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집에서 지하철 역까지 걸어가는 도중에 유기농 전문 매장이 새로 생겼다. 처음 그 매장을 지나치면서 봤을 땐 커피와 빵을 파는 가게인 줄 알았다. 그런데 빵집 치고는 서서 물건을 고르는 손님이 너무 많았다. 그래서 다시 한번 자세히 안을 들여다 보니 수퍼마켓처럼 야채를 파는 부분도 있고 과자나 양념류를 파는 곳도 있고 생선과 육류를 파는 곳도 보였다. 한 쪽에서는 커피와 빵을 즐기고 또다른 쪽에서는 물건을 고르는 풍경이 약간 생경해서 이번에는 간판을 자세히 읽어 보았는데 유기농 전문점이었던 것이다.

처음 그 가게를 발견했을 때는 일이 있어서 서둘러야 했기에 가게 안을 구경해 보지는 못했다. 그 이후에도 잊어버리고 있다가 지하철역에 가려고 걸어 갈 때마다 그 가게를 보고선 아참, 한 번쯤 구경해 봐야 했는데 하면서 새롭게 마음만 먹었었다. 그러다가 어제야 비로소 가게 안으로 들어가 볼 기회가 생겼다.


'유기농'이라 하면 내 머릿속에는 일단 '비싼 것'이라는 정의가 먼저 내려진다. 그래서 대형 마트에 장을 보러 갈 때에도 유기농 제품이 있는 쪽에는 잘 보지 않고(유기농이 몸에 좋은 것이야 잘 알지만, 평생 비싼 값을 치루고 먹을 수는 없다고 생각해서다.) 그 앞은 당연히 지나쳐 버렸다. 그러다 보니 유기농 제품들을 이렇게 자세히 관찰해 본 것이 이번이 처음인 것 같다. 대형 매장에서는 작은 부분 한 쪽에만 유기농 제품들이 있었는데, 전문 매장을 둘러 보니 유기농 제품들이 정말 다양했다. 야채는 말할 것도 없고 생선, 육류(그런데 육류야 유기농 사료를 먹였다 쳐도 바다에 사는 생선은 어떻게 유기농이 나올 수가 있는지 모르겠다.)와 라면에 과자까지 정말 없는 것이 없었다.

작게 작게 포장 된 제품들이 대부분이라서 보기에는 깔끔하고 좋아 보였는데, 내가 가장 궁금한 것은 바로 가격이었다. 야채 값은 일반 제품이 어느 정도의 가격표를 달고 있는지 잘 몰라서 유기농이 얼마쯤 더 비싼 지 가능할 수가 없었지만 우유값을 보고는 진짜 놀랐다. 1리터짜리 우유 한 병에 5천원이 넘었기 때문이었다. 라면도 한 봉지에 천원이 조금 넘었고 과자도 스넥이든 비스킷이든 시중 제품들 보다 3배 정도 더 비싼 것 같았다. 그런데도 매장 안에는 손님들로 가득했다. 대부분이 어린 아이들을 데리고 온 엄마들인 것을 보면 역시나 아이들에게 좋은 것을 주고 싶어하는 엄마들의 마음이 유기농 전문 매장을 찾은 까닭인 것 같다.



사람들은 장을 보다가 그 옆에 마련 돼 있는 작은 빵집에서 역시 유기농 빵과 유기농 커피류를 마시면서 담소를 나누기도 했는데, 제품을 하나하나 살피면서 가격에 놀라기만 하는 나에 비해 한결 여유로워 보였다. 대충 다 둘러 본 나는 매장에서 아무것도 사지 않고 홍보책자만 챙겨서 가게를 나왔는데 그 책을 읽어 보니 몸에 좋은 먹거리를 개발하기 위해 노력하는 사람들이 참 많았다.

건강과 맛을 둘 다 충족시키기 위해 튀기지 않고 구워서 만든 도넛에 관한 글도 참 흥미로웠고(튀겨서 만든 도넛이 맛이야 훨씬 더 있겠지만 그것을 먹을 때마다 드는 묘한 죄책감은 늘 나를 괴롭혔다. 달콤하면서도 입안에서 살살 녹는 고소한 도넛이지만 살찌는 성분들이 너무나도 잘 보였기 때문이다. 그런데 몸에 좋은 성분들로 만들어서 구워서 만든 도넛이라니 역시나 값은 비싸겠지만서도 최소한 기분 좋게 먹을 수는 있지 않을까.) 빨기 등의 과일을 듬뿍 넣어서 만든 아이스크림에 관한 글도 재미있었다.

삶이 풍족해지면서 사람들은 건강한 먹거리에 대한 관심도 참 높아졌다. 나야 아직은 맛있으면서도 좀 더 싼 제품들에 눈길을 주고 있지만 조금 더 여유가 있는 사람들은 몸에 좋은 음식을 먼저 찾고 있는 것 같다. 몸에 좋고 맛도 괜찮다는 유기농 제품들, 얼른 가격도 대중화 돼서 누구나 쉽게 즐길 수 있는 건강한 먹거리가 돼 주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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만날 다이어트 운운하는 여인네가 갑자기 웬 야식? 하시는 분들도 계실 것이다. 어제는 유난히 달달한 과자, 짭짤한 과자, 시원상큼한 아이스크림이 머릿속에서 떠나지 않는 것이 아닌가. 아침부터 저녁밥을 다 먹을 때까지 느껴지는 허전함. 에라 모르겠다 싶어서 저녁밥이 다 소화될 무렵 집 앞에 있는 수퍼마켓으로 신나게 뛰어갔다.
 
헉! 고급 과자들이 많이 생겼다는 것에 첫번째 놀랐고 과자값이 너무 많이 올랐다는 것에 두번 놀랐다. 과자 좋아하는 꼬맹이들이 있는 집들은 과자값만 해도 만만치 않겠다는 생각마저 들었다. 과자 하나라도 몸에 좋은 것으로 주고 싶은 것이 엄마의 마음인데, 고급스러운 재료를 썼다는 과자들은 하나같이 값비싼 몸값을 자랑하고 있었으니 말이다.

나야 뭐 질보다 양이란 생각으로 내가 어렸을 때 많이 먹었고 값도 비교적 저렴한 옛날 과자들을 잔뜩 사서 돌아왔다. 늦게까지 컴퓨터를 하거나 텔레비전을 보면서 야금야금 과자를 먹었다. 과자 먹고 부른 배를 부여잡고 그대로 자고 일어났는데, 오늘 아침 타는 듯한 목마름과 속을 박박 긁는 아픔때문에 불쾌한 기분으로 잠에서 깼다.

늦게 음식을 잘 먹지 않다가 먹어서 그런지, 밤에 먹은 것이 과자라서 그런지 술을 많이 마시고 난 다음날처럼 무척이나 괴로웠다. 거울을 보니 역시나 얼굴이 팅팅 부어있다. 얼굴 붓는 것이야 예상했던 것이었기 때문에 놀랄 일도 아니었다. 아삭아삭 맛있게 짭잘한 과자에는 소금이 많이 들어 있기 때문에 그만큼 물을 많이 마시게 됐고 그러니 얼굴이 붓는 것은 당연한 일이었다. 그러나 속이 이렇게 쓰릴 줄은 정말 몰랐다. 과일류는 많이 먹어도 다음날 아침에 이렇게까지 속이 쓰리지는 않을텐데 역시나 과자는 몸에 좋은 음식은 아닌 모양이다.

나는 원래 아침에 맛있는 음식을 먹기를 좋아한다. 새벽 5시에 일어나도 근사한 아침상을 차려서 먹을 정도로 아침 입맛을 잃은 적이 없었다. 아침에 고기를 구워 먹을 수도 있고 매운 비빔국수도 한그릇 뚝딱할 수 있는 식성이다. 한창 다이어트를 할 때는 저녁을 유난히 가볍게 먹기 때문에 먹고 싶은 것을 아침 식사 메뉴로 정해서 그거 먹는 설렘에 일찍 일어나기도 했다. 그래서 아침이라 입이 깔깔해서 밥맛이 없다는 사람들의 말을 그동안에는 잘 이해하지 못했다.


우리 아버지는 늘 아침 식사 때 밥을 잘 드시지 못하시고 1/3 정도를 남기는 경우도 많으신데, 나는 그 이유를 이제야 진심으로 이해할 수 있었다. 아버지는 저녁식사 후에도 늘 입이 궁금하다고 하시면서 과일도 드시고 치즈도 드시고 떡도 드시고 각종 음료수도 드시고 주무시기 전까지 음식을 입에 달고 사신다. 그러니 거의 매일 아침 속이 더부룩 답답하시지 않으셨을까? 나도 오늘 아침에는 도저히 음식을 먹을 수 없어서 주스를 만들어 먹고 말았으니 말이다.

점심 때가 되어서는 밥을 먹는 데는 별 무리가 없었지만 그 때까지 속이 완전히 편하지는 않았다. 과자 좀 먹었다고 너무 유난스러운 반응이라고 하실지도 모르겠지만 오랫만에 짭잘한 맛, 달콤한 맛, 고소한 맛 등의 과자를 많이 먹었더니 몸에서 놀란 것 같다. 몸에 좋은 것들만 먹고자 오랜 기간 노력하다가 갑자기 좋지 않은 것을 먹으니 몸이 금방 반응을 한 것이다.
 
친구는 몸을 너무 곱게 길들이는 것 아니냐고 그냥 과자에 야식에 팍팍 먹어도 괜찮을 정도로 강한 몸으로 단련시키는 것이 낫지 않겠냐고 놀렸는데, 어느 것이 정답인지는 잘 모르겠다. 그러나 한 가지 확실한 것은 야식은 정말 몸에 좋지 않다는 것. 잠들기 전 최소 4시간 전까지는 모든 식사 및 간식을 끝내는 것이 좋은 습관인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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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 이제야 좀 살 것 같다. 밀린 이메일도 다 확인했고(뭐 그다지 영양가 있는 내용이 있었던 것은 아니다.) 인터넷 기사들도 쫙 훓었다. 일주일 정도 컴퓨터 없이 살았더니 어찌나 답답하던지, 예전에는 인터넷 안 하고 어찌 살았나 싶다.

텔레비전에서 디도스 바이러스 얘기호 한창 시끄러울 때에도 난 강건너 불구경하듯 했다. 설마 내가 그 바이러스에 걸릴까 싶었던 것이다. 의도적으로 해를 입히려고 누군가가 만들어서 뿌린 바이러스이니 기업이나 국가 주요 기관의 컴퓨터가 주 목적일 텐데 평범하기 그지 없는 내 컴퓨터에까지 침투할 이유가 없다고 생각했다. 그래서 눈으로는 뉴스에서 컴퓨터를 켤 때 F8 버튼을 누르고 안전모드로 넘어가게 되면 날짜를 일정 기간 이전으로 설정해 두라는 내용을 보고 있으면서도 태연하게 컴퓨터를 켰다. 그런데 아뿔싸, 컴퓨터가 부팅이 되지 않는 것이 아닌가.


몇 시간동안 컴퓨터가 켜지지 않았지만 나는 그 때까지도 설마설마 했다. 전원에 문제가 있는지 다른 부속품의 수명이 다 했는지, 나는 컴퓨터를 조금 안다는 친구에게는 모두 전화를 해서 내 컴퓨터의 상태를 설명했다. 친구의 말로는 디도스 바이러스가 확실하단다. 이번 바이러스를 고치고 프로그램들을 새로 깔려면 못 줘도 20만원이 넘게 들 것이라면서 안 그래도 속상한 내 마음에 기름을 부었다. 20만원이면 떡볶이가 몇 그릇이고 크림빵이 몇 개인가.

정말 억울했다. 바이러스 검사 프로그램을 여러 개 돌리면서 내 나름대로 대비를 하긴 했는데, 이렇게 맥없이 당하다니. 뉴스에서 시키는 대로만 했더라도...... . 후회해 봤자 소용이 없었기에 고장난 컴퓨터와 며칠 더 실랑이 하다가 결국 출장 수리 아저씨를 불렀다.

친구들의 조언대로 컴퓨터를 아주 잘 아는 듯 이것저것 참견하면서 아저씨 옆에 바짝 붙어서 그 아저씨가 어떻게 수리를 하는지 지켜보고 있었다. 예전에 컴퓨터에 대해 전혀 모르는 채로 출장 수리 아저씨에게 하드와 함게 8만원의 출장비를 속았던 적이 있었기 때문에 이번에는 바짝 긴장을 했다. 거의 10년 전쯤이었는데 대학생이었던 내가 컴퓨터를 잘 모르는 것을 알고는 컴퓨터를 수리하러 온 아저씨가 용량이 컸던 내 하드를 떼어가고 겨우 2기가짜리 하드를 붙여 놓고는 출장비 8만원을 요구했던 것이다. 나중에 속았다는 것을 알고 어찌나 속상하던지 그 생각을 하면 아직도 속이 쓰리다.

아무튼 이번에는 호락호락하게 보이지 않았던지 그 아저씨는 출장비 2만원만을 청구했다. 그, 러, 나! 내 컴퓨터는 결국 고쳐지지 못했다. 아저씨가 원인을 진단은 해 주었지만 바이러스로 인한 부품 손상이라서 용산까지 하드를 가지고 가야 한단다. 아저씨에게 그 부품을 사면 훨씬 더 비싸게 받을 수밖에 없기 때문에 내가 직접 가지고 가서 부품을 갈아 끼워야 한단다. 그래도 원인을 알았으니 답답했던 마음이 좀 풀어지긴 했지만 차도 없는 내가 지하철을 타고 낑낑대면서 컴퓨터를 용산까지 가져 가서 고칠 생각을 하니 엄두가 나지를 않았다. 비 때문에 빨리 고칠 수도 없는 상황이라서 나는 노트북을 놀리고 있는 친구에게 우는 소리를 했다. 착한 친구는 나를 가엾이 여기고 기꺼이 노트북을 빌려 주었고 나는 이 대신 잇몸으로 다시 인터넷을 할 수 있게 됐다.

무릎팍 도사에서 안철수 편을 재미있게 보았는데 내가 당해보니 안철수 연구소에서 무료 백신을 배포하는 일이 얼마나 거룩(?)한 일인지 새삼 느끼게 됐다. 공익을 위해 당시 적자를 면치 못했던 회사를 팔지 않았던 안철수 씨. 이번 디도스 사건 이후로 회사의 주식이 연일 상종가를 달리고 있다는데 남 잘 되는 일에 배 아프지 않은 이유가 그 사람의 진심을 읽을 수 있기 때문이 아닐까. 그나저나 내 컴퓨터는 언제 고칠 수 있게 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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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향집에서 오래 머물면서 지내다보니 서울과는 참 여러 가지가 다르다는 생각을 많이 하고 있는데, 이번에는 산부인과에서 있었던 일이다. 우리 사촌 언니는 서울에서 살고 있는데 임신 이후에도 일을 계속 하고 있다가 임신 7개월 말이 되면서 회사를 휴직하고 친정에서 지내고 있다. 아주 가깝게 지내는 언니라서 서울에 있을 때도 몇 번 병원에 같이 가곤 했었는데 그래서 언니를 통해서 알게 된 임신, 육아 정보가 꽤 많다. 요즘 임신부들은 얼마나 똑똑한가. 임신 관련 책들도 엄청 많이 쏟아져 나와 있고 각종 사이트에서 다향한 정보를 주기 때문에 대부분의 산모들은 임신 기간을 거치면서 거의 박사가 된다.

친정에서 아기를 낳기로 결심한 언니는 임신 27가 되었을 때 산부인과를 바꾸었다. 지역에도 좋은 병원이 많고 실력을 인정 받아서 신축확장을 한 병원도 있으며 당연히 종합병원도 있다. 언니가 서울 사람이었으면 지역에서 출산을 하는 것이 걱정스러웠을지도 모르지만 고등학교 졸업할 때까지 살았던 고향이니까 안심하고 병원을 옮길 수 있었다.


(조금 다른 얘기, 우리 고향에는 아주 유명한 성형외과가 있는데 그 병원에서 수술한 대부분의 환자들이 아주 싼 값에 아주 훌륭한 결과를 보이고 있다. 서울 토박이 친구들이 성형 수술을 하려고 고민을 하면, 나는 대뜸 이 병원을 추천해 주곤 하는데 내가 아무리 좋다고 주장을 해도 그녀들은 미심쩍어 하며 두 배 이상 비싼 서울에서 수술을 하는 것을 보았다.) 서울보다 규모나 서비스면에서 약간 부족한 부분은 있지만 지역 병원을 다녀도 아무런 문제가 없다는 말이다.

언니 말로는 언니가 26주까지 다녔던 서울에 있는 병원에 비해서 너무나 싼 값(?)으로 진료를 받을 수 있어서 진작에 내려와서 모든 검사를 받았으면 얼마나 많은 돈을 아꼈을까 하는 생각도 한단다. 특히나 언니는 나이도 있는데다가 첫아이라서 서울에서도 꽤 유명한 산부인과에 다녔었는데, 거기는 특별한 검사를 하지 않았는데도 엄청나게 비싼 병원비를 지불해야 했단다. 그래서 지역에서 받는 이러한 가격적인 헤택에 아주 즐거워하고 있는 눈치였다.


그런데 언니가 알고 있기로는 임신 24~28주 사이에 임신성 당뇨 검사를 해야 되는데 바꾼 산부인과에서 아무 말이 없더란다. 계속 기다리다가 조바심이 나서 29주차가 되던 날 병원에 물어 봤단다. 벌써 29주가 지났는데 왜 임신부 당뇨 검사를 하지 않느냐고 물었더니 그 병원 간호사는 아예 임신부 산전 검사 중에 당뇨 검사가 있는 지도 모르더란다. 의사 선생님에게 물어 본 후에야 대답을 들을 수 있었다.

언니가 바꾼 산부인과의 의사 선생님은 서울과는 달리(?) 임신부에게 꼭 필요한 검사만 하기 때문에 당뇨 검사를 하지 않는다고 했단다. 해당 산부인과 뿐만 아니라 이 지역 산부인과에서는 모두 당뇨 검사를 하지 않는단다. 언니는 고민 끝에 하지 않으면 계속 찜찜할 것 같아서 수소문 끝에 종합병원 산부인과에 가서 당뇨 검사를 받았다. 그런데  나도 그 의사 선생님과 같은 생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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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마 때문에 맘대로 놀러 다니지 못했던 기간 동안(게다가 컴퓨터까지 고장이 나서 집에서 할 수 있는 일이 별로 없었다.) 나는 무슨 바람이 불었는지 요리 재료를 잔뜩 사서 냉장고 속을 가득 채워 넣었다. 책꽂이에서 먼지가 쌓여 가던 요리책 두 권을 적극 활용해서 이번 기회에 요리 연습을 해 볼 참이었다. 내 요리책은 모두 두 권인데 둘 다 정말 제목이 소박하다. 나 또한 거기에 끌려서 이 책들을 사게 됐지만 이제 막 자취를 시작하는 학생들이나 처음으로 요리를 배워보려는 사람들이라면 누구나 한번쯤은 손에 집어 봤음직한 책들이다.

정확한 책 제목을 쓰기는 그렇고 대충 뜻을 전달해 보자면, 한 권은 2천원으로 만드는 멋진 요리를 다른 한 권은 3천원으로 맛있는 음식점을 흉내내는 요리를 가르쳐 주는 책이다. 주부 9단들은 요즘 물가에 2, 3천원으로 무슨 음식을 만들겠냐고 하시겠지만 딱 1~2인분을 만드는 요리법이기에 장을 잔뜩 봐 두고 같은 재료들로 다양한 음식을 만들게 되면 하나의 음식당 재료비가 2, 3천원 쯤 든다는 말이다.(정확하게 따져보면 2, 3천원이 넘을 수도 있지만 그 정도로 부담없다는 뜻으로 받아 들이면 된다.)

 내가 외외로 요리에 소질이 있는지 몇 가지 음식을 만들어 먹어보니 정말 맛있었다. 모양도 그럴싸하고 맛도 그럴싸해서 음식을 만들어 볼 수록 자신감이 마구마구 생겼다. 요리책을 참고하면서 내가 좋아하는 맛을 내기 위해 조금씩 요리법도 바꾸어 보고 재료도 더 넣으니 마치 내가 새롭게 창작한 음식인 것 같은 착각도 들고 아무튼 재미있는 경험이었다. 감자를 삶아 으깨서 견과류를 부숴 넣고 잘게 썬 양파도 넣고 슬라이스 치즈도 녹여서 넣은 다음 마요네즈와 허니머스타드를 섞어서 샌드위치를 만드니 정말 맛있었다. 더 강한 맛을 원할 땐 핫소스나 케찹을 미리 식빵에 발라서 속을 채우면 더더욱 맛있는 샌드위치로 변한다.

같은 재료로 또 다른 음식을 만들 수도 있다. 감자를 삶아 버터를 녹여 으깨고 후추와 소금을 뿌린 다음, 적당량의 물과 우유를 넣고 잘게 썬 양파, 햄과 함께 끓여 내면 정말 그럴싸한 스프가 된다. 우유를 잘 소화시키지 못하는 분들도 끓인 우유는 부담이 덜 할 것이니 미리 준비해 두시면 간편하면서도 든든한 아침 식사를 즐기실 수 있다. 소시지 야채볶음도 만들었고, 꽈리고추찜도 만들었고, 어묵 볶음, 오징어채 무침, 깍두기 등 밑반찬도 흐뭇하게 잘 만들어 냈다. 그러던 중에 초복이 와서 삼계탕으로 몸보신도 했고 점점 더 나는 기고만장해졌다.

그래서 이번에는 단호박죽과 단호박 샐러드에 도전을 하기로 했다. 단호박죽은 미용에 정말 좋을 것 같았고 단호박 샐러드는 피자집에 가서 내가 정신없이 먹는 메뉴이기 때문에 정말 기대가 컸다. 이 두가지 음식을 만들려면 먼저 딱딱한 단호박을 잘라서 삶아야 되는데 단호박을 갈라서 껍질을 벗기는 것이 만만한 일이 아니었다. 어찌나 딱딱한지 식칼이 잘 들어가지도 않아서 마늘 빻는 방망이로 칼을 두드려 가면서 호박을 가르고 씨앗을 파냈다. 그런데 자르는 것보다 더 어려운 일은 호박 껍질을 벗겨 내는 일이었다. 과도로는 어림도 없어서 식칼로(!) 껍질을 조심조심 벗겨 냈는데 위험한 작업이라는 생각에 긴장을 늦추지 않았다. 그러나 마지막 한 조각을 남기곤 칼에 손가락을 베고 말았다. 빨간 피가 뚝뚝 떨어지는데 아프다는 생각보다 무섭다는 생각이 먼저 들었다. 얼른 지혈을 하고 소독약을 발랐지만 피는 좀처럼 멎지 않았다.

그래도 음식을 하다가 말 수는 없어서 눈물을 머금고 다시 호박을 삶고 호박죽과 호박 샐러드를 만들기 시작했다. 그런데 내가 생각하던 모양이 나오지 않았다. 찹쌀 가루로 만든 새알심도 물 조절 실패로 동그랗게 만들어지지 않고 끓이는 도중 다 풀어져 버려서 호박과 섞이게 됐고 맛은 또 왜 그리 느끼한지 정말 호박이 아까울 지경이었다. 그냥 삶아서 먹을 것을! 샐러드는 더 처참했다. 호박죽을 설탕으로 간 했으니 샐러드는 소금으로 간 해서 짭짤하게 만들어 보자는 생각으로 소금을 넣었는데 너무 많이 넣은 것이 문제였다. 도저히 그냥 먹을 수는 없지만 그렇다고 아까운 것을 버릴 수도 없는 노릇. 호박죽은 노란 부분만 걷어 먹고 샐러드는 식빵에 속으로 넣어서 샌드위치로 먹어 보려고 한다. 비록 손은 다치고 음식은 망쳤지만 실수를 하면서 실력이 늘어갈 것이라고 위안을 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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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 년 손님 같았던 택배 아저씨가 다녀 가시고, 나는 설레는 맘으로 택배 상자를 열었다. 지름신께서 하사하신 앵두무늬 미니 원피스이다. 컴퓨터 모니터를 통해서만 보았지 실물은 처음이라 반갑게 첫인사를 건내고 후다닥 거울 앞으로 뛰어갔다. 고양이 세수만 겨우 하고 오전내내 빈둥대고 있다가 갑자기 헤벌쭉해져서는 원피스에 팔이며 머리를 끼워 넣는 내 모습, 누가 볼까봐 무섭다. 그래도 좋다고 히히덕대면서 전신 거울 앞에선 내 모습을 확인하는데, 뭐지? 이, 싸한 느낌은??

사건은 이틀 전 밤 9시~12시 사이에 일어났다. 이번주까지 반드시 써야 하는 글이 있기에 나는 극도로 예민해져 있는 상황이었다.(그러나 아직도 나는 그 글을 쓰지 못했다.) 정작 아무런 처리는 하지 않으면서 고민과 생각만 많은 나는야 A형, 직장에서도, 밥을 먹을 때도 늘 생각이 그 글에 가 닿을 때면 불안함에 몸을 떨었었다. 그 날 밤에도 눈으로는 텔레비전을 보면서 머리로는 써야 할 글의 소재를 생각하고 있었는데, 드디어 결단을 내리고 컴퓨터 앞에 앉았다. 깜박깜박 커서는 움직이는데 째깍째깍 시간만 갔다.


정신을 차리고 보니 내 책상 위에는 바나나 껍질 두 개와 체리씨앗 약 서른 개, 눈 깜짝 할 사이에 먹어 치운 것이 틀림없은 초코파이(너는 왜 그리도 작아진 것이니?) 봉지만 덩그러니 놓였고, 역시나 모니터 속에는 아무런 글씨가 없다. 우울해진 나는 슬그머니 인터넷 창을 띄운다. 친구에게서 추천을 받아서 알게 된 여자 옷을 파는 인터넷 쇼핑몰이다. 어릴 때부터 예쁜 옷을 너무 좋아해서 끼니는 김밥으로 떼우면서도 사시사철 때때옷을 거른 적은 없다. 옷을 꼭 사지 않아도 여기 저기 사이트를 돌아다니면서 구경하는 것을 좋아하는데, 지난 날 백화점에서 큰 맘 먹고 산 옷이 몇 달 만에 온라인에서 1/3 가격으로 팔리는 것을 본 이후로는 인터넷으로만 옷을 사게 됐다. 그래서 나는 나름대로 온라인 쇼핑의 고수라 자부하고 있던 차였다.

친구가 알려 준 쇼핑몰은 정말 아기자기 하면서도 맘에 들었다. 그동안 나는 대형 쇼핑몰에서만 옷을 사 봤기 때문에 그 곳은 나에게는 신천지나 마찬가지였다. 야외와 커피숍, 극장 등에서 일상 생활을 찍은 듯한 옷 사진도 그렇고 모델의 포즈와 표정도 정말 예뻤다. 연예인은 아니면서도 자연스럽고 세련되게 자신을 뽐내고 있는 모델을 구경하느라 시간 가는 줄 몰랐다. 내 주위에서 쉽게 만날 수 있는 친구와 같았기에 나는 그녀가 입은 옷뿐만이 아니라 머리 모양, 화장법, 액세서리 등도 세심하게 잘 관찰했다. 당연히 잘 배워두면 써 먹을 일이 있겠지 하는 맘에서다. 외투에서부터 바지까지 그 쇼핑몰에 있는 모든 옷들을 샅샅이 살펴보고 있노라니 자연스럽게 '그 분'이 오셨다.


예쁜 옷들이 너무 많아서 고르고 또 고른 후에 겨우 하나를 정할 수 있었는데, 바로 앵두무늬가 앙증맞게 찍혀 있는 미니 원피스였다. 민소매 원피스라 약간 부담이 없지는 않았지만 가을부터는 가디건을 하나 더 입으면 꽤 오랫동안 활용할 수 있겠다 싶어서 고심끝에 선택했다. 간단히 결재를 마치니 뿌듯함과 함께 피로가 밀려왔다. 너무 오래, 너무 자세히 쇼핑몰을 훓어 보느라 눈이 빠질 지경이었고 손목과 어깨도 뻐근했다. 해야할 일은 시작도 못한 채 간식만 실컷 먹고 옷만 산 것이다.

드디어 앵두 원피스를 입고서 거울 앞에 섰는데, 모델이 입던 그 옷이 맞나 싶었다. 내 팔뚝이 이렇게 굵었던가, 미니 원피스인데 길이는 왜 이리 어중간한 것인가. 인터넷 쇼핑의 고수인 내가 실수할 리가 없다는 생각에, 급기야 생쇼가 시작됐다. 감지 않아서 부스스한 머리를 풀어 헤치고 방바닥에 신문지를 깔았다. 구두를 신고 맨얼굴에 립스틱을 바르는 등 별별 짓을 다 한 끝에서야 실수를 인정했다. 잘못 산 것이다.


다시 찾아본 인터넷 쇼핑몰, 낮에 보니 옷이 그다지 예쁜 것도 아니었고 무엇보다 내 눈을 홀렸던 것은 옷이 아니라 '모델의 외모'였던 것이다. 모니터 속 그녀는 아마 누더기를 입었어도 예뻤을 것이다. 사이트를 뒤져서 그 모델의 정보를 보니, 아뿔싸! 170센티의 키에 몸무게는 50kg이란다. 나는??? 옷을 살 때는 모델이 아니라 '옷'에 집중했어야 됐는데, 모델의 표정, 화장법, 머리 모양에 마음을 뺏겼으니 제대로 된 선택을 했을 리 없었다. 속이 상해서 굵은 펜으로 웃고 있는 모델의 얼굴을 까맣게 칠해 버렸다. 이따가 모니터를 닦아 내려면 속 꽤나 상하겠지만 그래도 한결 후련하다. 인터넷 쇼핑을 할 때는 두 가지만 기억하자, 속지 말자 사진발, 보지 말자 모델 얼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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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을 읽으면서 지하철을 타고 가는데, 옆 자리에서 수근거리는 소리에 머리카락이 쭈뼛선다. 고등학생 정도로 보이는 여학생들이 자기네들끼리 하는 말이라고 하기엔 너무나도 큰 소리로 해서는 안 될 말을 하고 있는 것이 아닌가? 정말 자기들의 목소리를 못 들을 것이라고 생각하는지, 아니면 듣든 말든 상관 않는 것인지, 내 이야기를 하는 것이 아님에도 불구하고 정말 기분이 불쾌하고 내 가슴이 더 떨렸다. '저기 서 있는 저 여자, 정말 더워보이지 않냐? 저 몸을 해 가지고 또 먹는 것 좀 봐라. 저러니 살이 안 찌고 배기냐? 재,수,없,어' 재수가 없다니! 정말 너무했다.

먹고 있던 막대 사탕으로 그 여자를 가리키면서 수군대고 있는 여고생들. 슬쩍 쳐다보니 민망할 정도로 꽉 끼는 상의와 다리가 훤히 보이는 짧은 치마를 입고 있다. 간혹 너무 심하다 싶을 정도로 교복을 수선해서 입고 다니는 아이들이 있는데, 그럴 때면 차라리 눈을 질끈 감아버린다. 나는 특별히 공부를 잘 하는 학생이 아니었는데도 내가 고등학교에 다닐 때는 입시 준비 때문에 외모에는 신경을 쓸 겨를이 없었다. 늘 펑퍼짐한 모습으로 학교와 집을 오갔던 기억이 있는데, 요즘 아이들은 공부를 잘하는 아이든, 잘 못하는 아이든 다들 어찌나 겉모습에 신경을 쓰는지 모르겠다.


연하게 화장을 하고 다니는 애들이 태반이고 귀를 뚫고 파마를 한 아이들도 자주 눈에 띈다. 학교 교사인 친구의 얘기를 들으면 아이들이 어찌나 외모에 관심이 많은지, 머리 모양을 조금만 바꾸어도 금세 알아차리고 새 옷이라도 입고 가면 난리도 아니란다. 그 정도로 보이는 것에 관심이 많은 아이들이니 뚱뚱한 여자가 곱게 보일 리 없다. 그래도 그렇지 그렇게 대놓고 수군거리다니 정말 심했다.

그 아이들의 말에 오르내린 여자는 맞은편 지하철 문 쪽에 자리를 잡고 서 있었다. 솔직히 한 눈에 봐도 뚱뚱하긴 했지만 그렇다고 대놓고 욕할 자격은 아무에게도 없다. 나도 시간은 없고 너무 배가 고플 땐 지하철이든 버스든 상관 않고 빵이며 과자를 먹으면서 이동할 때가 많다. 그 여자도 아마 그랬을 것이다. 그런데 몸집이 좀 있다는 이유로 지하철에서 무언가를 먹는다고 그런 말을 들어야 하다니, 정말 억울할 것이다.

그러나 그녀는 아무것도 못 들었다는 듯 별 반응이 없다. 정말 아무것도 못 들었으면 좋으련만, 맞은편 의자에 앉아 있던 다른 사람들까지도 출입구 쪽에 서 있던 그녀를 흘끔 쳐다보는데, 그 여자가 못 들었을 리가 없다. 무신경한 눈초리로 계속 빵과 우유를 먹고 있던 그 여자는 아무렇지 않았지만 그 이야기를 들은 내가 다 목이 맸다. 만약 이야기를 듣고서도 못 들은 척 해야 했던 상황이었다면 체하지나 않았을지 걱정이다.

이번에는 버스에서 만난 여고생들의 얘기다. 같은 반 친구로 보이는 네 명의 여학생들이 버스를 탈 때부터 왁자지껄 심상치 않더니 타자마자 욕설을 내뱉는다. 나는 세상에 그렇게 다양한 욕설이 있는지 처음 알았다. 있는 욕도 모자라서 욕설을 스스로 만들어 내어 하는 아이들, 그들의 입방아 도마에서 난도질 당한 사람은 학교의 선생님인 듯 했다. 버스를 전세낸 듯 큰소리로 떠들어 댔으니 아마도 그 버스를 탄 승객들은 모두 그 학교의 수학 선생님의 신상에 대해 다 알게 됐을 것이다.

친절하게 교복까지 입고 있으니 어느 학교 선생님인지도 대충 알려졌다. 수학선생님은 남자이고, 이름은 아마도 최XX일 것이며, 머리숱이 약간 없는 데다가 실력마저 없어서 어려운 문제가 나올 때마다 손이 흥건할 정도로 땀을 흘리면서 몇 달 째 빨지 않은 손수건으로 손이며 벗겨진 머리를 닦는 것이 버릇이란다. 꼴(?)에 자기도 남자라고 예쁜 애들을 밝히고 가끔씩 멋있는 척을 하는데 역겨워서 화장실로 직행한 것이 한 두번이 아니라고...... .


사실 아이들이 거친 욕설과 함께 이 선생님의 이야기를 처음 꺼낸 것은 곧 있으면 보게 될 시험 때문이었다. 수학 때문에 정말 미치겠다는 하소연과 함께 시작한 이야기가 선생님에 대한 흉으로 끝이 나게 됐는데(사실은 내가 내리는 순간까지 이야기가 끝이 나지는 않았다.) 결국 시험 스트레스를 이런 방법으로 풀고 있는 것이었다. 나도 학창시절 시험 스트레스 때문에 무척 힘들어 했기에 아이들의 마음을 전혀 이해하지 못하는 것은 아니다. 그렇지만 혹시나 버스 안에 그 선생님을 알고 있는 사람들이 타고 있을 지도 모르는데 대놓고 그런 욕설을 퍼붓는 것은 너무 심하지 않았나 싶다.

그들을 지도해야 할 위치이면서도 서슬퍼런 아이들의 입담에 혹시나 당하지나 않을까 전전긍긍했던 내 모습이 정말 부끄럽다. 그렇지만, 요즘 여고생들 정말 무섭긴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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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가 원래부터 이렇게 뻔뻔한 사람들은 아닌데, 오늘은 좀 이상했다. 양껏 시킨 조각 케이크며 쿠키의 달콤함에 취해서였는지, 연거푸 마신 커피 속 카페인 때문이었는지, 아니면 나른한 오후의 무료함을 달래줄 무언가 특별한 이야기가 필요했기 때문이었는지 아직도 나는 잘 모르겠다. 그러나 이유가 무엇이었든 상관없다. 깔깔거리며 웃고 믿을 수 없다며 야유하고 정말이라고 정색하는 동안 우리의 기분이 아주 상큼해졌기 때문이다. 그리고 그 중 내 기분이 가장 산뜻했던 것은 친구들마저 두 손 들고 인정해 준 기분 좋았던 경험을 친구들과 나눌 수 있었기 때문이다. 아주 오랫만에 경험한 이 일을 말이다.

시작은 새침대마왕 A양이었던 것 같다. 약속 장소였던 커피숍으로 들어오면서부터 호들갑을 떨더니 그녀는 말할 듯 말 듯 우리의 궁금증을 최대한으로 끌어올린 이후에야 드디어 입을 연다. 돌이켜 생각하는 것만으로도 흥분된다는 듯 연신 한쪽 손으로 뺨을 쓸어내리면서, 지하철역에서부터 자신을 따라왔다는 어떤 남자 이야기를 꺼냈다.

커피숍 근처까지 따라오던 남자는 더이상 망설이면 안 되겠다는 듯 A양을 불러 세웠단다. 자신은 원래 이런 남자가 아닌데, A양을 보고 너무나 호감을 느껴서 용기를 내 말을 건다면서 괜찮으시면 같이 차라도 한 잔 하자고, 귀엽게도 길거리 헌팅남들의 뻔한 레파토리를 읊어댔다는 그 남자. 용기는 가상하나 이상형에 전혀 가깝지가 않았고 우리와의 약속이 무척이나 중요(??)하여 정중하게 거절하고 돌아섰다는 A양은, 몹시도 흐뭇한 모양이었다.

얼마만에 받아 본 헌팅이냐고 우리는 그녀의 즐거운(?) 소식에 어깨를 두드리며 진심으로 기뻐해 주었다. 조각 케이크를 반쯤 먹었을까, 이번에는 묘한 웃음을 웃던 B양이 슬슬 입을 열기 시작한다. 어쩌면 연하의 남자 친구가 생길지도 모른다며 음흉한 미소를 지어 보이는 그녀는 놀랍게도 중학교 교사이다. 얼마 전 재충전의 기간을 가지겠다며 교육대학원에 입학했는데 도서관에서 공부를 하던 중에 학부 남학생으로부터 고백쪽지를 받았단다.

매일 같은 자리에서 공부를 하고 있는 내 친구를 어느새 흠모하게 되었다는 그 남학생은 내 친구를 같은 학부생으로 봤단다. 대학을 졸업한지 어언 8년이 지났기에 설마 그럴리가 있냐며 믿을 수 없다고 우리는 야유했지만 B양은 정색을 하면서 핏대를 올린다. 요새 도서관에서 책읽는 재미에 빠져서 수업이 끝나면 늦게까지 각종 도서를 두루두루 섭렵하고 있는지라 교감선생님 몰래 청바지를 입고 출근한 것이 한 몫을 했다는 것이 그녀의 변이다.


그 남학생은 물어보나마나 당연히 복학생(그것도 4학년, 재수 혹은 삼수를 했을지도 모른다.)이겠지만, 그래봤자 우리에게는 귀여운 막내 동생뻘일 것이다. 그렇기에 서른이 넘은 B양을 동생으로 착각했다니 정말 신통방통한 일이 아닐 수 없다. 우리는 덩달아 신이 나서 열량는 생각도 하지 않고 달디 단 케이크를 마구 마구 먹었다. 연한 아메리카노와 함께 먹으면 혼자서 5조각은 거뜬히 먹을 수 있을 것 같았다. 끼리끼리 노는 우리도 조금만 신경을 쓰면 대학생으로 보일 수도 있다는 소리였으니 절로 신이 아니날 리 없었다.

다음 주에 대학원 수업이 있는 날 같이 밥을 먹기로 했다는데, 연하남을 만나 본 적이 없다는 B양은 당장 입고 갈 옷부터 걱정이라고 투덜댔지만, 엄청 설레는 것 같았다. 이번에는 내 차례. 사실 나도 무척 흐뭇한 경험을 했기에 그냥 넘어갈 수가 없었다. 오늘 나는 모처럼 맘 먹고 머리에서부터 발끝까지 세심하게 공들여 치장을 하고 집에서 나왔다. 여름 맞이 세일로 80%나 싸게 산 쉬폰 원피스를 처음으로 선 보이는 자리이기도 하고 오늘따라 피부 상태가 좋아서 화장이 쏙쏙 잘 먹기에 시간을 들여 화장에도 신경을 좀 썼다. 준비 시간이 길었던 만큼 만족스러운 결과물(내 외모)을 얻어서 샬랄라 즐거운 발걸음으로 약속 장소로 갔다.


그런데 집에서 약속 장소인 커피숍에 도착할 때까지 정말 많은 수의 여자들이 나를 그냥 지나치지 않고 훔쳐보는(정말?) 것이 느껴졌다. 사실 여자들은 멋진 남자보다 예쁜 여자(내가 그렇다는 것은 절대 아니고)를 돌아볼 때가 더 많고 잘 꾸민 여자를 볼 때 저절로 눈길이 가게 된다. 오히려 여자들의 시선을 더 많이 받을 때가 '인정'을 받는 날이다. 나도 눈에 띄는 여자를 볼 때 그녀에게서 시선을 떼지 못하고 자꾸만 쳐다보게 된 적이 많아서 그런 상황을 잘 안다. 그런데 오늘 나를 보는 여성들의 시선을 맘껏 느낀 것이다. 물론 다른 사람들이 나를 쳐다본 이유와 내가 생각하는 이유가 전혀 맞지 않을지도 모른다. 그러나 오늘 내가 나에게 느낀 만족도가 컸기 때문에 내 맘대로 생각해 버리기로 했다.

내 얘기를 다 듣고 나더니 길거리 헌팅을 받은 친구도, 연하남에게서 쪽지를 받은 친구도, 엄지 손가락을 치켜 세우며 나를 인정해 줬다. 역시 그녀들도 여자의 시선이 얼마나 중요한 것인지 알고 있는 것이었다. 나는 남자들에게서 받는 시선도 물론 좋아하지만 같은 여자들에게서 받는 은근하고 묘한 시선이 더 좋다. 정말 좋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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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혼 여행에서 돌아온 친구가 선물 증정식(?)을 한다면서 우리를 불렀다. 대학 동창인 우리들은 커피숍으로 우르르 몰려 나가 새신부를 기다리니, 면세점에서 샀다며 생각지도 않았던 고급 아이섀도우를 하나씩 안긴다. 없는 형편에 부조를 좀 많이 하긴 했지만 이런 선물까지 주다니 너무도 황공하여 나는 4가시 색으로 구성된 아이섀도를 이리 보고 저리 보며 정신을 못 차리고 있는데, 한 친구가 새신부의 안색을 살피며 물었다. 급하게 눈을 돌려 그녀의 얼굴을 보니 아닌게 아니라 결혼 전보다 피부가 한결 거칠어진 것도 같았다. 한창 깨가 쏟아질 시기에 무슨 일이 있나 싶어 살짝 걱정을 했다가 그녀의 뜻밖의 대답을 듣고 우리는 일시에 박장대소를 했다.

요즘 그 친구의 최대 고민은 '화장실'이란다. 우리는 인간이기에 좋든 싫든 하루에도 십수번씩은 화장실에 가야 되는데 화장실에서 자신이 낼 '소리'가 너무 신경이 쓰여서 결혼한 이후에 제대로 시원하게 볼일을 본 적이 없단다. 작은 일을 볼 때에도 그녀의 신경은 신랑이 있는 바깥의 동태를 살피느라 여념이 없고, 신랑이 퇴근한 이후에는 배가 아파도 절대 집에서 일을 해결한 적이 없단다. 신랑과 둘이 사는 집이라 평수가 크지 않는 신혼집이니 큰일을 치루게 되면 거실이나 다른 방에 있는 신랑에게 분명히 그 소리(?)가 전달될 것이라는 것이 그녀의 하소연이다. 소리는 그렇다쳐도 냄새는??? 우리의 깔깔대는 얼굴과는 상반되게 너무 진지한 그녀를 보니 마냥 웃을 수만은 없었다.


어느 날은 상한 음식을 먹었는지 갑자기 배가 아파 오는데 진땀을 뺐다고 한다. 다음날 신랑이 출근할 때까지 도저히 참아 낼 자신이 없어서 결국 아파트 상가에 있는 화장실로 가기로 했단다. 거실에서 뉴스를 보고 있는 신랑이 알아채지 못하도록 가게에 뭘 좀 사러 가겠다며 태연한 척 지갑을 챙기는데, 사람 속도 모르고 따라나서는, 그 날따라 심하게 다정스러운 남편이 끝까지 같이 가겠다고 팔을 잡아 끄는 통에 하마터면 '욕'을 할 뻔 했단다. 뱃속은 부글부글 땀은 삐질삐질 한계에 다다를 쯤에서야 간신히 신랑을 떼어내고 상가 화장실로 직행,무사히 일을 끝낼 수 있었단다.

음악을 틀거나 텔레비전 볼륨을 좀 높여 보라는 우리의 말에, 자기가 뭘 하려는지 신랑이 뻔히 아는 상황에서 어떻게 편히 일을 볼 수 있겠냐며 겪어 보지 않은 사람들은 모른다고 짐짓 눈물까지 보이려는 귀여운 우리의 새색시다. 시간이 해결해 주겠지, 편해질 때까지 조금만 더 고생하라며 그녀를 토닥이는데 아까부터 어이없다는 듯 팔짱을 끼고 있던 친구 하나가 불쑥 끼어든다. 양미간을 찌푸리며 속사포처럼 쏟아낸 그 친구의 말을 요약해 보자면, 1년 동안 연애하면서 순 내숭만 떨었으니 당해도 싸다는 내용이었다.


그러면서 자신의 쿨한 연애사를 자랑하듯 이야기한다. 3년 째 열애중인 그 친구는 만난지 두 달만에 남자 친구 앞에서 트림을 한 것을 계기(?)로 순차적으로 자신의 모든 것을 공개했단다. 이제는 아주 편한 사이가 돼서 서로 방귀를 뀌는 것은 물론이거니와 맨얼굴도 아주 자연스럽게 보여주며 약속 시간에 늦었을 땐 머리도 안 감고 남자친구를 만난다는 그녀였다. 이쯤돼야 편하게 사귀는 사이지 않냐며 의기양양해 하는데 나는 약간 우스웠다. 그 친구 딴에는 으쓱한 마음에서 한 이야기겠지만 종합해보니 아주 가관이었기 때문이다.

자다 깨서 약속 장소에 나온 부스스한 머리의 여자 친구가 밥 먹다 말고 트림을 하고 미처 못 씻은 몸이 가려운지 긁적대면서 종국에는 방귀까지 뽕 뀌어 댄다. 그런 그녀의 얼굴을 자세히 들여다 보니 거뭇거뭇한 기미에 커질대로 커진 모공마저 눈에 띈다. 3년 째 열애중인 사랑스러운 여자 친구의 모습이다? 여기까지 상상을 하니 너무 재미있어서 너무 신비주의인 새신부도 문제지만 너무 일찍 모든 것을 공개한 너도 문제라고 한 마디 했다. 연애가 길어질 수록 초반에는 감추고 있던 것들이 하나씩 드러나기 마련이지만, 남자친구에게 어디까지를 공개해야 되고 어디까지를 꽁꽁 숨겨야 되는지 그 경계점을 찾는 것은 정말 어려운 일인 것 같다.


매일 남편이 회사에 가기를 기다렸다가 화장실을 사용하는 친구도 참 불편할 것 같고 이제는 자신도 모르는 사이에 방귀가 뽕 나와 버린다는 다른 친구도 참 딱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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봄이 됨과 동시에 여기 저기에서 청첩장이 쏟아지더니 5월이 되니까 아예 들이 붓기 시작했다. 다들 친한 사람들이기에 축하를 해 주어야 하는 것은 당연하지만 한꺼번에 여러 장의 청첩장이 손에 들어오니 머릿속에는 한가지 생각밖에 나지 않는다. '축,의,금' 늘 고놈의 돈이 문제다. 가장 기쁘게 축하해 주어야 할 날에 돈 걱정이 왠말이냐 말이다. 그래도 5월의 신부가 가장 아름답다는 망언을 한 사람을 찾아내어 따지듯 묻고 싶다. 신부는 다 예쁘지 왜 유독 5월이냐고 말이다. 이왕 이렇게 된 것, 5월을 몸 보신의 달로 지정하고 매주 한 차례 이상의 뷔폐음식을 아주 즐겁게 먹어 주기로 했다.(5월을 축하의 달로 지정하지 못한 나는 역시 속물!)

어제도 결혼식장에 다녀 왔는데 특이하게도 이 결혼식에는 들러리가 있었다. 신부가 입장하기 전에 귀엽게 정장을 차려 입은 앙증맞은 꼬마들이 먼저 등장해서 신부가 사뿐히 즈려밟을 꽃길을 만들어 주었다. 결혼식이 무엇인지, 자기들의 역할이 무엇인지 아는지 모르는지 신랑 신부의 미니어쳐 같았던 두 꼬마 아이들은 꽃을 뿌리면서 자기들끼리 신이 났다. 연신 헤헤거리면서 결혼식장을 한결 밝게 만들어 주었던 꼬마 아이들. 주변 사람들의 이야기를 들으니 7살짜리 사내 아이가 신부의 조카라고 했다. 은근히 길게 느껴졌던 주례사가 끝나고 덩달아 눈시울을 적셨던 부모님을 향한 인사도 끝났다. 신부 측에 서서 배시시 웃으며 사진 촬영까지 끝내니 이제 본격적인 식사시간(??).

이 때만을 기다렸다는 듯이 식당으로 향해서 결혼식의 어느 순서보다도 더 엄숙한 자세로 음식을 뜨고 있는데, 어디선가 찢어지는 듯한 아이의 울음 소리가 들려 온다. 그냥 우는 정도가 아니라 숨이 넘어가는 정도였기에 나도 모르게 미간이 찌푸려졌다. 이렇게 중요한 순간 내 경건한 식사 의식을 방해하는 자가 누구인지 보기 위해 나는 식당 내부를 천천히 살피기 시작했다. 고개를 뒤로 젖히고 엄마에게 잡힌 팔과 다리를 버둥거리면서 온몸으로 울고 있는 아이가 이내 눈에 들어왔다. 더웠던지 정장 자켓은 벗겨지고 없었지만 아까 들러리를 섰던 그 남자 아이가 틀림없었다. 그렇게도 해맑게 웃더니만 뭐가 맘에 안 들어서 온 식당을 소란스럽게 만드는지 내 신경이 온통 그 쪽으로 쏠렸다.

그럼에도 음식을 한가득 먹음직스럽게 담아 와서 자리에 앉는데, 같이 갔던 동료가 한 마디 한다. '정말 웃기지 않니? 아까 울던 남자애 말야. 같이 들러리 했던 여자애하고 사귀는 사이인데 여자애가 먼저 집에 간다고 그렇게도 서럽게 울었단다. 듣자하니 걔네 엄마들끼리 벌써부터 사돈 맺자고 약속까지 하고 유치원에서도 다른 애들은 쳐다보지도 않고 둘이서만 논다네' 일곱살 짜리 꼬마가 밥을 마다하고 사랑 때문에 그토록 서럽게 울었다니, 문득 그득한 내 뷔폐 접시가 부끄러워졌다.

요즘에는 아이들이 참 빨리도 성숙해서 유치원에만 들어가도 사귀는 사람이 있고 초등학생들은 자기의 여자친구에게 반지며 각종 선물들을 기념일마다 사 준단다. 요즘 신세대 엄마들은 자녀들의 이성 교제에 관대해서 어린 자식들이 그들의 이성친구와 어떻게 지내는지 늘 궁금해 하고 적극적으로 밀어주는 분위기란다. 이미 짝이 맺어진 아이들은 유치원이나 학교에서 놀 때도 자신의 상대와 놀기를 좋아하기 때문에 두루두루 친구를 사귈 기회를 놓치게 된다. 중,고등학교에 다니면서도 남자 친구의 'ㄴ'도 겪어보지 못한 나와는 정말 세대 차이가 나는 아이들인 것이다.

그런데 아동전문가들은 아이들이 너무 일찍부터 이성 교제를 시작하는 것에 대한 우려를 표한다. 내가 생각해도 아이들은 동성끼리의 우정을 먼저 쌓으면서 사회성을 길러야 하고 다양한 또래 아이들과 교류하면서 자라야 할 시기가 있는데, 이성 교제를 하느라 그 기간을 놓치는 것이 좋은 현상은 아닌 것 같다. 요즘 아이들은 너무 똑소리가 나서 애인지 어른인지 구분이 안 가는 경우도 있다. 나는 너무 똑똑한 아이들에겐 왠지 거부감마저 드는데, 아이는 아이다운 것이 더 예뻐보이기 때문이다. 텔레비전에서 어른처럼 섹시 댄스를 추거나 트로트를 구성지게 부르는 아이들이 거북한 것도 같은 이유에서다. 내가 그 아이들의 엄마가 아니기에 뭐라고 말할 수 있는 처지는 아니지만, 다른 아이들보다 다소 모자란 듯 보여도 순수하고 아이답게 길러주셨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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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는 한 번도 제가 예쁘다는 생각을 해 본 적이 없어요' 예쁜 여자에게 자신의 외모 중 어디가 가장 마음에 드느냐고 물어보면, 대부분의 여자들은 손사레를 치며 당치도 않는다는 듯 겸손을 떤다. 그러나 다른 사람들 눈에도 그렇게 예뻐 보이는데 매일 거울보며 가꾸는 자신이 그 사실을 모를리가 없다. 내가 관찰(?) 해 본 결과 자기 자신이 예쁘다는 사실을 잘 알고 있는 여자들에게는 몇 가지 공통적인 행동 양상이 보였다. '예쁘긴요~' 하면서 수줍게 웃고 있는 그녀가 자신의 아름다움을 잘 알고 있고 그것을 이용할 줄도 아는 여우라면 아마도 다음과 같은 행동들을 보일 것이니 잘 살펴보기를 바란다.

1. 항상 호감 있는 남자 쪽으로 몸을 기울여 앉으며 말하거나 웃을 때 옆에 앉은 남자를 가만 두지를 않는다. 

이것은 만약 당신이 그녀의 옆자리에 앉은 남자라면 그녀의 여우짓에 홀려 눈치를 챌 수 없겠지만 조금 떨어진 곳에서 그녀를 볼 수 있는 위치에 있다면 가장 쉽게 확인할 수 있는 것이기도 하다. 스스로가 예쁜 줄 아는 여자들은 자신의 손길(?)에 남자들이 좋아할 것이라는 확신이 있어서인지 별로 웃기지도 않은 일에 크게 반응하며 옆자리에 앉아 있는 남자를 무지하게도 괴롭힌다.(물론 당하는 남자들은 오히려 좋아하겠지만.)

이 때 그녀의 옆자리를 꿰찬 운 좋은 남자는 그녀의 호감을 샀을 확률이 아주 높지만 어떨 땐 전혀 관심이 없는 남자이기도 하니 스스로의 운명을 시험해 보시길 바란다. 그녀들은 웃으면서 슬쩍 어깨에 기대기도 하고 별 것 아닌 개그에 박장대소를 하며 옆 사람을 마구 때리기도 한다. 그 뿐인가 스스럼 없이 팔이며 다리를 마구마구 만지기도 하는데 정말 강심장이다.


2. 남자들과 얘기할 때 아무것도 모른다는 듯 눈을 동그랗게 뜨면서 상대방의 눈을 빤히 쳐다본다.

자신이 예쁜 것을 알고 있는 여자들은 무척이나 당당하다. 예쁜 그녀를 거절할 남자들이 극히 드물다는 것을 너무나도 잘 알고 있기 때문이다. 이런 당당함은 처음 만난 사람의 눈을 빤히 쳐다보는 도발적인 행동을 가능하게 하지만, 앞서 말했 듯 그녀들은 여우이다. 그렇기에 상대의 눈을 아무렇지 않게 쳐다보는 대담성은 지녔으되 표정은 여고생처럼 수줍게 짓는다.

갑작스런 눈맞춤에 남자들은 더욱 긴장하여 안절부절 못하게 되고 그런 그를 보며 그녀들은 만족한다. 남자들은 그런 사실도 모른채 그녀가 장화신은 고양이처럼 귀엽고 사랑스럽다고 생각하겠지만 그녀의 눈빛에 빠져드는 순간, 당신은 그녀의 손바닥 안에서 빠져나올 수 없게 되는 것이다.  

3. 물건을 바닥에 떨어뜨리고도 주변에 남자들이 있으면 주우려는 시늉만 할 뿐 실제로는 줍지 않는다.

주변에 자신을 도와줄 사람이 아무도 없다면 그녀들도 지체없이 떨어뜨린 물건을 주울 것이다. 그러나 근처에 남자들이 보인다면 떨어뜨린 물건이 휴대폰이든 지갑이든 그녀들은 구태여 수고스럽게 허리를 숙여 그것을 집을 필요가 없다. 어디선가 나타난 짱가같은 남자들이 꼭 있을 테니까 말이다.

어쩌면 남자들은 호시탐탐 말을 붙여 볼 기회만 노리고 있다가 이때구나 싶어서 신나게 달려 왔을지도 모른다. 남자가 물건을 주워 주면 그제서야 자신도 주으려고 했다는 듯 시늉을 하며 깜짝 놀라는 척 연기하는 여우들. 고마움의 댓가로 아름답게 한 번 웃어주면 그만이다. 어리석은 남자들은 그것만으로도 황홀해 할 테니까 말이다.

4. 아이도 아니면서 아이스크림을 꼭 입 주변에 잔뜩 묻히고 먹는다.

운이 좋아서 예쁜 그녀와 데이트를 하게 됐다면 참으로 이상한 상황을 경험하게 될 것이다. 물론 이것을 눈치챌 수 있는 남자는 몇명 없을 것이다. 그녀는 스파게티나 오므라이스와 같은 소스가 많이 들어 있는 음식을 먹을 때도 늘 우아한 자태를 유지하며 흐트러짐 없는 모습을 보인다. 요령있게 음식을 입에 넣고 오물오물 귀엽게 먹는 사랑스러운 그녀. 그런데 왜 아이스크림만 먹었다하면 입 주변에 잔뜩 묻힐까?

당연히 남자들은 한 번도 그녀를 의심해 보지 않았겠지만, 생크림이며 우유거품을 입가에 묻힌 그녀를 그저 귀엽다고만 생각했겠지만 따져보면 참 이상한 일이다. 자장면을 먹었어도 절대 묻히지 않았을 그녀인데 왜 유독 아이스크림, 케이크, 우유를 먹을 때만 어린 아이가 될까? 그러나 조금만 더 생각해보면 쉽게 답을 찾을 수 있다. 김칫 국물을 입가에 흘린 그녀와 아이스크림을 입가에 묻힌 그녀를 떠올려보면 금방 알 수 있으니까 말이다. 꼬리 아홉 달린 여우인 그녀는 생크림이 입가에 묻었을 때 그녀가 얼마나 귀엽고 사랑스러워 보일지를 이미 알고 있기 때문이다.

이미 열열한 연애를 하고 있는 중인 당신의 그녀가 '여우'라면 당신은 행운아이다. 예쁘고 당찬 그녀를 여자 친구로 얻었으니 말이다. 그런데 당신이 오랫동안 짝사랑하고 있는 그녀가 여우라면 당신은 다시한번 생각해 봐야 한다. 이미 그녀는 당신의 마음을 눈치챘을텐데, 그럼에도 불구하고 감감 무소식인 것은 당신은 그녀의 상대가 아니기 때문이다. 예쁜 여자들의 여우짓이 자신이 좋아하는 사람에게만 국한되는 것은 아님을 명심하기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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벌써 십여 분째. 버스 앞 자리에 나란히 앉아서 실랑이를 벌이는 연인때문에 나는 기분이 심히 좋지 않다. 서슬 퍼런 내 눈초리가 느껴지지도 않는지, 사랑하는 그들에게 나는 그저 배경에 불과한 것인지 사람많은 버스 안에서 둘만의 영화를 찍고 있는 그들이다. 딱 한 번만 오빠라고 불러 달라며 애걸복걸하는 남자와 능숙한 솜씨로 그런 남자를 더욱 안달나게 만드는 여자. 여자는 불러 줄 듯 말 듯 감질나는 몸짓과 눈짓과 손짓으로 남자의 마음을 애타게 만들고 그 광경을 지켜보는 내 마음을 신경질 나게 만들고 있었다. 남자는 한계에 다달았는지 이제 '한 번만'하던 검지 손가락을 편 채로 몸을 배배 꼬며 여자의 팔을 잡고 늘어지고, 여자는 그런 남자가 재밌어 죽겠다는 듯 한참을 깔깔대더니 못 이기는 척 귓속말로 '오빠'를 불러 준다. 남자가 흡족한 듯 여자의 어깨를 감싸면서 드디어 볼썽 사나운 상황은 끝이났다.

왜 남자들은 나이가 적든 많든 결혼을 했든 안 했든, '오빠'라는 말에 사족을 못 쓰는 것일까?


나는 남동생만 하나지만 친척 오빠들이 많고 어릴 적부터 교회에 다녔기 때문에 교회 오빠(!)들과도 친하게 지낸 편이어서 주변에 여러 오빠들이 있다. 나에게 있어 '오빠'란 그저 나보다 나이가 조금 더 많은 남자를 의미하는 호칭에 불과하다.(나이가 아주 많으면 아저씨, 할아버지니까) 그래서 십 수년 동안 오빠들을 부르면서 그것에 별다른 감흥을 느낀 적이 없었다. 그러다 대학에 입학을 하면서 많은 사람들이 '누나'에는 없는 특별한 의미가 '오빠'에게는 들어 있다고 생각한다는 사실을 알게 됐다.

내가 졸업한 국어국문학과에는 남자의 수가 절대적으로 적다.(동기 40명 중에서 남자들은 고작 7명, 2학년이 되자 대부분 군입대를 해서 ROTC를 지원할 2명하고만 같이 학교를 다닐 수 있었다.) 나는 여중, 여고를 나와서 대학에 들어가면 수많은 남학생들과 교류를 할 수 있을 줄 알았기에 엄청 실망을 했었다. 그런데 입학한지 얼마되지 않아 선배 언니들이 신입생 여자들을 집합(?) 시키며 당부하는 말이, 남자들에게 절대로 '오빠'라고 부르지 말라는 것이었다. '오빠'라고 부르는 순간 남자들은 자기를 좋아하는 줄로 오해할 것이라는 이해할 수 없는 이유를 붙이면서 반드시 '선배'라는 호칭을 쓸 것을 명령했다. 도대체 그런 생각을 하는 바보가 어디 있다고 어이없는 명령을 하느냐고 분개했지만 어쩔 수 없었다. 그러나 남자 후배들이 여자 선배를 '누나'라고 부르는 것을 금하는 법칙은 어디에도 없었다.


처음에는 이해할 수 없었지만 대학을 다니다 보니 '오빠'가 왜 금기어가 되었는지를 조금씩 알 것 같았다. 선후배 사이로 거리를 두고 지내던 사람들이 연인으로 발전하면서 호칭도 선배에서 '오빠'로 변화하는 모습도 많이 보았고, 특별한 관계임을 공공연하게 선포할 때도 '오빠'라는 호칭이 쓰이는 것을 봤다. 그러나 나에게는 여전히 나이가 조금 많은 남자를 부르는 말에 불과했기 때문에 꾸짖을 선배들이 없어진 3학년이 되던 해부터는 마음껏 '오빠'를 부르고 다녔다.(그 때는 이미 그렇게 부를 수 남자들도 많이 줄었지만 말이다.) 그런데 남자 선배들은 내가 '오빠'라고 부를 때마다 괜히 얼굴을 붉히고 심할 경우 움찔 놀라기도 했다. 말의 내용은 똑같고 부르는 말을 그저 '선배'에서 '오빠'로만 바꾸었을 뿐인데도 선배들이 나를 대해주는 태도가 한결같이 부드러워졌다. 역시 '오빠'에는 특별한 힘이 있는 것이 사실이었다.

대학을 졸업하고 나서도 마찬가지였다. 별 뜻 없는 '오빠' 소리에 듣는 오빠들은 무척이나 좋아했다. 우쭐해진 남자들이 '오빠가 말이야~, 오빠 생각은, 오빠가 밥 사줄게...... .' 하면서 말머리마다 자신을 오빠라고 지칭하는 것을 들을 때면, 내숭 100단 여자가 'oo이 배고파요, oo이 추워요'하며 자기 이름을 부르는 것과 마찬가지여서 몸서리가 쳐 질 때도 있었다. 실제로 그렇게 해 본 적은 없었지만 '오빠, 오빠'하면서 추켜세워 주기만 해도 그들을 쥐락펴락할 수 있을 것도 같았다.

드라마를 속에서도 남자들이 '오빠' 소리에 헤롱헤롱하면서 선물을 사 주기도 하고, 머리 끝까지 솓구쳤던 화를 싹 풀어내며 히죽거리는 모습을 자주 볼 수 있다. 드라마 속에서는 특히나 젊었든 늙었든 결혼을 했든 하지 않았든 남자라면 다 '오빠'소리에 살살 녹는 것 같이 묘사되고 있는데, 도대체 왜, 남자들은 '오빠' 소리에 사족을 못 쓰는 것인가? 나는 아직도 그 이유를 잘 모르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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확실히 '솔'인 것 같다. 내내 우중충한 날씨처럼 풀이 죽어 있다가 어느 한 순간 경쾌한 '솔'음의 목소리를 내면서 콧노래를 부르고 있는 변덕스러운 나. 물에서 건져 올린 미역줄기처럼 축축 늘어져 있다가 어느 순간 새로 산 용수철처럼 통통통 발랄하게 튀고 있는 내 모습을 보고 동료들도 깜짝 놀란다. 이런 감쪽같은 변화의 이유가 갑자기 생긴 데이트 약속 때문도 아니고 책상 밑에서 눈 먼 돈을 주운 까닭도 아닌, 커피 한 잔 때문이라면 너무 싱거운가?

해피선데이 '남자의 자격-금연편'을 보고 나는 큰 감동을 받았다. 사실 이주일 동안의 방송분에서 이경규, 김국진, 김태원 등등은 별로 한 것이 없었다. 다른 예능 방송들처럼 배고픔과 추위를 이겨내면서 고군분투하지도 않았고 얼굴에 우스꽝스러운 분장을 하고 웃기기위한 몸부림을 치지도 않았다. 그저 담배를 피우지 않고 24시간을 견,녀,냈,을,뿐이다. 나는 흡연자가 아니라서 그들의 금단 현상을 완전히 이해할 수는 없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다른 어떤 사람들보다 그들이 힘든 24시간을 보냈다는 것을 잘 알기에 '남자의 자격'을 참 재미있고도 감동적으로 보았다.


방송을 보고 나서 나는 커피를 끊어 보기로 맘 먹었다. 남들보다 좀 일찍 시작(?)해서 15년 째 커피를 마셔대고 있는 나는 커피 중독자이다. 그런데 아메리카노를 마시면 2% 부족한 감이 있어서, 여전히 커피와 크림을 듬뿍 넣어 달달하고 부드러운 다방 커피가 생각나는 걸 보면, 나는 카페인이라기 보다는 다방 커피에 중독됐다고 할 수 있겠다. '남자의 자격'에서는 금연 학교를 시작하기 전에 자신의 흡연 역사와 폐건강 상태를 점검하던데 나는 특별한 측정 도구가 없으니 나 스스로 진단을 해 보는 수 밖에 없다.

내 상태가 어떤고 하니, 하루의 시작은 당연히 커피 한 잔과 함께 시작된다. 아침 식사 후 커피를 마셔 주지 않으면 나의 뇌는 여전히 일을 하지 않으려고 하니 커피 한 잔으로써 하루의 시작을 알려 주어야만 정상적인 일과를 시작할 수가 있다. 휴일 아침 커피 한 잔이 없으면 비몽사몽 하다가 다시 잠들어버리는 것도 이런 이유에서다. 그러나 커피를 마시는 데에도 원칙은 있어서 빈 속에는 커피를 마시지 않고 꼭 밥이나 간식을 먹은 후에 뱃속이 든든해 졌을 때만 하루 두 번 정도 커피를 마신다. 커피를 직접 타서 먹을 땐 내 맘대로 양껏 먹지만, 커피 믹스나 자판기를 먹을 땐 가끔은 하나로는 부족한 감이 있다. 그래서 가끔은 커피 믹스 두 개와 자판기 커피 두 잔을 한꺼번에 마실 때도 있다.


가방 속에는 늘 커피 믹스를 가지고 다니는데 생각날 때 먹지 않으면 마시기 전까지 계속 커피 생각만 하게 되기 때문이다. 그래서 여행을 할 때나 연수를 갈 때 가장 먼저 챙기는 것도 커피이다. 예전에 소개팅을 하면서 경양식 집에서 밥을 먹었는데 후식으로 뭘 드릴까요, 라고 묻는 종업원에게 다소곳이 커피 믹스를 내밀었던 적도 있다. 보통 그런 곳에서는 2% 부족한 아메리카노를 주니까 말이다. 이런 내 모습을 보고 상대방이 경악을 했는지 귀엽게 봐 줬는지는 기억나지 않는다. 아무튼 15년을 한결같이 꼬박꼬박 마시던 내 친구 커피를 나는 독하게 끊어보기로 했다.

'딱 한 잔만!' 남자의 자격에서 이경규 아저씨가 딱 한 대만 피우고 시작하자고 했었는데, 정말 사실적인 반응이다. 나 또한 커피를 끊기 시작한 아침, 딱 한 잔만 마시고 점심 때부터 끊으면 안 되겠느냐고 얼마나 호소했던가.-물론 듣는 이는 나 자신이다.- 커피 없이 시작한 하루가 제대로 이루어질 리 없고 커피 없는 강의가 재밌을 리가 없다. 학생들에게 미안할 정도로 축축처진 수업을 끝내고 나서 커피 대신 오렌지 주스를 마시면서 다음 수업 때까지 책상에 엎드려 있었다. 남자의 자격 출연진들이 방송이라는 것을 잊고 저마다 자리 깔고 누웠던 것도 그럴만 했기 때문이었던 것이다.


책상에 엎드린 채로 마우스를 움직여서 내가 클릭한 것은 커피의 효능. 분명히 많이 마시면 나쁘지만 적당량을 마시면 커피도 좋은 점이 참 많았다. 그러면 어쩔텐가, 나는 이미 커피를 끊었는데...... . 좌절하면서 떠올리는 사람은 또 이경규, 김국진, 김태원, 이윤석이다. 방송은 끝났지만 담배를 참을 수 있는 만큼은 참아보리라고 다짐했던 이경규, 김국진은 정말 대단한 사람들이다. 내가 왜 이런 무모한 결심을 했던가, 후회가 막심하여 절규하고 있는데, 어제 잠 못 잤나봐 하며 누군가 내미는 종이컵 하나. 고개를 들어 굳이 확인하지 않아도 킁킁 커피이다. 고마워. 에라 모르겠다. 나는 슬그머니 모르는 척 일어나 커피잔을 받아들고 서서히 마신다. 한 모금을 마시자 발끝에서부터 머리끝까지 세포들이 살아나는 기분이 든다. 그리고 곧 나는 다시 싱싱해졌다. 커피 한 잔에 금세 샬랄라로 변한 나를 보니 정말 눈물나게 우습다. 나 혼자 시작한 '여자의 자격'이 하루도 안 돼서 싱겁게 끝나버린 순간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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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말 심란하다. 이 모든 일을 고작 지난 일주일 동안 다 겪다니. 이런 우울한 일들이 거듭 생길 땐 양푼에 밥을 한 가득 비벼서 아구아구 먹는 것이 상책이라, 볼이 미어 터지도록 먹었더니 조금 기운이 생기는 것도 같다. 참 단순한 나, 이런 내가 올 해 서른 하고도 한 살이다. 여자 나이 31세가 많으면 많은 나이지만 또 적다고 한들 어떠랴. 아직도 많은 남성팬들을 거느리고 있으며 여자들에게는 질투와 동경의 대상인 이효리도 나와 같은 79년생 양띠인데 말이다. 그러나 따지고 보면 내가 겪은 이 모든 것들이 이효리를 따라 하려다 뻗친 망신살이기 때문에 결국 이효리와 나는 절대 같을 수 없다는 역설적이고도 기분 나쁜 결론에 도달하고야 말았다. 동갑내기인 이효리와 나, 그러나 효리는 되고 나는 절대 안 되는 것들이 있었다.

1. 양갈래 머리
내가 생각해도 살짝 정신이 나갔던 것 같다. 이 나이에 양갈래 머리라니! 그러나 친구들과 꽃구경을 가기로 한 그날의 날씨가 너무도 화창하여 나는 잠시 나의 나이 따위는 잊어버리고 말았다. 아니 잊어버리고 싶었을 지도 모른다. 나는 오랫만에 가는 나들이에 들떠 잠시 정신마저 나들이를 보내 버리고 너무나 생뚱맞은 차림으로 집을 나서고야 말았다. 연청색 멜빵 반바지(!)-남들은 짧은 치마도 입는 따뜻한 봄 날씨에 왜 유독 반바지는 아직 이르다며 눈총을 받는지 모르겠다.-에 빨간 꽃이 그려져 있는 흰색 져지 티셔츠를 받쳐 입고 울긋불긋한 색깔이 잔뜩 있는 운동화를 잘 차려 입었다. 이날 내 코디의 절정은 양갈래 머리. 멀리서 나를 발견한 내 친구들이 하나같이 눈살을 찌푸리며 나를 구박하기 전까지도 내 기분은 그냥 꽃과 같았다.

약속 장소로 걸어 가면서 '라라 라라라라 라라~ 날 좋아 한다고~' 이온 음료 광고에 나오는 음악이 나오는 듯 황홀경에 빠졌는데, 친구들의 냉정한 눈초리에 나도 현실 세계로 돌아왔다. 드디어 미쳤구나 소리를 골백번쯤 들은 다음에 입을 삐죽이며 양갈래 머리를 풀어 하나로 묶었다. 대학에 강의 나가는 선생 꼴이 이게 뭐냐고 학생들하고 마주칠까봐 무섭다며 어찌나 구박들을 해 대는지 꽃구경은 하는둥 마는둥 후다닥 커피숍으로 숨었다. 강의 시간 외에는 나도 효리이고 싶은데 친구들은 내 맘을 너무 몰라준다.

2. 눈 웃음
꽃놀이 사건이 있은지 며칠 후 퇴근길 지하철에서 대학 선배와 우연히 마주쳤다. 98학번인 나와 93학번인 선배가 졸업한 이후로 처음 만나게 된 것이다. 지금에야 같이 늙어가는(?) 처지지만 내가 새내기였을 때 3학년 복학생이었던 남자 선배는 나에게 까마득한 존재였다. 그런 선배와 딱 마주치니 마치 다시 신입생으로 돌아간 듯 해서 기분이 참 좋았다. 학교 축제며 과 소모임 활동 등 너무나도 재미있었던 옛 이야기를 하다가 나는 나도 모르게 눈 웃음을 지었나 보다. 그 순간 선배는 눈이 동그래지더니, '와 역시 세월에는 장사없구나'하는 묘하게 기분 나쁜 말을 뱉는 것이 아닌가.

너 신입생 때는 그렇게 파릇파릇 하더니 오랫만에 보니까 많이 늙었다는둥, 자세히 보니까 피부도 까칠하고 눈가에는 주름이 자글자글 하다는둥, 왠만하면 눈은 웃지 않는게 좋겠다는둥 처음과는 달리 이야기가 점점 산으로 갔다. 물론 옛날부터 장난기가 많던 선배가 나를 골리려고 더 심하게 그러는 것이었겠지만 나는 심히 마음이 상했다. 눈 웃음이 매력적인 이효리는 그 웃음 하나로 엄청난 돈을 벌어들인다던데, 나는 오늘부터 눈은 덜 웃고 입만 웃는 웃음을 연습해야만 하는 것인가.


3. 생얼
그리고 바로 오늘이다. 오늘 아침에 샤워를 하고 나서 거울을 보니 문득 맨 얼굴이 청초해보이는 것이(이게 다 백열등의 장난이다.) 그냥 출근해도 되겠다는 생각이 드는 것이 아닌가. 오후에는 일이 없어서 집에도 일찍 들어 올텐데 공들여 화장할 필요가 있겠냐는 핑계도 생겼다. 패밀리가 떴다에서 보면 자다 깬 효리는 맨 얼굴도 예쁘던데, 나도 가끔은 사람들에게 내 앳된(?) 모습을 보여 줄 필요가 있다는 과대망상까지 생겨서 간단히 선크림만 바르고 룰루랄라 출근을 했다. 그런데 사람들의 반응은 내 기대와는 너무 달랐다.

늦잠을 잤으면 비비크림이라도 듬뿍 바르고 최소한의 예의는 지켜야지 뭘 믿고 그 얼굴로 그리도 당당하냐는 조롱과 함께 도대체 누구시냐는 괘씸한 장난까지 다들 나를 들들볶는 말 뿐이었다. 친한 사이기에 처음에는 별로 기분이 상하지 않았지만 점심 먹는 자리에서 마지막으로 들은 말은 정말 충격적이었다. '맨 얼굴이 추하지는 않지만 추레한 것은 사실이다'라는 말로써 굳이 내 마음을 후벼판 나쁜 사람들. 역시 이효리와 나 사이에는 건너지 못할 강이 있나보다.

아까는 그리도 기분이 나쁘더니 밥 한 양푼을 비벼서 배 부르게 먹고나니 금세 별 일 아닌 것 같다. 그래도 나는 효리처럼 예쁘게 살아갈 것이다. 나는 소중하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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집에 들어가자마자 동생이 침대 위로 집어 던진 것은, 다름아닌 '은,희,경,소,설,책'이 아닌가. 다른 것도 아닌 내 '책'을, 다른 작가의 것도 아닌 '은희경'의 소설을! 감히 집어 던지다니, 이것은 나에 대한 도전임에 분명했다. 서른이 넘은 나이지만 즉각 전투태세를 취하고 두 살 터울의 남동생을 무섭게 노려봤다. 나는 누가 내 서랍을 헤집어 놓아도, 소파 위에 물건들이 어질러져 있어도 별로 게의치 않지만 유독 책에는 유난을 떠는 습관이 있다.

책을 사서 읽을 때에도 책장을 조심조심 넘기고 혹시나 책장이 접히거나 표지가 더러워지는 꼴은 차마 볼 수 없다. 그래서 왠만한 친구들에게는 책을 잘 빌려주지도 않지만, 어쩌다 빌려 준 책에 허락없는 밑줄이 그어져서 돌아올 때면 난 즉시로 야수로 돌변하여 친구를 몰아세우게 된다. 그런데 내 동생은 내가 보는 앞에서 내 책을 패대기를 쳤다. 게다가 '은희경' 소설을!

지금도 물론 무지하지만 문학의 'ㅁ'도 모르던 대학 시절 처음으로 내 마음을 움직인 작가가 바로 은희경이다. 특히나 우울할 때 그녀의 책을 읽으면 '세상 그 까짓 것' 왠지 모를 씩씩함이 생기곤 했다. 첫 정이 무섭다고 그래서 그런지 그 이후로도 많은 책들을 읽어 왔지만 은희경의 책에는 특별한 울림이 느껴져서 좋다.



'아니, 심심해서 읽었는데 괜히 정신만 사나워지고, 끝까지 무슨 말을 하는 지 모르겠더라고. 책 읽느라 시간 버려, 생각하느라 머리 아파, 심술이 안 나게 생겼어? 이 여자 정신이 좀 이상한 거 아니야?' 동생의 말에 헛웃음이 나왔지만 듣고 나서 별 말을 하지 않았다. 아니, 하지 않을 수밖에 없었다. 공대 출신인 내 동생이 집에 사 들인 책 목록을 보면, 아침형 인간 등의 자기 계발책, 1년 동안 10억 벌기 등의 경제 관련책, 설득의 심리학 등의 처세술책 등이 대부분이다. 하다 못해 '어린 왕자'를 읽고 나서도 '그래서?'라고 묻던 동생이 아닌가.

그러나 내가 동생에게 별 다른 말을 하지 않은 가장 큰 까닭은 그것이 어쩌면 당연하기 때문이다. 학창 시절 숙제 때문에 울며 겨자 먹기로 읽은 문학을 제외하곤 단편 소설하나 스스로 읽지 않았는데 어떻게 제대로 읽을 수가 있다는 말인가. 문득 예전에 겪었던 일이 생각났다. 고등학교 때 수능 시험을 끝내고 시간을 그저 소모하고 있을 때, 같은 교회에 다니던 대학생 오빠에게서 책을 한 권 선물 받았다. 그 유명한 무라카미 하루키의 '상실의 시대'. 그러나 당시의 내 지적 수준은 너무나도 낮았기 때문에 그 책의 가치를 알아 보지 못했다.(솔직히 고백하건대 지금까지도 그 책이 왜 그토록 좋은 책이라고 추앙받는지 이유를 잘 모르겠다.) 내 무지한 눈으로 읽는 상실의 시대는 그저 '야한 책'에 불과했고 내 동생이 그랬듯 끝까지 다 읽고 나서도 작가의 의도를 전혀 알아차릴 수 없었다. 그러자 나는 나에게 그 책을 선물한 그 오빠의 인격을 의심하기 시작했고 결국 나에게 억울하게 '변태'로 낙인찍힌 그 오빠를 멀리하게 되었다.



대학에 들어와서 그 일을 잊어버리게 됐을 때, 내가 은근히 동경하던 여자 선배에게서 상실의 시대에 관한 서평을 들을 수가 있었다. 단순히 야한 책인 줄로만 알았던 그 책이 사실은 너무나도 유명한 책이었다는 것을 그 때야 알게 되었다. 이미 책을 버린 지 오래라 나는 다시 도서관에서 그 책을 읽어 봤다. '좋은 책'이라는 생각을 가지고 읽어서 그랬는지 처음에 들었던 거부감은 없어졌지만 두 번째 읽었을 때에도 큰 감동은 느끼지 못했다. 나는 그게 나의 문학 지수라고 생각한다.

밥 한 그릇 먹기도 어려운 세상에서 문학은 뭔 놈의 문학이냐고, 배 부른 소리 좀 그만 하라고 나를 질타하실지도 모른다. 그 시간에 자기 계발책을 한 권 더 읽어서 유능한 인재가 돼야지 말 장난에 불과한 소설 나부랭이를 읽을 시간이 없다고 하실지도 모른다. 그러나 나는 어려울 수록 잊으면 안 되는 것이 기본이고 배 고플 수록 채워야 하는 것이 감성이라고 생각한다. 좋은 글 한 줄을 읽고도 아무런 감흥이 없다면 세상 살이가 얼마나 삭막할 것인가. 바쁜 중에도 짬을 내어 시 한 수 읽는 여유가 우리 모두에게 있었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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휴일 아침부터 요란하게 울리던 전화벨 저쪽 너머엔 분명히 잔뜩 찡그린 후배의 얼굴이 있을 것이다. 잠결에 손만 뻗어 받은 전화였지만, 그녀가 한 말이라곤 고작 '여보세요'가 다였지만 그 한 마디에 실린 한숨의 무게가 어찌나 무거웠는지, 폭발 직전의 그녀와 마주앉아 있는 듯 했다. '왜, 또.' 앗 실수다. 순전히 자다가 깨서 엉겁결에 나온 말이지 나는 그런 심드렁한 말로써 전화 건 사람을 힘빠지게 만드는 그런류의 사람이 아니다. 실수로 내 뱉어진 말때문에 나는 잠까지 확 달아났지만 다행히 후배는 제대로 듣지 못한 것 같았다. 미안한 마음에 최대한 다정한 목소리로 얘기의 물꼬를 터 주니 후배는 쉬지도 않고 끊임없이 이야기를 쏟아 놓는다.

통화를 하는 동안 '응,응'만 하면서 들은 얘기가 어찌나 충격적인지 후배의 목소리가 조금만 장난스러웠더라면 거짓말이라고 단정지을 뻔 했다. 그러나 만우절도 아닌데 허튼 소리를 하려고 휴일 아침부터 전화를 걸지는 않았을 것이다. 게다가 세상에는 별별 사람들이 다 있지 않은가. 총 오십 육분 동안 어떻게 그럴 수 있는지 분노에서 시작해서 생각할 수록 어이가 없다는 것으로 끝을 맺은 그녀와의 수다. 전화를 끊고 나서 다시 생각해보니 어이를 넘어서서 무섭다는 생각마저 들었다.
간호사인 내 후배는 교대 근무를 마치고 아침에야 집으로 들어갔다. 혼자 사는 자취방 문을 열었는데 조금 이상한 기분이 들더란다. 다른 날보다 좀 더 피곤해서 그렇겠지 하며 대수롭지 않게 신발을 벗고 방으로 들어서는 순간 뒷머리가 쭈뼛 서는 경험을 했단다. 아무도 없어야 할 자취방에 어떤 여자가 화장대에 여상스럽게 앉아서 화장을 하고 있었다는 것이다. 물론 그 요상맞은 여자가 쓰고 있었던 화장품은 후배의 것이었고, 한창 화장 중이던 그 여자 역시 어깨가 들썩여질 정도로 깜짝 놀라더란다. 너무 놀란 후배는 비명마저 지르지 못하고 그 자리에 멍하니 서서 한참동안 움직이지도 못했는데, 겸연쩍은 듯한 미소를 띄며 뒤를 돌아보는 그 여자는 다름아닌 주인집 아주머니였다고!

스르륵 자리에서 일어나 '이제 들어오나봐'라는 말만 남기고 홀연히 사라진 주인집 아주머니, 화장대에 닿은 아주머니의 흔적만 없었다면 꿈인 것 같았단다. 사실 몇 달동안 계속 옷장 속의 옷들이며 화장품 등이 다른 사람의 손을 탄 것 같은 이상한 생각이 들었지만 설마설마 했었는데 오늘 덜미를 잡은 것이란다. 그러나 '미안하다'는 말 한마디 없이 아무렇지 않은 듯 문 밖을 나가버린 주인집 아주머니를 어떻게 할 것이란 말인가.


나도 자취 생활을 해 봤기에 후배와 비슷한 경험이 있다. 당시 대학생이었던 나는 무슨 일이었던지 평일에도 학교에 가지 않고 방에서 내내 잠을 자고 있었다. 잠결에 문을 두드리는 소리가 들렸지만 귀찮은 마음에 열어 주지 않고 계속 잠을 잤었다. 그런데 잠시 후 철컹하며 문이 열리더니 주인집 아주머니가 들어오신 것 아닌가. 너무 놀라서 부스스한 모습으로 방문을 열었더니 아주머니는 수도가 잘 나오는지 보러 오셨다며 너무도 당연하게 정기적으로 검사를 해 줘야 하는데 마침 집에 있었네 하셨다. 손에 들린 열쇠꾸러미를 보니 우리집 뿐만이 아니라 마음만 먹으면 같은 건물의 모든 집에 자유롭게 드나드실 수 있을 것 같았다. 또 언젠가는 다른 때보다 조금 일찍 집으로 들어갔다가 신발을 신은 채로 거실에 서 있는 아주머니와 마주친 적도 있다. 그러니 후배가 겪은 이런 황당한 일이 불가능한 일만은 아니다.

자취방을 경영(?)하는 아주머니의 입장에서는 관리를 편하게 하기 위해 보조 열쇠가 필요하겠지만 세입자 입장에서는 걱정되는 일이 아닐 수 없다. 세 들어 사는 동안에는 나만의 집이었으면 좋겠는데 다른 사람의 손에 그토록 쉽게 문이 열릴 수 있다니 말이다. 이런 황당한 경험을 했으니 아마도 후배는 집을 옮기게 될 것이다. 부디 다음에 이사하는 곳에서는 조금 더 상식적인 주인 아주머니를 만나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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얼마 전 '다산의 여왕' 김지선의 넷째 임신 소식을 들었을 때, 나는 왠지 모를 흐뭇한 마음이 들었다. 이미 아이가 셋인데 또 자녀를 가진 것을 보면 참 행복한 가정 생활을 하고 있는 것 같아서 일도 가정도 열심인 그녀가 다시 한번 대단하게 느껴지던 순간이었다. 그런데 기분 좋기만한 그녀의 임신 소식에도 악플을 다는 사람들이 있었다. 게시물의 내용과는 상관없이 악플을 습관적으로 다는 사람들의 무례함이 그대로 느껴져서 내가 다 미안해지려고 했는데, 그 개념없는 악플에도 공통점이 있었다. 바로 '그녀의 임신 소식=돈 자랑'이며 돈이 있으니 자녀도 많이 나을 수 있다는 것이었다.

불똥이 전혀 다른 쪽으로 튄 것이긴 하지만 (김지선의 임신 소식에 그런 식의 덧글을 다는 것은 우습다.) 요즘 젊은 사람들이 어려운 경제 상황 때문에 출산을 꺼리는 것이 사실이긴 하다. 아이를 많이 낳으면 혜택을 주겠다는 정부의 출산 장려 정책이, 큰 도움을 주지는 못한다는 것을 깊게 생각해 본 사람들이라면 누구나 다 알기에, 선뜻 자녀 계획을 할 수 없는 것이다. 그러나 사교육에 별 관심이 없고 아직 모성애가 빈곤한 나는, 아이를 너무 귀하게 키우지 않는다면 생각만큼 많은 돈이 들지는 않을 것이라는 생각이 지배적이었다. 부모들이 욕심을 줄여 학원에 덜 보내고 값비싼 장난감이며 옷을 저렴한 것으로 바꾼다면 그다지 무리가 없을 것이라고 생각했던 것이다. 그런데 '억' 소리는 '육아'의 문제만이 아니었다.


앞에서 밝혔듯 나는 닥치지 않아서 그런지 아직은 모성이 빈곤한 상태라 육아에는 큰 욕심이 없다. 그런데 '억' 소리 나는 전쟁이 출산 전부터 시작될 줄은 꿈에도 몰랐었다. 이것은 전적으로 '산모'(즉 미래의 나)와 관련된 것이기에 관심을 가지지 않을 수 없었다. 조금 과장해서 여성은 임신과 출산을 경험하면서 그 과정을 어떻게 지혜롭고 철저하게 지내느냐에 따라 그 이후의 평생 삶이 좌우된다. 임신과 출산 이후의 관리 상태에 따라 완전히 퍼진 아줌마와 여전히 예쁜 아줌마로 나뉘어지는 것이다.

요즘에는 임신부 특유의 체형과 모습을 띈 사람들 보다는 오히려 아가씨 보다 더 예쁜 사람들이 훨씬 더 많다. 뒷모습만 보면 전혀 임신부인 줄 모르다가 불룩 나온 배를 보고 깜짝 놀란 적이 한 두 번이 아니다. 배만 나왔지 다른 곳에는 별로 살이 찌지도 않았고 화장과 머리 손질도 세련돼서 앞모습을 보지 않고선 절대 알아차릴 수 없다. 임신복들도 어찌나 예쁘게 잘 나오는지 출산 이후에도 헐렁하게 입을 수 있는 것들이 참 많다. 그만큼 자기 관리에 철저해진 임신부들이 많아 진 까닭일 것이다. 그도 그럴 것이 연예인들을 보면 만삭 화보를 찍을 만큼 임신 후 여전한 아름다움을 자랑하는데, 일반인이라고 다를 건 없다.(최근에는 일반인들도 임신 후 더욱 여성스러워진 자신만의 아름다움을 만삭 사진으로 담아내는 것이 유행이다.)


그런데 이 모든 것들이 공짜일 수는 없다. 물론 스스로 악착같이 자신을 관리하는 똑소리나는 산모들도 있겠지만, 평생에 몇 번 없을 임신 기간인데 이 정도도 못할까 싶어 자신을 위해 아낌없이 투자하는 분들도 있다. 그래서 임신이 안정기에 접어드는 4개월째부터는 체중이 급격하게 늘어나는 것을 방지하고 태아 건강과 순산을 돕기 위해 임신 요가, 발레, 수영 등의 운동을 시작하게 된다. 더불어 임신 후 호르몬의 불균형때문에 칙칙해지고 푸석해진 피부 관리에 들어간다. 또한 잘못 방치하면 배, 가슴, 엉덩이, 허벅지 등의 살이 터서 평생 보기 싫을 수 있기 때문에 임산부 몸 마사지도 병행하게 된다.

몸 가꾸기의 절정은 출산 이후에 시작된다. 40주 동안의 임신 기간을 끝마치고 나면 본격적인 관리에 돌입해야 되는데 출산시 자궁이 많이 뒤틀리고 뼈도 약해져 있는 상태이기 때문에 산후조리를 잘못하면 평생 고생이다. 그래서 적어도 보름 동안은 따뜻한 실내에서 많이 움직이지 말고 되도록 누워만 지내야 된다. 이 때 많은 수의 산모들이 산후조리원에서 지내면서 몸을 추스르는데 이 비용이 어마어마하다. 보통이 300~500(2주일)만원 정도라니 큰 맘을 먹지 않으면 갈 수도 없겠다. 그래도 전적으로 쉴 수 있고 전문가들이 아기도 돌봐주며 육아 교육도 시켜주니 이 돈이 아깝지 않다는 의견이 더 많다. 거기다가 산후조리원에서는 산후체조, 벨리댄스, 산모마사지, 신생아마사지, 부모 교육 등 다양한 프로그램을 갖추고 있어 날이 갈 수록 인기다.


산후조리원을 졸업하고 나면 몸의 붓기를 빼주는 한약과 기력을 보충해 주는 한약을 먹고 출산후 3개월이 되면 체형을 임신 이전으로 돌리기 위한 운동과 마사지가 다시 시작된다. 출산후 6개월 이내에 체중을 되돌리지 못하면 영영 푹 퍼진 아줌마로 지내야 된다는 연구 결과도 나왔다. 그래서 출산 이후가 출산 이전보다 더욱 중요하다. 대충 썼는데도 이 정도니 잘 몰랐던 분들은 많이 놀라셨을 것 같다. 물론 모든 임신부들이 자신에게 이렇게 많은 돈을 쓰지는 못할 것이다. 그러니 '많은 자녀=부유함'이라는 말이 나올만도 하지 않는가. 이제 막 결혼을 하여 아직 자녀 계획이 없는 부부라도 아내의 변치않는 미모를 위해 임신 통장을 미리 준비해 두는 것도 좋겠다. 부디 '억' 소리나는 이 전쟁에서 승리하시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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봄은 여자의 옷차림에서부터 온다더니 봄바람이 살랑일 수록 자꾸만 지갑이 가벼워진다. 작년 봄이라고 벌거숭이 빈손으로 다녔겠냐마는, 출퇴근길에 지나치는 매장마다 색색깔의 예쁜 옷과 소품으로 내 마음을 흔드니 자꾸만 새로운 상품들에게 눈길이 가는 것이다. 나는 주로 인터넷을 통해 물건을 구입하는 편이라 사고 싶은 것들이 생기면 온라인 쇼핑몰부터 뒤지게 되는데 오늘은 가방이 유독 궁금했다. 며칠 전 새로 장만했다는 친구의 고급 가방이 부러웠던 지 퇴근길에 유난히 다른 사람들의 가방에 눈길이 갔던 것이다. 화사한 봄날 나홀로 우중충한 가방을 가지고 다니는 것 같기도 하고 관심있게 보니 다른 사람들은 특별히 가방만은 명품을 드는 경우가 많은 것 같았다. 슬슬 지름신이 강림하시려는 찰나에 사이트 하나를 찾아냈다.

사실 나는 명품에는 별로 관심이 없었다. 어차피 내 경제 상황으로는 쉽게 가질 수 없는 것이니 아예 관심을 안 가진 것일지도 모르겠지만, 솔직히 비싼 만큼 예쁘다는 생각을 못했었다. 그런데 나이 탓인가? 비싼 가방 하나 살 돈으로 싸고 예쁜 가방 여러 개를 사서 질릴 틈 없이 들고 다니겠다는 내 굳건한 의지가 요즘들어 살짝 흔들리고 있다. 명품의 'ㅁ'도 모르던 내가 상표만 보고 척척 이름을 대는 것도 그렇지만 별 볼 일 없어 보이던 가방의 무늬들도 왠지 모르게 고급스럽게 보이기 시작한 것이다.


물론 그렇다고 주머니 사정이 뻔한데 그 비싼 가방을 덜컥 살 정도로 무모하진 않다. 대체 얼마나 예쁘고 값은 어느 정도인지 그저 인터넷으로나마 기웃거리고 있을 뿐이었다. 그러다가 솔깃한 사이트 하나를 찾아냈다. 이름하여 '명품 스크레치전' 행사를 하고 있다는 사이트였다. 아무리 명품이라도 흠집 난 가방을 파는 마당에 비싼 값을 부를 수는 없겠지. 이름있는 쇼핑몰에서 하는 행사니까 당연히 진품일 것이고 잘 하면 좋은 가방 하나 건지겠는걸? 흐흐흐. 가슴 속 저 아래에서 지름신이 뽀글뽀글 올라오고 있는 게 느껴졌다.

행사 상품을 클릭하니 익히 잘 알고 있는 낯익은 무늬의 가방들이 속속들이 모습을 드러낸다. 크기도 다양하고 디자인도 맘에 들었다. 이미 명품이라는 콩깍지가 단단히 씌어졌으니 어떤 크기의 어떤 모양일지라도 다 훌륭게 느껴졌을 것이다. 재고라고는 해도 이 정도면 하나 장만해도 괜찮겠는걸, 기분 좋은 미소를 지으며 가방의 가격을 확인하는 순간, 헉! 콩깍지가 순식간에 홀랑 벗겨져 버렸다. 뽀글거리며 가슴을 설레게 하던 지름신도 민망했는지 홀연히 사라진지 오래고, 어이없어하는 내 얼굴만 모니터에 비춰졌다.


이게 얼마야? 일십백천만십만, 대부분의 가방은 50만원에서 70만원 사이였다. 원래 그 가방의 가격을 보니 50% 정도 깎아 준 것이었다. 아무리 고급 브랜드라지만 흠집있는 재고 가방을 몇십만씩 줘야 한다니 조금 당황스러웠다. 그 돈이면 백화점에 입점해 있는 새 가방들도 살 수 있지 않은가. 그러나 내가 세상을 몰라도 너무 몰랐던 것 같았다. 잠시 후 정신을 차리고 자세히 보니 대부분의 가방이 품절 상태였던 것이다. 우리 나라 여성들이 이 정도로 명품을 좋아하는구나 새삼 느낄 수 있었던 순간이었다. 흠이 있더라도 명품이기에 거액을 주고도 횡재한 기분이 드나보다. 아무리 내가 요즘 명품에 눈이 멀어 있더라도 나는 그 돈을 주고 흠집난 재고품을 살 정도로 그 브랜드의 가치를 알지 못한다. 또한 영영 모르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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퇴근길에 집 근처 포장마차에 들러서 내가 좋아하는 분식 삼종모둠을 모두 사 왔다. 요것들 없이 내가 어찌 살까 싶을 정도로 좋아하는 떡볶이, 순대, 튀김을 들고 집으로 오노라니 절로 콧노래가 나왔다. 순대는 소금에 튀김은 간장에 찍어 먹는 것이 정석이지만 나는 모두 빨갛고 감칠맛나는 떡볶이 국물에 찍어 먹는 것을 더 좋아한다. 그래서 주인 아주머니께 늘상 떡볶이 국물 좀 넉넉하게 달라고 애교를 부리곤 한다. 쫄깃쫄깃 매콤한 떡볶이와 탱글탱글 고소한 순대, 그리고 바삭하게 씹히는 맛이 일품인 튀김을 매일이라도 먹을 수 있겠다는 생각을 하다가 문득 중국에서의 경험이 떠올라 고개를 흔들었다. 아니지, 매일은 먹을 수 없지.

그렇다. 특히나 튀김은 더욱 그렇다. 내가 경험한 바로는 제 아무리 튀김을 좋아하는 사람이라고 하더라도, 매콤한 떡볶이 국물이 아닌 간장에 튀김을 찍어 먹는 사람이라도, 간장 없이도 고소한 맛을 음미할 수 있는 사람이라도 결코! 매일 튀김만을 먹고 살 수는 없을 것이다. 중국인이 아니라면 말이다.



중국 음식이 기름지다는 것은 모든 사람들이 다 안다. 자장면을 한그릇을 욕심내서 싹싹 비운날에 속이 더부룩한 까닭도, 달달한 탕수육과 고소한 군만두를 좀 격하게 먹은 후 속이 뒤틀리는 경험을 하는 까닭도 그 속에 들어 있는 방대한 양의 기름 때문일 겨우가 많기 때문이다. 그러나 우리나라에서 먹는 중국 음식은 대부분 한국인 입맛에 맛게 만들어졌기 때문에 그 느끼한 음식들도 사실은 기름의 양을 대폭 줄인 것들이다. 중국 본토에 가서 그들의 음식을 먹기 전까지는 중국 음식이 기름지다는게 어느 정도를 말하는지 상상할 수 없다. 정말이다.

좋은 기회가 생겨서 중국인 친구의 집을 방문한 적이 있다. 총 체류 기간은 일주일이었는데 4일은 친구 집에 머물면서 근처 관광지와 중국 현지인들의 문화를 체험하고 나머지 3일은 친구 집 근처로 이동을 하는 경로로 계획된 여행이었다. 중국을 처음 방문하는 것은 아니었지만 이번에는 중국 사람들의 생활 속으로 깊숙히 들어가 그들의 삶의 방식을 같이 체험해 보는 것이 주 목적이었기 때문에 특별한 각오를 했다. 일주일동안 그 사람들과 똑같은 음식을 먹기로 작정한 것이다. 샹차이(중국 특유의 향이 가득한 야채인데 처음 먹는 사람은 몸서리 쳐지는 끔찍한 맛을 경험한다.)가 듬뿍 들어가 있든 팔각(불가사리 모양으로 생긴 향신료인데 껍질을 까면 통후추처럼 생긴 동그란 모양이 나온다. 잘못 씹으면 치약처럼 화한 향이 가득퍼진다.)이 셀 수 없이 많든 주저없이 먹기로 결심을 하고 떠났다.


그런데 예상외의 복병은 골이 흔들리는 샹차이도 폭탄처럼 터지는 팔각도 아닌 별것 아닌(?) '기름'이었다. 중국 사람들은 아침부터 기름에 짭짤하게 튀겨낸 도너츠 같은 것(요티아오)을 먹는다. 속에는 아무것도 들지 않아서 맑은 죽과 함께 먹는데 기름이 어찌나 푹 스며들어 있는지 아침부터 먹기엔 속이 너무 느글느글했다. 그네들은 의외로 아침은 간단히 먹고 점심 저녁을 풍성하게 먹는데 식탁 위에 상큼한 맛이라곤 찾아 볼 수가 없었다. 기름이 둥둥 떠 있는 이름 모를 국과 기름을 넉넉하게 넣고 볶아낸 각종 아채들, 육류 본래의 기름에 땅콩 기름까지 더 해진 탕수육 비슷한 음식들, 소스에 기름이 걸죽하게 들어있는 생선요리 등 모든 음식엔 기름이 듬뿍 듬뿍 들어가 있었다.

그렇게 이틀을 연이어 먹고 나니 속이 너무 불편했지만, 손님이 왔다고 신경을 많이 써 주시는 걸 잘 알기에 맛있게 먹는 척을 안 할 수가 없었다. 친구 어머니는 중국 음식이 맛있는 이유가 프라이팬에 기름을 가득 붓고 팔팔 끓인 다음 센 불로 재료를 익히기 때문이라고 비법까지 살짝 전수해 주신다. 그들의 말로는 볶음이지만 내가 보기엔 튀김인 그 음식들은 너무 기름진 탓에 재료만 다르지 맛은 모두 같은 것처럼 느껴졌다. 짠 튀김, 달콤한 튀김, 매콤한 맛이 조금 든 튀김, 모두 튀김이었다. 식탁 가득 차려진 기름 가득한 진수성찬을 뒤로 하고 생나물에 고추장을 넣어 쓱쓱 비벼 먹고 싶은 마음이 간절했다. 삼일 째 아침 또 기름이 푹 밴 도너츠를 먹는데 헛구역질이 절로 나왔다. 아침부터 애꿎은 콜라만 몇 잔씩 들이키다가 나는 내 결심을 뒤엎고 친구 몰래 가게로 뛰어갔다.


느끼함에 이미 이성을 잃은 내가 정신없이 가게에서 찾아낸 것은 바로 한국 컵라면! 튀김만 먹은지 삼일 만이었다. 미친듯이 계산을 하고 그 자리에서 물을 붓고 국물부터 들이키니 머리끝에서부터 발끝까지 묵었던 체증이 싹 가시는 느낌이 든다. 누가 라면을 기름진 음식이라고 말했던가. 그렇게 담백하고 얼큰한 음식이 세상에 또 있을까 싶었다. 국물 한 방울 안 남기고 정말 맛있게 먹고 나니 이젠 슬슬 잔 꾀가 나기 시작했다. 친구에게 어머님 힘드신데 한국 음식점에서 식사 대접을 해 드리는게 어떻겠냐고 친구를 꼬이는 것으로부터 타국에서 한국 음식점을 찾으니 반가운 마음에 아니갈 수 없다는 눈물겨운 거짓말까지.

귀국 후 중국 음식의 후유증에서 겨우 벗어난 후, 고소한 튀김 생각에 퇴근 후 다시금 사 먹고 있긴 하지만 기름 솥에 빠진 것만 같았던 끔찍했던 그 날들을 잊을 수는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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꺄르르 좋아서 웃어대는 친구에게는 정말 미안하지만, 그걸 자랑이라고 하는건지, 아니면 대놓고 흉볼 수는 없으니 그렇게라도 돌려서 말하고 있는 중인지 잠시 판단이 서지 않는 순간이었다. 그러나 전화를 끊는 순간까지도 내내 밝은 목소리를 유지하는 것으로 봐서는 정말로 기분이 좋아서 그러는 모양인데, 사랑의 콩깍지여 제발 벗겨지지 말기를, 말기를, 말기를...... .

나와 같은 고향 출신인 내 친구는 대학을 서울로 오면서 일찌감치 '밥'의 중요성을 깨달았다. 타지에서 생활하는 자취생들이 그 지역에 잘 적응하고 자신을 올바로 보살피기 위해서 가장 중요한 것이 매끼니를 제대로 챙겨먹는 것이다. 다행히 이 친구는 어릴 적부터 눈썰미가 좋아서 각종 반찬이며 맛있는 음식들을 어깨 너머로 익혀두었기에, 길었던 자취 생활동안 배곯지 않고 잘 지낼 수 있었단다. 초반에 습관을 잘 들여두어서 대학을 졸업하고 직장에 다니면서도 절대로 밥을 굶지 않는 것을 원칙으로 삼았다는 내 친구.


초록은 동색이라고 이 친구와 마찬가지로 나에게도 힘의 근원은 밥이다. 나 또한 혼자 지내면서 배고픔 만큼 서러운 것도 없다는 것을 잘 알기에 아플 때라도 악착같이 끼니를 챙겨 먹고, 출근길 시간이 없을 땐 샌드위치나 김밥 등을 흔들리는 지하철에서도 잘만 먹는다. 절대 체하는 일은 없다. 이렇듯 없어서 못 먹는 우리들에게 먹기 싫어서 끼니를 거른다는 것은 상상도 할 수 없는 일이며(물론 다이어트를 위한 어쩔 수 없는 굶주림은 이해한다.) 일을 하다보니 밥 먹을 시간을 잊어버렸다는 것은 순도 100%의 거짓말로 밖에는 들리지 않았다. 그런데 살다보니 정말로 음식에 취미가 없는 사람도 있었다. 다른 일에 열중하다 보면 두 끼쯤 굶는 것을 예사로 생각하는 사람이 정말로 있었다는 말이다. 놀랍게도.

서론이 너무 길었으니 다시 친구의 얘기로 돌아가 보자. '그이가 텔레비전을 재미있게 보고 있길래, 이 때다 싶어서 냉장고에서 반찬들 꺼내서 가위로 작게 잘라서 큰 그릇에 싹싹 비벼 줬거든? 시금치랑 콩나물이랑 그런 야채들도 같이 넣어서 말이야. 멸치 볶음까지 넣었는 지는 정말 모를걸? 된장찌개 조금 넣어서 싹싹 비비고 그 위에 달걀 부침까지 얹으니까 감쪽 같더라고. 응? 나? 나야 요새 살이 너무 쪄가지고 대충 나물들만 넣어서 조금 비볐어. 응. 그래가지고 그릇 째 그이한테 줬더니 텔레비전 보면서 한그릇을 뚝딱 비우더라고. 어찌나 속이 시원하던지. 꺄르르...... .'


여기서 '그이'라 함은 절대 내 친구의 아이가 아니라 모두가 예상한 바와 같이 내 친구의 '남편'이 맞다. 외동 아들로 태어나서 경쟁하는 형제가 없었던 친구의 남편은 어릴 적부터 밥 안 먹기 대장이었다고 한다. 자녀가 둘만 되더라도 본능적으로 타고 나는 경쟁의식 때문에 과자 하나 밥 한 숟가락을 더 먹기 위해서 아웅다웅 싸울텐데(나는 여자임에도 라면 한 젓가락 더 먹겠다고 남동생과 피터지는 싸움을 참 많이도 했었다.) 외동이니 모든 것이 자신의 소유라 더욱 관심이 없었던 것 같았다. 밥 안 먹는 아들 때문에 속 꽤나 끓이셨을 어머니의 품을 떠나 아내의 품으로 옮겨(?) 오면서, 밥 먹이기 전쟁은 연장전을 치루게 됐지만 그래도 많이 나아지긴 한 모양이었다.

그도 그럴 것이 어머니는 한없는 사랑으로 자녀를 끝없이 보살피겠지만, 아내들은 어머니보다 훨씬 더 무서운(?) 존재가 아닌가(사랑하기에 그만큼 더 무섭다는 의미이니 오해마시길) 내 친구의 지극정성 끝에 친구 신랑은 결혼전보다 체중도 많이 늘고 훨씬 더 멋있어졌다. 그러나 밥 먹는대도 취미를 붙여가고 있다고는 하나, 세 살 버릇 여든 간다고 밥 안 먹는 아이가 밥 안먹는 어른으로 성장하는 것은 분명한 사실인 것 같다. 내 주관적으로 계산한 통계에 따르면 외동으로 귀하게 자란 사람들 중에 밥 안 먹는 아이=어른이 많다. 그리고 형제가 많을 수록 한 입이라도 더 먹으려고 숟가락 전쟁을 한 경험이 많다. 물론 밥을 너무 많이 먹는 것보다야 소식하는 것이 건강에 좋지만 밥에 취미가 없으면 곤란하지 않는가. 맛있는 음식을 먹으면서 만들어가는 관계들이 얼마나 많은데. 쓰다보니 아이 많이 낳기 운동을 전개하는 사람처럼 돼 버렸지만, 밥 안 먹는 어른을 만들지 않기 위해서는 밥을 맛있게 잘 먹을 수 있는 환경을 어릴 적부터 만들어 줘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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