그동안 경기를 많이 보지는 않았었는데,

현장에서 보는 건 전혀 다르던데요?

 

 

와.... 와.... 그저 감탄사만!

경기에 앞서 연습을 하고 있는 선수들.

 

 

연습도 실전처럼 최선을 다하는 선수들.

자리에서 표정이 그대로 다 보이니까 우리나라 선수가 아니었지만 저까지 긴장을 하면서

경기를 기다렸답니다.

 

 

목동 아이스링크가 저희 집에서는 꽤 멀어서,

2월 10일에 진행되었던 세 경기 중에서 저는 아이스댄스 쇼트 경기만 볼 수 있었어요.

너무 너무 아쉬웠어요 ㅜㅜㅜㅜ

 

 

 

 

 

 

쭉~~~ 앉아 있는 심사위원들 앞으로 보이는

익숙한 GUINOT 브랜드 로고.

 

 

 

 

 

 

프랑스 에스테틱 브랜드인 기노 GUINOT에서

이번 사대륙 피겨스케이팅을 후원하면서

기노를 통해 저도 초대를 받아 경기를 관람하게 되었거든요.

 

 

 

 

 

 

 

 

실제로 피겨 스케이팅 경기를 보니까

한 시간이 금세 지나갈 정도로 재미있고 실감나고 스릴있고 ^^

왜 사람들이 피겨 스케이팅과 김연아에 열광하는지 잘 알겠더라고요.

 

 

 

 

 

경기가 끝나고 점수를 확인하는 중국 선수들,

잘 하셨어요~

 

 

 

 

 

 

 

사대륙 피겨선수권대회는,

피겨 종주국이라고 할 수 있는 유럽을 제외한 아시아, 아프리카, 아메리카, 오세아니아

4대륙을 대표하는 남녀 피겨 선수가 참여하여 겨루는

국제빙상연맹 (ISU)에서 주관하는 국제 피겨스케이팅 대회예요.

국가별로 전 종목에 걸쳐 3장씩의 출전권을 가지는데,

2009년 2월 캐나다 밴쿠버에서 열린 사대륙 선수권에서 김연아가 우리나라 피겨 사상 최초로

우승을 차지했었죠~~~!!!

 

 

 

 

 

 

 

이 중 제가 경기를 보았던 아이스댄스, 참 멋지죠?

아이스댄싱은 남자 여자 혼성으로 구성되는데 페어와 기술적인 면에서 차이가 있어요.

 

 

 

 

 

 

 

키스앤크라이존에서 점수를 기다리는 선수들.

올 해 김연아 없는 우리나라 피겨 스케이팅의 한계를 톡톡히 보았던 대회였지만,

앞으로 좋은 선수들이 많이 배출되겠죠...

 

 

 

 

 

 

 

 

 

빨간색 치마가 참 열정적으로 보였던

 

 

 

 

 

 

 

 

 

 

피겨스케이칭 아이스댄스는 발동작이 화려한 것이 특징이라고 해요.

 

 

 

 

 

각국에서 응원 온 응원단의 모습과

현재까지 1위인 일본 선수 ^^

 

 

 

 

 

 

처음엔 한국 선수인 줄 알았던 ^^ 중국선수.

경기가 매우 인상적이었어요.

남자 선수의 체력이 무척 커서 상대적으로 여자 선수가 인형처럼 보였었는데~~

 

 

 

 

 

 

 

 

 

 

 

 

 

그리고 단연 실력이 돋보였던 캐나다 선수.

정말 우아하지요?

한 쌍의 나비처럼 정말 멋진 모습을 보여주었답니다.

 

 

 

 

 

 

 

엄청난 점수차이로 1등!

와우....

 

 

 

 

 

 

 

 

 

 

 

 

 

 

 

마지막으로 우리나라 선수들의 경기.

실력이 살짝 부족했지만 엄청난 환호 속에서 경기를 진행했고

멋진 모습을 보여 주었어요.

 

 

 

 

 

선수들의 경기가 끝나면

팬들이 준비해 온 선물을 던져 주는데,

우리나라 선수의 경기가 끝나자 선물이 우수수수~~

 

 

 

 

 

앞으로 더 멋진 모습을 기대해봅니다.

 

 

 

 

 

 

기노에서 VIP라운지 뷔페 이용권도 주셔서 ^^

경기가 끝난 후에 맛있는 점심 식사도 할 수 있었답니다.

이용하시는 분들이 많아서 촬영은 못했지만 음식이 참 다양하고 맛있었어요.

와인 (혹은 맥주)이용권을 무려 4장씩 주셔서

와인이랑, 맥주랑 ㅋㅋㅋ 잘 마시고 경기도 매우 재미있게 잘 보고 돌아왔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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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랫만에 햇살이 좋아서 친구와 만나러 가는 길 버스 안에서 잠시 눈을 감고 온 몸으로 담뿍 그 빛을 받는다. 기분 좋게 덜컹이는 버스와 적당한 따스함이 한가로운 주말 오후를 더 행복하게 만들어 준다. 버스가 정류장에 도착해 문이 열리자 꺄르르 상큼한 웃음이 버스 안에 가득 퍼진다. 아마도 여고생들인 듯 싶다. 눈을 떠서 보지 않아도 알 수 있는 몇 가지 중 하나다.

말 소리는 짧고 웃음 소리는 길었는데, 무엇이 그 아이들을 그토록 즐겁게 하는지 슬쩍 호기심이 생겼다. 눈을 감은 채 온 신경을 귀에 집중시켜 아이들의 이야기를 엿들으니 그 나이 또래의 여학생들이면 누구나 그렇듯 무슨무슨 오빠들에 관련된 이야기가 한 가득이었다. 귀여움이 하늘을 찌르고 어떨 땐 요염하기도 하다는 그 오빠들은 요즘 그 아이들이 사는 이유였다.

승훈이 오빠, 정수 오빠, 시백이 오빠도 멋있어!
태범이 오빠는?
그 오빠는 상화 언니랑 사귀잖아?
아니야 그냥 친구랬어.
9년 동안이나?
응. 9년 동안 절친이래.

엥? 왜 이렇게 이름들이 낯익을까? 슬쩍 눈을 떠 봐도 모르는 여자 아이들인데 그 애들이 이야기하는 이름이 낯설지가 않았다. 아이들이 최고로 멋있어서 미니 홈피까지 다 훑었다는 그 오빠들은 바로바로 밴쿠버 동계 올림픽 대표 선수들이었기 때문이다. 연예인을 봤을 때도 이런 느낌이 들지 않았다는 한 소녀는 이제서야 자신의 이상형을 만났다며 호들갑이었는데, 아줌마인 내가 봐도 마음이 흐뭇해 지는데 아이들의 눈에는 오죽할까?

나도 여자인지라 그 아이들처럼 남자 선수들에게 더 관심이 갔는데, 국가 대표를 얼굴로 뽑았는지 어쩜 그렇게 하나같이 훈남일까? 우리 선수들은 경기복을 입은 모습도 참 멋있지만 일상 생활에서 찍은 사진들도 무척 근사했다. 실력과 외모를 겸비하다니 정말 대단하다.

이승훈 선수(스피드 스케이팅 5000m에서 아시아 최초로 은메달/ 10000m에서 금메달을 땄다.)

이승훈 선수는 원래 쇼트트랙 선수 출신인데 국가 대표에 탈락하게 되자 스피드 스케이팅으로 종목을 바꾸었단다. 얼마나 노력을 많이 했으면 스피드 스케이팅으로 바꾸어서 연습한지 1년도 안됐는데 올림픽에서 은메달을 딸 수가 있었을까? 그것도 아시아인 최초로 말이다. 아시아인은 체격상, 체력상 불가능하다고 했던 종목인데 당당히 새로운 역사를 쓴 셈이다. 노력만 한다면, 끊임없이 노력만 한다면 사람이 못할 것이 없다는 것을 또 다시 보여준 이승훈 선수. 작은 일에도 이런 저런 핑계를 대면서 '할 수 없다'고 말하던 우리들을 부끄럽게 만들었다.

5000m에서 금메달을 딴 '스벤 크라머(네덜란드)' 선수는 인터뷰에서 마지막 세 바퀴를 도는 동안 이를 악물고 달렸는데, 온 힘을 다 했는데도 이승훈 선수의 추적이 자신을 미치게 하였다고 말했다. 생애 최고의 경기였다고 이승훈 선수의 실력을 인정하였단다.

이정수 선수(쇼트트랙 1500m/ 1000n에서 금메달을 땄다.)

귀여운 외모와 개구진 동영상이 화제가 되면서 블로그에서 가장 인기가 있는 이정수 선수. 이 선수가 금메달을 따던 경기에서 너무나 안타까운 일이 벌어졌었는데, 많은 것을 생각하고 반성하게끔 했던 순간이었다. 다시 생각해봐도 너무 아쉽고 속상한 상황이었지만 그래도 이정수 선수가 금메달을 따 주어서 그 날 쇼트트랙 경기를 보던 사람들이 안타까운 마음을 정리할 수 있었을 것이다.

이정수 선수는 미니홈피에 각종 재미있는 사진들을 공개해 놓고 있어서 여학생들의 인기를 독차지 하고 있다. 귀여운 외모를 더욱 빛나게 해 주는 다부진 근육질 몸매와 매일 새벽 다섯 시에 일어나서 연습을 했다는 승리를 위한 열정이 인상적인 선수다. 아, 그리고 이정수 선수는 월스트리트저널이 진행하는 '표정 올림픽'에서도 1위를 달리고 있는데, 표정 올림픽은 올림픽 시상대에 선 선수들 중 가장 인상적인 표정이나 몸짓을 취한 인물을 네티즌이 투표를 하여 선정한다.

모태범 선수(스피드 스케이팅 500m에서 금메달/ 1000m에서 은메달을 땄다.)

모터범이라는 별명까지 얻으며 승승장구하고 있는 모태범 선수. 그는 아무도 관심을 가져주지 않아서 오기로 더 열심히 경기에 임했다는 내용의 인터뷰도 했던데, 그 만큼 이번 밴쿠버 동계 올림픽에서 우리 선수들이 스피드 스케이팅 종목에서 보여 준 기량은 대단한 것이었다. 아무도 스피드 스케이팅에서 이렇게 많은 메달이 나올 것이라고는 예상 조차 하지 못했기 때문이다. 생각지도 못했던 너무도 값진 메달인데, 그의 말처럼 그동안 너무 무관심했기에 참 외로운 땀방울을 흘렸을 것 같다.

한편 이상화 선수와 9년 지기 친구라는 사실이 알려지고 나자 인터넷에는 이 둘의 다정한 모습이 담긴 사진들이 널리 퍼지면서 너무 잘 어울리니 이 기회에 한 번 사귀어 보는 것은 어떻겠냐며 네티즌들은 모태범 선수와 이상화 선수를 연결시키지 못해 안달이다. 한 블로그에는 이 둘을 '우리 결혼했어요'의 결정판으로 패러디하기도 했는데 그 정도로 최근 이 둘의 인기가 대단하다.

성시백 선수(쇼트트랙에서 금메달에 도전중이다.) 
아, 아직까지도 아찔한 기억이 채 가시지 않았다. 1500m 경기에서 넘어져 아깝게 메달권에서 벗어났던 성시백 선수. 그 때 성시백 선수의 마음을 헤아리니 너무나 안타까워서 속상한 마음에 폭포 같은 눈물을 쏟아 냈다는 이야기가 여러 블로그에서 흘러 나오고 있다. 이름 때문이기도 하지만 별명이 섹시백일 정도로 여성들에게 인기가 많은 선수다. 성시백 선수는 고등학교에 재학중이던 2004년에 국가 대표가 됐는데 올림픽에는 이번이 첫 출전이란다. 2006년 국가 대표에서 탈락하고 난 후 쇼트트랙을 그만 두려고 할 만큼 슬럼프에 빠졌었으나 포기하지 않고 재기에 성공했다.

지난해 4월 국가대표 선발전에서 종합 1위로 태극마크를 달았는데 이미 경기를 치른 1500m를 포함해 1000m, 500m, 5000m 계주 등 전 종목에 출전할 예정이다. 실력이 뛰어난 선수이니 남은 경기에서 지금의 씁쓸함을 보상받을 수 있지 않을까? 앞으로 그가 도전할 종목이 여럿 남아 있어서 얼마나 다행인지 모른다. 특히 성시백 선수를 따를 자가 없다는 평을 받고 있는 그의 주 종목 500m 경기를 주목해 볼 필요가 있다.

지금까지는 여심을 설레게 하는 훈남 선수들을 살펴 보았지만 올림픽 대표팀에는 훈녀 선수들도 만만치가 않다. 남자 선수들과 마찬가지로 기량도 뛰어나지만 미모도 어찌나 뛰어난지 경기가 끝나고 난 후 선수들의 얼굴을 확인하고 놀라는 경우가 참 많다. 물론 구슬땀을 흘려가며 연습한 우리 선수들에게 외모가 뭐 중요하겠냐만 하나같이 다 예쁘고 멋있으니 어쩌란 말인가.

이상화 선수(스피드 스케이팅 500m에서 금메달을 땄다.)

스피드 스케이팅의 기대주로 손꼽히던 이상화 선수가 한국 여자 스피드 스케이팅 사상 첫 금메달을 땄다. 동계 올림픽 하면 쇼트트랙만 생각해 오던 우리 나라가 스피드 스케이팅에 이렇게 좋은 성적을 거두다니, 정말 대단한 일이 아닐 수 없다. 여자 선수 중에서는 김연아 선수만 화려한 조명을 받았기에 대회 시작 전후로 이상화라는 이름 한 번 제대로 들어 보지 못했었다. 그런데 사람들의 무심함 속에서도 꾸준하게 연습에 임했던 이상화가 금메달이라는 놀라운 성적을 이뤄냈다. 이로써 앞으로는 스피드 스케이팅도 효자 종목으로 거듭날 것이 분명해졌다.

이번 대회에서 메달을 딴 이승훈, 모태범과는 모두 한국체육대학교 07학번 동기라고 하는데 특히나 모태범과는 어렸을 적 부터 친하게 지내던 친구 사이라서 각별한 애정을 과시하고 있다. 이상화가 미니 홈피를 통해 일상 생활에서 찍은 사진들을 공개하자 많은 네티즌들이 그녀의 미모를 감탄하고 있는데, 경기복을 입고 얼음판 위에 있을 때와는 또다른 느낌이었다. 에프터스쿨의 '유이'와 닮은꼴로도 화제가 되고 있는 이상화 선수, 정말 고생이 많았고 진짜 잘 했다.

서정화 선수(모굴스키에서 아깝게 결선 진출을 하지 못했다.) 

서정화 선수는 모굴 스키 선수이다. 모굴이란 여러 사람이 스키를 타고 슬로프를 달리는 동안 눈이 패이고 쌓이기를 반복하면서 슬로프 면이 울퉁불퉁하게 된 것을 말하는 것이다. 모굴 스키란 슬로프에 인위적으로 모굴을 만들어 놓고 점프와 회전 기술을 이용해서 스키를 타는 것인데 1992년에 처음으로 동계 올림픽 정식 종목으로 채택되었다. 모굴이라는 말이 생소하게 들리는 것 처럼 우리 나라에서는 비인기 종목이라 대중들과 언론에게 관심을 받지 못하였다. 때문에 서정화 선수는 코치진도 없이 고독하게 연습을 해야만 했고 피땀흘려 노력했으나 메달을 따지는 못했다.

그러나 보통 세계적인 스키 선수들이 서른 즈음 전성기를 맞는데 서정화 선수는 이제 스무 살이다. 게다가 모굴 스키는 장애물을 통과해야 되기 때문에 체구가 아담한 동양 선수에게 더욱 유리하다고 하니 서정화 선수의 앞날이 더욱 밝다. 운동이면 운동, 공부면 공부, 빠지지 않는 미모까지 갖추고 있어 엄친딸로도 유명한 서정화 선수는 서울외고를 졸업하고 미국의 남가주 대학에 진학한 상태인데 일리노이주립대, 조지워싱턴대, 뉴욕대, 에모리대까지 다섯 개의 대학에서 러브콜을 받은 인재이기도 하다.

김연아 선수(피겨 스케이팅에서 따라올 자가 없다.) 



더 이상 말이 필요없는 김연아 선수! 20일에 김연아 선수가 밴쿠버로 날아갔는데 그것 하나만으로도 밴쿠버가 들썩였다고 한다. 각국의 취재단이 그녀의 일거수일투족을 전하려고 했기에, 김연아 선수가 연기했던 007의 한 장면 처럼 공항이 떠들썩했단다. 한편 미국에서 한 설문조사에서 동계 올림픽의 미녀 선수 중 열 명을 뽑았는데 동양인 선수로 유일하게 김연아 선수가 들어 있다. 역시 김연아 선수는 동서양을 초월하여 미모와 실력 모두를 인정받은 셈이다. 이제 며칠 뒤면(24일) 김연아 선수의 경기가 열리게 된다. 많이 부담도 되고 떨리겠지만 차분히 연습대로만 경기를 치뤄주기를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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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연아를 염두한 것은 절대로 아니다. 만나면 찻집이나 밥집에서 먹고 마시며 수다만 떨면서 몇 시간이고 같은 장소에서 죽치고 앉아 있는 우리의 놀이(?) 방식에 조금 변화를 주고 싶었다고나 할까. 자주 만나든 못 만나든 이 친구만 만나면 무슨 할 얘기가 그리도 많은지 다섯 시간을 쉴 새 없이 얘기해도 샘물이 샘솟듯 이야깃 거리가 자꾸만 생겼다. 그래서 이 친구와 만날 땐 샐러드 뷔폐에 가는 것이 오히려 경제적일 때가 많다.

찻집에서 만나면 차 마시다가 배가 고파져서 곁들이로 먹는 쿠키나 케이크 같은 것들을 시켜 먹고, 커피나 차도 또 시키고 그러다 보면 배는 부른데 제대로 된 식사는 못해서 잔뜩 먹고 나서도 무언가 허전하다. 그래서 헤어지는 길에 길가에서 파는 떡볶이와 순대라도 먹어야만 속이 든든하게 만족스러워지곤 했다. 술을 별로 즐기지 않기 때문에 너무 오래 앉아 있었다 싶으면 찻집에서 또다른 찻집으로 옮기거나 식당으로 자리를 옮겨서 덜 끝난 수다를 마저 하곤 하는데, 이번에는 좀 더 활동적인 놀이를 하면서 젊음(?)을 느껴 보기로 했던 것이다. 그렇게해서 하게 된 것이 스케이트였다.

무슨 용기에서 스케이트장을 약속 장소로 잡았는지 지금 생각하면 정말 무모했다. 우리는 고등학교 체육 시간에 100미터 달리기를 손잡고 달리는 사이였기 때문이다. 100미터가 너무 길게 느껴져서 중간에 포기하지 않기 위해 손까지 잡고 달려야 했다. 엄청 빨리 달렸다고 생각했는데 결과는 23초! 체력장을 하면 저질 체력을 증명이라도 하듯 떡하니 찍혀있는 5등급에, 매일 연습해서 본 실기 시험에서는 한 번도 좋은 성적을 받아 본 적이 없었다.

이런 우리가 스케이트를 탈 줄 알 리가 없었다. 어렸을 때 롤러스케이트는 좀 탔어서 비슷하게 탈 수 있을 거라고 생각했었는데, 그것과는 전혀 다른 분야일 줄이야. 스케이트 실력이 형편없는 여-여 커플이 스케이트장에 들어서니 시작부터가 쉽지 않았다. 쌩쌩은 아니더라도 멋지게 앞으로 나갈 수 있을 줄 알았건만 제대로 서 있기 조차 불편했다. 발도 아프고 비틀비틀 넘어질까봐 두렵고, 친구에게 같이 가자고 내가 먼저 얘기 했으니 재미있는 척이라도 해야만 했다.


처음에는 연인들처럼 손을 잡고 탔는데, 둘다 초보이다보니 이러다 큰일 나겠다 싶었다. 그래서 할 수 없이 어느 정도 자기의 몸을 가눌 수 있기 전까지 개인 연습을 하고나서 다시 만나서 같이 타기로 했다. 팔을 허공에 휘저으면서 거북이 걸음을 하고 있는데 초등학생으로 보이는 아이들이 옆으로 씽씽 잘도 달린다. 곳곳에서 제2의 김연아를 꿈꾸는 이들이 피겨 스케이트를 연습하는 장면도 볼 수 있었다. 볼 땐 쉬워보였는데 이 정도로 어려울 지는 정말 몰랐다. 또 한번 김연아가 존경스러워지는 순간!

그렇게 계속 어기적 거리기를 몇 바퀴째, 드디어 슬슬 요령이 생기려고 했다. 제법 앞으로 가기도 하고 가다가 친구와 만나서 조금 이야기를 하면서 같이 탈 수도 있게 됐다. 조금 더 빨리 가 볼까 하는 욕심이 자연스럽게 생기려는 찰나 꽈당! 무지 민망한 자세로 엉덩방아를 찧었다. 어찌나 세게 넘어졌는지 하늘이 다 노랬다. 창피한 것도 있었지만 무엇보다 아팠다. 안전 요원 청년들이 얼른 일어나라며 손짓을 하는데 도저히 일어날 수 있는 상황이 아니었다. 민폐라고 생각했는지 결국 안전 요원이 도와줘서 그의 손에 이끌려 설 수 있었고 의자에 앉아서 아픈 엉덩이를 달랠 수 있었다.



넘어진 핑계를 대고 스케이트장을 빠져 나와서 친구와 밥을 먹고 헤어졌는데, 집에 오니 엉덩이 통증이 너무 심했다. 꼬리뼈를 심하게 부딪힌 것 같았는데 몸의 중심부에 있어서 그런지 조금만 움직여도 꼬리뼈가 아파왔다. 그 동안에는 꼬리뼈가 있는지 없는지 신경도 쓰지 않았었는데 이렇게 중요한 부위일 줄 몰랐다. 몸에 힘이 조금만 들어가도 그 부분이 아팠고 웃을 때도 얼굴은 웃는데 엉덩이는 울었다. 내 몸에서 가장 중요한 부위라고 말해버리고 싶을 정도로 심하게 신경이 쓰이는 부분이었다. 바르는 파스를 듬뿍 발라주었지만 나을 기미가 없는 내 꼬리뼈. 아무래도 주말 내내 누워만 있어야 될 듯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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