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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원래부터 아이들을 좋아하긴 했지만 내 아이가 생기다 보니 근래에는 더욱 아이들이 나오는 프로그램을 즐겨보게 된다. 물론 우리 다솔이는 겨우 3개월 남짓 되었기에 텔레비전에 나오는 아이들처럼 크려면 아직도 한참이나 남았지만(솔직히 지금 모습이 너무 귀여워서 계속 아기로 남아주기를 바라는 마음도 있다.) 다른 아이들은 어떤 머리 모양을 했나, 옷은 어떤 것으로 입었나, 그 나이 또래 아이들은 어떤 생각을 하면서 살고 있나 등등을 살피니 내 아이 못지 않은 애정이 생기기도 한다.

아이들이 주인공인 방송 중 가장 재미있는 것을 고르라면 단연 스타주니어쇼 붕어빵이다. 이 방송은 연예인들의 자녀들이 출연해서 부모 못지 않은 입담을 과시하고 어린 아이들 특유의 기발함으로써 보는 이들의 마음을 행복하게 해 준다. 7세부터 19세까지 다양한 연령대의 아이들이 여러 명 출연하기에 각 아이들의 개성이 더욱 뚜럿하게 드러나는데, 나는 제 나이보다 너무 성숙한 아이보다는 때묻지 않은 순수성을 가진 아이가 훨씬 더 사랑스럽게 느껴진다.


다소 엉뚱하고 독특한 발상을 해서 학교에서의 성적은 부진할 지라도 진정 '아이'답기 때문이다. 이런 내가 몇 주전부터 정말 좋아하게 된 아이가 있는데 바로 정은표씨의 아들 지웅이다. 정은표라는 이름은 낯설게 느껴질 지 모르겠지만 개성 넘치는 연기파 배우이기에 얼굴을 보면 다들 '아하'하실 것인데, 나도 그동안엔 별로 관심을 두지 못한 인물이었다. 지웅이를 보기전까지는 말이다.

지웅이가 얼마나 사랑스러운가 하면 힘센 수퍼맨이 되고 싶어서 몰래 유치원 화장실에서 연습하는 것이 있는데, 이제 한 번만 더 하면 완성이라고 하기에 어른들이 한 번 보여달라고 했다. 지웅이는 매우 진지한 자세와 얼굴 표정으로 팔을 바깥에서 안쪽으로 굽히면서 목청껏 '돈가스, 돈가스, 돈가스....'를 외쳤다. 처음에는 발음도 제대로 알아듣지 못해 어리둥절 했지만 지웅이의 설명으로 이것이 곧 힘이 세지는 주문임을 알게 되었다. 팔을 휘저으면서 자기가 좋아하는 음식 이름을 열 번 외치면 힘이 세진다고 믿고 있는 것이었다.

책에서 봤다며 홀로 유치원 화장실에서 이 주문을 외치고 있었던 지웅이, 이제 한 번만 더 하면 완성이 될 것이라고 굳게 믿고 있는 지웅이가 어찌나 귀엽던지 눈물이 다 날 지경이었다. 요즘 아이들은 어찌나 빠른지 애어른 같은 소리를 할 때가 많다. 조기 교육 덕(?), 탓(?)인지 어린 나이에도 제법 어려운 책들을 줄줄 읽어내 어른들 못지 않은 방대한 지식을 자랑하는 아이들도 많고 어른들보다 훨씬 더 좋은 영어 실력을 자랑하기도 한다.

나도 우리 다솔이가 어릴 때부터 책을 좋아하는 아이로 크기를 바라지만 여자 친구보다 장난감이 더 좋은 순진한 지웅이처럼 자라주었으면 좋겠다. 아이스께끼를 못하도록 치마에 쇠사슬을 묶는 게 어떠냐는 지웅이, 통통한 볼살이 싫어서 조혜련 아줌마처럼 물구나무를 섰지만 살이 빠지지 않는다며 뾰로통한 지웅이, 아빠의 비밀을 폭로하고 나서 미안한 마음에 아빠의 품으로 달려오는 지웅이가 나는 정말 사랑스럽게 느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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