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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치를 본 건, 저도 정말 오랫만이었어요.
사실 저는 날개 달리고 큰 곤충들을 좀 무서워 하는 편이거든요. 어렸을 때 외갓집에 갔을 때 방에 혼자 있는데, 갑자기 메뚜기와 여치와 방아깨비와 사마귀가 한꺼번에 나타난 것이에요! 도망을 가고 싶은데, 메뚜기는 날아다니지(어린 제 눈에는 위협적으로 보였었어요.) 여치는 자꾸 제 쪽으로 오지, 방아깨비와 사마기의 동태까지 살펴야 되지...... 다른 사람이 방으로 들어와 절 구출해 주기 전까지 정말 진땀 꽤나 흘렸답니다.


그리고 시간이 흘러 다시 여치와 만났는데, 뭐 별로 무섭지 않네요.
여치와 메뚜기가 어떻게 다른지 구별할 수 있으신가요? 저는 어릴 때 가까이에서 본 기억이 있어서 얼굴과 몸집의 특성을 잘 아는데, 도시에서만 생활하신 분들은 잘 모르실 수도 있을 것 같아요. 할아버지가 다솔이에게 여치를 보여 주시려고 집 안으로 여치를 들여 오셨습니다.




할아버지의 옷 소매에 붙어 있는 여치를 보고 다솔이는 급격한 관심을 보였어요.
호기심 많은 아이의 눈에 처음보는 곤충이 얼마나 신기하겠어요?

 

 

상 위에 여치를 올려 두고 다솔이에게 만져 보라고 했더니, 조금 무서웠는지 저만치 멀리서 여치를 관찰하는 23개월 다솔 군. 여치가 움직일 때마다 꺅꺅 소리를 지르면서 무서워했어요.


다솔아, 괜찮아.
한 번 만져 봐!


꼬마 다솔이가 용기를 내 봅니다.



손에 쥐고 좀 버티는 듯 하더니 꺅 소리를 지르며 여치를 내동댕이 친 다솔이.
여치는 바깥으로 안전하게 보내졌답니다.


다솔 아빠가 캐나다에 여행을 간 동안 다솔이는 꽤 오랜 기간 외갓집에서 생활하게 됐는데요, 그래도 장난감을 하나도 챙기지 않았어요. 외갓집에 오면 장난감을 가지고 와 봤자 쳐다도 보지 않을 게 뻔하니까요. 농촌 체험학습을 100배 즐기고 있는 다솔 군의 모습을 좀 보여드릴게요.
 

 



아침에 일어나자마자 다솔이가 가는 곳은 거실에 있는 마사지 기계 앞이에요. 조그마한 녀석이 몸이 뻐근할리 있겠느냐마는 덜덜덜 마사지 기계의 떨림이 재미있고, 그네 대용으로 생각하기 때문인 것 같은데요,
능숙하게 마사지 밸트를 엉덩이 쪽에 척 걸치고, 손을 뻗어 전원을 켠 후,




재미있게 그네를 탑니다. 혹시나 위험할까 싶어서 코드를 빼 두었는데, 이미 원리를 알아 버린 다솔 군은 전원이 켜지지 않으면 콘센트에 코드까지 꼽을 줄 알게 되었어요.




충분히 탔다 싶으면 자기가 알아서 전원을 다시 끄고는 다른 놀거리를 찾아 다니지요.




다솔이가 또 좋아하는 것 중 하나가 하모니카 불기인데요, 할아버지가 다솔이에게 딱 한 번 시범을 보여줬는데, 그 이후엔 하모니카는 다솔이 전용 악기가 돼 버렸어요. 할아버지의 하모니카지만 다솔이의 허락 없이는 할아버지도 불지 못한답니다. 녹색으로 가득 한 창밖을 바라 보며 멋진 곡조를 연주하는 다솔 군.




다솔이가 창밖으로 보는 풍경은 집 앞 마당이에요.
마당에는 다솔이가 태어난 달에 묘목을 사서 심은 다솔이 나무가 서 있고, 색깔이 예쁜 우체통도 있어요.




오후에 햇살이 조금 약해지면 다솔이는 할머니, 엄마와 함께 산책을 나가는데요,
할아버지가 가꾸시는 밭으로 가서 호박, 포도, 대추, 가지 등등이 얼마나 잘 익었나를 살피고(포도는 아직 익지도 않았는데 많이도 따 먹었어요. 다솔이는 신 맛을 좋아하거든요.)




꽃과 나비도 구경하고,




배와 사과가 얼른얼른 잘 익기를 바라 봅니다.


 

차가 별로 없어서 아이들이 뛰어 놀기에 참 좋아요.
다솔이는 걷는 것 보다 뛰는 것을 좋아해서 몸이 무거운 제가 다솔이의 속도에 맞출 수 없는 경우도 종종 있는데요, 다솔이는 이미 이 산책 코스가 익숙해져서인지 자꾸만 혼자서 앞서가기 때문에 저는 꼭 할머니와 함께 산책을 나가고 있어요.


그리고 다솔이와 다솔 아빠가 외갓집에 올 때마다 한 마리씩 줄어 드는 닭장.
토종닭이라 꼬들꼬들 맛이 좋아요. 다른 반찬 없이 김치랑 닭고기랑 닭죽만 먹어도 속이 든든하지요.
 



값비싼 귀족 놀이학교가 부럽지 않은, 다솔 군의 농촌 체험!! 다솔이가 매일 매일 좋은 것들을 많이 보고, 건강한 음식들을 많이 먹고, 생각의 깊이가 많이 깊어지길 엄마는 바라 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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