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촉촉하고 식감 좋은 빵에 달콤한 초콜릿이 듬뿍 발려진, 엊그제 남편 생일이라 사 온 먹음직스러운 초코케이크을, 내가 냠냠냠 흐뭇하게 맛있게 먹고 있는 시각은 새벽 5시!!! 이승기가 김치 냉장고 광고를 하면서 '딱 한 입만' 먹겠다고 했다가 김치를 포기째 먹어 버린 것처럼 나도 시작은 '딱 한 입만'이었다.

어젯밤에 왔다갔다 할 때마다 심하게 눈에 띄던 초코케이크. 심호흡을 하면서 절대 먹지 안겠노라고 참다가, 꿈에도 나올 뻔한 바로 그 초코케이크를 새벽에 눈 뜨자마자 냠냠거리면서 먹어 치운 것이다. 공복에 먹어서인지 케이크는 무한정 들어갔고 첨부터 작은 크기이긴 했지만 반 정도 남은 것을 결국 다 먹고 말았다. 새벽 4시가 조금 넘은 시각에 다솔이가 배고프다며 깼길래 젖을 먹이고 등을 두드려 다시 재우고 나니 갑자기 허기가졌고 어젯밤부터 심하게 먹고 싶었던 케이크로써 공복감을 달랬다.

사람들은 흔히 모유 수유를 하면 살이 쫙쫙 빠진다고 얘기하는데, 내 생각에 이 말은 '대학 들어가면 살이 빠진다'는 말고 똑같다. 통통하던 고등학생이 대학생이 된다고 거저 살이 빠질 리 없듯, 임신 과정에서 찐 살이 출산과 동시에 다 빠지지는 않는다. 살을 빼겠다는 굳은 의지가 없으면 오히려 살을 더욱 찌울 수 있는 기간이 바로 모유 수유 기간이다.

텔레비전 방송에서 산모에게 모유 수유가 가장 좋은 운동이라고 소개된 적이 있다. 나도 눈을 반짝이면서 봤는데 그 방송에서는 모유 수유 활동이 런닝 머신 위에서 1시간 동안 뛰는 것 보다 더 좋은 운동 효과를 낸다고 했다. 그러나 자세한 설명을 들어 보니 하루 8번, 한 번에 100ml씩 수유를 한다는 가정하에서였다. 물론 아기들은 보통 그 정도 젖을 먹는다. 그러나 세 시간 간격으로 하루 종일(24시간) 수유하는 것이 한 시간 남짓 뛰는 것보다 낫다니 삼십분만 더 뛰어도 상황은 역전되지 않을까?

한편 모유 수유 기간을 다이어트 기간으로 삼기 어려운 가장 큰 이유는 젖을 먹이고 나면 너무 배가 고프다는 데 있다. 임신 기간보다 오히려 수유 기간에 먹고 싶은 것이 더 많아지는 것 같은데, 밥 한 공기를 뚝딱 해치우고도 왠지 모를 허전함이 있고 젖 한 번 물리고 나면 급격하게 밀려오는 배고픔 때문에 참기가 너무 힘들다.


방송에서도 엄마가 먹는 양과 젖의 양은 무관하다면서 젖을 물린다고 해서 너무 많이 먹는 것은 좋지 않다고 했다. 내가 방송을 보면서 내린 결론은 출산 후에 임신전 몸매로 돌아가기 위해서는, 일반 성인 여성이 먹는 양 만큼만 먹고(굶는 것은 절대 금물!) 수유를 부지런히 하고 틈틈이 운동도 열심히 해야만 했다. 아니 운동은 필수였다. 수유만으로 몸매를 되돌리기란 턱없이 부족한 것이니 말이다.

그나저나 이제는 신랑보다 내가 더 많이 먹는 것이 확실한데 이 식탐을 어찌해야 할 지 모르겠다. 이런 내 마음을 아는지 모르는지 식탁위에는 얄미운 신랑이 먹다가 남긴 피자 조각이 나를 유혹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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