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늘 책에서 배운대로 행동하는 착한(?) 다솔이 엄마는 모유를 먹이는 아기들은 6개월 때부터 이유식을 시작하는 것이 좋다는 소리에 주윗 사람들의 걱정어린 말들을 억지로 견디면서 6개월을 꿋꿋하게 버텼다. 누구는 보니까 3개월 되자마자 이유식 시작하던데? 아기 덩치가 그렇게 큰데 어떻게 젖만 먹고 건강하게 자랄 수 있겠어? 이유식 얼른 시작해야 되지 않나? 주윗 사람들이 이유식, 이유식 할 때마다 마음이 흔들렸지만 임신 기간 동안 다니던 예비 엄마 교실 선생님도 그러셨고 책도 그랬기에 오직 6개월, 180일이 되기까지만 기다리고 기다렸다.

다솔이는 어느 덧 성장해서 어른들이 식사하는 것을 보면 쩝쩝 입맛도 다시고 내가 무엇을 먹을 때 마다 뚫어지게 혹은 민망하게 쳐다보는 등 음식에 부쩍 관심이 많아졌다. 한 번은 사과를 먹고 있는데 포크가 움직이는 대로 고개를 돌리면서 침을 질질질 흘리는 것을 보곤 너무나 주고 싶어서 맛만 좀 보라며 혀끝에 사과를 살짝 대 줬는데, 다솔이가 무서운 속도로 사과를 빠는 것이 아닌가.

처음 맛 본 사과의 맛과 달콤한 향에 홀린 듯 '에에' 소리까지 내 가며 사과를 빠는데 그 모습이 귀엽기도 하고 먹을 수 있는 월령이기도 해서 그냥 줘 버릴까 잠시 고민했던 것도 사실이다. 그러나 나는 '배, 운, 여, 자'가 아닌가? 이유식은 6개월부터(모유 먹는 아기, 알러지 있는 아기), 순서는 쌀(곡식)-채소-과일, 단 맛이 나는 맛있는 것은 나중에, 육류에 신경쓸 것! 이렇게 달달달 외우고 있는데 어찌 알면서 그것을 어기겠나.


이제 다솔이도 이유식을 시작할 때가 돼서 쌀죽부터 끓여서 먹였고 며칠 지난 후 양배추도 같이 갈아 넣어서 먹이고 있다. 일찍 시작하는 아기들은 불린 쌀을 갈아서 10배 죽을 끓이는데 다솔이는 8배로 시작을 했다. 7개월부터는 덩어리가 있는 것도 먹을 수 있기 때문에 진도를 맞추기 위해서다.

보통 손가락이나 아기 숟가락을 입에 대 봐서 혀로 밀어내지 않으면 이유식을 시작할 때가 된 것이라고 하던데 나는 미리 다솔이와 숟가락으로 먹는 연습을 좀 해 두었다. 6개월을 고집하면서 남들보다 천천히 시작했는데 정작 때가 됐을 때 다솔이가 숟가락으로 음식 먹는 것에 익숙치 않아서 이유식을 못 먹게 되면 낭패가 아닌가. 그래서 5개월 중반이 넘어갔을 때 유축한 젖을 컵에 담아서 작은 숟가락으로 떠서 먹이면서 연습을 시켰다.

역시나 처음에는 주는 족족 흘려버리기 일쑤더니 두 번만 하니까 꼴깍꼴깍 곧잘 받아 먹었다. 경험한 기억이 있어서인지 이유식을 주는 첫 날부터 냠냠냠 참 달고 맛있게 잘 받아 먹는 다솔이. 보통의 아기들이 처음에 이유식을 먹을 땐 흘리는 것 반, 먹는 것 반이라던데 젖으로 연습을 해 봤기에 다솔이는 흘리는 것이 거의 없다.

이유식을 시작한 첫날엔 한 번만, 그 다음날 부터 하루에 두 번씩 먹이고 있는데 쌀의 양은 어른 밥 숟가락으로 반 숟가락(하루에 먹는 양)부터 시작해서 일주일이 지난 지금은 한 숟가락씩 먹는다. 물론 이유식 후에는 바로 또 젖을 물려야 한다. 아직은 모유가 주식이고 이유식은 간식이기 때문이다.(하루에 분유나 모유를 최소 600cc는 먹어야 된다.) 

간도 하지 않은 쌀과 야채를 갈아서 만든 죽이 뭐가 맛있을까 싶기도 한데, 다솔이는 새로 먹는 음식이 너무나 맛있다는 듯 숟가락만 들면 자동으로 입을 쩍쩍 벌리면서 냠냠 쩝쩝 너무나 맛있게 먹어 준다. 이유식 만드는 것 때문에 하루는 더 바빠졌지만 그만큼 보람은 더 늘어났다.



오늘따라 유독 얼굴에 많이 뭍히고 먹는 다솔이 귀엽게 봐 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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