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엄마, 나는 왜 안 해줘??
서로를 질투하는 아이들...그래도!!



한 동안 다솔이가 가장 많이 했던 말이에요.
엄마, 나는 왜 안 해줘?? 왜 다인이만 해줘?? 엄마는 다인이만 좋아하잖아~
왜 그런 생각을 하는지 이유를 들어 보면 참 다양하고 또 유치(^^)한데요,
아이는 엄마가 자기 보다 다른 형제자매를 더 좋아할까봐 걱정도 되고 질투도 나는 것 같아요.




한 번은 다인이를 낮잠 재우면서 침대에 다인이랑 같이 누워 있었는데
다솔이가 또, 엄마 왜 나는 안 해줘? 하는 거예요.
깜짝 놀라서(그리고 뭘 해 준 것도 없기에...) 무엇 때문에 그랬냐고 물어 봤더니,


엄마가, 다인이 얼굴에 이렇게~~ 하고 웃었잖아~ 하는 겁니다!!
제가 다인이의 얼굴에 제 뺨을 비비면서 웃는 모습이 다솔이의 신경을 건드린 것이었지요.
얼른 다솔이도 침대에 눕기를 청해서 (원래 다솔이는 낮잠을 자지 않아요.)
다솔이에게도 똑같이 뺨을 비비면서 웃어 주었는데요~
다솔이는 언제 우리를 보고 있었던 걸까요?


엄마, 나는 왜 다리를 이렇게 안 쓰다듬어줘~
엄마, 나는 머리카락을 왜 이렇게 안 넘기고, 다인이만 해줘?
엄마, 왜 내 손은 안 잡고 다인이 손만 잡아?
엄마, 엄마, 왜 다인이 하고만 뽀뽀해???
엄마, 엄마, 엄마, 엄마, X 100...


사사건건 저도 잘 인지하지 못했던 저의 행동들을 지적하면서
다솔이는 자기도 다인이와 똑같이 (뭐든 다) 해 달라고 졸라댔는데요~
어린이집 등하원을 할 때 춥다고 징징대면서
그 자리에 앉아 버리는 다인이를 안기라도 하면, 그 날로 다솔이는 눈물바다입니다.
왜 자기는 안아주지 않으면서 다인이만 안아주냐는 거지요.


대부분은 울며불며, 세상에서 최고로 불쌍한 아이가 되어
뛰어 오는 다솔이를 모른 척 하고(어쩔 수 없어요.)
다인이를 안은 채 다솔이에게는 집에 가서 안아주겠다고 한 다음 막 뛰어 가는데요~
다솔이가 엉엉 울면서 제 팔다리를 잡고 늘어지고 난리가 나서
몇 번 정도는 11kg의 다인이를 안고, 16kg의 다솔이를 업고!!!
진기명기를 부리며 집으로 걸어 온 적도 있답니다.




다인이도 별반 다르지 않아요.
다인이는 아직 말을 잘 못해서 자신의 의사를 100% 표현해낼 수 없기에
다솔이처럼 요구사항이 많은 것은 아니지만,


제 오빠에게 뭔가를 먼저 해 준다 싶으면 꼭 큰 소리로 '나도!!!'를 외치고 있어요.
다솔아 사랑해~ '나도!!!'
오늘 다솔이 멋있네~ '나도!!!'
다솔아 이제 엄마랑 같이 책 읽자~ '나도!!!(다인이는 이미 책을 읽는 중)'


둘째이자 막내라서 24개월이 지났지만 아직 아기인척을 하는 다인이는,
잠 잘 때도 꼭 제 품에 쏙 안겨서 저를 독차지 하고픈 욕심이 있는데요~
저는 팔이 두 개이므로 ^^
아이들을 양팔에 하나씩 끼고 자려고 하지만
다인이는 제 오빠를 밀어 내면서 내꺼야!! 꽥꽥 소리를 지릅니다.
그리고는 얼른 캥거루 자세를 취하죠.


애들이 무거워져서 이제 캥거루는 그만 하고 싶었는데~
말귀를 알아 듣는 다솔이는 엄마가 배가 아파서 그만해야겠다고 설명을 한 이후로
한 번도 캥거루를 하지 않는데
다인이는 오늘도 캥거루를 하고서야 잠이 들었어요.



서로를 너무너무 질투하는 아이들...
그래도 아이들은 서로가 얼마나 든든한 존재인지를 잘 알고 있기에~
질투를 하기는 하지만 서로가 아플 때, 힘들 때는 또한 정말정말 잘 챙겨 주고 있어요.


다인이가 아빠에게 심하게 야단을 맞던 날, 다솔이는 저와 함께 다른 방에 있었는데 
내내 시무룩한 표정으로 걱정된다, 다인이 걱정돼~ 하더니
엄마, 이따가 다인이가 오면 다인이를 꼭 껴안아 줘야 돼~ 하고 당부하더라고요.
다인이가 감기에 걸려서 아파하는 걸 지켜볼 때는
자기는 괜찮으니 다인이를 쓰다듬고 뽀뽀하고 안아주라고도 하고요~
제가 다인이를 야단쳐야 할 상황이 생기면, 엄마 그래도 다인이는 우리 친구잖아~ 하는 다솔 군.
어린이집 하원길에 어김없이 안아 달라는 다인이가 미워서
다인이는 두고 우리끼리 집에 가자고 했더니
안 된다며 다인이도 꼭 같이 가야 된다며 뒤에 처져 있는 다인이의 손을 꼭 잡고 오기도 했어요.
 
 
다인이도 제 오빠를 어찌나 끔찍히 챙기는지
아침에 사과를 깎아 줄 때면 오빠꺼? 하면서 챙겨가 다솔이의 손에 쥐어주고
다솔이기 (벌써부터) 시키는 심부름을 알아서 척척척 다 잘 해주고
아빠가 제 오빠를 괴롭히는 것이 눈에 보이면 정의의 사도로 변해서 오빠를 구해주고
잠 든 다솔이가 먹다 만 과자를 손에 쥐고 있기에 그걸 다인이에게 줬더니
오빠꺼야! 하면서 잠자는 다솔이를 지긋이 바라보며
끝까지 먹지 않고 그 곁을 지키더라고요.
 
 
질투도 많이 하고 자주 싸우기는 하지만
아이들은 서로가 있어서 정말 행복해 보입니다.
형제자매가 있다는 것은 축복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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