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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린이집에 다녀 온 다솔이가, '엄마 힘들어'하더니 침대로 가서 픽 쓰러집니다. 다솔이는 항상 힘이 넘치는 아이로, 세상에서 자는 것을 제일 싫어하는 아이에요. 졸음이 와도 꾹꾹 참으며 조금이라도 더 놀려고, 조금이라도 더 웃으려고, 조금이라도 더 만화영화를 보려고, 블록을 쌓으려고, 노래를 하려고......하는 아이예요. 그러니 다솔이가 스스로 침대로 가서 잔다는 것은 무언가 아주 심각한 문제가 생겼다는 말과도 같지요.


아침에 어린이집에 보낼 때 이마가 약간 뜨뜻한 것을 느꼈었는데, 시간이 흐르는 동안 증상이 더 심해진 모양이에요. 다솔이는 아파도 헤헤거리며 뛰어다니는데 좀 비실거린다 싶으면 여지없이 열이 39도 이상 넘어간 상황이더라고요. 이 날도 39도가 넘었구나 싶어 얼른 옷부터 다 벗기고, 기저귀도 벗기고 침대에 아이를 눕혔습니다.





그리고 체온을 쟀는데, !!!!!!!!!!!!!!!!!!!!!!!!!!!!!!!!!!!!!!!!!!!!!!!
40.1
도라는 어마어마한 숫자가 찍혀 나왔어요!!!
체온계가 잘못되었나 싶어 다시 재 봐도 역시나 40.1도 이때부터는 저도 제정신이 아니었지요. 목이 마르다는 아이에게 일단 주스부터 마시라며 주스라고 칭하는 마시는 노란색 영양제에 해열제를 타서 먹이고, 수건을 미지근한 물에 적셔서 아이를 닦기 시작했어요.


<열감기 대처법이 들어 있는 관련글>
돌 전후 아기들 '요로 감염' 조심하세요
http://hotsuda.com/646


열이 나는 아이를 데리고 응급실에 가면 아이의 겨드랑이에 얼음주머니를 끼우거든요? 아이는 열이 펄펄나서 몸이 뜨겁지만 차가운 것이 몸에 닿는 것도 끔찍하게 싫어하잖아요? 다솔이는 제가 물수건으로 몸을 닦으니 '엄마, 하지마, 하지마, 하지마...' 하다가 잠이 들었어요. 아이가 싫어해도 물수건으로 닦아야 하니 참 안타깝더라고요.




아프고 지쳐서 쓰러져 잠들어 있던 다솔이는 아무것도 먹지 않은 채 간간히 깨어 물만 마시고 다시 잠들기를 반복했는데요, 잠에서 깨어 났을 때 다솔이가 목이 아프다고 해서, 단순한 열감기가 아님을 알았답니다.


목을 만져 보니 편도가 많이 부어 있었어요. 편도가 붓고 열이 나는 걸 보아 편도염인 것 같았는데요, 얼마 전부터 온갖 더러운 것을 일부러 만지다가 그 손으로 음식을 먹고, 다인이 따라한다고 손을 빨고 그랬던 것이 원인인 것 같았어요. 평소 알고 지내는 소아청소년과 의사 선생님께 여쭤보니  더워질 무렵, 아이들이 유독 (바이러스성 보다는) 세균성 편도염에 많이 걸린다고 하더라고요.


세균성 편도염에 걸린 아이들의 목에는 하얀색 이물질이 보이는데요, 바깥에서(혹은 더러운 환경에서) 논 이후에 손만 깨끗하게 씻어도 예방할 수 있다고 해요.


다솔 엄마가 알려주는 잠깐! <편도염>상식

편도염은 손을 깨끗하게 씻지 않은 채 음식을 먹거나 입을 손에 넣으면 걸리는데요,
세균성 편도염은 목에 흰색 이물질이 생기며 편도가 붓고 침 삼킬 때 목이 아프며 열이 나는 것이 특징이에요.

가벼운 편도염은 손발이 따뜻하면서 37~38도 정도로 열이 나고(해열제를 사용하셔도 돼요.),
며칠 지나지 않아 열이 내리면서 가래 기침이 생긴다고 해요.
반면 심한 편도염손발이 차가우면서 39도가 넘게 열이 나고, 상황에 따라 해열제와 더불어 항생제를 써야 할 경우도 있으니 아이를 병원에 데리고 가야 해요.

주의하셔야 할 점은, 열이 떨어진 이후 가래와 기침이 나더라도 기관지약, 기침약을 함부로 먹이시면 안 된다는 것인데요, 편도염 때문에 기침을 하는 것이기 때문에 원인인 편도염을 제거해야지 엉뚱한 약을 잘못 처방 받으시면 아이가 오히려 더 오래 기침과 가래로 고생을 한다고 하니 알아 두시기 바라요.





해열제로 내릴 수 있는 열은 1도 정도 밖에 안 되잖아요? 한 번 주스라고 속여서 먹인 이후에는 더 이상 해열제를 먹으려 하지 않아서 할 수 있는 것이라고는 (아이가 싫어하지만) 물수건으로 닦는 것 밖에는 없었는데요, 수건으로 닦는 대신 그릇에 물을 받아서 손으로 물을 떠 아이 몸에 발랐더니 덜 싫어하면서도 효과는 더 좋았어요. 열이 어찌나 많이 낫던지 물이 금세 다 말라 버렸답니다.



밤이 되자 더 마음이 조마조마했어요. 여전히 열은 높고 해열제는 먹으려 하지 않고...... 그 때 친정 엄마께서 좌약을 넣어 보는 것이 어떠냐고, 제가 어릴 때 아주 많이 사용해 봤는데 효과가 좋다고 하시더라고요. 좌약을??? 부랴부랴 알아 봤더니 좌약은 처방 없이도 살 수 있다고 하기에,


24시간 하는 약국을 찾아서 좌약을 사 왔어요. 가장 유명한 서스펜 좌약이었는데요, 생각보다 훨~~~씬 더 사용하기 편하더라고요.


엎드려 자는 아이를 그대로 무릎만 굽히니 좌약 넣기 아주 좋은 자세(??)가 되었고, 좌약을 뜯기 전에 손으로 따뜻하게 만져 줘 넣기 쉬운 상태로 만든 후, 엉덩이 속으로 넣으니 쏙~~ 다솔이가 눈치 챌 틈도 없이 쏙들어 갔어요. 혹시나 다시 나와 버릴까봐 잠시 엉덩이를 감싸쥐고 안아 주다가 아이를 계속해서 재웠답니다.



아이가 아프면 엄마는 밤샘모드로 돌입하죠? 시간 맞춰 열이 내렸나 체크 해 봤더니 땀을 촉촉하게 흘린 채, 열은 싹 내려 가 있었어요. 아이의 열이 38도 아래로 떨어지면 얼른 옷을 입혀 줘야 해요.




좌약을 넣은지 얼마 되지 않아서 정상 체온으로 돌아 왔어요. 심한 편도염이었는데도 (목은 여전히 아프다고 했지만, 그래서 음식은 별로 먹지 못했지만)다음날엔 열이 하나도 안났어요.


좌약은 열이 내리지 않는 경우 2개 정도까지도 사용할 수 있다고 설명서에 나와 있었는데요, 저는 하나만 사용했어요. 좌약을 많이 사용하면 괄약근에 자극을 줄 수 있기 때문에 다솔이처럼 절대 입을 벌리지 않아 먹는 해열제를 사용하기 힘든 경우에만 사용하시는 것이 좋겠습니다. 꾀보 다솔이의 경우는 절대 약을 먹지 않으므로 앞으로 열이 날 경우에는 좌약을 애용하게 될 것 같은 예감이 드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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