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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기 있네~ 할머니, 여기 있네~ 할아버지!'
눈썰미가 좋은 다솔이는 열 명 이상이 찍은 단체사진 속에서도 할머니, 할아버지를 단번에 콕콕 짚어 냅니다.
심지어 할머니 할아버지가 젊었을 때의 사진인데도 말예요.
그런 다솔이에게 남편의 어린 시절 사진을 보여 주고, 이게 누구냐고 물으면,
뭐 그리 쉬운 질문이 있냐는 듯 콧방귀부터 흥! 뀐 후,
'다솔이잖아~' 하는데요,
제가 보기에도 남편의 어린 시절과 다솔이의 어린 시절은 거의 98% 똑같답니다.
그럼 저는요? 저랑 다솔이는 2% 정도 닮은 거겠지요.


그래도 다인이는 여자 아이니까 나를 더 많이 닮았겠지 은근히 기대를 하면서,
남편 사진과 다솔이 사진을 비교했을 때의 그 놀라움을 나도 한 번 경험해 보리라 들 뜬 맘으로
제가 아기였을 때 사진을 꺼내 와 다인이와 비교를 해 봤어요.
흐음... 뭔가 이상한 기분.
다인이와 제 어린 시절의 모습은 이미지가 비슷할 뿐 생김새는 그리 똑같지 않았어요.
그래도 다인이와 함께 외출을 하면 사람들이 딸이랑 똑같이 생겼다고 얘기 해 주니까, 뭐 괜찮았지요.
그러다 다시 찾아 본 남편의 아기 때 사진을 보고
저는 또 한 번 경악을 금치 못했답니다.


다솔이와 비교를 했을 때는 남편 = 다솔이었는데요,
다인이와 비교를 해 보니 남편 = 다인인거예요!!
남편과 다인이의 어린 시절은 얼굴은 거의 80% 정도 비슷했어요.
하긴, 다솔이와 다인이가 그렇게 많이 닮았으니까.




그런데 저와 결혼을 하기 전, 52kg이었던 남편에게는 치명적인(?) 까다로움이 있는데요,
그건 바로 '입맛'.
참 다행스러운 것은 제가 해 주는 음식은 거의 다 남편의 입맛에 잘 맞아서
음식 투정을 한 적은 별로 없어요.


남편의 까다로운 입맛은 이런 식인데요,
초코 케이크를 좋아하기에 초코 케이크가 아닌 다른 종류, 생크림 케이크나 쉬폰 케이크는 입에도 대지 않고요,
(보통 가장 좋아하는 것이 아니라도 하더라도 먹기는 하잖아요?)
치즈 케이크는 남편이 세운 기준에 맞지 않으면 한 입 먹어 보고 바로 포크를 놓지요.
북엇국과 오징어 순대를 포함한 몇몇 종류의 음식에는 트라우마가 있어서 절대 먹지를 않고
과자를 먹을 때에도 바삭함의 정도와 짠맛 단맛의 정도에 따라 몇 개 먹다가 버리게 되는 경우가 많아요.
(버릴 땐 꼭 저에게 버리라고 한답니다. 저는 다 잘 먹으니까요.)


그래도 예전에 비해서는 많이 완화가 되어서
막상 글을 써 보려고 하니 몇 가지 밖엔 생각이 안 나네요.
하긴 52kg이 72kg이 되었으니까 남편은 두루두루 다 잘 먹는 저와 살면서 많이 변했을 거예요.


남편의 요런 까다로운 입맛은 아이들에게도 고스란히 유전이 되었더라고요.
생소한 음식을 처음으로 먹는 상황에선 혓바닥만 날름 음식에 대 보고 먹을지 말지를 판단하는 다솔 군.
유난히 음식을 가려 저를 많이 힘들게 했었었잖아요.
그런데도 참 희안한 것은 고급 식당에 데려 가면 '맛있다'를 연발하며 밥을 잘 먹는데요,
분위기를 즐기는 남편과 어쩜 그렇게 똑같은지!!!


다솔이는 자기가 좋아하는 비스킷을 먹을 때 절반으로 쪼개진 것이 나오면
자, 이건 엄마가 먹어! 하면서 저에게 버린(?)답니다.
형태가 온전한 것이 아니면 안 먹는 것도 제 아빠와 똑같아요.


결혼 초 라면을 끓여 먹을 때는 몰랐던 사실,
남편은 라면 2개를 주문하면서 왜 늘 라면을 남기는 걸까? 궁금해 했었는데,
나중에야 알게 되었답니다.
남편은 라면을 조각 내서 끓이면 짧아진 라면은 먹지 않는다는 사실을!!!!!
그 후 남편의 라면을 끓일 땐 절대로 라면을 조각내지 않아요.
하나를 그대로 넣어 면발이 잘리지 않아야 한그릇 뚝딱 비우니까요.



 
 
그래도 저를 많이 닮은 (이미지는 100%, 외모는 20%) 다인이는
아프거나 특별한 경우가 아니면 밥을 잘 먹어서, 먹는 것 때문에 저를 힘들게 한 적은 별로 없는데요,
작은 입으로 오물거리며 음식을 먹는 모습이 제 눈에는 정말 귀엽게 보이거든요?
 
 
다솔이 보다 잘 먹는 것이지 다른 아이들에 비해서는 아직도 부족해서
몸무게도 적게 나가는 편이고 키도 작은 편이라
저는 늘 양껏 많이, 되도록 더 많이 먹이려고 애쓰는 중이에요.
.
.
.
.
 
그런데 어느날은 다인이 다솔이와 함께 간식으로 식빵을 먹고 있었어요.
딸기쨈을 좋아하는 다솔이에겐 쨈도 발라서 우유랑 주고,
다인이와 저는 그냥 식빵만 먹고 있는데,
 
 
한참을 잘 먹던 다인이가 빵 가장자리는 남겨서 저를 주는 거예요~
뭐지, 이 익숙한 기분은?
다인이도 식빵의 부드러운 부분만 날름날름 받아 먹고 딱딱하고 맛이 없는 부분은
저에게 버리고 있었던 것이었답니다.  
 

아니, 요녀석들이???!!!
그래도 괜찮아요~ 저는 다 잘 먹으니까요.
서로 꼭 닮아 보기 좋은 세 사람이 있기에 오늘도 저는 행복하답니다.
(급 포장하여 글을 얼른 마무리 짓는 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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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를 집중시키는 가장 쉬운 방법이 '뽀로로'를 보여주는 것이라고 1박 2일에서 강호동이 말했었지요?
조용히 해야 되는 식당에서 마구 뛰어 다니거나 떠들어서 민폐를 끼치는 아이를, 부모가 타일러도, 윽박질러도 절대 통하지 않지만 뽀로로 동영상을 보여주는 순간 민망하고 산만했던 모든 상황이 정리되고 아이와 엄마 모두 평안을 찾게 된다는...... 그맘 때 아이를 기르는 부모라면 누구나 다 고개를 끄덕이며 100% 공감할 수 있는 이야기였어요.


그런데 가만 보니, 이 세상에는 뽀로로보다 더 강한 것이 딱 하나 존재하는데요, 그건 바로! 자기 자신이더라고요. 다솔이는 뽀로로를 좋아하긴 하지만 (혼자 보는 것은) 10분을 넘기면 흥미를 잃는데요, 자기가 찍힌 사진이나 동영상을 보는 것은 몇 번을 돌려 봐도, 반복해서 또 보고 또 봐도 그렇게 재미있나 보더라고요. 보는 내내 시선집중에 입가에는 흐뭇한 미소까지 짓고서 얼마나 자세히 들여다 보는지 나르시스가 따로 없었답니다.


옛날 사진첩을 들추다가 아빠의 돌사진을 찾았는데, 다솔이는 이 사진도 자기인 줄 알았나봐요. 빙그레 웃음까지 띄면서 한참을 보던데 사실 사진 속 아이는 다솔이가 아닌 아빠였지요. 다솔이도 깜박 속일 만큼 다솔이와 어린 시절 아빠는 똑같이 닮았는데요, 저는 다솔 아빠의 어린 시절을 사진으로 봤었기에 다솔이의 얼굴에서 아빠의 모습을 참 자주 찾곤 한답니다. 미처 사진으로 포착해 두지 못해 아쉬울 정도로 둘은 붕어빵인데, 둘이 얼마나 닮았는지 확인도 할 겸 사진으로 재미있는 놀이를 한 번 해 볼까 해요.


다음 중 누가 다솔일까요?




정답은 두 번째 가로 사진만 다솔아빠 나머지는 모두 다솔입니다.
둘이 너무 비슷하지 않나요? 답을 쉽게 찾으셨다면 그건 사진이 낡은 탓이었을 것 같아요.
아기 욕조도 둘다 분홍색으로 비슷해서 제 눈에는 더 닮아 보여요.





입을 활짝 벌리고 크게 웃는 모습도 그렇고,
(따로 말씀 안 드려도 사진의 분위기상 위에가 다솔 아빠인거 다 아시겠죠?)




피아노를 좋아하는 것도 그렇고,




자는 모습도 어찌나 닮았는지(다솔 아빠예요.)
엎드려서 자는 모습은 옆 얼굴이 아주 똑같은데, 아쉽게도 다솔이를 찍어 놓은 사진이 없어요.
다솔이를 평소에 알고 계신 분들이라면 저 사진은 완전히 똑같다는 것을 아실 거예요.



왼쪽은 다솔 아빠, 오른쪽은 다솔인데
아무리 아들이라고 해도 사람이 이렇게 닮을 수 있는지 참 경탄할 따름입니다.


다솔 아빠는 다솔이가 저도 조금(??) 닮았다고 하는데, (구체적으로 물어 보면 하는 행동이 닮았다는 참 맥없는 대답을) 제 얼굴이라서 그런지 다솔이의 얼굴에서 제 모습은 잘 못 찾겠어요. 친정 엄마의 사진을 보면서는 저와 비슷해서 놀란 적이 있지만요. 다솔이가 자라면서 계속해서 아빠의 얼굴을 닮으면 삼십 대의 다솔이 얼굴은 지금 남편의??


생각이 거기까지 미치니 약간 징그럽긴 하네요. 암튼 대단한 붕어빵 父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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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9. 10. 19.

다솔이와 아빠가 같이 자는 모습
눈, 코, 입, 얼굴의 방향까지 어찌나 똑같은지
그 모습이 너무 귀여워서 몰래 찍었다.
쿨쿨쿨, 콜콜콜 편히 주무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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