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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는 이미 (두 번째) 제왕절개 수술을 마친지 십 개월이 다 되어가고 있고,
당연히 지금은 아무렇지도 않게 일상생활을 잘 해 나가고 있는데,
제왕절개 수술을 앞두고 계신 예비 엄마들은
날짜가 다가올 수록 하루하루 걱정스럽고 초조해서 밤잠을 설치시나봐요.
((( 안 그래도 덥고 잠 안오는 밤의 연속인데
배까지 부르니 정말 힘들게 지내실 것 같아요.
날짜 잡고 수술까지 얼마남지 않으신 분들, 끝까지 화이팅입니다!!)))


저에게 '제왕절개 수술 부위의 통증'에 관해 너무 많이들 물어 보셔서
(사실 말이 쉽지 생살을 찢는 수술인데 얼마나 두렵겠어요?)
일일이 답을 해 드리기가 어려운지라
오늘은 딱 제왕절개 '수술 부위의 통증'에 관해서만 말씀을 드려 보려고 해요.


열 달 전 일이지만,
기억이 아니라 기록에 의한 내용이니까
믿고 보셔도 된답니다.
다시 읽어 봐도 생생한 것이 역시 메모의 힘은 대단하네요.
살짝살짝 정신을 차릴 수 있을 때 마다 기록해 두길 정말 잘했어요.


자, 그럼 시작합니다.
밤마다 수술 후기를 찾아 보시는, 예비 엄마들의 속이 시원해지길 기대하면서...... .
아참, 이번 글에서 저는 수술 부위의 통증에 대해서만 썼고요,
더 자세한 수술 후기는 각각의 날짜의 것으로 URL을 첨부해 드릴게요.
클릭해서 자세하고 생생한 수술 경과 이야기를 읽어 보시길 권해 드려요.




# 수술 당일 #

관련 글 : 둘째 제왕절개 생생 수술 후기, 죽다 살아 났어요!
http://hotsuda.com/955



이제 막 배를 가르고(!) 아기를 꺼낸 상황이니 당연히 아픕니다.
그러나 제왕절개 수술 부위가 생각보다 끔찍하게 고통스럽지는 않은데요,
우리에겐 무통 주사도 있고, 진통제도 있고, 모성애도 있기 때문이에요!!
수술을 하기 전에 간호사 선생님께서 무통 주사를 맞을 건지 물어 보실 텐데요,
두 번 고민할 필요도 없이 냉큼 네! 하셔야 해요.
무통 주사를 맞는다고 해서 모유 수유에 지장이 있는 것도 아니고,
회복이 더딘 것도 아닌데,
생살을 찢은 고통을 생으로 견딜 이유가 없으니까요.


자연 분만을 한 경우에는 무통 주사가 공짜라던데
무슨 까닭으로 제왕 절개 수술을 하면 주사값을 받는지는 모르겠으나,
그 돈 아끼느라 미련하게 고통을 받을 필요는 없습니다.
무통 주사를 맞아도 아프거든요.


제왕절개 수술을 할 때 아래 쪽 복부를 20cm정도 가르는데요,
수술이 끝나면 지혈도 돼야 하고
상처 부위도 잘 아물 수 있게끔 고정도 시켜야 해서
8kg짜리 모래 주머니를 배 위에 올려 두고 있어요.


허걱, 8kg?? 싶으시겠지만
오히려 복대를 한 듯 수술 부위를 꽉 눌러 줘서 모래 주머니를 올려 두었을 때가 통증이 덜해요.
시간이 흐르면 조금 더 가벼운 것으로 바꿔 주기도 하는데
배를 잘 고정하고 있던 모래 주머니를 들어 올렸을 때 느껴지는 그 살벌한 통증,
악소리와 함께 눈물도 찔끔 나지만
수술 당일 신생아실로 옮겨져 잘 쉬고 있던 아기가 한 번 다녀가니 그걸로 위안이 되던데요?


수술 당일 제왕절개 수술 부위 통증 정도는 별 5개.





# 수술 다음날 #

관련 글 : [제왕절개 수술 2일째] 버티고 버티고 또 버티기?
http://hotsuda.com/959



제왕절개 수술을 한 다음날에도 여전히 아파요.
진통도 파도처럼 몰려 온다던데(우리 제왕절개한 엄마들은 진통을 모르잖아요?)
제왕절개 수술 후에도 그래요. 괜찮다가도 슬슬 조짐이 보이고, 작은 파도 큰 파도로 통증이 심해지죠.
통증이 극심할 땐 무통 주사의 버튼을 눌러 주사약을 조금 더 많이 들어갈 수 있도록 조절할 수 있어요.
둘쨋날은 정신이 약간 들고 아기를 낳았다는 것이 실감도 나고 해서인지
수술 부위가 더 아프게 느껴지기도 한답니다.
수술 당일엔 정신이 하나도 없어서 내내 쿨쿨쿨 잠만 자잖아요.
그 다음날엔 맨정신으로 버티려니 더 힘든 것이지요.


몸에 힘이 들어가거나 약간씩 움직임이 있을 때
꽥! 소리가 날 정도로 수술 부위가 심하게 아픕니다.
버티기 작전에 돌입해야 해요.
엄마가 계속 힘들게 아프면 아기를 보러 갈 수도, 데려 올 수도 없으니
아기 한 번 안아 보겠다는 일념으로 통증을 참아요.


수술 다음날 제왕절개 수술 부위 통증 정도는 역시 별 5개.





# 수술 3일째 #

관련 글 : [제왕절개 수술 3일째] 드디어 밥을 먹어요! 걷기 연습 시작.
http://hotsuda.com/960


자연분만한 산모들은 하하호호 웃으며 잘도 걸어다니고
밥도 일찍부터 먹기 시작하고, 심지어 퇴원도 한다는데......
제왕절개 수술을 한 엄마들은 여전히 배가 끊어질 듯 아프고, 혼자서는 절대 일어나 앉을 수도 없어요.
저는 이 때 너무 오랫동안 꼼짝 없이 누워있어서인지
등에 담이 걸려서(수술 부위 통증과 맞먹을 정도로 된통 걸렸었죠.)
몸을 돌릴 때 마다 배와 등이 동시에 아파서 아야얏 소리가 절로 나왔어요.
그래도 회복이 빨리 되려면 좌우로 몸을 뒹굴뒹굴 자유자재로 돼야 하니까
이를 악물고 뒹굴거리는 연습을 했어요.


좋은 소식은, 죽을 지경이었던 수술 부위의 통증이
조금씩 사라지고 있다는 것!
제왕절개 수술 후엔 버티는 것이 최선입니다.


수술 3일째 제왕절개 수술 부위 통증 정도는 별 4개.







# 수술 4일째 #

관련 글 : [제왕절개 수술 4일째] 모유 수유 전쟁 시작, 기침은 나의 적!http://hotsuda.com/963



어머낫, 이럴수가?!!
3일 정도 끙끙 앓고 났더니 이 때부터는 제왕절개 수술 부위의 통증이 많이 줄어 들었어요.
저도 수술 4일째부터는 씩씩하게 잘 걸어 다니고
신생아실과 입원실을 오가며 아기도 만났으며 운동도 제법 할 수 있었답니다.
살만 하다는 얘기지요.


관련 글에서도 알 수 있듯,
수술 부위의 통증이 사그라들기 시작하니
또다른 고통이 시작되었지만
이 글은 순전히 수술 부위의 통증에 관해서만 이야기 하기로 했으니,
괜찮네요. 별로 아프지 않아요.
다만 기침을 하거나 웃을 땐 수술 부위가 당기며 아프니까,
코미디 보실 때 조심하셔야 해요.(농담 아님.)
웃다가 진정으로 울 수 있습니다.


수술 4일째 제왕절개 수술 부위 통증 정도는 별 3개.






# 수술 5일째 #

관련 글 : [제왕절개 수술 5일째] 실밥 풀고 퇴원해요. 출산 후 몸무게 절망!http://hotsuda.com/965



제왕절개 수술을 한 지 5일쯤 되면 병원에서 퇴원하라고 합니다.
이제 괜찮으니 집에 가라는 거죠.
여전히 걷는 것이 불편하긴 하지만 반송장이었던 첫날에 비하면 날개를 단 듯 해요.
제왕절개 수술 부위를 꿰맸던 실밥을 뽑는데요,
이거이거 좀 무섭고 따가워요.
한 번에 잡아 빼야 통증이 덜 하기에,
선생님이 가차 없이 확~ 실을 당겨 뽑아내는데요
어떤가 보면 피가 맺혀 있어요. 흑~ 따가웠다고요!!!
 
 
어기적어기적 비틀거리며 걷긴 하지만
엄밀히 말해서 수술 부위가 아파서 그런건 아니니
제왕절개 수술을 하면 5일 정도면 괜찮아지는 것 같아요.
 

수술 5일째 제왕절개 수술 부위 통증 정도는 별 1개.

 
 
어떤 이유로든 제왕절개 수술을 앞둔 예비 엄마들, 잘 읽으셨나요?
특히나 첫 번째 수술이시라면 더 겁나고 무서우시죠?
안 아프다, 괜찮다....고만 말씀드릴까 하다가
그냥 솔직하게 확~ 다 말해버렸네요. 적을 알고 나를 알면 백전무패라고 하잖아요.
죽을 것 같아도 눈 딱 감고 5일만 참고 버티면 좋은 날이 옵니다.
너무 걱정하지 마시고, 맘 편히 가지시길 바라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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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다인이는 노래와 춤을 아주아주 좋아해요.
음악이 나오면 고개부터 끄덕끄덕 손가락은 까딱까닥, 엉덩이는 씰룩씰룩...
그 모습이 너무 귀여워서
사진이나 동영상으로 담으려고 하면
휴대전화나 카메라를 빼앗으려는 마음에 노래도 율동도 하지 않아서
다인이의 귀여운 모습을 기록으로 남기고픈(그래서 자랑하고픈) 저는 애간장이 녹습니다.


다인이가 좋아하는 노래 중 하나는
너 하고 나는 친구되어서 사이 좋게 지내자~
새끼 손가락 고리 걸고 꼭꼭 약속해~~
동요 CD에서 이 노래가 나오면 저 멀리 있다가도 약속하러 저에게로 총총총 온답니다.
그 모습이 정말정말 귀여워요~~~




또또,,,
다인이가 좋아하는 노래 중 하나는
외할머니께 배운 아침 바람 찬바람에~~ 요거는 쎄쎄쎄(?) 할 때 부르는 노랜데,
외할머니가 가르쳐 준게 재미있었는지 정말 잘 하고 좋아해요.


아침 바람 찬바람에~ 할 때는
가슴이나 배에 손을 얹고 좌우로 흔들흔들 왔다 갔다~




울고 가는 저 기러기~




우리 선생님 계신 곳에
(((또 왔다갔다 흔들흔들~~)))




엽서 한 장 써 주세요

(다음은 다인이가 가장 즐거워 하는 부분)





구리구리 말아서 가위바위보!!!

구전으로 내려오는 동요라 가사도 제각각 내용도 엉망징창이지만
뭐 어때요? 재미있게 즐기면 그만인 것죠.




가위바위보 부분은 다인이가 너무너무 좋아해서,
올림픽 공원에 어스름이 오도록
가위바위보를 또 하고, 또 하고, 또 했답니다.



귀여워요~~(제 딸이니까요~)


다인이가 저와 쎄쎄쎄(?)를 하는 동안 다솔이는요~
 

 
이리저리 뛰어 다니느라 정신이 없습니다.
조금 아쉬우니 다솔이 사진도 몇 장 투척 해야지~~

 
 
 
귀여운 개구쟁이 다솔 군.
 
 


요샌 사진만 찍으면 장난질입니다.
그래도 귀엽고 사랑스러워요~ (제 아들이니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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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다인
2011년 10월 21일 출생
출생시 몸무게 2.77kg ---- 현재 몸무게 10.7kg
출생시 키 48cm --- 현재 키는 잘 모름
성별 : 여자
천상여자




우리 다인이는 아직 머리카락은 별로 자라지 않았지만 천상여자랍니다~
벌써 여자들이 좋아함직한 것들을 즐기기 시작했거든요.
제가 집에서 늘상 머리를 묶고 있어서인지 자기도 머리를 묶어 달라며 머리끈을 가져 오는 다인이.
외갓집에서 외할머니의 헤어롤을 달고 마음에 드는 듯 거울을 보는 다인이.
우리 다인이는 천상여자랍니다~
 

 




오빠에게 물려 입은 옷을 입으면 짠~
순식간에 개구쟁이 스머프로 변신해 버리는 다인이,
외갓집에서 흙을 마음대로 가지고 놀고, 개미도 만져 보는... 볕을 받으며 뒤뚱뒤뚱 놀러 다니기 좋아하는
우리 다인이는 천상여자랍니다~

 



여자의 변신은 무죄, 옷은 여자들의 날개.
곱디 고운 트렌치코트 입고, 머리에 커다란 꽃을 달면 짠~ 공주로 변신,
길 가던 사람들이 뒤돌아 보게 만드는,
우리 다인이는 천상여자랍니다~




요거트는 입가에 다 묻히고 먹어야 제맛!
요거트를 피부에 양보할 줄 아는 우리 다인이는 천상여자랍니다~




어린이날 선물로 받은 아기 인형을 엄마처럼 아기띠로 메고
토닥토닥 등 두드려 재워 줄 줄 아는,
우리 다인이는 천상여자랍니다~




청소하시는 할아버지 등에 살포시 기대
발 동동 구르며 즐길 줄 아는,
우리 다인이는 천상여자랍니다~~

 

 

 



지하철에서 앵앵 울며 보채다가
사탕하나 받아들고
최고!를 외치는, 우리 다인이는 천상여자랍니다~ 

 

 



아빠의 표정을 보고 그대로 따라하는 다인이
아빠와 함께 셀카를 즐길 줄 아는 귀염둥이 우리 다인이는 천상여자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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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인이와 둘이서 집에 있던 날,
딸아이라서 얌전하고 순해, 키우기가 얼마나 편한지 모르겠다고 스스로 감격해하며
다인이랑 짝짜꿍 놀아주기도 하고, 밥도 먹은 후 슬슬 집안 일을 해야겠기에
잘 노는 다인이를 곁에 두고 저는 설거지를 했어요.


설거지를 하다가 문득 너무 조용한 다인이가 걱정이 되는거예요.
설거지 자세를 유지한 채 고개만 휙~ 휘~ 돌려 다인이를 찾아 봤는데,
부엌 싱크대 앞에 서 있던 제 눈에는 다인이가 보이지 않았죠.
갑자기 등골이 오싹해지고 머리카락이 쭈뼛 서는 것을 느끼며
급히 고무장갑을 벗어 던지고


다인아~ 다인아~ 불렀는데!!!


소파 위에 저렇게 귀여운 자세로 올라가 있는 거예요.
처음엔 떨어지지나 않을까 놀랐었는데
불행인지 다행인지 소파와 벽 사이에 다리가 끼어서 떨어지지는 않겠더라고요.
히유~~ 그래서 안심을 하고 휴대전화로 찰칵, 사진을 찍었어요.




사실 소파 팔걸이 위, 소파 위!!!를 아슬아슬하게 걸어다니며
걸어다니다 쿵 떨어지기도 하고,
미끄덩~ 하는 모습에 제 마음까지 쿵~ 내려 앉게 만드는 장본인은 따로 있었으니,
바로바로 다인이 오빠 다솔 군.


제 오빠를 무지 좋아하는 다인이는 그런 다솔이의 모습이 너무 멋있어 보였나봐요.
언젠간 꼭 하고 말거야~ 속으로 결심을 하고 있다가
조금씩 조금씩 커 가면서
소파 위에도 홀로 올라갈 수 있게 되었고,
용기도 생겼고...


엄마가 설거지를 하여 심심하던 차에 소파 팔걸이를 정복하게 된 것이었어요.
한 번 소파를 정복한 이후론
수시로 소파 위에 고양이처럼 올라가 앉아 있기 때문에
저는 예전과는 다르게 내내 다인이 옆에 붙어 앉아, 다인이를 유심히 살펴 봐야만 했어요.
힝힝힝~ 괜히 했어, 괜히 했어~ 편하다는 말 괜히 했어~~




어디든 올라가기를 좋아하는 개구쟁이 오빠 다솔이를 본받아(?)
어디든 다리부터 척 걸치고 보는 다인 양이에요.


누나가 있는 남자 아이들이 어릴 때 인형놀이 소꿉놀이를 하며 자라듯
오빠가 있는 다인이는 자동차 놀이 로보트 놀이를 하며 자라나고 있는데요,
다인이의 타고난 성격이 유순하다고 해도
개구쟁이 오빠를 따라하고 싶은 마음이 너무 커서 덩달아 말괄량이로 커 갈 것 같아요.
개구쟁이와 말괄량이를 기르기 위해서 저는
지금보다 훨씬 더 체력과 정신력을 길러 두어야 할텐데 자신이 없습니다.




울고 있다가도 오빠만 보면 방긋방긋 웃는 다인 양.
다인이를 좋아한다고 하루에도 몇 번씩 얘기하는 다솔 군.
이 둘이 합하면 어마어마한 에너지가 폭발하게 되니,
저는 오늘도 밥을 많이 먹을 수 있는 핑곗거리가 생겼네요.


엄마는 밥심으로 버티니까요...... .




 
아빠에게 안겨 있다가 은근슬쩍 조용히, 엉금엉금
탁자 위에 올라가, 척 하고 서서
많은 사람들을 놀라게 했던 다인 양.
 
 
오빠의 모습을 보면서 자라는 둘째라서 좋은 점은
오빠 어깨너머로 저절로 배우게 되는게 많다는 것인데요,
다솔이가 양치질을 하는 것을 자주 본 다인이는 욕실에만 들어가면
자기도 양치질을 하겠다며 칫솔을 달라고 팔을 뻗습니다.
치카치카 치카치카


말괄량이어도 괜찮다, 건강하게만 자라다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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둘째 아이 다인이는 엄마가 곁에 오기만 해도 입을 크게 벌려 웃습니다. 평소에는 혼자 아기 침대에 자는 다인이를 데려다 엄마 곁에 눕히면 팔, 다리를 움찔움찔 휘저으며 좋아서 어쩔 줄 모르지요. 큰 아이를 씻긴다고, 큰 아이 밥 먹이느라, 큰 아이가 꽉 잡고 놔 주질 않아서...... 다인이가 칭얼거리는 것을 알면서도 내버려 둘 때가 많은데요, 그럴 때 마다 다인이는 엄지 손가락을 쪽쪽 빨면서 외로운 사투를 벌이다 스르륵 잠에 든답니다. 생각해 보면 참 마음이 아파요.

...... .


다인이를 임신 했을 때, 주윗 사람들은 하나같이 큰아이 다솔이를 걱정했습니다. 저는 당시 16개월이었던 다솔이가 받을 상처에 대해 무수한 얘기를 들었어요. 모든 사랑을 독차지 하다가 동생이 태어나는 순간, 엄마도, 아빠도, 할머니도, 할아버지도... 모두들 동생에게로 돌아 서 버리므로 흡사 폐위된 왕처럼 하루 아침에 모든 것을 잃게 되는 기분일 것이다.


동생이 태어나면 그 스트레스 때문에 아이들은 이상 행동을 보이기도 하고 다시 아기로 돌아가려는 모습을 보이기도 할 텐데, 그럴수록 무조건 큰아이를 더 많이 안아주고, 더 많이 사랑해 줘야 한다더라. 동생은 수유를 할 때만 안아 주고(!!) 그 외의 시간은 큰아이를 더 많이 쏟아라 등등. 그런류의 이야기들 귀가 닳도록 들었었지요.


저도 아직 엄마, 아빠의 사랑을 많이 받아야 할 시기에 동생을 보게 되어 의기소침해질 다솔이가 안쓰럽고 가엾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그래서 주윗 사람들의 조언을 마음에 담아 두어 동생이 태어나도 다솔이에게 소홀하지 않으리라 다짐을 했습니다.




그런데 아기를 낳고 백 일이 조금 넘도록 두 아이를 같이 기르다 보니, 큰아이 다솔이 보다도 작은아이 다인이가 훨씬 더 억울하겠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다솔이는 태어났을 때 자기 혼자였으니 엄마, 아빠의 관심과 사랑을 한 몸에 다 받았잖아요? 그 땐 엥~ 소리만 나도 후다닥 달려 가서 얼르고 달랬었거든요.


반면 다인이는 다솔이 상처 받을까봐 제대로 안아 주지도 못하고(어른들은 수유 할 때를 빼 놓고는 안지도 말라고 하셨으니 너무 가엾죠.), 잠 잘 때도 혼자 아기 침대에서 떨어져 자고, 앙앙 울어도 즉각적으로 대처하지 못할 때가 많으니까 말예요. 
 

다인이는 엄마 품에, 사람들의 사랑에 고파 있어서 눈만 맞춰 줘도 방실방실 얼마나 행복하게 웃는지 진짜 미안할 때가 한 두번이 아니에요. 얘기들어 보면 둘째 낳은 엄마들은 하나같이 첫째 아이의 눈치를 보는 것 같던데, 그게 습관이 돼 버려서 그런지 첫째 아이를 어린이집에 보내 놓고도 그 시간을(밀린 집안일을 하거나 그 틈에 좀 쉬느라) 오롯이 작은아이에게 쏟지는 못하는 것 같더라고요. 




다솔이는 아직도 동생에 대한 질투가 넘쳐 나서 다인이가 자다 깨어나 배 고프다고 울면, 깡충깡충 뛰면서 저 부터 안아 달라고 난리를 칩니다. 할머니, 할아버지와 휴대 전화로 영상통화를 하다가 다인이를 조금만 보여 드리면 득달같이 달려 들어 전화기를 빼앗거나 동생을 할퀴고, 제 품에 쏙 안겨 자다가 동생이 깨는 소리가 들리면 팔에 힘을 주며 제가 움직일 수 없도록 꾀를 부리지요.


언제까지나 다솔이의 질투를 용납할 수만은 없겠는데 그 시기를 언제로 잡아야 될 지 아직 잘 모르겠어요. 돌이 지난 동생을(같이 산지 일 년 가까이 되는) 다시 엄마 뱃속에 넣고 싶다고 떼 쓰는 이웃집 아이를 보며, 다인이가 둘째로 태어난 설움을 조금 더 받아야 되겠구나 싶기도 했는데, 얼른 다솔이가 다인이를 동생으로 완전하게 받아 들이고 사랑하고 아껴 줬으면 좋겠습니다.




그나저나 다인이가 점점 더 저와 닮아가지 않나요? 반달눈(흑~ 노화로 인해 제 눈은 좀 쳐졌습니다만...... .)인 것도 저를 닮았고, 다인이의 얼굴에서 언뜻언뜻 제 모습이 보여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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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후 7일된 다인이가 웃습니다.
다인이의 모든 것을 백퍼센트 다 사랑하는 엄마의 마음을 아는 건지
자신을 바라보는 엄마의 눈빛이 고마움임을 이해한 것인지
다인이가, 엄마를 보고 웃,습,니,다!!
 

엄마들이란 제 자식에 관한 일이라면 팔불출이 따로 없지요.
별 것 아닌 일에도 가슴이 먹먹해지고
사소한 일에도 뛸 듯이 감격하며
아기를 그저 바라만 보고 있는 것으로 온 하루를 다 보낼 수도 있지요.



 

엄마의 눈에는 다인이가 찡그리며 우는 모습도 예쁘고





무언가를 갈망하듯 눈망울이 촉촉이 젖은 채
입술을 씰룩거리는 모습도 귀엽고,



 

그저 엄마를 지긋이 바라 보는 모습도 기특하고



 


한쪽 눈을 찡긋 감은 채 새초롬하게 입을 벌려
하품을 시작하는 모습도 신기하지만,


뭐니뭐니 해도 엄마를 가장 행복하게 만드는 모습은
역시나 엄마와 눈을 맞춘 채 천사처럼 웃는 얼굴이지요.



다인이의 훈훈한 미소에,
엄마는 추운 날씨마저 잊게 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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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후 6일 된 다인이는 몸무게가 2540g이에요.
산후조리원에서 가장 작은 아기랍니다.
다솔이 때 같았음 다인이 몸무게 때문에 전전긍긍 불안해 하면서
매일 다른 아기들과 몸무게 변화표를 비교 & 대조하느라 마음이 분주했겠지요.
(산후조리원에는 매일 몸무게 변화표가 나오거든요.)


그러나 다른 아기들과 견주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는 것을 이제는 알고 있답니다.
엄마의 바람만큼 쭉쭉 늘지 않아도
몸무게가 꾸준히 늘기만 한다면 아무 문제가 없는 거예요.
엄마는 느긋하게 기다리면서 아기가 배고파할 때 충분하게 잘 먹여 주면 되는 거예요.


큰아이 다솔이도 산후조리원에 들어왔을 때 몸무게가 2500g 대였는데,
다솔이는 아들이라 그랬는지 젖 빠는 힘이 대단했었거든요?
심지어 실핏줄이 다 터져서 젖을 먹고 나면 아기 입에 빨갛게 피가 묻어나올 정도였어요.


반면 다인이는 가녀린 딸아이라 몸무게는 제 오빠와 비슷하지만
오물오물 젖을 빨다가 지쳐 잠들어 버리기 일쑤랍니다.
그래서 저는 하루에 먹는 양의 대부분을 유축해서 젖병으로 먹이고 있어요.
젖병으로 먹을 때와 직접 수유를 할 때, 아기들이 사용하는 근육이 다르고 빠는 방법도 다르다고 해요.
그러니 두 가지 방법을 다 배울 수 있도록 틈틈히 직접 수유도 하는데요,




힘들었는지 아무리 깨워도 일어나지를 못하네요.
부족한 양은 유축해 놓은 모유를 젖병에 담아서 줘야 했어요.
젖병은 비교적 수월하게 빨 수 있으니까 자는 아기들도 잘 먹을 수 있거든요.
아기가 젖병빨기를 멈추었을 때 더 먹이고 싶으면
물고 있는 젖병을 약하게 잡아 당기면 다시금 쪽쪽 잘 빠니까 참고하세요.



이름을 부르고, 뺨을 어루만지고, 발바닥을 간지럽히고
기저귀를 다시 채워 봐도 절대 꿈쩍 않고 깊이 잠이 든 다인이.


이럴 땐 먹이기를 포기하고
대신 많이 안아주었다가 다시 신생아실로 보내는데요,
산후조리원에서는 다인이가 주로 신생아실에서 간호사 선생님들과 보내게 되는 것이 미안해서
같이 있을 때 만큼은 더 따뜻하게, 더 편하게 안아 주려고 신경을 쓴답니다.


다인이를 오후 늦게 데려와서 밤까지 같이 있다가 돌려 보내고 있어요.
이렇게 편하게 혼자 있어도 되나 싶을 정도로
룰루랄라 저 혼자 할 거 다 하면서 지내지만 같이 있을 때 만큼은 최선을 다해서!
다인아, 무럭무럭 잘 자라 주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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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솔이가 태어난 지도 어느덧 19개월
(9월 생이라 약간은 억울한) 다솔이는 우리나라 나이로 벌써 세 살이에요.
저는 아이를 혼자서 자라게 할 생각은 없었기에
다솔이 동생을 늘 마음 속에 염두해 두고 있었지만 그 때를 두고는 고민이 많았었어요.


아이를 생각하면 두 살 터울이 좋다고들 하던데, 그러면 2011년이 가기 전에 낳아야 되고,
저를 생각하면 이제 좀 사람답게(??) 살아가는데 또 한 번의 임신과 출산의 과정을 겪어야 되니...... .
쉽게 결정을 내릴, 만만한 일은 아니었지요.


임신 기간 열 달, 출산 후 회복기간 세 달, 그리고 끝도 없이 이어지는 육아, 육아, 육아 + 집안 일.
지금도 그리 녹록치 않은 데 두 아이의 수발(?)을 들어야 된다면 정말 힘들 것 같았어요.
게다가 저는 제왕절개 수술로 다솔이를 낳았기에 아직도 덜 아문 것 같은 상처부위를 또 한 번 찢어야 한다니
참 마음이 찢어질 일이었답니다.


그러던 어느 날,
속이 메슥메슥 울렁울렁 입덧 증상이 나타나기 시작했어요.
둘째다 보니 어느 정도 낌새가 있어서 아무에게도 말은 안 했지만 임신을 했구나 하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마침 친정에 있던 때라서 조금 피곤하면 자거나 쉬고
엄마께서 해 주시는 음식을 따박따박 잘도 받아먹으며 집에서 뒹굴거릴 때였어요.
엄마께 떡볶이가 먹고 싶다고 몇 차례 이야기 했더니 엄마는 대뜸, 임신했나고 물어 보십니다.
다솔이 때도 그저 비빔국수 좀 먹자고 했을 뿐인데 귀신같이 알아차리시더니,
역시 엄마는 정말 위대한 존재인 것 같았어요.
아직 확인된 바가 없으니 아니라고 대충 둘러대고는
몰래 임신테스트기를 샀습니다.







지난 3월 2일에 해 본 첫 번째 임신테스트예요.
희미한 두 줄이 나왔었는데 사진을 오늘 찍었더니 희미한 선이 잘 안 보이네요.
전에는 사진에서 보는 것 보다는 선 모양이 나왔었거든요. 시간이 지나면서 색이 바래졌다봅니다.
암튼 희미한 두 줄이었어요.
임신 출산 카페에 참 많이도 올라오는 질문이지요?
흐린 두 줄도 임신일까요?
네네, 흐린 두 줄도 임신이 맞답니다.


우리나라 임신테스터기는 워낙 성능이 좋아서
99%의 정확성을 자랑한다고 하더라고요.
병원에 가서 의사선생님께 두 줄이어도 임신이 아닐 수 있냐고 물었더니
임신테스트기에서 두 줄이면 무조건 임신이라고 하셨어요.




그래도 확실히 하고 싶어서 생리 예정일 일주일 후에 또 한번 임신테스트를 했습니다.
이번엔 선명한 두 줄, 역시나 임신이었어요.
원래 둘째땐 이런가요?


무뚝뚝한 제 성격을 감안하더라도 이렇게 감흥이 없을 수 있다니,
아직 실감이 나지 않아서인지 특별한 어떤 기분이 들지도 않고, 그저 아, 임신인가 보구나 했답니다.
아기에게 미안해서 의식적으로 조금 기쁜 생각을 떠올려 주다가,
그것에 둘째의 숙명인것 같다며 토닥토닥 위로를......
남편에게 임신 소식을 전해주었는데 남편도 저와 비슷한 것 같았어요.
아이가 태어나면 또 달라지져서 둘째에게도 사랑을 쏟는 부모가 되겠지만,
둘째들이 애교가 많은 이유, 둘째들이 유순한 이유를 조금 알 것 같은 이 기분!
(참고로 저는 첫째, 남편은 외동이에요)
본능적으로 제 살 길을 찾는 것이지요.


달이야, 잘 왔다!
(태명, 다솔이의 태명이 별이였다고 둘째의 태명은 그냥 달이가 돼 버렸네요.)
엄마가 열 달 동안 잘 보살펴 줄게.
우리 열 달 후에 건강한 모습으로 만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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