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빨갛게 잘 익어 한 눈에 보기에도 달콤하고 맛있게 보이는 딸기가 있습니다.
딸기를 씻어 접시에 담아 내 가자,
'와----!!!'
과일을, 특히 딸기를 좋아하는 다솔이의 함성이 터지고,
'이건 엄마꺼, 이건 아빠꺼, 이건 다솔이꺼, 이건 다인이꺼...... .'
곧이어 다솔이는 작은 제 손으로는 한꺼번에 다 쥐기도 어려울 텐데도
 딸기를 하나씩 하나씩 챙겨 엄마, 아빠, 다인이의 입에 쏙쏙 넣어 주며, '이건 엄마꺼, 이건 아빠꺼, 이건 다인이꺼'를 챙긴 후에야
이건 다솔이꺼지? 하며 제 몫의 딸기를 냠냠 맛있게 먹습니다.
한참 딸기를 먹다가 딸기가 몇 개 남지 않았을 때
다른 일을 하느라 그 자리에 없었던 저에게 다솔이는 또 딸기를 가져다 줍니다.
'자, 이건 엄마꺼야. 엄마 조금밖에 못 먹었지' 하면서요.


다솔이가 엄마의 먹을 것을 챙기기 시작한 것은, 사실 오래된 일은 아니에요.
솔직히 엄마들은 아이들이 먹는 모습만 봐도 흐뭇하고 특히나 비싼 과일이나 음식을 먹을 때면
아이들에게 하나라도 더 먹게 하려는 마음 때문에
습관적으로 '엄마는 안 먹어도 돼, 너 혼자 다 먹어~'라고 하는 일이 많잖아요?
저도 그런 편이었는데 얼마 전부터 생각을 바꾸었거든요.


아이들에게 엄마의 먹는 모습을 보여주자고 생각을 달리하게 된 것은
귀하고 좋은 음식을 먹는 자리에서
엄마가 자꾸만 나는 안 먹어도 된다, 너만 먹어라, 많이 먹어라, 엄마는 배부르다...라고 하는 것이
결코 교육상 좋지 않다는 것을 깨닫게 되었기 때문이에요.
어릴 때부터 맛있는 음식은 엄마, 아빠, 동생과 함께 먹는 것이며
맛있는 것은 어른들께 먼저 드리는 것임을 가르치는 것이 올바른 행동이라고 생각하게 되었답니다.


그래서 요즘에는 간식을 먹을 때 되도록 함께 앉아서 다솔이가 챙겨 주는 것을 꼬박꼬박 받아 먹으려고 하는 편인데요,
큰아이 다솔이가 저를 챙기니 작은아이 다인이도 '경쟁적으로' 저에게 음식을 주더라고요.
아직 다인이는 자기 생각에 너무너무 맛있는 것(= 막대사탕)은 저에게 나눠 주지 않으려고 도망을 가긴 해요.
그러면 다솔이가 꼭 저에게 달려 와서 자기가 먹던 막대 사탕을 내밉니다.
저는 다솔이를 꽉 안아주고 다솔이의 따뜻한 마음을 오래오래 칭찬해 주는 걸로 보상을 해 주지요.


저는 다솔이의 막대 사탕을 정말로 먹지는 않고 먹는 시늉만 하다가 다시 돌려주는데요,
그 모습을 지켜 보는 다솔이의 표정이 매우 힘들어 보이거든요?
안절부절 못 하고 발까지 동동 구르면서 결국 손을 내밀어 사탕을 되돌려 달라고~
자기가 그토록 아끼는 막대 사탕을 저에게 준 후 잠시 동안이나마 무척이나 괴로웠을 다솔이가 정말로 기특하고 대견스러워요.


저는 밥은 많이 먹지만 간식은 잘 안 먹는 편이라
아이들이 주는 과일이나 빵 등이 정말로 먹기 싫을 때가 있는데요,
그럴 때에는 아이들 앞에서 먹는 시늉만 하거나 제 몫을 따로 떼어 나중에 먹겠다고 말을 하기도 해요.


아이들에게 간식 접시를 내 주고 저는 설거지를 하러 가거나 다른 할 일이 있을 때,
다솔이는 엄마는? 엄마는 안 먹어? 하며 꼭 물어 보는데, 
그럴 때에도 저는 꼭 엄마도 먹을거야~ 대답한답니다.
다른 가족들이 무언가를 먹고 있을 때, 엄마도 되도록 다른 일을 하지 말고 그 자리에서 함께 음식을 먹는 것이,
아이들에게 엄마가 먹는 모습을 보여 주는 것이 생각보다 무척 중요하답니다~


어머니는 자장면이 싫다고 하셨어, 어머니는 자장면이 싫다고 하셨어~
진짜로 참교육을 하는 엄마들이라면 자장면이 싫다고 하지 말고, 자장면 한 그릇을 함께 나누어 먹는 것이 더 좋을 것 같아요.
그래야 좋은 것, 귀한 것을 엄마에게 줄 줄 아는 자녀로 자라게 된답니다.
나중에 생선 머리, 닭모가지를 선물로 받기 싫으시다면,
살 두둑한 생선 몸통, 맛있는 닭다리살을 엄마가 드시는 모습을 아이들에게 보여 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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