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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교를 졸업한지 4년 째, (음...대학&대학원은 별로 억압이 심하지 않으니까 다시)
고등학교를 졸업한 지는 벌써 10년째!!!! 그럼에도불구하고 여전히 꿈 속에서의 나는 학생일 때가 많다.

그러니까 이런 식이다. 꿈에서의 나는 참 한심하기가 그지 없는데 어느날 등교를 하고 보니 그 날이 바로 시험날이었거나, 수업 준비물을 하나도 가져 오지 않았거나, 다음 수업의 시간표를 모르거나, 모든 교과서들이 사물함에 들어있는데 사물함 문을 절대로 열 수가 없거나, 점심시간이 되었는데 주위에 아는 친구가 하나도 없거나...... 꿈 속에서 일어나는 일이지만 모두 답답하기 짝이 없는 것들이다.

꿈 속에서 어찌나 시달렸던지 그런 꿈을 꾼 날이면 어김없이 우울하고 기분이 나빠져서 하루 종일 도대체 '왜?'라는 의문이 머릿속에서 떠나지 않는다.

무엇이 나를 그토록 억압하고 있는 것일까?

나는 아마도 지금껏 내가 준비하고 있었던 '시험'이 그 문제의 원인일 것이라고 잠정적인 결론을 내렸다. 지긋지긋하게 끝이날 듯 다시 시작하기를 3년 동안이나 반복한 그 시험. 운이 좋게(?)도 나는 그 시험의 굴레를 벗어났지만 다른 친구들은 아직도 고시원에서, 학원에서 열심히 자신과의 싸움을 하고 있을 것이다. 그러나 내가 시험을 통과한 것이 아니라 그만 둔 것이기 때문에, 이미 포기한지 2년이 넘었고 이제는 다른 일을 하고 있는 이 순간에도 내 무의식은 아직도 그 시험을 계속 치르고 있나보다.





나는 중등교원 임용 시험을 준비했었다. 시험에 통과하면 누추했던 임용준비생에서 고귀한 선생님으로 한순간에 거듭나게 되는 것이기에 나를 비롯한 수많은 고시생(?)들이 힘겹게 자신과의 싸움을 치르고 있었다. 나는 3번의 시험을 보았지만 여전히 그 시험은 나와는 친하지 않았고 결국 나는 손을 들었다.

오늘 또 한 번의 악몽을 꾼 것이 날씨가 선선해지고 시험 볼 무렵이 다가오는 때와 맞물리는 것을 보면 정답을 제대로 찾은 것 같긴 하다. 이제 다른 사람들에게 겸연쩍은 얼굴로 시험 결과를 말하지 않아도 될테고 한 때 '취미삼아 공부하는 사람'으로 스스로 규정해 버렸지만 여전히 교원 임용 고사 시험은 나에겐 무시무시한 기억으로 남아있나보다.

이제는 나를 짓누르는 압력에서 벗어나도 되겠기에'괜찮다, 괜찮다'고 스스로 주문을 외워본다. 그리고 시험이 끝나는 그 순간까지 하루하루를 힘겹게 버, 티, 고 있을 수많은 ~고시 준비생들에게도 '괜찮다, 괜찮다'고 위로해 드리고 싶다.

이제 곧 임용고사를 비롯한 각종 시험들이 일제히 치러지게 될 것이다. 꿈을 위해 도전하는 그 모습이 아름답다고는 하지만, 그 속에서 무기력하고 비참한 자신의 모습을 볼 때가 더 많다는 것을 나는 안다. 그러나 그것이 이루어졌든, 그렇지 않든 간에 자신의 꿈을 위해 열정을 다해 노력했던 기억이 있는 사람은 훗날 자신의 모습을 더욱 여유롭게 회상해볼 수 있는 기회가 있다. 자신의 연인이든, 자신의 자녀이든 누구에게든 자신의 아름다웠던 모습을 당당하게 추억할 자격이 있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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