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응형

 

 

습습후후--- 임신 했을 때 배우는 라마즈 호흡법을,
출산한지 4년이 지난(큰아이 기준으로^^) 지금까지 써 먹을 줄은 그 땐 미처 몰랐어요.

습습후후--- 습습후후--- 의식적으로 숨을 깊게 몰아 쉬지 않으면
호흡 곤란이 옴은 물론이거니와 나도 모르는 사이에 헐크로 변하게 되는 일이 생길지도 모르니,
가슴속에서 울화가 불쑥불쑥 치밀어 오를 때, 아이들 둘 뒤치다꺼리 하다가 영혼이 쏙 빠져나가기 직전에
'도 닦는 심정'으로다가 심호흡을 해야만 한답니다.


타고 난 개구쟁이인 5세 이다솔 군과, 3세 이다인 양은
자식 좀 키워 봤다는 할머니들도 혀를 내두르실 만큼 잠시도 가만히 있지를 못하고,
참으로 기발한 장난질로 주윗 사람들의 심장을 '들었다 놨다~ 들었다 놨다~' 하는데요~


둘 다 장난꾸러기요, 말썽꾸러기임에는 틀림이 없으나,
그래도 아이들의 성별이 다르니
아들과 딸에는 엄연한 차이가 존재하더라고요.




그림을 그리거나 색칠하는 것을 즐기는 딸아이와,




만들기, 조립하기, 맞추기를 좋아하는 아들을 보며 살짝 다름을 느꼈고요~




뛰고, 굴리고...
큰 움직임에 신나하는 아들내미와





안정적인 놀이기구를 좋아하고 작은 움직임에 더 큰 재미를 느끼는 딸내미에게서 또 한 번 차이를 느꼈어요.


또또...
딸은 아들보다 훨씬 더 '정성껏(?)' 키워야 된다고 생각한 것이,
아들을 키울 때는 조금 춥게 키워도 별 탈이 없었고 잔병치레도 거의 없었는데
딸아이는 조금만 추워도 금방 감기가 걸리고,
아들은 감기 따위에는 병원에 절대 데려가지 않았었는데,
딸아이는 대수롭지 않게 생각했던 감기가 다른 질병을 동반하더라고요.


몇 주전 제가 몸이 좀 아팠던 날 아침에 애들 아빠가 아이들의 옷을 챙겨 입히고 어린이집에도 데려다 줬는데,
침대에 누워서 빼꼼히 (^^--완전 불량 엄마였지요.) 아이들의 옷차림을 보다가,
딸아이가 원피스 속에 레깅스를 입지 않고 양말만 신고 등원을 하기에
추운데 괜찮을까... 걱정을 잠깐 했으나,
가정 어린이집이라 실내에서 주로 있고, 차로 데려 가고 데려 오는데 괜찮겠지 싶어
그냥 보냈더니... 아니나다를까 금방 콧물이 줄줄 흐르고 콧물은 하루도 안 돼 중이염을 동반했어요.
끙 ㅜㅜ 조금만 더 신경 썼더라면 중이염을 막을 수 있었을텐데 하는 엄마의 뒤늦은 후회...


친정 아버지께 말씀을 들어 보니,
저도 어렸을 때는 남동생과는 달라서
자다가 경기를 해서 응급실에 가게 되는 경우가 종종 있었고
예민하고 약해서 부모님의 마음을 아프게 했던 적이 꽤 있었던 것 같아요.


아들들은 부모의 마음을 철렁 내려 앉게 만드는 일이,
딸들은 부모의 마음을 따끔따끔하게 만드는 일이 많다고 하면 살짝 이해가 되실까요?
아들들은 대부분 잔병치레는 적은 반면 사건 사고를 치고^^
딸들은 연약하여 자주 병치레를 하게 되니까 말예요.


아참 또또...
아들들은 골이 났다가도 금세 풀어지거나 풀어지지 않으면 사탕 하나 쥐어 주면 헤헤헤거리는데,
딸들은 어린 아이일지라도 잘 삐치고 삐치는 이유도 감정적인 것이라 잘 이해가 안된다는 점도 다르네요.
다솔이 키울 땐 그런 적이 없었던 것 같은데
다인이는 벌써부터 옷이 마음에 안 든다, 이 신발이 싫다, 소매를 접어 달라, (접어주면) 이렇게 말고 저렇게 접어달라...
아들은 비교적 단순, 딸은 어마어마하게 애매모호 복잡...^^


하루에도 수십번 습습후후--- 심호흡을 하고, 버럭버럭 소리를 질러 대지만
의젓한 아들내미, 귀여운 딸내미 키우는 재미가 쏠쏠합니다.







 
반응형
반응형

 
남편에게서 두 번째 프로포즈를 받았어요!!!
나중에 더 자세한 얘기를 하기로 하고, 오늘은 우선 자랑만^^
 
 
http://tvexciting.com/2127 
 
이야기가 궁금하신 분들은 우선 남편의 블로그를 구경 해 주세요~^^
반응형
반응형



결혼한지도 벌써 햇수로 6년이 됐어요. 언뜻 생각하기로는 저희 부부에게 지난 6년이라는 시간이 매우 잔잔하고 평온했기에 아무 일 없이 그 시간을 보냈던 것 같은데, 더 깊이 생각해 보니 참 많은 일들이 있었더라고요. 결혼 후 얼마 되지 않아 중국으로 연수를 떠났던 일, 그 후 중국 대학에서 학생들을 가르쳤던 일, 큰아이 다솔이가 태어난 일, 작은아이 다인이가 태어난 일 등등등.


제가 좋아하는 '반짝이는 것'들을 중심으로 생각해 보면 사귀기 시작한지 100일이 되었을 때 종로 예물 거리에서 맞춘 커플링 반지를 시작으로 프로포즈때 받은 티파니 하트 반지, 결혼 예물로 마련한 다이아몬드, 진주, 사파이어 반지, 귀걸이, 목걸이 세트. 그리고, 그리고, 그리고는...... 없네요!!!


이제 아침저녁으로 선선한 바람이 불기 시작하니 여기저기서 결혼한다는 소식이 들려 오고, 오늘도 남편의 사촌동생의 결혼식이 있어서 나가게 되는데요, 남편은 결혼을 앞둔 사람에게 꼭 프로포즈는 했냐고 물어 본답니다. 남편은 저에게 서프라이즈 프로포즈를 해 주었고 고귀한 반지도 주었었거든요. 프로포즈를 꼭 해야 하느냐고 가볍게 생각하실 수도 있는데, 살면서 프로포즈라는 말이 나올 때마다 아내에게 들들볶이지 않으려면 남자들은 꼭 프로포즈 계획을 세우셔야 할 것 같아요.
 

암튼 결혼식 이후로 반짝이는 선물을 한 번도 받아본적이 없는 저에게, 남편은 이번 결혼기념일엔 조금 다를 거라는 귀띔을 해 주었어요. 그래??? 정말???




남편과 제가 함께 간 곳은 종로에 위치한 효성 주얼리 시티랍니다. 보석가게 들이 꽉꽉 들어 서 커플링, 기념반지, 결혼 예물, 프로포즈 반지 등등 원하는 것을 다 고를 수 있고요, 제가 보석에만 관심이 있어서 다른 것은 잘 둘러보지는 못했지만 곳곳에 한복집도 있었고 음식점과 커피집도 있더라고요.




그 중 저희가 들어간 곳은 가장 근사하고 고급스러워 보였던 지하 1층 일리아스였어요.




효성 주얼리 시티에는 보석가게가 많지만  그 중 단연 눈에 띄는 곳이었는데 제가 다이아몬드를 사러 온 것은 아니지만 이벤트도 하고 있었어요. 역시 가을이 결혼의 계절, 예물의 계절이긴 한 것 같아요.




다솔이가 어린이집에 간 사이에 다인이만 데리고 '일리아스'를 방문한 저희 부부. 다솔이까지 왔음 정신이 없어서 아무것도 못 봤을 거예요.




저희 부부는 결혼 예물로 5부 다이아몬드 반지를 맞췄었는데, 왠지 걱정도 좀 되고 청바지에 간편한 티셔츠를 자주 입는데 우아한 다이아몬드 반지가 안 어울리기도 해서 결혼반지는 잘 안 끼고 다니거든요? 그래서 커플링을 다시 하고 싶은 마음이 있었어요.


그래서 요즘 유행하는 커플링을 먼저 좀 보여 달라고 말씀드렸더니



이렇게 예쁜 반지들을 보여 주셨어요. 위의 큰 사진을 하나씩 잘라서 썼더니 약간 사진이 노랗게 나왔는데요, 실제 사진과 좀 달라서 속상하네요.




남편과 하나씩 나눠 끼고 다시 연애 시절이나 결혼초기로 돌아간 것 같은 기분을 잠시 느껴 보기도 했답니다. 남편에게 꼭 반지를 끼워야 하는 것이, 저는 애들 키우느라 폭삭 늙었는데, 남편은 결혼 후 오히려 회춘을 하여 어디 나가면 대학생 같다는 소리도 종종 듣거든요. 꼭 반지를 끼워 둬야 하는데....




이번에는 프로포즈, 예물 반지들이에요. 일리아스의 은은한 조명 때문에 사진이 약간 어둡고 색깔도 노랗게 나왔지만 반지들이 정말 예뻤어요. 커플링 보다 저는 이 반지들이 더 맘에 들었는데,




가장 마음에 들었던 반지는 바로 이 반지예요. 링두개가 한세트인데 정말 고급스러워 보였어요. 짧고 뭉툭한 제 손도 예쁘게 보이는 효과를~~  진짜 예쁜 반지들이 많았는데요, 저는 아직 어린 아기를 키우느라 반지를 낄 형편이 못되거든요. 반지는 다인이를 조금 더 키워 놓은 다음에 해야 할 것 같아서,


평소 제가 갖고 싶었던 스타일의 목걸이로 방향을 전환, 드라마 속 저는 여배우들을 보면서 아주아주 작아서 잘 눈에 띄지는 않지만 오히려 그게 더 멋스러워 보였던,, 작은 목걸이를 탐내고 있었어요. 좀 둘러 보자고요~




결혼 예물로 요즘엔 티아라도 많이들 하는가 보더라고요. 어찌나 예쁘던지 넋을 놓고 봤답니다.




어느것 하나 그냥 지나칠 수가 없네요. 나이가 들 수록 반짝이는 걸 더 좋아하게 되는 것 같아요.




일리아스에서는 연예인들의 결혼식 때 협찬도 많이 하는 모양인지 연예인들의 사진이 한쪽에 놓여 있었어요. 한 눈에 들어오는 유명한 연예인들이 많던데요?




드디어 제 맘에 드는 목걸이 발견,




일사천리로 포장을 해서 나왔어요. 결혼기념일 선물 득템!!!


다인이를 내내 안고 있느라 힘들었던 저희 부부는 효성 주얼리 시티 1층에 있는 스타벅스에 가서 편히 앉아 커피를 마시며 목걸이를 해 보기로 했어요.




예쁘죠? 작고 무심한듯 보이지만 막상 하면 은근히 돋보이는, 제가 원하는 목걸이었어요.




남편이 채워 주면 더 좋았겠지만 저희에겐 다인이도 있었고 이 역사적인 순간(!!)을 사진으로 찍고도 싶어, 남편이 사진을 찍어 주고 다인이를 안은 채 제가 목걸이를 걸기로 했어요.




짜잔~~ 정말 예쁘죠?


다인이 좀 더 키워 놓으면 남편과 함께 일리아스에 반지 보러 다시 오기로 했어요!! 이제 곧 다가오는 이번 결혼기념일은 왠지 더 특별할 것 같아요. 정말 행복해요.




반응형
반응형



허걱!!!
이 무슨 천지가 깜짝 놀랄 사진인고 하니,
명색이 풀몬 21기 잉꼬부부 되기 프로젝트에 참여하는 중인데,
흑마늘 진액 한 팩 정도는 러브샷으로 마셔 줘야 되지 않겠냐며
제가 남편에게 권유를 해서
벌건 대낮에, 그것도 사람들 바글바글한 지하철 안에서
흑마늘을 러브샷으로 마시는 중이랍니다.



 

이런 사진은 두 번 보여 드려도 괜찮아요~
어쩌면 가보로 내릴지도 몰라요.
'원래'는 로맨티스트였던 남편과는 달리
저는 '원래부터' 낭만하고는 거리가 멀어서 절대 러브샷이나
음식 먹여 주기를 하지 않는 성격이었거든요.
이유는 '불편하다'는 것.


혼자 알아서 스스로 먹는게 훨씬 더 편한데,
왜 먹는데 불편하게 그러고 먹지?---가 제 생각이었거든요.
다른 것보다 '먹는 것' 그 자체에 너무 집중했기 때문에 그랬던 것 같아요.


그런데 잉꼬부부 프로젝트에 임하면서 했던 생각은
부부가 권태기를 피하려면, 혹은 권태기를 극복하려면
다른 어떤 것 보다 남편(혹은) 아내에게 가장 많이 집중해야 된다는 것을
알게 되었답니다.





사람들은 왜!!!!
일정한 시간이 지나면 서로에게 권태로움을 느끼는가??
사람들은 왜????
권태기를 결국 극복하기가 힘들다고 하는가???


오늘은 권태기의 증상과 그 극복 방법에 대해 한 번 생각해 보려고요.

 

 

 

연애시절엔 누구나 콩깍지를 눈꺼풀에 붙이고 살잖아요?
상대가 어떤 행동을 해도 귀엽게만 보이고,
그 사람 외에는 다 배경처리가 되기 때문에
명동 한복판에서도 둘 밖에 없는 듯 다른 건 아무것도 안 보여, 아무것도 안 들려...... .


그런데 서서히 시간이 흐르고 권태가 시작되면
다른 것은 다 귀여워, 다른 것은 다 보여, 다른 것은 다 들려.
너만 빼고!!가 됩니다.
지루해지거든요. 재미없거든요. 모르겠거든요.


권태기를 현명하게 극복하려면 어떻게 하면 좋을까요?





제 생각에는 무언가 끊임 없이 새로운 것을 시도해서
지루할 틈을 안 주는 게 좋은 것 같아요.
아이를 키울 때 몸은 힘들고 지치지만 결코 권태롭지 않은 이유는
아이들이 하루하루 다른 모습을 보여주기 때문인 것 같아요.


어제까지 기어 다녔던 아기가
갑자기 일어나 앉고, 잡고 서고, 새로운 단어로 말을 하고......


우리 부부도 권태로울 틈을 안 주는 거예요.
재밌는 것들이 있으면 남편과 둘이서 도전을 해 보고, 인터넷에서 색다른 이벤트를 하면 신청을 하고,
저는 남편에게 풀몬 21기 잉꼬부부 프로젝트에 참여하게 됐으니
같이 사진 좀 같이 찍자고 권한 이후로 그동안 좀 덜 찍었던 우리 부부의 셀카 사진을 많이 찍게 됐어요.




지금 풀마루 홈페이지에서는요,
http://www.pulmaru.co.kr


블로그나 미니홈피, 페이스북 등에 풀마루 흑마늘 음용 후기(2박스 이상 구매고객)를 올려 주시면
10분께 여수엑스포 티켓을 2매 드리는 이벤트를 하고 있고요,




풀마루 먹고 멋있어진 '용된 나'를 자랑해 주시면
모든 분들께 천원 할인 쿠폰을, 최우수 후기(1분) 5천원 할인쿠폰을, 우수 후기(2분) 3천원 할인 쿠폰을 준대요.


제 남편도 흑마늘 먹고 용됐는데 자랑 좀 해 봐야 겠는걸요?
흑마늘 처럼 몸에 좋은 음식을 먹고 기운도 좋아지고, 기분도 좋아지면
서로에게 더 상냥하게 대할 수 있으니
건강식품을 챙기는 것도 권태기를 극복하는 방법 중 하나인 것 같아요.





몸에 좋은 풀마루 유기농 흑마늘 진액을 드시고,
더더더더더더더더더더더더 어려지고, 멋있어진 남편. 대학생 같네요.






마시면 최소 5일 이내에 몸이 먼저 느끼는
풀마루 유기농 흑마늘 진액 20.
남편과 함께 마시면서 생활에 재미도 찾으시고, 권태기 증상도 날려 버리시면 좋겠어요.


이 글은 풀마루 유기농 흑마늘 진액 20을 제공받아 작성하였습니다.

반응형
반응형


아직 한밤 중인 것처럼 보이지만 사실은 9시가 거의 다 된 시각.
저는 마음이 좀 급해졌습니다.
그동안 자유방임체제로 살아 왔던 다솔이는
낮잠을 오래오래 자고 새벽까지 놀다가
아침에는 10시가 넘어서야 '엄마'하며 일어나거든요.


오늘은 다솔이가 어린이집으로 첫 등원을 해야 하는 날.
봄학기 문화센터 수업을 마치고
다음 학기엔 어떤 수업을 들을까 생각을 좀 하다가
충동적으로 아파트 단지에 있는 어린지집에 전화를 한 번 돌려 봤어요.


어머낫!
그런데 마침 한 어린이집에 자리가 하나 비는 겁니다.
다니던 아이가 이민을 가게 되었다고 했어요.
두근두근....쿵쾅쿵쾅
별 기대 없이 전화를 걸었던 터라 떨리더라고요.


상담 후 결국 보내자고 결심하고,
드디어 오늘 다솔이는 어린이집에 가야 하지요.




이 주 동안에는 아침 10시에 가서 12시에 돌아오는
2시간 짜리 적응 훈련을 거치기로 했습니다.


아침을 먹여서 보내려고 다솔이를 깨우는데,
절대 꿈쩍하지 않네요.
오히려 다인이가 일어나 버렸어요.




겨우겨우 달래서 아빠가 출근할 때 같이 나가도록 했습니다.
12시에는 제가 데리러 가고요.
어린이집에 가게 될 거라고 미리 설명은 해 주었지만
다솔이가 경험해 보지 못한 어린이집을 알 리가 없겠죠.





나중에 아빠에게 들으니
마트에 빼빼로 사러 가는 줄 알았다네요.





다솔이를 보내 놓고
너무너무 마음이 아팠어요.
안 그래도 수줍음이 많은 아이인데,
낯선 곳에서 어떻게 있을지
무서워 하지는 않을지, 엄마아빠가 보고 싶지는 않을지......




다솔아~
선생님이랑 친구들이랑 재미있게 놀다가 오렴~~






결국 울었어요.
싫다고...싫다고....가기 싫다고...... .
 
 


여기야...
잘 다녀와.
12시에 데리러 갈게.




떨리는 마음, 걱정스러운 마음으로
12시에 다솔이를 데리러 갔어요.
그런데 다솔이가 웃으며 양손에 자동차 하나씩을 가지고 나옵니다.


다솔이가 좋아하는 자동차가 많이 있었던 모양이에요.
원래는 어린이집의 장난감을 집으로 가지고 가면 안 되는데
선생님들이 배려를 해 주셔서





다솔이는 어린이집에 첫 등원을 했을 때부터 지금까지
꼭 자동차를 두 개씩 가지고 왔다가 가져 가고 있어요.


어린이집에 다니기 시작한 첫 번째 주에는
아침마다 가기 싫다고 울더니,
둘째 주에는 조금 밍기적 거리다가,
셋째 주에는 하하호호 노래 하면서 갑니다.


셋째 주부터는 어린이집에서 밥도 먹고요,
한 시간 더 늘려서 10시에 가서 1시에 돌아 와요.


적응을 못할까봐 걱정 했었는데,
역시나 어린이집 선생님들이 전문가라 다 알아서 잘 해 주시더라고요.

 


 
이제는 아침 일찍 일어나서 밥도 먹고 한참을 놀다가 어린이집에 가는데요,
다녀 와서 바로 낮잠을 자게 되니
생활 패턴도 좋아지고 저도 한결 수월해진 것 같아요.
 
 
아이를 어린이집에 보내놓고 걱정이 많으신 어머님들!
너무 걱정하지는 마세요.
생각보다 아이들은 훨씬 더 적응을 잘한답니다.
아이가 너무 의젓해서 놀라실 거예요.
 
 

 
반응형
반응형


안경을 쓰는 엄마, 아빠들이라면 누구나 공감할 얘기.
아이들이 안경에 너무나 관심을 갖고
호시탐탐 빼앗을 궁리를 하잖아요?


벗어 놓은 안경을 몰래 가지고 놀다가 망가뜨리기도 하고,
너무 자주 부러뜨리니
값비싼 안경은 엄두도 못내고
싸면서도 질 좋은 것을 찾아 눈을 부릅떠야 되고...... .




작년 1월,
20만원이 넘는 안경을 다솔이가 부러뜨린 후
제가 매의 눈으로 골라 준
3만원 짜리 (안경테만) 남편 안경.


안경 값을 모르는 분들은 꽤 비싼 브랜드의 것라고 생각하시더라고요.
저도 몰랐는데,
안경 색이 두 가지로 나는 안경이 비싼 거라면서요?
3만원 주고 정말 잘 샀던 것 같아요.


그 후 1년이 지나 역시나 다솔 군의 활약으로
여기저기 흠집이 나
다솔 아빠는 새로 안경을 해야할 때가 되었어요.





이번에도 안경점 아저씨가 권해 주시는 40만원짜리, 20만원짜리 안경테 보다
훨~씬 더 좋아 보이는 3만원짜리 안경을 제가 발견을 했답니다!
눈이 보배예요. 후후훗~


쓰던 안경은 다솔이에게 물려 줬는데,
알이 없는 안경이에요.


사진 찍으려고 '눈 떠!' 하자,
반대로 눈을 감는 다솔이.
'뜬다'는 말을 모르는 것일까요?
반대로 하고 싶은 것일까요?



 
다솔이는 아빠가 쓰던 안경을 물려 받고
엄청 신나있습니다.
다솔 아빠도 눈이 많이 나쁘고
저도 라식 수술 후 광명을 되찾았기에 아이들 눈 건강에 유의해야 해요.
 
 
 
 

 
반응형
반응형



정말 먹음직스러운 케이크죠?
특별한 날이 계속계속 있어서 요즘 케이크를 참 자주 먹게 되네요.
살은 왕창 찌겠지만 특별한 날에 케이크를 빼면 서운하니까
그 때 그 때 상황에 맞는,
보기도 좋고 먹기는 더 좋은 케이크를 마련하고 있습니다.


친정 아버지 생신이어서 아이들과 함께 친정에 왔어요.
올 해 생신엔 작년까진 없던 손녀 '다인'이도 함께라 더 행복했는데요,
다솔이와 다인이가 아버지껜 가장 큰 선물이 아닐까 싶습니다.
물론 다른 선물도 필요는 하겠습니다만...... .





케이크에 촛불끄기를 좋아하는 다솔이는
이 날도 역시 자기가 주인공인냥 케이크를 맡았어요.
다솔이를 위해 초 한개는 다솔이 몫으로 꽂아주고
노래도 부르고 촛불도 끄며, 가족들과 조촐하지만 행복한 저녁식사를 했답니다.


그 다음날 아침
외할아버지 복 터졌다!!고 외치시는 친정 엄마의 목소리를 듣고
우리는 우르르 아버지께로 몰려 갔는데요,
참 정겨운(?) 장면이 연출돼 있었어요.




다인이는 외할아버지의 배를 베고 캥거루를 하고 있었고
---캥거루 요법이 좋은 걸 잘 알고 있는 저희 가족은
아이들이 무거워져서 더 이상 배 위에 올릴 수 없을 때까지 가급적 캥거루 자세를 하고 있는데요,
그렇다 보니 부모님들도 이미 캥거루 도사가 되셨죠.---


다솔이는 외할아버지의 팔을 베고 자고 있는게 아니겠어요?





사실 원래는 다인이만 외할아버지와 같이 콜콜 자고 있었는데





질투가 난 다솔이가 얼른 외할아버지 곁으로 와서
팔베개를 하고 누운 것이었어요.
과정이야 어떻든지 아버지는 다인이와 다솔이를 한꺼번에 품으셨으니
얼마나 기분이 좋으셨을까요?


친정 엄마가 혼자 보기 아까우셔서
다른 곳에 흩어져 있던 저희를 불러 모으시고
사진까지 찍게 하셔서
이렇게 멋진 장면을 사진에 담을 수 있었답니다.





아버지는 이 날 최고의 선물을 받으셨네요.


반응형
반응형



큰아이 다솔이를 낳고 산후조리원에 있을 때, 아이를 작게 낳기도 했고, 아이가 황달로 고생도 했으며 모유를 먹는 것에 익숙하지 못해서 2.84kg으로 태어났던 몸무게가 2.5kg까지 내려갔을 무렵이 있었어요. 그 당시에는 출산한지 얼마 되지 않아서 산모의 70% 이상이 경험한다는 산후 우울감(우울증보다 가벼운 증상으로 대부분 출산 후 2주 후에 사라지는 자연스러운 현상이에요.)에 시달리고 있었는데, 그 무렵 제 관심사는 온통 다솔이의 몸무게 늘리기에 집중돼 있었던 것 같아요.


하루가 시작되고 점심 먹을 즈음 되면 그 날 새로 잰 아기 몸무게가 게시판에 표로 붙게 되는데, 그 앞에서 오늘은 다솔이의 몸무게가 얼마나 더 늘었는지를 신경을 곤두세우고 보곤 했었지요. 그러던 어느 날 저 스스로 화들짝 놀라면서 깨달은 것이 있었는데요, 제가 매일매일 눈을 부릅뜨고 점검하던 것이 비단 다솔이의 몸무게만은 아니었던 것이에요! 저는 다솔이의 몸무게를 제일 우선으로 보면서도 다른 아이들의 몸무게는 얼마나 늘었는지, 다른 아이들은 최초 몸무게가 몇 kg이었는지도 늘상 눈여겨 보면서 다솔이와 비교 하고 있었지요.


대한민국처럼 경쟁이 치열한 나라에서 살다 보면 아이를 낳은 그 순간부터 다른 아이들과 비교를 하면서 경쟁하듯 육아를 시작하게 되는 것이 자연스러운 현상일 수도 있겠는데요, 내 아이의 특성을 제대로 파악하고 그 아이에 맞게 육아를 시작하는 것이 바람직하지 않겠어요? 다른 아이와 하나부터 열까지를 비교하기 시작하는 그 순간 (그것도 꼭 내 아이에게 부족한 것만 골라서) 이미 못된 엄마 1순위로 등극하게 되니 조심하세요.


엄마들이 잘못하기 쉬운 생각 중 하나가 조금만 도와주면 우리 아이의 발달 단계를 다른 아이들보다 조금 더 일찍 진행시킬 수 있지 않을까? 하는 것이에요. 그런데 생각보다 아이들은 빨리빨리 자란답니다. 꼬물꼬물 귀엽던 순간이 아깝고 아쉬울 만큼요. 그러니 조금 더 천천히 조금 더 오래오래 기다려 주는 인내가 필요해요.


 

모유 수유를 하시는 엄마들이라면 얼른 젖을 떼기 위해 애쓰지 마세요. 모유 수유가 익숙해졌다면 분유를 먹이는 것 보다 훨씬 더 쉬운 것이 모유 수유고요, 분유보다 훨씬 더 영양가가 있는 것도 모유니까요.


분유를 먹는 아기와 모유를 먹는 아기는 배변 활동부터가 다른데요, 분유는 흡수가 잘 안 되기 때문에 응가를 자주 하지만, 모유는 거의 다 흡수되기 때문에 응가를 며칠에 한 번씩 하게 되고 응가의 냄새도 천양지차랍니다. 분유만 먹이던 엄마들이라면 잘 모를 수도 있는데, 모유를 먹이다가 어쩌다 한 번 분유를 주었을 때는 방귀 냄새도 응가 냄새도 훨씬 더 고약하게 달라져 있음을 알 수 있어요.


밤중수유도 아직 수유 중이라면 아기가 원할 때까지 허용해 주세요. 수유에 익숙해진 엄마들이라면 누워서 먹이는 것을 연습해 보시고, 아기가 자다가 깨어나서 젖을 찾을 땐 누워 있던 그 상태에서 그대로 젖을 먹이세요. 그러면 별로 힘들지 않답니다. 천천히 젖을 떼면 엄마도 어떠한 인공적인 노력없이 자연스레 젖을 말릴 수 있고요, 아이들도 생각보다 쉽게 젖을 뗄 수 있어요. 신통방통하게도 아이 스스로 그만 먹어야 할 때를 아는 듯 싶게 말예요. (젖 떼기 관련글 보기 http://hotsuda.com/710)




걸음마도 마찬가지예요. 친구네 아이는 생후 10개월 만에 걷는데, 왜 우리 아이는 돌이 지나도 못 걷느냐며 고민하다가, 손잡고 하루에도 몇 번씩 걸음마 연습을 시키고, 아이에게 걸으라며 다그치는 엄마들... 있죠? 그러지 마세요. 아이들마다 성장 속도가 다르기 때문에 아직 일어서서 걸을 때가 안 됐을 뿐이에요. 생각해보면 꼬물꼬물 기어다니는 시기는 정말 짧은데, 나중에 그 귀엽던 모습이 그리워지지 않겠어요? 저는 다솔이가 조금 더 아기의 모습으로 천천히 자라줬으면 하는 생각도 들더라고요.


조금만 더 기다려 주면 아이들 스스로 일어나서 걷다가, 넘어지고, 그래도 또 일어나서 발을 내딛고, 또 넘어지기를 반복하면서 마침내 뒤뚱뒤뚱 걸어다니기 시작한답니다. 아직 걷기를 시작할 준비가 되지 않았는데, 어른들이 반강제로 걸음마를 연습시키게 되면 아이들의 척추에 문제가 생길 수도 있어요. 그냥 기다려 주시면 건강에 이상이 없는 한, 다~ 잘 걷게 된답니다. 너무 뛰다가 넘어져서 문제죠.



기저귀도 그래요. 너무 빨리 떼는 연습을 시키면 처음엔 잘 하는 듯 하다가도, 조금만 긴장을 하거나 스트레스를 받으면 또 다시 용변을 가리지 못하게 되어 도로아미타불로 실패하는 경우가 왕왕 있더라고요. 특별한 까닭이 있는 경우가 아니라면 기저귀도 조금 천천히 떼도록 허용해 주시길 권해드려요.


다솔이요? 지금 25개월인데, 아직 기저귀를 차고 있답니다. 응가를 했을 때, 쉬를 했을 때 표현을 하는 편인데요, 조금만 도와주면 아이용 변기에서 용변을 가릴 수도 있겠죠. 그러나 저는 30개월 때까지는 기다리려고 한답니다. 다솔이도 이제 조금씩 눈치를 채고 있어요. 엄마, 아빠가 쉬가 마려울 때 일정한 장소(화장실)로 간다는 것을요. 저는 화장실에 갈 때 꼭 다솔이에게 얘기를 해 주고 가거든요(그래야 눈에 안 보여도 걱정하지 않을 테니까요.)


조금 더 지나 제 의사가 다솔이에게 확실에 전달이 되고, 다솔이도 자신의 의사를 표현할 수 있을 때가 되면 기저귀를 떼는 일도 훨~씬 더 쉽게, 일사천리로 이루어 지리라고 기대하고 있어요. 그 때 기저귀를 떼는 연습을 시키면 다시 원래대로 돌아가는 일도 없겠죠.


다른 사람들에게 보여주기 위해서, 과시하기 위해서, 위축되지 않기 위해서 경쟁적으로 육아를 하지 말고요, 우리 아이와 가족의 행복을 위해서 육아를 한다는 원칙을 철저히 세워 놓으시면, 다른 아이들과의 비교하면서 엄마와 아이의 자존감을 낮추는 일은 없을 것 같다는 생각을 해 봅니다. 물론 저도 때때로 경쟁심이 발동할 때가 있어서 늘상 새롭게 마음을 다잡고 있어요. 저도 제 글을 읽어 주시는 분들과 마찬가지로 꾸준히 노력해야만 하는 평범한 엄마니까요.




반응형
반응형

주말 저녁 사랑 없이는 같이 못 먹는다는 양푼이 비빔밥을 넉넉하게 비볐다. 송송 썰어 살짝 무친 배추 겉절이도 넣고, 신선한 상추도 아낌 없이 팍팍 넣고, 두부가 듬뿍 들어간 구수한 멸치 된장찌개에 알맞게 매운 고추장까지 인심 좋게 넣어서 오른손으로 비비고 왼손으로 비비고, 마지막으로 참기름 한 숟갈까지 넣으니 와! 기가 막히다. 남편이랑 머리를 맞대고 앉아서 아구아구 냠냠냠 볼이 터지도록 먹고 있는데, 텔레비전에서는 우리가 좋아하는 1박 2일이 한창 방송되고 있었다.

마침 1박 2일 속 그녀들도 오물오물 맛있게 무언가를 먹고 있는 중이었는데, 나는 순간 볼이 미어지도록 밀어 넣은 내 밥숟가락이 심히 부끄러워졌다. 다행히 남편은 열중해서 먹고, 집중해서 보느라 내 볼에 부끄러워 소름이 돋은 줄을, 부지런히 음식을 퍼 나르던 내 숟가락질이 점점 느려졌음을, 모르는 듯 했으나 나는 더 이상 아구아구 비빔밥을 퍼 먹을 수 없었다.

아무리 여배우라고 해도 서른 일곱 살의 최지우가, 서른 넷의 김하늘이 그리도 다소곳이 앉아 저리도 얌전히 음식을 먹는데, 아무리 아줌마라고 해도 서른 셋의 나는 좀 심하지 않나 싶었다. 주부를 대상으로 하는 방송들을 보면 아줌마 경력이 늘어갈 수록 점점 더 화통대담해지고 점점 더 내숭과는 거리가 먼 것 같이 보이던데, 어쩌면 여자들에게 내숭은 필수불가결의 조건이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든다. 남편에게 사랑 받기 위해, 그리고 스스로 부끄럽지 않기 위해 말이다.

사실 나라고 처음부터 양푼에 밥을 비벼 하마 처럼 입을 쩍쩍 벌리며 먹었겠는가? 나도 한 때(??)는 음식점의 음식들을 남길 줄도 알았으며, 입가에 양념이 묻을까 조심조심 신경 써 가며 밥을 먹기도 했었다. 뜨거운 국을 그릇째 후후 불어 마시지도 않았었고, 스파게티나 라면 같은 면 요리는 포크로 돌돌 말아 입을 '아~'가 아닌 '오~' 정도로 벌려 오물오물 먹었던 때가, 나에게도 '있었다'는 말이다!!!!! 



언젠가 남편과 함께 마트에 갔을 때 남편에게 무언가 말 실수를 하여 급히 남편을 달래줘야 했을 때가 있었다. 순간적인 임기응변으로 남편에게 팔짱을 끼며 (지금 생각해 보면) 손발이 오그라드는 콧소리를 냈던 것 같은데, 남편은 의외로 굉장히 좋아하며 앞으로도 이렇게 팔짱을 끼고 다니자며 한동안 싱글벙글이었다. 그러고 보니, 아이가 생긴 후 아이를 안고, 업고, 쓰다듬어 주느라 남편에게는 제대로 된 애정표현을 하지 못했던 것이다.

'사랑'은 끊임 없이 노력하며 지켜 가는 것이라고 어디에선가 읽은 적이 있다. 사랑하는 사람이 상처 받지 않도록 신경써서 배려하고, 사랑하는 사람에게 조금 더 표현하고, 사랑하는 사람에게 아름다워 보이도록 노력하고, 사랑하는 사람을 더 사랑하리라 다시금 결심하는 것, 이미 결혼한 우리들에게도 필요한 일인 것 같다. 

사랑하는 남편에게 더 많은 사랑을 받기 위해 전혀 다른 사람이 돼라는 것이 아니라, 잠시 잊고 있었던 우리의 본모습을 되찾기 위한 노력이 필요하다는 말인데, 지금으로부터 4년 전 남편과 연애를 하던 그 시절의 내 모습으로 돌아가기 위해 노력하기로 결심했다.

집에 들어오자마자 올백으로 머리를 틀어 올리고 출신을 알 수 없는 축축 늘어진 옷들을 입고 아구아구 밥을 먹지 않겠다고 결심했다. 더워서 땀이 삐질삐질 흘러도 절대로 머리를 바짝 묶지는 않았던(큰 얼굴이 드러날까봐), 연애시절 남편을 만날 때는 가장 예쁜 옷들로만 입고 있었던, 자장면도 아름답게 먹었던 과거의 내 모습을 꼭 다시 되찾겠노라고 결심에 결심을 했다.

남편을 위해, 나를 위해, 우리의 사랑을 위해!!



반응형
반응형
얼마 전 나는 '나를 폭발하는 남편의 대화법'이라는 글을 썼다가 '웃기네, 너나 잘 하세요'류의 덧글 폭탄을 맞았다. 행여나 나를 옹호해 주는 (큰절을 올리고 싶도록 고마운) 분들이 있지나 않을까, 하는 기대로 쓴소리들을 하나도 빠짐없이 다 읽었는데, 가뭄에 콩 나듯 했던 고마운 분들의 덧글에 감사의 눈물을 흘리면서도 나는 삼일 동안 컴퓨터 근처에는 얼씬도 하지 않았다. 대신 이불을 덮어 쓰고 반성에 또 반성을 했다.

무엇을???
나는 왜 이렇게도 글을 쓰지 못하는 가! 하는 것을...... .
가볍게 한 번 웃자는 의미로 쓴 글에, '그래도 남편을 사랑하시죠?'라는, '4주 후에 뵙겠습니다'가 언뜻 떠오르는 덧글까지 달린 것을 보면 올바른 대화를 못 하는 것은 남편 뿐만이 아니라 나도 마찬가지라는 생각도 든다.
네네, 당연히 저는 남편을 98% 사랑하고요, 다만 2% 부족한 남편의 대화 '기술'에 대해 말씀을 드리고 싶었던 것이랍니다. 제목에도 썼었잖아요, 나를 폭발하게 만드는 것이 '남편'이 아니라 남편의 '대화법'이라고요.

지금 내가 쓰고 싶은 글 아래에도 어쩌면 나를 울상짓게 만드는 덧글들이 가득 달릴 지도 모르겠다. 그러나 이 곳은 내 블로그고 그러므로 내가 하고 싶은 이야기를 할 권한이 있으니까......
그런데 뭐지? 은근히 소심해지는 이 상황과 어쩐지 비겁해 보이는 이 변명들은?(참고로 내 혈액형은 A형이다.)

남편과 이야기를 하다 보면 남자들은 역시 화성에서 온 것이 분명하다는 결론을 내리고 홀로 쓴 웃음을 짓게 되는 경우가 많은데, 의외로 여심을 감동시키기가 쉽다는 것을 남자들은 잘 모르는 것 같다. 남편들이 잔뜩 화가 나 있는 아내의 마음에 기름을 부어 결국 폭발하게 만드는 이유는 자꾸만 '원인''해결책'을 제시해 주려고 애쓰기 때문이다.




<상황 1> 원인을 찾는 대신 공감과 이해를

자고 일어났는데 한겨울에 모기에 물렸다는 사실을 알았다. 그것도 한 두방 물린 것이 아니라 허리에 네 개, 다리에 세 개 물린 자국이 있어서 여간 가려운 것이 아니었다. 참으려고 애를 썼지만 그래도 간지러워서 벅벅 긁다가 나는 남편에게 모기에 물린 자국, 내가 벅벅 긁어서 더욱 벌겋게 부어 오른 자국을 보여 주며 '나 모기 물렸어"라고 말했는데, 남편은 연신 질문을 쏟아냈다.

'당신 어제 입었던 옷이 뭐지?' ----'몰라' 
'요가 갔을 때 입었던 요가복 그 옷 속에 모기가 살고 있나? ---- '어??'
'이불 언제 빨았어?'----'뭣이라???'

결국 나를 폭발하게 만드는 것이다. 

내가 남편에게 모기에 물러 잔뜩 부어 오른 모습을 보여 준 까닭은 당장에 모기를 잡아서 죽여 달라는 것이 아니라, 내가 지금 이런 간지러움에 시달리니까 나를 좀 위로해달라는 것이었다. 그런데 남편은 식구 중 나 혼자서 모기에 물렸으니까 그 윈인을 찾기 위해서 끊임없는 질문 공세를 했고 나를 화나게 만들었다.

이럴 땐, '많이 간지러웠겠다'. 딱 한마디면 되었을 것을...... .


<상황 2> 말 대신 행동으로

아이와 하루 종일 씨름하면서 청소, 빨래, 음식 장만까지 혼자서 다 해야했던 내가 남편의 퇴근 하자마자 쪼르르 달려가서 어깨를 있는 대로 늘어 뜨리고 한껏 가라앉은 목소리로 '오늘 하루 종일 나 혼자서 너무 힘들었어'라고 말했을 때, 남편은 어머님께 전화를 걸어 집으로 좀 오셔서 도와 달라고 부탁을 하거나 '그럼 당신이 회사가서 돈을 벌어 오라'고 맞불을 놓아 나를 기막히게 만든다.

나도 남편이 돈을 벌기 위해 무수한 노력을 기울이는 것을 잘 안다. 나는 전업 주부이므로 내가 해야할 일이 무엇인지 알고 그 일을 잘 해나가는 것도 프로라고 생각하고 있다. 그러나 프로도 가끔은 불평하고 싶어질 때가 있는 법, 유독 그 날따라 혼자서 전전긍긍 힘들었기 때문에 위로받고 싶은 마음이 들었을 게다.

이럴 땐 '힘들었지? 내가 많이 도와줄게'라든지 (하나도 도와주지 않아도 이미 아내는 맘이 녹아내렸다. 걸래질을 진짜 시킬 생각은 요만큼도 없다.) 맘에 없는 말을 하기가 손발이 오그라든다면 차라리 없이 꼭 껴안아 주는 것이 훨씬 낫다. 그러면 아내는 금세 생기를 찾게 될 것이니 말이다.



<상황 3> 맞장구, 혹은 말꼬리 따라하기

남편과 함께 텔레비전을 보는 시간, 요즘 한창 잘 나가는 걸그룹을 보느라 헤벌쭉해진 남편을 보며 나는 인터넷에서 본 과거 사진과 함께 과거에 그 소녀가 사실은 좀 놀았던 언니 중 하나였다더라, 요즘에는 꼭 성형 수술이 아니더라도 간단하게 주사로 시술만 받으면 이미지가 확 달라져서 예뻐진다더라, 나도 의학의 도움을 조금만 받으면 누구 못지 않게 예뻐질 수 있을텐데...... 등등 내가 생각해도 쓸 데 없는 소리를 늘어 놓을 때

남편은 어디서 그런 소리를, 네가 봤냐며 정색하고 따져서 아내를 무안하게 만들기 보다는 아내가 하는 말에 '그래, 그래, 그렇다며?, 응, 그렇지, 얼씨구, 오호라!' 맞장구를 쳐서 아내의 기분을 좋게 만들어 줄 필요가 있다. 여자란 때로는 쓸 데 없는 이야기를 하며 수다를 떠는 일도 좋아하고 자기가 연예인이랑 비교하는 자체가 이미 허튼 소리라는 사실을 잘 알면서도 그래도 한 번 무리수를 던져 보는 존재이기 때문이다.

이럴 땐 맞장구를 치거나, 아내가 하는 말의 마지막 부분을 따라하며 반복하면(누구누구가 어릴 때 그렇게 놀았다던데? 하면 아,,,좀 놀았었구나. 나도 조금만 손 보면 엄청 예뻐질 수 있을텐데, 하면 그럼 엄청 예뻐질 수 있지. 하며 말꼬리를 따라하는 대화기술) 남편이 속으로는 딴 생각을 하고 있더라도 나를 엄청 대우해 준다며 감동받을 것이다.

아참!
내가 블로그에 이런 글을 썼다고 해서 우리 부부 사이에 무슨 큰 문제가 있는 것은 아니니 오해하지 마시길 바란다. 나는 그저 이따금씩 여자의 마음을 파악하지 못해서 내 속을 긁는 남편의 대화법에 대해 조금 이야기하고 싶었을 뿐이다. 나에게 가장 좋은 짝, 찰떡궁합 남편을 만나 행복하게 잘 살고 있다는 것을 이미 나도 알고 있다.



반응형
반응형
여느 때와 마찬가지(??)로
해가 중천에 떠서 나를 빼꼼히 (햇님에게 진짜로 눈이 있다면 아마도 한심한 눈으로) 내려다 볼 때까지 쿨쿨쿨 자다가, 띠리링~ 울리는 문자 메시지 소리를 듣고서야 부스스 자리에서 일어났다.

그러나 애써 시계를 외면하고서 약간의 코맹맹이 소리를 섞어 잘 자고 일어났더니 피부가 좋아졌다는둥 역시 잠이 보약이라는둥 애교아닌 애교를 부릴 수 있었던 까닭은, 내게는 믿는 구석이 있는 까닭이었다.어제 저녁에 양파와 마늘을 달달달 향기롭게 볶고 감자, 고구마에 닭고기까지 듬뿍 넣어 만들어 맛나게 먹었던 카레라이스가 아직도 한솥 가득 남아 있기 때문이다.

커다란 대접에 밥을 넉넉하게 푸고 그 위로 카레를 보 기좋게 담으면 따로 반찬이 필요없을 정도로 훌륭한 아침 식사가 된다. 뜨끈하게 카레를 데우고 적당하게 잘 익은 배추김치 한 접시만 곁들이면 되니 식사 준비는 채 5분도 걸리지 않을 것이다.

길게 기지개를 켜고 아직 사라지지 않은 잠기운을 눈가에 붙인 채 카레솥에 불을 올린 후 '식사하세요' 남편을 부른다. 고양이 세수만 하고 돌아와 김치 접시를 식탁에 내려 놓는데, 끙끙끙 불길한 예감이 스멀스멀 올라왔다.




왜 슬픈 예감은 틀린 적이 없는지......
냄비 뚜껑을 열자 이미 하얗게 곰팡이 비스무리한 것이 노란 카레와 뒤엉켜 있다.
어제 저녁 딱 한 끼 먹은 카레가, 이 추운 겨울에, 혹시나 하는 마음에 슬쩍 끓여 두기까지 했는데 도대체 왜왜왜 벌써 상해 버렸는지 속상해 하고 있는데 남편이 식사를 하러 왔다. 어쩌지?

당황스러운 마음에 남편에게 카레가 쉰 것 같다고 어제 '팔팔'은 아니지만 '슬쩍'은 다시 끓여 두었는데도 쉬어 버렸다고, 그래서 아침은 '라면(그나마 소시지와 만두를 넣은)'을 먹어야 되겠다는 끔직한 소식을 전했다. 남편의 눈치를 살살 보며 다른 냄비에다 물을 받아 가스불에 올리는데, 의기양양한 남편의 목소리가 등뒤로 들렸다.

'나는 생물학을 전공한 사람으로서 카레가 왜 쉬었는지 알아. 당신이 카레를 팔팔 끓이지 않았기 때문인데 미생물은 100도 이상에서는 죽지만, 당신은 적당히 끓여서 오히려 미생물이 살기에 적당한 온도로 맞추어 주었기 때문에 카레를 상하게 만들었어'



사실 남편에게는 말 하지 않았지만 어제 먹다가 남긴 카레를 그대로 카레솥에다 부었기 때문에 침이 들어가서 그랬을 것이다 그러니 남편의 말이 백번 옳다. 그러나 꼭 그렇게 따져야 했는지...... 하긴 되짚어 보니 남편은 위로를 구하는 내 말에 늘 이런식이었다.

몇 년 전
결혼하고 처음 맞는 '초복'에 나는 난생처음으로 삼계탕을 끓였다. 그것도 시부모님까지 초대한 자리였다. 더운 날씨에 땀을 뻘뻘 흘리면서, (결혼초라) 어려운 시부모님 앞에서 혹여 실수라도 할까봐 끙끙대면서 닭 네 마리를 기적적으로 끓여 내 식사 대접을 했다.

맛있게 드세요.

닭다리가 잘 뜯어지지 않는 것을 보고 나는 이미 실패를 예감하면서, '복화술'로 슬쩍 남편에게 귓속말을 했다. 삼계탕이 좀 이상하지? 기다렸다는 듯 들려오는 우렁찬 남편의 목소리,

응. 닭을 좀 더 끓여야 했어. 덜 익어서 닭다리에서 냄새나.

그 때 내가 웃었던가? 웃었대도 웃는게 아니었으며 그렇다고 울 수는 없었을 것이다. 음식에 관련된 이야기 말고도 나를 화나게 만드는 남편의 대화법은 수두룩 빽빽이다. 

아무리 화성에서 온 남자들이 '문제의 원인을 파악'하고 '해결책을 제시'하는 대화법을 고수하는 족속들이라고 해도 이건 좀 아닌 듯 싶다. '이해' 받길 원하고 '공감'해 주길 바라는 여자들의 마음을 어쩌면 이렇게도 몰라 주는지......

이 글을 쓰다가 나는 글을 한 번 날렸다. 다행히 자동저장 기능이 있어서 한 글자도 빠짐없이 다시 불러올 수 있었지만, 모든 것을 복구시킨 후 가슴을 쓸어내리며 왜 갑자기 내 글이 모두 없어져 버렸는지 모르겠다고 웅얼거리는 내 이야기에 남편은 대답한다. 대답을 원한 질문이 아니었는데도 굳이 대답을 한다.

당신이 뭔가를 잘못 건드렸겠지!

내 저 인간을 그냥......!
반응형
반응형
주말인데 일이 있어서 외출한 남편.
아이에게서 콧물 기침 감기가 옮아 훌쩍 훌쩍 캘록 캘록, 홀로 고단하게 아이를 돌보는 힘들고 지친 주말 오후가 그냥 그렇게 흘러가고 있었다. 같이 감기를 앓으면서도, 콧물은 나보다 훨씬 더 심하면서도 깨어 있을 때는 잠시도 가만히 있질 않고 온 집안을 활개치는 다솔이, 도대체 그 힘은 어디서 끝없이 푱푱푱 샘 솟는 것일까?

아이와 시계를 번갈아 보면서,
한 손으로는 책상 위에 올라가 흔들거리는 아이의 다리를 잡고, 다른 한 손으로는 남편에게 언제 오느냐는 협박성 문자를 날리면서 속으로 부글부글 거품을 만들어 거의 뿜어내기 일보직전!! 지원군 남편이 돌아와 주었다. 우리 세 식구가 함께 한 주말 저녁이 말 그대로 휙 지나가 버리고 한밤 중 나만 홀로 깨어있을 수밖에 없었던 이 밤. 너무 허무하게 지나가 버려 도저히 그냥 잘 수 없었던 이 밤에 나는 창고방을 뒤집기로 맘 먹었다. 

이사가 예정되어 있었기에 창고방 속 커다란 상자에는 오래 전부터 잡다한 물건들이 켜켜이 쌓여 있었는데 이사 날짜가 밀리고 밀리고 밀려서 취소가 되었기에 이제는 그 속에 무엇이 있는지 들춰봐야 될 시점이 되었던 거다.

애걔! 겨우???

생각했던 것 보다 훨씬 더 보잘 것 없는 것들이 상자 속에 가득했다. 공예용 철사 무려 세 꾸러미, 이제 그만 버려도 될 낡은 여행 가방 몇 개, 왜 넣어 둔 지 모르겠는 플라스틱 컵들, 그리고 버리기도 가지고 있기도 애매한 임용 고사 시험 준비용 책만 잔뜩...... . 실망하다가 그 속에서 또 하나의 상자를 발견했는데 그게 진짜 보배함이었다. 

보배함을 속에는 2004년부터 시작되었던 우리의 추억들이 가득들어 있었다. 연애 시절에 남편과 찍었던 사진들, 주고 받았던 편지와 성탄 카드들. 그리고 잃어 버린 줄 알았던 타임 캡슐까지. 특히나 타임 캡슐은 2010년에 열어 보기로 하고 쓴 것인데 너무 꽁꽁 숨겨 놓은 나머지 어디에 뒀는지 몰라서 포기하고 있었었다.

그런데 봉인되었던 남편과 나의 타임 캡슐 속 사랑 편지가 
2011년 1월의 어느 밤에 우연하게 발견된 것이다!


위의 편지가 2004년 5월 5일에 써서 2010년에 열어 보자고 했던 우리들의 타임 캡슐이다.
말로만 타임 캡슐이지 실은 가지고 있던 싸구려 편지지에 써서 결혼 전에는 내 방에, 결혼 후에는 우리 집에 보관하고 있었던 편지에 불과하다.

영화나 드라마에서 보면 남녀 주인공이 튼튼한 철재 상자에 고귀한 무언가를 넣고 머나먼 산꼭대기에 올라가 크고 곧게 뻗은 나무 밑을 파고 묻는 것이 타임 캡슐이지만, 지극히 현실적인 나에게 그런 방법은 옳지 않다.


주황색 편지지에 1번부터 15번까지 항목을 적고, 각자 항목에 맞게 자신의 이야기를 쓴 다음 파란색 편지 봉투에 질문지와 같이 넣어 보관해 두었었다.

질문은 '가장 사랑하는 사람은?' 처럼 손발이 오그라 드는 유치한 것도 있고, '2006년에 유행하는 것들'이라는 과거를 돌아볼 수 있게 하는 것도 있으며, 연인이 쓴 것에 걸맞게 '서로에게 해 주고 싶은 것, 해 주고 싶은 말'을 쓰라는 것도 있었다.

시간 가는 줄 모르고 우리만의 타임 캡슐 편지를 읽노라니 다시금 2006년으로 돌아가는 듯 했다. 요즘 아이를 기르느라 진이 너무 빠져서 서로에게는 조금 소홀해진 면도 있는데, 늘 따뜻했고 배려심 넘쳤던 예전의 내 모습으로 돌아가기 위해(유해진 나오는 그 광고를 볼 때마다 너무 반성된다.) 계속 노력하며 사랑해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우리끼리의 타임 캡슐이라 손발 오그라드는 내용을 공개하는 것은 좀 민망하고, 2006년에 유행하던 것들을 같이 추억해 보는 시간을 가져 보자면,

2006년에 유행하던 것들

내가 쓴 글 : 왕의 남자의 흥행과 공길 역 이준기의 영향으로 예쁜 남자 신드롬이 일어났다. 그와 더불어 이준기가 광고한 '미녀는 석류를 좋아해' 음료수도 함께 유행하고 oo(남편 이름)이의 머리 모양인 포일 파마도 인기가 있고, Dr 깽(드라마)에서 한가인이 입고 다니는 공주풍의 긴 레이스 치마도 유행이고, 아! 밑으로 갈수록 단이 좁아지는 스키니 바지도 인기다.

남편이 쓴 글 : 포일 파마, 스키니진, 공주풍의 옷, 축구, 소형 타블렛 노트북, 블루투스, LCD 대형 TV.

그리고 남편이 썼던 내용 중에 철사 공예에 관한 것들이 너무나 많았기에(예를 들면, 앞으로 나에게 철사 공예로 장신구를 100개 만들어 준다느니, 100만원 어치의 철사를 사고 싶다느니......) 아까 사 놓고 쓰지도 않은 철사 뭉치들을 발견한 후 치밀어 올랐던 화가 싹 사라졌다.(남편은 결혼 전 나에게 선물을 하려고 철사 공예를 배웠었다)

타임 캡슐을 읽다가 싸이월드에 우리 연애담이 기록돼 있다는 사실을 깨닫고 얼른 사진을 찾아 봤더니 역시 있었다. 사진에 따르면 우리는 일찍부터 만나서 대학의 강의실에서 이 글을 쓰고 영화(도마뱀)를 봤다.

짜잔, 2006년의 우리다.



남편과 함께 2015년에 뜯어 볼 새로운 타임 캡슐을 얼른 제작해야겠다.

반응형
반응형
좀 피곤했던 탓에 버스 안에서 잠시 기대에 쉬고 있었는데 건너편 옆자리에서 할머니의 짜증 섞인 목소리가 들려 왔다. 할머니는 귀찮아 죽겠다는 듯 있는대로 툴툴거리셨는데, 그와는 별개로 나는 슬며시 웃음이 났다. 안방으로 가서 전화기 옆을 보라는 할머니의 심술궂은 대꾸를 들으니 무슨 상황인지 대충 짐작이 됐기 때문이다. 할머니가 짜증이 날 만도 하지, 젊었을 때부터 몇 십년 동안 남편이 OO어디있어? OO는? 이라고 물어 봤을 것 아닌가?

남편의 출근 준비로 한창 바쁜 우리집의 아침, 남편이 갈 곳 잃은 새처럼 안방과 거실을 왔다갔다 왔다갔다 하는 모습이 보인다. 무언가를 또 찾고 있는 것이 틀림없는 모습인데 잘 찾아지지 않는지 한참 동안 같은 행동을 반복한다. 나에게 야단(?) 맞을(??) 것이 두려워 차마 못 물어 보고 계속해서 왔다갔다 부산하게 움직이는 남편이다. 으이구--하는 소리가 목까지 차는 순간이었지만 모르는척 눈을 돌리다가 책상 위 아무렇게나 올려져 있는 수건 아래에 빨간색 휴대전화 끄트머리가 보인다.

이거?
남편의 눈 앞에 휴대전화를 대령했다.



그러나 아침마다 이어지는 남편의 보물찾기는 지금부터가 시작이다. 우리는 대개 아침마다 같은 일을 반복하기 때문에 부처님 손바닥 처럼 나는 남편이 다음에 찾을 것을 이미 알고 있다. 내가 알면서도 척척 대령해 주지 않는 것이 남편은 서운할 지도 모르겠는데, 그래도 '스스로' 단번에 무언가를 찾아 낼 수 있는 연습이 이제는 필요하지 않을까 싶어서다.

나는 천성이 게으른 탓에 정리정돈을 깔끔하게 잘 해 두는 편은 아니지만 양말, 속옷, 아기 기저귀, 손수건 등등은 늘 같은 서랍장 안에다 넣어 둔다. 이를 테면 양말은 작은 서랍장의 가운데 칸에, 아기 손수건은 아기 서랍장의 세 번째 칸에 늘 있다는 말이다.

그런데도 남편은 아침마다 '여보, 양말 어디있지?'를 하염없이 외쳐댔다. 남편은 늘 느즈막히 출근 준비를 하기 때문에 매일 아침 시간에 쫓겨 허둥대다 보니 마음이 급해져서 더 그러는 것 같았다. 출산한지 얼마되지 않았을 때 2~3시간에 한 번씩 깨서 우는 아기 때문에 늦도록 잠을 못자고 시달렸던 탓에, 나는 남편이 출근 준비를 해도 눈을 반쯤 감고 비몽사몽 아침상만 겨우 차려 주었었는데, 그 때마다 등 뒤에서 들리는 남편의 목소리 '여보, 양말 어디있지?'는 결국 나의 버럭질을 유발했다.

결혼한지 햇수로 3년 째. 그동안 버럭 버럭 몇 번을 했더니 남편은 무언가를 찾아야 될 때 나에게 어디 있는지를 묻는 대신 서랍장을 위에서부터 하나씩 열어 보거나 냉장고와 냉동실을 번갈아 가며 몇 번씩 열어서 원하는 것을 찾곤 한다. 미안하게...... .

paper heart
paper heart by tuli nishimura 저작자 표시비영리동일조건 변경허락


대신 나는 남편에게 무언가를 찾아서 가져다 줄 것을 부탁할 땐 조금 더 친절해 지는데,
여보, 아기 서랍장 맨 윗 칸 오른 쪽에 보면 가위 손톱깎이가 있어. 그거 좀 가져다 주세요.
여보, 냉장고 문 열면 문쪽에 양념통 가득 들어 있는 곳이 있거든? 거기서 케찹 좀 꺼내 올래요?
...... .

문득 뜨끔한 생각이 든다.
그러고 보니 내가 강남대로 한복판에서 방향성을 잃고 업무 시간에 남편에게 전화했을 때도,
집에 있다가 갑자기 컴퓨터가 말썽이라고 징징대며 전화를 했을 때도,
생수통에 물이 떨어졌다고 자는 남편을 흔들어 깨웠을 때도,
남편은 아무 말 없이(그 쉬운 버럭질도 없이) 차근차근 모든 일을 해결해 주었었다.

남자와 여자의 하나부터 열까지 다른 점들이 기록된 갖가지 심리서적들을 섭렵했음에도 이렇게 이해심이 부족하다니!(뜬금없는 반성의 시간이다.) 버스 안에서 나를 씽긋 웃게 만들었던 휴대전화 속 할아버지처럼 남편이 계속해서 이것저것을 물어 올 지라도 나는 너그러히 대응해 주어야겠다. 물론 나도 어찌할 바 없는 버럭질은 앞으로도 빈번하게 등장할 지도 모른다. 나도 모른다.



반응형
반응형
사촌 동생이 결혼을 했다. 참하고 상냥한 며느리를 본 외삼촌 내외분들은 예식 내내 싱글벙글이셨고 축복 속에서 결혼식이 끝났다. 집으로 돌아오는 길에, 계속되는 결혼식의 여운 속에서 부모님의 걱정은 시작됐다. 이제 곧 서른이 될 남동생 때문이었다. 속마음이야 어떻든 겉보기에 내 동생은 결혼의 'ㄱ'도 생각해 본 적이 없는 것 같다. 말로는 맘만 먹으면 당장에라도 여자 친구를 사귈 수 있으며 기꺼이 자신의 연인이 돼 줄 여자들이 줄을 섰다지만 아직 제대로 된 이성교제를 해 본 적도 없으니 부모님 속이 타지 않을 수 없었다.

여러 사례들을 봐 온 결과 남자든 여자든 서른을 넘기면 결혼하는 것이 꽤 어렵다. 내 주위에 있는 노총각 노처녀들의 입을 빌리자면, 참 희안하게도 서른까지는 시간이 천천히 흐르는 것 같은데 서른이 되고 나면 금세 서른 다섯, 마흔이된단다. 좀 못마땅하지만 노총각들은 결혼이 늦어져도 운(??)이 좋으면 어린 신부를 맞이할 수도 있다. 그러나 노처녀의 경우엔 결혼이 늦어지면 늦어질 수록 늙수구래한 신랑(?) 혹은 헌랑(??)을 떠맡아야 되니 더욱 분발해야 된다.



내가 생각할 때 나이가 들수록 결혼하기가 더 힘든 이유는 다음의 두가지인 것 같다. 첫째로는 연애를 너무 많이 해 봤기 때문이고 다음으로는 연애를 전혀 해 보지 않았기 때문이다. 모순적으로 들리겠지만 정말 그런 것 같다.

빼어난 미모 덕에 학창시절부터 무수한 남성들을 울렸던 A언니, 연예 경력도 화려한 그 언니는 지금 반올림해서 마흔인데 어쩌면 영영 혼자살게 될 지도 모르겠다. 도서관 쪽지세례부터 길거리 헌팅까지 언니 주변에는 늘 남자들이 득실댔는데 어느 순간 썰물빠지듯 한꺼번에 사라지더니 여태껏 혼자다. 간간히 선을 보는 모양이지만 언니 나이에 맞춘 남성들이 콧대 높은 언니의 눈에 찰 리가 없다.

언니가 선을 보고 와서 하소연 할 때마다 솔직한 내 생각으로는 그만하면 괜찮은 것 같았으나 언니의 래퍼토리는 한결같다. 최소한 그동안 언니가 매몰차게 거절했던 A군, B군, C군, D씨, E씨, F씨 보다는 나아야 될 게 아니냐는 것이다. 언제까지나 퀸카는 아닐텐데, 사실은 지금도 이미 퀸카는 아닌데 지난 날 언니 곁에 있는 숱한 남성들에 대한 미련 때문에 언니는 쉽사리 결혼을 할 수가 없다.



반면 내 친구 B양은 서른 한 살이 되도록 남자 친구를 한 번도 사귀어 본 적이 없다. 번듯한 직장에 괜찮은 외모도 갖추었지만 여중, 여고 출신에 대학까지 남자 적은 국문과를 졸업해서 남자를 만날 기회가 별로 없었기 때문이다. 종교도 없어서 그 흔한 교회 오빠 한 명이 없는 그야말로 순도 100%의 천연기념물이다. 고등학교 교사라서 일찍 출근하고 늦게 퇴근하는 까닭에 결혼은 점점 더 늦어지고 있다.

이 친구도 요즘들어 부쩍 선을 많이 보는 것 같은데 역시나 당분간은 결혼을 할 수 없을 것 같다. 왜냐하면 그녀가 찾는 남자는 이 세상에 존재하지 않을 것이기 때문이다. 실제로 이성교제를 한 경험이 없기 때문에 드라마나 영화에 나오는 남자 주인공과 같은 남자들이 진짜로 존재하는 줄로만 아는 그녀. 남자에 대한 환상이 커도 너무 큰 것이 문제다. 나는 안쓰러운 마음에 80% 정도 마음에 들면 사귀어 보는 것이 어떻겠냐고, 나머지 20%는 네가 채워주면 되지 않겠냐고 말해봤지만 내 친구의 이상형은 너무나도 이상적이었다.

결혼 적령기가 점점 더 늦어지고 있는 추세지만 서른이 되기 전에 결혼을 해야 하는 이유는, 이것 저것 따지지 않고 사랑 하나만 있으면 결혼을 할 수 있는 이십대가 지나고 나면 이성의 외모는 물론이거니와 하나 둘 씩 원하는 것들이 더 생겨나기 때문이다. 연애 경험이 많은 사람들은 지난 사랑에 대한 미련이 점점 더 커지기 때문이고 연애 경험이 없는 사람들은 사랑에 대한 환상이 점점 더 커지기 때문이다.

사용자 삽입 이미지


그러고 보면 내가 아슬아슬하게 스물 아홉 살에 결혼을 한 것이 얼마나 다행인가.



 
반응형
반응형

'우리 결혼했어요'의 안습 커플 이휘재-조여정은 4분 출연이라는 굴욕을 당하며 하차 수순을 밟아가는 듯 하다. 그도 그럴 것이, 알렉스-신애의 복귀로 인해 기존의 4커플 체제로 돌아왔기 때문이다.

알렉스-신애가 빠진 뒤에 알렉스의 뒤를 잇기 위해 앤디와 크라운제이가 그 빈자리를 채워가려 했다. 하지만 다시 알렉스가 복귀하자, 이젠 알렉스와 비슷한 캐릭터가 3명이 된 것 같다. 연상연하 커플로 새로운 커플의 모습을 보여줄 황보-김현중, 이휘재-조여정 커플은 황보-김현중 커플만 새로운 시도를 보여줄 뿐, 이휘재-조여정 커플은 정형돈-사오리 커플과 비슷한 모습으로 설정되어 가고 있다.

이번에 보여주었던 이휘재의 모습은 정형돈이 혀를 찰만큼 어이없는 모습이었다. 가부장적인 모습으로 쇼핑은 여자나 하는 것이라는 생각이 가득한 체 소리없이 사라지고, 어린아이처럼 억지를 부리는 모습은 정형돈 못지 않은 안티를 불러일으킬만 하지만, 많은 안티군단을 모집한 정형돈과는 달리, 이휘재에게는 관심조차 없다. 하지만 그러하기에 이휘재는 더욱 '우리 결혼했어요'에서 빠지면 안된다


◇ 어둠의 역할 

알렉스가 더욱 빛나기 위해 정형돈이 필요했던 것처럼, 지금의 알렉스, 앤디, 크라운제이가 더욱 빛나기 위해 이휘재가 필요하다. 어둠이 있어야 빛이 더욱 밝게 느껴지고, 검은색이 있어야 흰색이 더욱 눈에 띄듯, 이휘재는 그런 역할을 맡은 것이다.

이휘재가 보여주는 모든 모습은 다른 멤버와 반대이다. 아기자기하고, 깨소금이 쏟아지는 다른 커플들과는 다르게 불편하고, 기분 나쁜 모습만 보여주고 있다. 실제로 그러한지 아닌지는 모르겠지만, 평소 이휘재의 이미지와 지금 우리 결혼했어요에서 보여주는 이미지는 비슷한 것 같다. 때문에 이휘재가 그런 역할을 잘 소화해낼 수 있는 것이 아닐까 싶다.


◇ 가정 문제에 대한 환기

가부장적인 가정이 어떻게 비춰지는지에 대해 조명해 주어야 한다. 현재 우리나라에는 아직도 가부장적인 가정이 너무도 많다. 그런 가정 밑에서 자라왔기에 이휘재나 정형돈은 그런 가정을 다시 재생산 할 수 밖에 없는 것이다.

쇼핑에 가면 항상 아버지가 아들인 자신만 데리고 5분안에 집으로 가셨다고 말한 이휘재는 우리 결혼했어요에서도 동일한 모습을 보여주고 있다. 마트에 가서 쇼핑을 마지못해 뚱한 얼굴로 물건을 휙휙 집어던지며 건성으로 기분만 맞춰주는 척 하다가, 어느 순간 소리없이 사라져서 무언의 시위를 하는 모습이 어떻게 비춰질지 누구나 다 알 것이다.

이휘재가 설정일지라도, 지금의 우리나라에 이런 가정이 많이 있고, 가부장적인 가정에서 일어나고 있는 가정문제들이 어떤 문제점을 가지고 있는지 직접 봄으로 느낄 수 있을 것이다. 혹여나 이런 가부장적인 생각을 가지고 있는 사람들도 사람들의 평가나 사회적 인식이 어떠한지 보게 됨으로 알렉스나, 크라운제이, 앤디같은 모습은 아닐지언정, 적어도 이휘재같은 가정을 만들지는 말아야겠다는 생각을 하게 될 것 같다.

알콩달콩 사랑이 넘치고 자연스런 장보기가 아닌, 불편함과 서로의 기분을 맞춰주기 위해 서먹 서먹하고 아슬 아슬한 장보기가 좋아보이진 않을 것이다. 또한 '여자가','남자가'하는 생각이 어떤 결과를 가져오고, 왜 문제의 근원이 되는지도 알 수 있을 것이다.

이휘재가 이왕 총대를 맨 것, 더욱 적나라하게 그런 모습을 보여줌으로 더욱 어두운 색으로, 가부장적인 생각이 가져오는 안좋은 결과들을 환기시킴으로 '우리 결혼했어요'를 더욱 의미있는 프로로 만들길 기대한다.

반응형
반응형
평범한 외모, 평범한 사고방식을 소유하고 있는 나는 자타공인 대한민국의 보통 국민 중 한 사람이다. 그렇기에 내가 가진 결혼관도 대한민국의 평균에서 크게 벗어나 있지 않다고 생각한다. 그런데 변한 세상에 내가 따라가지 못하는 것인지, 요즘 세상이 잘못된 것인지, 평범한 내 사고방식으로는 아무리 생각해도 이해할 수 없는 것이 요즘 연예계의 결혼 신풍속이다.

해가 좋아서 그런지 2007년 2008년엔 연예인들의 결혼 소식이 많다. 그런데, 요즘 스타들은 뭐가 그리 급한지 결혼도 하기 전에 임신부터 하는 소위 '속도위반' 사례가 갈 수록 많아지고 있다. 물론 세상은 많이 바뀌어, 보수적인 한국사회에서도 '성'에 대한 관념은 솔직하다 못해 대담해지기 시작했다. 그렇기에 공영방송에서도 성에 관한 표현이 스스럼없이 등장한다. 그러니 결혼까지 약속한 사랑하는 남녀 사이에서 그러한 일(?)이 생기는 것은 어쩌면 당연한(??) 일 인지도 모른다. 그런데 속도위반 스타들의 결혼 소식을 접할때마다 고개가 갸우뚱 해지는 것은 무슨 까닭일까?

결혼을 앞둔 남녀가 예기치 않게 혼전 임신을 하게 됐다면, 그것을 잘못됐다고 탓하기만 할 수는 없을 것이다. 그러나 솔직히 말해서 그게 자랑스러운 일은 아니지 않나? 아이들과 함께 보는 가족 오락 프로그램인 1박 2일에서 이수근이 알려 온 아이 소식에, 아이도 없는 내가 더 당황했다. 이수근이 아직 결혼을 하지 않았으니 미혼이라고 하던 대목에서 MC몽이 그럼 미혼이신 분이 왜 아이는 있는 거냐고 말하는 부분에서는 민망하기까지 했다.

조영구와 임창정은 임신 6개월의 아내와 각각 결혼을 했고, 심은하, 김남주, 장신영은 결혼 5개월만에 출산을 했다. 오윤아와 김정민, 김창렬 등도 속도위반 출신이다.장혁은 아예 출산 후 결혼을 하겠다니 점점 더 요지경 세상이다. 연예인들은 청소년들에겐 우상이나 다름없다. 하다못해 머리핀 하나까지 자신이 좋아하는 연예인을 따라하고 싶은 것인 우리 아이들의 순진한 마음이다. 그런데, 혼전 임신을 당당하게 말하면서 부끄러워하기는 커녕 그것을 여러 언론 매체에 자랑스럽게 발표하는 연예인들이 너무도 많다. 현대를 살아가는 우리 아이들의 마음 속에는 이미 결혼전 임신이 당연하게 자리잡고 있는 것이 아닌지.

결혼전 임신을 당연한 듯 말하는 그들, 정말 이해할 수 없다.
반응형

+ Recent post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