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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솔이는 동물들을 참 좋아합니다.
처음으로 어린이대공원에 가서 사자며 원숭이를 구경할 때도
다솔이의 눈빛은 반짝반짝 호기심으로 빛났었었죠.


다솔이가 외갓집을 좋아하는 이유 중 하나도 바로 동물 친구들 때문인데요,
가까이에서 보고 만질 수도 있는 강아지들이 많은 외갓집에 오면
다솔이는 멍멍멍 강아지를 부르며 함께 놀고 싶어 어쩔 줄을 몰라요.


그래서 집으로 돌아가면 한참동안 멍멍이 후유증에
(데려 오라고 손짓하며 멍멍거려요.) 시달리기도 하는 다솔이가
다시 강아지와 만났습니다.


약 3개월 전, 멍멍군과 다솔이의 첫 만남


어미 젖도 못 뗀 강아지 멍멍군과 다솔이의 첫 만남이 있었던 작년 11월
작년 겨울은 유난히 추웠기에
갓 태어난 강아지들을 어미 개와 함께 집 안 현관에서 잠시 길렀었어요.
어미 개가 정성껏 핥아 줘서 깨끗했던 강아지를 다솔이에게도 안아 보게 했었는데요,
혹시나 다솔이가 강아지를 떨어뜨리지는 않을까
우리는 모두 여차하면 강아지를 구출(?)할 태세를 갖추고 매의 눈으로 지켜보고 있었답니다.




다솔이는 매일 멍멍군과 놀았는데요,
강아지가 너무너무 귀여워서 다솔이는 잠시도 가만히 있을 수 없었어요.
껴안고 소파 위에다 강아지를 눕히고 살살 쓰다듬기도 하고
꼬리를 만져 보기도 하면서 엄청 예뻐해 주었지요.




침이 줄줄 흐르는 줄도 모르고 강아지 안아 올리고
강아지 흉내도 내 보는 다솔군 때문에 강아지가 스트레스를 받을 지도 모를다는 생각에
일정한 시간이 지나면 다솔이에게서 강아지를 떼어놓았는데요,




그러면 다솔이는
멍멍이를 부르며 한참동안 목 놓아 울었었답니다.


2011. 2.  멍멍군과 다솔이의 재회


이제는 날씨가 풀리고 강아지들이 어느 정도 자라서
밖에다 풀어 놓고 멍멍군을 기르고 있는데요, 새끼 강아지 중 한마리를 목욕시켜서 집 안으로 데려왔어요.
젖은 털을 말리는 동안 다솔이는 얌전히 강아지를 기다려 줍니다.




드라이가 끝나자 마자  얼싸 안고 강아지에 대한 사랑을 표현하는 다솔이
지난 번에 같이 놀았던 그 강아지는 아니지만(새끼 강아지는 모두 4마리)
이 강아지도 그냥 멍멍군이라고 해요.




까맣고 촉촉한 코도 한 번 콕 만져 보고
털도 쓱쓱 쓰다듬으면서 예쁘다 예쁘다를 해 주는데,
헛! 강아지의 표정은 다솔이와 전혀 다르네요.


멍멍군의 속마음


네 마리의 새끼 강아지 중 가장 예쁜 강아지로 데려와
씻기고 말렸는데, 원래는 강아지의 표정이 저렇지 않았었어요.
장난기 넘치고 활발하고 생기있는 표정이었었는데
다솔이에게 붙잡히자 걱정이 한 가득인 슬픈 표정의 강아지로 바뀌어 버렸네요.




주변의 만류에도 불구하고
다솔이는 기어이 강아지를 한 번 안아 보겠다고 해서 시도해 봤다가
3개월 동안 다솔이는 겨우 1kg 남짓 늘었는데,
멍멍군은 몸집이 세 배로 커졌기에 안아 올리는 것은 포기했어요.
휴--- 살았다!
한 숨 돌린 멍멍군입니다.




다솔아, 부탁인데 나를 조금 덜 사랑해주면 안 되겠니?
나 지금 몹시 긴장한 상태거든?





이크! 설마 지금 날 깨물려고 하는 것은 아니겠지?
이것 봐, 다솔!
깨무는 것은 내 전문이라고, 그러나 우린 친구니까 난 널 물지 않을거야.
그러니 다솔이 너도 나를 깨물면 안돼!

사실 멍멍군의 걱정과는 달리 다솔이는 뽀뽀를 하려는 것이었어요.




뽀뽀였단 말이지?
그러나 다솔군, 나는 뽀뽀 조차도 달갑지 않다네.
그저 나를 저기 저 어른들이나, 우리 엄마에게 얼른 데려다 줬으면 좋겠어.





계속되는 다솔이의 애정공세에 자신을 놓아 버린 멍멍군.
될 대로 돼라는 표정이네요.




보다못한 제가 다솔이에게 강아지를 쓰다듬는 법을 다시 가르쳤어요.
바닥에 가만히 둔 채 살살 쓰다듬어야 하는거야.
이렇게, 이렇게 살살 알았지?




그리고 나서 맘 졸였을 강아지를 안아 올려 토닥토닥 달래줬는데
다솔이는 강아지를 빼앗긴 것이 서러워서
또다시 대성통곡합니다.


그런 다솔이를 애써 외면하는 멍멍군.
멍멍군은 제 손을 떠나 다솔이 할아버지의 품으로 옮겨갔는데
그제서야 안심을 했는지 콜콜콜 금세 잠이 들었어요.
강아지야 미안해.


다솔이도 귀하지만 강아지들도 귀하기에
이제는 다솔이가 강아지를 보고 싶다고 하면
다솔이를 바깥으로 데리고 가서 어미 곁에 있는 강아지들을 보여 준답니다.
밖에서 다시 만난 멍멍군의 표정은 이 날과 전혀 딴판, 날쌘돌이였어요.




날씨가 조금 더 풀리고 다솔이도 조금 더 자라면
강아지와 다솔이가 더 좋은 친구가 될 수 있을 것 같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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